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당을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군대를 전역한 이후 몇 년 만에 성당을 찾은 것이다.오랜만에 찾은 본당은 친근하면서도 사뭇 달라져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건 일요일 저녁 주일 청년미사에 20명도 안 되는 신자만 참석한 모습이었다. 이마저도 대부분 어르신밖에 없었다. 10여 년전까지만 해도 주일 청년미사엔 젊은 청년들로 북적였으나, 이제는 청년 없는 청년미사가 돼 버렸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청년 유출을 동네 성당에서 실감하게 된 셈이다.대전 지역의 청년 유출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로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기름 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전면전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제5차 중동전이 벌어질 경우 현재 배럴당 80달러~90달러인 유가가 15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지난 16일에는 원화-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네번째다. 요즘도 계속 1375~1385원대를 넘나든다. 미국경제 호황으로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이란 전
22대 총선이 끝났다. 300명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사람사는 세상을 꿈꾼 전임 대통령의 사위, 올림픽대회에서만 6개 메달을 수확한 사격영웅,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응급실에서 환우들을 진료하던 전문의 등 다양한 이력의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개중에는 시민사회 활동가 출신도 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김남근 변호사, 대전충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출신의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도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의 길을 걷게 됐다.시민사회는 90년대 이후 총선이나 지방선거마다 신진 정치인 수급의 단골 저수지가 됐다. 이런 흐름은 시민사
4·10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윤석열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로 여소야대 국회로 임기 내내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한다. 앞으로 윤 대통령과 여당의 색채가 풍기는 각종 법안이 국회 문턱에 걸려 발목 잡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각종 불황으로 풍전등화에 놓여있어 그 어느 때보다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건설업계도 현 상황이 썩 달갑지 않다. 부동산 및 건설업 관련 정책을 두고 여야 간 엇박자와 강경 대치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에서다.대표적으로 윤 대통령이 꺼내든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전면 폐기'도 지방세법과 부동산 공시
옛기록에 김은 해태, 청태, 감태, 해의라고 쓰여 있다. 한자어 태는 이끼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풀면 바다 이끼, 푸른 이끼, 맛있는 이끼라는 뜻이다. 해의는 '바다 옷'이라는 의미인데 물김을 종이나 옷감처럼 넓게 펼쳐 말린 것을 말한다.김의 역사는 신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1281년 일연스님이 지은 에 신라 때부터 김을 먹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6세기말 명나라 이시진이 펴낸 에도 "고려에 바다 이끼가 있는데, 해의 즉 김이라고 부른다. 바다에서 건져내 볕에 말려 종이처럼 얇게 만들어서 불에 구워 먹는데 맛이
지난했던 총선이 끝나고 여야는 상반된 성적표를 안았다. 특히 대전에선 직전 총선과 같이 7대 0이 재연되면서 많은 시사점을 안겼다. 각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라 해도, 정권 심판론이 민심을 관통한 결과다. 거대 야당 심판론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주지 못했다.이번 총선 결과는 현 정권의 불통 이미지와 고물가 등 이른바 '3高'로 대변되는 경제상황에 낙담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라는 게 중론이다. 윤석열 정권 3년차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만큼 정부·여당에 유리한 시작점은 아니었지만, 尹 정권을 향한 민심의 경사도가 당초 예상보다
