전화 통화 중 "다시 한번 말씀해주세요"라는 소리와 함께 TV가 저절로 켜진 적이 있다. 최근 음성인식기술의 발전으로 TV가 내 말에 반응한 것이다. 앞으로는 똑똑해진 인공지능의 가전제품과 더 많이 대화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씁쓸함과 이 녀석이 말을 안 들을 땐 AS센터로 가야 할지 혼을 내야 할지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도 잠시 들었다.미래의 가전제품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러한 의문점에 대한 실마리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 행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첨단과학기술이 바꾸어 놓을 미래를 보고 싶다면, 한 번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2021년 크리스마스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발사된 이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영상이 거의 매일 인터넷에 발표되고 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가려진 우주의 모습은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어떤 이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허블 우주망원경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개념과 필요성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발사되기 전인 1980년대 후반에 제기됐다.우주 초기의 은하는 백억 광년 이상 멀리 있고, 적색 편이로 인해 대부분의 현상이 적외선 영역에서 관측된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곳곳의 기록적인 가뭄과 홍수, 한파와 폭설 등 초대형 재난이 연달아 닥치면서 지구촌이 다중 전쟁터가 돼 버렸다.그러는 와중에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된다고 저절로 사라지는 위기는 하나도 없다. 우리가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다. 세계 각국은 이런 숙제들을 풀어갈 중요한 열쇠로 기술을 꼽는다. 반도체·인공지능·차세대 통신 등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핵심기술이 됐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으로
1973년 1월 17일 과학기술처 제2 국가연구단지 건설 필요성 대통령 업무보고, 5월 18일 대통령, 국무총리, 부총리, 재무부 장관, 과학기술처,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수석 등이 참여한 대덕연구단지 건설 보고대회, 7월 27일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제1회 종합과학기술심의회에서 추진계획 확정, 9월 4일 과학기술처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덕연구학원도시 건설추진위원회 설치, 11월 30일 건설부 고시, 12월 21일 건설추진위원회에서 기본계획 확정.대한민국의 1973년은 돈도, 인재도, 산업도 없는 나라가 산업별 첨단 연구소
막연히 '과학'이란 단어의 정의는 다른 것에 비해 무척 명쾌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과학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와 개념들 때문일 것이다.과학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국어사전에서는 과학을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 체계나 학문'이라고 나와 있다. 케임브리지 사전에서 'Science'는 '관찰, 측정 및 실험을 통한 물리적 세계의 구조와 운동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이런 연구의 결과를 설명하는 이론의 개발 (또는 그로부터 얻은 지식)'이라고 설명한다.정
지난 10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팀은 페루의 수도 리마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페루의 국가과학기술혁신위원회 및 주페루 한국대사관과 공동으로 세 차례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페루의 주요 전문가 및 고위층 인사들과 한국 과학기술·혁신 성과를 공유할 수 있었다. 향후 페루의 거버넌스 개편과 기술 예측 전문조직의 설립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과 페루 간의 협력을 한층 증진할 수 있을 것이다.이번 페루 방문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장면을 조우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연구진이 머물고 있
1990년대부터 글로벌 가치사슬은 미국 동부의 금융력과 미국 서부의 첨단기술력이 중국의 인력 및 산업생산력과 결합한 형태로 중심축을 이뤄왔다.하지만 2010년대부터 무역분쟁을 시작으로 미·중 경제패권 갈등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다가 코로나 팬데믹이 강타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이 빠른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최근 글로벌 가치사슬은 '디커플링'과 '블록화' 현상이 뚜렷하다. 기존 파트너 간에 결속이 끊어지는 디커플링과 정치·경제적 이해 및 동맹 관계에 따라 블록화하는 현상이 강화된 것이다. 그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기술과 정책, 분석과 인증 서비스, 산업인력을 양성·제공해 온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대부분이 모여 있다. 출연연은 대학이 못하는 대형연구, 그룹 연구, 기업이 잘 하지 않는 원천 연구, 기반 연구에 집중하고 있고 2014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출범한 이후에는 융합연구를 확대하고 있다.출연연 예산은 중앙정부에서 정원 인력에 기반해 일괄 지원하는 출연금 예산, 중앙부처로부터 수주하는 프로젝트 예산, 민간 기업 위탁 및 자체 서비스를 통한 수입 예산으로 구성돼 있다.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반야경(般若經)은 '최고무상의 지혜'에 관한 책이라고 한다. 학자들은 지혜를 뜻하는 '반야'라는 명칭의 경전들이 만들어진 시기를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옛날 삶의 환경은 지금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에 정리된 최고의 지혜에 이르는 가르침은 현대의 우리가 생각해도 무척 놀랍다.전체 600권에 이르는 대반야경의 요점만 추린 반야심경의 다음 구절은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색불이공(色不異空), 공불이색(空不異色),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
지난달 26-29일 인도 델리에서는 CyFy2022 컨퍼런스가 열렸다. 인도의 대표적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Observer Research Foundation'(ORF)이 주최했으며,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디지털 시대의 미래와 양극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기조대담에서는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오마르 술탄 알 올라마 인공지능부 장관을 초대해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UAE의 주요 정부 정책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글로벌 아젠다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핵심 의제가 AI라는 사실을
