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의 저품질 와인을 생산해 온 프랑스 랑그독에서 일찍이 1978년부터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는 마스 드 도마스 가삭(Mas de Daumas Gassac)은 베로니끄(Veronique)와 에메 귀베르(Aime Guibert) 부부에 의해 설립됐다. 1971년 지중해변 도시 몽펠리에(Montpellier)의 서쪽 30km에 위치한 가삭(Gassac) 계곡에 방치된 방앗간 딸린 농가를 매입하면서이다.옥수수나 올리브 경작을 고려했던 부부는 에메의 고향 친구인 보르도 지질학 교수 앙리 앙잘베르(Henri Enjalbert)의 추천에 따라,
프랑스 슈퍼마켓에 가면 물값보다도 싼 와인이 종종 보이는데, 십중팔구는 랑그독 와인이다. 지중해를 따라 높은 산맥을 등지고 바다를 접하고 있어, '유럽의 캘리포니아'로 불리는 랑그독(Languedoc) 지역은 프랑스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와인산지이다.전체 포도밭 면적이 보르도 2배인 약 26만 ha에 달하며 프랑스 와인 생산의 1/3을 차지하지만, AOC 등급 와인은 10%뿐이고 하위 등급인 IGP(Indication Geographique Protegee, 보호된 지리적 표시) 뻬이독(Pays d'Oc)이 74%를 차지한다.
캘리포니아의 파소 로블스(Paso Robles)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 공인 미국포도재배지역)는 상위 AVA 센트럴 코스트에 속하는데, 샌프란시스코와 LA의 중간에 위치한다. 파소 로블스에는 11개 하위 AVA가 있을 정도로 토양, 기후, 품종 등에 다양성을 포용한 지역이다. 동쪽의 라 판자(La Panza) 산맥과 서쪽의 산타 루시아(Santa Lucia) 산맥으로 둘러싸여, 여름에는 산타 루시아 산맥의 템플턴(Templeton) 골짜기 사이로 태평양의 차가운 바람이 파소 로블스에 불어온다. '템
남부론을 대표하는 AOC(와인 통제 명칭) CDP(샤또네프-뒤-빠쁘)의 북동쪽으로 약 20km에, 1971년 AOC 꼬뜨뒤론에서 독립한 AOC 지공다스(Gigondas)가 위치한다. 명칭은 기원전 로마군의 주둔지이자 기쁨과 환희를 의미하는 라틴어'Jucunditas'에서 명칭이 유래했다. 포도밭 면적은 1195ha로 보르도의 뽀이약(Pauillac)과 비슷한 규모이다.2000전부터 와인을 제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공다스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와이너리인 샤또 드 쌩콤(Saint Cosme)은 1490년 바뤼올(Barruol) 가문
남부론에서 로제 와인만 생산하는 AOC로 유명한 따벨(Tavel)에 자리잡은 도멘 드 라 모르도레(Domaine de la Mordoree)는 1986년 프란시스 들롬(Francis Delorme)과 아들 크리스토프(Christophe) 부자(父子)에 의해 설립되어, 현재 크리스토프의 부인 마들렌(Madeleine)과 딸 앙브르(Ambre) 모녀(母女)가 운영하는 유기농 와이너리이다. 철새인 멧도요새의 시적 별칭인 모르도레(Mordoree)로 와이너리 이름을 정했고, 와인 등급도 멧도요새의 또다른 별칭들로 분류했다. 귀환(la Re
프랑스에서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의 100점을 가장 많이 받은 북부론 꼬뜨 로띠(Cote Rotie)의 대표 와이너리 이기갈(E.Guigal)은 남부론 CDP(샤또네프-뒤-빠쁘)에서도 네고시앙(밭을 소유하지 않고 포도를 사서 와인 양조)으로서 고품질의 CDP 와인을 만들어 왔다. 1946년 설립 이래 3대째 꿈꾸어 왔던 CDP 와이너리 인수가 2017년 7월 도멘 드 날리스(Domaine de Nalys)를 품에 안으면서 드디어 이루어졌다.16세기 토지대장에 기록이 존재하는 CDP의 오래된 와이너리의 하나인 도멘 드 날리스의 명칭은