22대 총선의 후일담이 흥미롭다. 정부 여당이 세종시 선거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충청권은 물론 전국에서 진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크게 놀랄 만한 게 아니지만 '공무원의 도시' 세종에서 참패한 것이 유독 쓰라렸던 모양이다.세종시 갑 지역구는 새로운미래 김종민, 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후보가 당선됐다. 갑 선거구는 민주당 후보의 공천이 취소돼 김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했다. 여당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없어 해볼 만하다고 여겼지만 다른 야당 후보에게 1위를 빼앗겼다. 비례대표는 1위가 조국혁신당(30.93
당초 이란과 이스라엘는 앙숙이 아니었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이란은 곧바로 이스라엘을 독립국가로 인정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고맙게 여겼고, 1980년 이란과 이라크가 샤트 알아랍 강(수로)을 싸고 전쟁을 벌이자 이란을 적극 도왔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강 전체가 자국 영토라며 이란을 공격, 8년이나 싸웠는데 이때 이스라엘은 이란에 1500발의 미사일과 각종 무기를 지원했다.양국 관계는 이란에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국가가 들어서면서 원수로 변한다. 이란은 이슬람에 입각한 신정체제를 중동 전체에 퍼뜨리려 했는데,
4·10총선, '민심'이 쏟아지자 '희비'는 엇갈렸다.국회 300석 가운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36%)을 얻는데 그쳐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한 뒤 처음으로 참패를 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192석(64%)을 차지하며 대승을 거뒀다.충청권 4개 시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전체 28석 중 여당은 6석(21%)에 불과했지만, 야당은 대전(7석)과 세종(2석)을 비롯해 충남 천안·아산(5석)과 충북 청주(4석)를 싹쓸이하면서 21대보다 1석이 많아진 22석(79%)을 거머쥐었다.국회가 21대에 이어 2
최근 러닝머신 안에서 현금다발이 발견됐다는 기사를 접했다.해당 기사는 지난 9일 경기 안산에선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운동기구 안에서 4875만 원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는 내용으로, 고철을 수거하던 시민의 신고로 발견된 현금다발의 주인은 치매를 앓던 90대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국가유공자 연금을 현금으로 뽑아 해당 운동기구 안에 보관하고 있던 것이었다.이에 문득 지난 5일 은행 영업점과 ATM(현금자동입출금기) 감소에 따른 고령·취약계층의 금융 소외 문제 취재 당시 만난 시민이 겹쳐 보였다. 은행 입구에서 만난 한 70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농촌지역의 인구감소가 계속되면서 소멸위험 지역도 날이 갈수록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이같은 실상을 반영하듯 홍성군 갈산면에서는 지난해 아이가 출생한 것이 뉴스가 되는 일이 있었다. 인구가 3360여 명인 갈산면 지역에서 지난 2021년 4월에 출생신고가 이뤄진 이후 2년 2개월여만에 갈산면행정복지센터에 출생신고가 접수됐다는 것이다.이에 갈산면에서는 면장이 직접 출생아 가정을 방문해 기저귀, 신생아용 물티슈 등 육아용품을 전달하며 출생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는 것이다.충남도 등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출생아수는
최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배포된 급식 식단표가 논란이 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 공란에 특정 정당을 응원하는 듯한 이미지가 첨부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대놓고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거다', '의도는 없어 보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고의든 실수든 조심해야 한다' 등등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교육 현장에서의 '정치'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관련법에 따라 교사들은 정당 가입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교사직을 그만두지 않고는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아직 정치적 이념이 자리잡지 않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줄
전국적으로 '미래 먹거리' 붐이 일고 있다. 전국에 조성되는 대단위 첨단산업 특화단지, 클러스터 등도 적지 않을뿐더러 외국기업 모시기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무엇보다 절실한 건 비수도권 지역이다. 오죽하면 '살아남기 위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추진한다고 할까. 인구소멸 현상이 지방소멸 위기로 번지는 요즘 비수도권은 미래 먹거리 사업을 먹잇감 삼아 미래 세대를 끌어 모으려 노력 중이다.이 가운데 대전시가 있다. 시는 국방, 우주, 반도체, 바이오 등을 4대 전략산업으로 내세워 미래 먹거리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가장 대