지난 300만 년의 인류사는 끊임없이 도구(기술)를 발전시키고, 그 원리(과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던 역사다. 그래서 장구한 인류사를 기술발전의 역사로 설명하곤 한다.한편, 인류가 단순 군집생활을 넘어 집단생활을 영위하기 시작하면서 기술발전에 '경쟁'이라는 요인이 본격적으로 작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으로 인해 인류는 기술을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농업혁명과 정주문명의 등장으로 인류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경쟁 관계에 있는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술은 타 집단을 압도하기 위한 핵심경쟁력으로 부각됐고, 그
대전에는 5개의 자치구가 있다. 자치구별로 특화된 문제와 이슈가 있고 자치구의 리더와 주민들이 해결을 원하는 미래 의제도 있다. 자치구별로 해결을 원하는 현재와 미래의 의제들을 계속 발굴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 과학기술과 관련 지역 기업이 함께 참여한다면 해결의 효과성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대전시와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과학기술을 이용한 자치구 특화 문제 해결사업을 추진 중이다. 각 자치구가 해결하고 싶은 특별한 의제를 직접 발굴하고, 대전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찾아 연결해줌으로써 각 자치구의 특화된 문제
※ 이 글은 현대물리학에서는 불가능한 과거와의 연결이라는 허구를 전제로 작성됐습니다.처음 당신의 전자 서한을 받고서는 우리 가족 중의 누군가가 보낸 유치한 장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0년 후의 내가 보낸 편지라니…. 상대성 이론을 공부하는 물리학도에게는 어림도 없는 설정이지요.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에 이것이 당신의 편지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그 누구도 과학자의 길을 가면서 겪었던 '우리'의 사소하지만 내밀한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우리를 처음 과학자의 길로 이끌었던 계기도 상대론에 관한 문고
지난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는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카카오톡, 카카오 내비, 카카오 금융 및 기타 부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카카오 앱(App)들은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의 IT·디지털 산업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먼저 시가총액 22조원에 달하는 디지털 대기업 카카오의 안전 관리 및 재난재해 대응 역량이 이슈로 부
21세기 전반부에 인류는 네 번째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015년 이후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이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이 용어를 접해봤거나 친숙해진지 오래다.단, 현재가 진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지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모든 산업혁명은 끝이 난 다음에야 학술적으로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난 세 차례의 기고에서 제1차, 제2차, 제3차 산업혁명의 전개과정과 의의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과거의 격변이었고, 그래서 이미 어느 정도 정의가
대전은 대학의 학생 유치, 출연연구소의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와 연계한 외국인 연구원 학생 활용, 기업의 외국인 연구인력 채용 등을 통해 외국인 인재가 늘고 있다. 유학과 연구, 기업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대전의 외국인 인재는 2019년 6843명이었고, 코로나19로 인해 유입 환경이 어려워졌음에도 2020년 5443명을 유지했다. 이는 전국에서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고급 인재가 가장 높은 비중이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지속 확대될 것이다.대전의 많은 기업은 해외 진출을 통한 국제 경쟁력을 갖추며 성장하고 있고,
※이 글은 현대물리학에서는 불가능한 과거와의 연결이라는 허구를 전제로 작성됐습니다. 오랜 기간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거뒀습니다. 이 편지를 받아보면 무척 놀라겠지만, 30년 후의 '당신'인 '나'는 시공간을 넘어서는 데 비로소 성공했습니다. 아마 당신은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가 더 궁금하겠지만 그 복잡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앞으로 당신이 30년 동안 진절머리 나게 집중할 일이니까요. 이 놀라운 성공의 첫 번째 활용으로 당신에게 이메일을 전한다는 게 나로서도 의외입니다.지금의 내가 수많은 '나' 중에서 굳이 30년 전의 '당
2019년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에서 첫 발현된 코로나19는 글로벌 펜데믹으로 확대되면서 우리의 일상을 크게 뒤흔들어 놓았다. 국경 간 인력·물류 이동이 급격히 제한되면서 교역규모가 급격히 감소했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이 주요 생활필수품 및 의약품 결핍과 부족을 감내해야 했다.그리고 그 피해는 특히 개발도상국과 빈곤계층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을 줬다. 주요 생활필수품과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했고, 의료 서비스 역시 제대로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백신 역시 선진국 중심으로 먼저 공급됐기 때문에,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빈곤계층은
1970년대부터 21세기 초반까지 약 30년 이상 진행됐던 제3차 산업혁명을 정의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용어들로는 '정보화혁명', '디지털혁명', '지식혁명', '네트워크혁명' 등이 있다. 즉, 이러한 여러 용어들이 내포하고 있는 근본적인 의미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상이 촘촘하게 연결돼 거대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이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공유되는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인류의 산업과 사회가 크게 달라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앨빈 토플러는 1980년에 출간한 '제3의 물결'에서 미래사회를 '정보화사회'라고 규정했었다
우주 생성의 비밀인 힉스 입자를 발견하고 인터넷의 기반인 월드와이드웹(www)을 탄생시킨 세계 최대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2011년부터 예술과학융합프로그램인 'Arts at CERN'을 운영하고 예술가를 대상으로 콜라이드 국제상을 수여한다.2016년 콜라이드 국제상을 받은 한국의 미술가 김윤철은 CERN에 상주하며 과학자와 교류하면서 유체 역학 및 메타물질과 관련한 과학적 지식을 물이 흐르는 폭포의 영상으로 변환해 표현하는 예술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예술계와 과학계에 신선한 감동을 주었고 과학예술 융합의 수준을 높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