1703년 알렉상드르 바로(Alexandre Barrot)가 CDP 토지를 사면서 도멘 라 바로슈(Domaine la Barroche)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9세기 말에 증조부 외젠 가브리엘(Eugene Gabriel) 바로는 떼루아를 세밀히 관찰하고, 포도밭별 적합한 포도품종을 재배했다. 2개의 포도 압착기를 소유해서 이웃 와이너리에 빌려주기도 했었는데, 그중 1개가 브로뜨 와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현소유주 크리스티앙(Christian) 바로는 1970년대 초반 와인산업 침체기를 역이용하여 2헥타르뿐이던 포도밭을 12.5헥
앞선 칼럼에서 소개한 CDP(샤또네프-뒤-빠쁘) 샤또들 중에 샤또 드 보까스텔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샤또, 라 네르뜨, 몽르동, 라 가르딘은 와이너리가 위치한 포도밭 명칭 리유디(lieu-dit)를 샤또 이름으로 사용했다. 샤또 까브리에르도 마찬가지다. 까브리(Cabri)는 어린 염소를 뜻하며, 까브리에르(Cabrieres)는 염소농장을 의미한다. 예전부터 이 동네 와이너리들은 포도를 재배하며 동시에 염소를 키우고 우유와 치즈도 생산해왔다.샤또 까브리에르는 샤또네프-뒤-빠쁘 중심으로부터 북쪽으로 3km, 오랑쥬(Orange)로부터는
샤또 드 보까스텔(Chateau de Beaucastel)의 명칭에 대한 기록은 귀족 삐에르(Pierre) 드 보까스텔이 꾸들레(Coudelet) 동네의 헛간과 딸린 땅을 샀다는 1549년 기록까지 올라가지만, 오늘날 'CDP(샤또네프-뒤-빠쁘)의 보석'으로 인정받는 것은 페랭(Perrin) 가문이 인수한 1909년부터이다. 5대에 걸쳐 페랭 가문은 테루아에 대한 절대적인 존중, 바이오다이내믹, 균형과 우아함의 추구라는 철학에 따라 와이너리를 관리해왔다.일찍이 1950년부터 유기농법을 통해 혁신을 이루었고, 1974년에는 바이오다이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2005년 출간한 '위대한 와이너리(The World's Greatest Wine Estates)'에서 CDP의 와이너리 중 가장 지적이며 진보적인 생산자라고 소개한 것으로 유명세를 탄 도멘 로저 사봉(Roger Sabon)은 1952년 설립되었다. 문서 기록에 의하면, 사봉 가문은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2005년 출간한 '위대한 와이너리(The World's Greatest Wine Estates)'에서 CDP의 와이너리 중 가장 지적이며 진보적인 생산자라고 소개한 것으로 유명세를 탄 도멘 로저 사봉
1872년에 건축된 샤또 드 라 가르딘(de la Gardine)의 테라스에 서니, 탁트인 전망이 좋았다. 뒤(동쪽)에 위치한 교황의 성 언덕에서 이어져온 완만한 내리막으로 앞(서쪽에서 남쪽으로)을 지나가는 론강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아비뇽이 보일 듯했다. 테라스 오른쪽 앞편에 커다란 돌덩이가 놓여 있어 관심을 끈다. CDP에서 흔한 둥근 자갈과 같은 성분인데 무려 502킬로그램에 달한다. 트라이아스(Trias)기인 2억4천만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론강의 알프스 방향 지류인 이제르(Isere)강에서 나무 뿌리에 끼여서(추정)