한국의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의 수는 2023년 기준 총 40곳이다. 충청권에선 대전 3곳과 충남 2곳, 충북 2곳 등 7개의 대학이 있다.과거 타 전공을 이수한 후,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의학전문대학원은 설립 의도와 달리 '부모 찬스'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현재 의사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최근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게다가 지역인재전형 의무 선발 비율도 기존 40%에서 60%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N수생은 물론 직장인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의무투표제라는 게 있다. 투표와 선거를 민주주의 체제 유지에 꼭 필요한 것으로 보고 불참자를 제재하는 것이다.호주는 법으로 시민의 선거와 국민투표 참여를 의무화하고, 불참하면 과태료를 내도록 했다. 벨기에는 이보다 제재가 훨씬 강하다. 불참자는 법원에 사유를 밝혀야 하며, 그 사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15년 동안 4회 이상 불참하면 10년간 참정권을 박탈하고 공공기관 취업도 제한한다. 볼리비아는 은행계좌 거래를 제한하고, 그리스는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발급에 불이익을 준다. 이들 국가
4·10 총선거를 앞두고 정책·공약이 쏟아진다. 큰 선거의 묘미라 할 것이다. 정책·공약의 품질까지 좋으면 유권자는 소중한 한표를 주며 소구할 준비를 시작한다. 그러므로 각당의 정책상품과 공약은 총선 흥행의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다. 자극적인 이슈 따위로 인해 빛이 발하기도 하지만 평균적 유권자라면 우등한 정책·공약에 반응하게 된다.국민의힘 선거를 총괄하는 한동훈 위원장이 지난 주말 발표한 국회 완전 이전 공약도 그런 예다. 총선용 카드로 비치는 것도 사실이나 역으로 총선 정국이 아니면 이를 입밖에 꺼내지 않았을 수 있다. 선거 시
4·10 총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여야 간 신경전이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특히 충청권이 주무대로 떠오른 것은 지역민으로서 반길만하다. 수도권 일극 체제 속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거대 양당 체제가 굳어진 한국 정치 역사에서 충청권은 그간 주류에서 살짝 비껴갔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국회 세종의사당의 경우 지난해 10월 6일 마지막 입법 매듭이었던 '국회 세종의사당의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국회 규칙)' 통과 때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 국회 규칙이 천신만고 끝에 통과한 당시엔 지역민들의 축제에만 그쳤다는 분위기
나라살림을 책임지고 각 지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국회의원 선출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이런 시점에 지난 3월 청양군수를 상대로 낸 허위사실 유포 등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 등 4건의 고소건이 대전고등법원에서 증거불충분의 이유로 모두 무혐의 판결을 받은 사건을 되씹어 보고 싶다.김군수는 2022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타 당의 기초,광역선거에 나선 후보에게 허위사실유포 등의 이유로 4건의 고소를 당했다.이로 인해 군정에 집중하며 군민의 안위를 보살피고 지역발전을 향한 많은 대안을 쏟아부어야 할 군수가
예로부터 책은 귀한 존재였다. 고대에는 책보다 대나무나 소나무를 깎아 붓으로 글씨를 쓴 죽간과 목간이 성행했다. 역사적으로 책은 아무나 만들고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고려때만 해도 책은 정부나 사찰에서 발간하는 게 거의 전부였다.책이 널리 퍼진 것은 제지술과 인쇄술 덕분이다.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중국에서 이 땅에 전파된 것은 3-4세기 경이고, 여기에 인쇄술이 더해지면서 출판이 가능해졌다. 우리나라는 제지술과 인쇄술이 뛰어났지만 책을 많이 만들어 널리 유통하지는 못했다. 조선시대의 경우 대부분의 책들이 유가나 불가에 관한
민심이 요동치는 선거가 어느 덧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어느 때보다 반발 기류가 터져 나왔던 대덕연구개발특구에도 거대 양당이 승기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대덕특구는 지난해 '카르텔' 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렀다. IMF 때도 손 대지 않았던 연구개발(R&D) 예산을 전년 대비 무려 5조 원가량 줄였고, 이는 결국 정년 단축과 임금피크제, PBS(과제중심예산제도)로 인해 가뜩이나 박탈감이 있었던 연구현장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결국 윤석열 정부가 16년 만에 출연연을 공공기관에서 해제하고 과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