CDP(샤또네프-뒤-빠쁘) 최고의 리유디(lieu-dit, 포도밭) 라크로(la Crau)는 19세기 말까지 경작이 어려운 자갈투성이 황무지에 불과했다. 1891년 이뽈리뜨 브뤼니에(Hippolyte Brunier)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토지에 포도나무를 심어, 라크로 최초의 포도밭을 일구었다. 주변에서 가장 높이 위치한 이 포도밭에는 전기통신 발명가 끌로드 샤쁘(Claude Chappe)가 1821년에 설치한 전신기가 있었는데, '오래된 전신기'라는 의미의 '비유 텔레그라프(Vieux Telegraphe)'가 자연스럽게 와이너리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샤또 라 네르뜨(92헥타르)보다 넓은 CDP 포도밭을 소유한 와이너리는 샤또 몽르동(Mont-Redon, 100헥타르)이다. 하지만, 필록세라로 황폐화된 20세기 초에 샤또 몽르동의 포도밭은 불과 2.5헥타르에 불과했었다. 1923년 앙리 플랑땡(1890~1966)이 인수한 후, 샤또 뒤쪽에 높게 위치한 둥근 자갈 토양 고원(plateau)의 잠재성을 파악하고, 관목덤불과 작은 숲들로 덮여있던 황무지 자갈밭을 개간하여 포도나무를 심었다.작년 12월 먼저 방문 예약한 샤또 까브리에르(Cabrieres)를 찾아가다
'CDP(샤또네프-뒤-빠쁘) 유일의 진정한 샤또'라는 로버트 파커의 칭찬이 공감되는 샤또 라 네르뜨(la Nerthe)는 '5세기 동안 지켜온 우아함'을 모토로 와이너리의 역사가 CDP의 역사를 대변하다고 자랑한다. 1560년 11월 25일 와이너리를 인수한 귀족 가문 '뛸 드 빌프랑슈(Tulle de Villefranche)'는 1877년까지 샤또 라 네르뜨를 317년간 소유하면서 CDP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발전시켰다. 1736년에 현재의 샤또를 건립했고, 1776년 지역 최초로 병입된 와인을 외부로 보내기 시작해 유럽을 넘어
보르도의 샤또 무똥 로칠드(Mouton Rothschild)가 피카소와 샤갈 등 유명 화가들에게 와인에 어울리는 그림을 받아서 라벨에 올렸듯이, CDP(샤또네프-뒤-빠쁘)의 도멘 뻬고(Domaine Pegau)는 다양한 토양과 품종의 하모니가 빚어낸 와인에 어울리는 짧은 소품을 작곡가들로부터 받아서 도멘의 대표 화이트와 레드 와인의 백라벨에 실었다. 이들 와인 명칭도 화이트는 뀌베 아템포(A Tempo, 원래 빠르기로), 레드는 뀌베 다카포(Da Capo, 처음부터 다시)다. CDP 전통 와인 제조방식과의 조화에 충실하겠다는 철학을
샹송 가수 르노(Renaud)의 히트곡 '미스트랄 가냥'(Mistral Gagnant, 미스트랄 당첨자)의 가사에서나 익숙했던 '미스트랄(론강 계곡을 따라 지중해쪽으로 부는 한랭한 바람)'을 실제로 맞부딪치니, 온몸이 날아갈 듯했다. 가로수들이 일제히 남쪽으로 15도쯤 기울어진 풍경도 이해됐다. 남부론에 연평균 130일 부는 북풍 미스트랄은 포도나무에 이롭다. 봄에는 포도나무를 서리로부터 보호하고, 수확 전에는 포도의 당도를 높이고 비가 온 후 건조시켜 곰팡이병을 예방한다.론강을 따라 가파른 계곡에 형성된 북부론과 달리, 강의 중하
프랑스 와이너리 탐방에 기초한 '신성식의 와인감상'을 '신성식의 와인스토리'로 바꿔 다시 시작한다. 코비드19로 인해 2020년부터 3년여간 해외여행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소재가 고갈됐고, 2021년 6월 '몽라셰'를 마지막으로 2017년 7월 '와인과 김치'란 제목으로 시작한 칼럼을 4년만에 중단했었다.지난해부터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2022년 12월 2주간 남부론과 겨울에도 춥지 않은 지중해변 랑그독-루씨옹, 프로방스 와이너리들을 훑었고, 지난 5월에는 3주간 프랑스 중부 내륙의 와인산지인 알자스, 쥐라, 본(부르곤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