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란 내면에 쌓인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표출하고 정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용어는 예술 작품을 통해 강한 감정을 경험하고, 그로 인해 일종의 정신적 해방 또는 감정적 해소를 느낄 때 나타난다. 일종의 희열이며 정신적 만족을 의미한다,카타르시스는 아리스토텔레스 저서 '시학'에 의해 고대 그리스 비극의 중요한 개념으로 처음 소개되었다.책을 읽을 때 느끼는 감정을 일종의 카타르시스라고 하는데 다른 용어로는 '리더스 하이'(Readers' High)라고 한다. '리더스 하이'란 벽돌책(800쪽 이상으로 두꺼운 책)을 읽을 때 느끼는
코로나-19 팬데믹의 비상사태도 끄떡없이 견뎌낸 나인데, 뒤늦게 코로나에 걸렸다. 되짚어 보니 그 며칠 전, 아들과 모처럼 나들이를 했던 기억이 났다. 그날도 남편은 마스크를 쓰면서 우리에게 강요했고, 마스크가 해제된 게 도대체 언제냐며 내 건강은 내가 알아서 챙길 테니 걱정 말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덜컥 나만 코로나에 걸린 것이다.연이틀,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을 꾸는 등 조짐이 이상했다. 처음엔 간단한 감기몸살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끝 발끝까지 찌릿찌릿하더니만, 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에 찢어지는 통증이 감지
늘 그렇게 고요하고 든든한 푸른 힘으로 나를 지켜주십시오. 기쁠 때나 슬플 때 나의 삶이 메마르고 참을성이 부족할 때 이름만 불러도 희망이 생기고 바라만 보아도 위로가 되는 산. 그 푸른 침묵 속에 기도로 열리는 오늘입니다. 다시 사랑할 힘을 주십시오. 이해인 수녀님의 시 '산을 보며'의 전문이다. 산악인들이야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성취감을 얻기 위해 산을 오르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건강을 위하여, 자연의 정취에 젖어보고 싶어, 기분을 전환하고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어 산을 찾는다.주변에 헬스장도 있고, 걷기 좋은 천변도 있지만
그 날도 벚꽃이 하롱하롱 날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 1박 2일 나들이를 나온 날이다. 모두 열아홉 명이다. 대둔산에 다녀와서 동물원 갔다가 무수동 다목적회관에서 1박을 하고 장태산과 탑정호 출렁다리를 다녀오는 가벼운 여정이다. 그런데 참 불편한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가 60년이 넘은 노인들이 음식을 해 먹고 한 방에서 여럿이 엉켜 잔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실망감이 더욱 컸다. 멋진 팬션이 아니고 숙소, 식당, 회의실, 체험학습장 등으로 꾸며진 밋밋한 다목적 건축물이다. 그러나 방
바야흐로 사월은 아름다운 봄이다. 죽었던 생명의 가지마다 새움이 돋고 사방팔방에서 아름다운 생명의 꽃노래 넘쳐나는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기후변화 탄소중립시대에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고장의 청양고운식물원을 빼놓을 수가 없다.거기엔 식물사랑에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해 하실 분이 바로 이주호 회장님이시다. 이주호 회장님은 몸과 마음 모두가 자연친화적 삶을 실천해 오신 분이다. 그의 무한한 자연사랑과 자연 환경에 대한 깊은 애정과 보호 의지에 절로 고개가 수그려진다. 수많은 보호수와 천연기념물, 그리고 멸종위기에 있는 식물에서부터 가녀린 야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는 부활시기를 보내고 있다. 부활시기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의 50일 동안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으로 부활시기는 감사와 기쁨을 드러내는 시기이고, 다시 태어나는 시기이고, 은총의 열매를 가장 많이 얻는 시기이다. 부활시기는 그리스도인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의 인생은 감사와 보은의 결정체이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분들의 은혜 속에서 살아왔다. 고마운 은인들의 사랑을 늘 기억하며 감사하고 이를 토대로 아
서울에서 문학단체 총회가 있는 날 아침이다. 함께 참석하기로 한 선배와 9시 7분 KTX를 타기 위해 9시에 대전역 대합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평소에 버스를 타면 역전까지 40분 정도 걸리니까 8시에 버스를 타도 20분 여유가 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버스정거장까지 5분 거리, 8시 전에 버스를 탔다.버스 안은 복잡했다. 학생들이 불편할까 봐 그 쪽으로는 눈길을 주지 않고 앞쪽만 바라보았다. 두 정거장 지나 자리가 생겼다. 자리에 앉아서 창밖을 보니 차가 많이 밀려 있다. 조금씩 가다 서기를 반복한다. 갑자기 불안한 생각
수틀을 마주한 엄마는 단정했다. 뽀얗고 톡톡한 원단에 바늘이 오르내리며 방점을 찍듯 한 땀씩 수(繡)를 놓았다. 곁에서 지켜보던 나는 예쁜 색깔의 실을 찾아 고르며 참견을 했지만, 정작 바늘귀에는 엄마가 꼼꼼히 고른 색실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뜻 모르는 낯선 영어 글자가 섞인 도안에 엄마는 눈을 크게 뜨고 집중했다. 솜구름이 뭉실뭉실 떠 있는 하늘 아래, 통나무 집 창문은 부엉이 눈처럼 빠꼼했다. 대문이 없지만 이층집으로 들어가는 오솔길 가장자리에 꽃 잔디와 우체통, 집채보다 크고 우람했던 나무가 있는 그림이다.훗날, 오래된 종이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가 작년부터 갑자기 우리 곁에 나타났다. 독특한 캐릭터에 통념을 허무는 글들이 그의 주특기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40대에 읽는 쇼펜하우어' 등 20여 종이 출판되고 있어 그 열풍이 거세다.그는 31세에 발표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로 주목을 받고 베를린대학에서 강의하게 된다. 하지만 욕망의 근원을 중시하는 그의 학문 성향이 헤겔이 이끄는 이성 중심의 시대 상황과 맞지 않아 좌절한다. 그 후 64세에 산문집인 '소품과 부록'이 인기를 끌고 '의지와 표상으
지난해 조사된 학생들의 희망 직업을 보니, 학교급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교사, 의사, 간호사, 생명과학자, 경찰관, 컴퓨터공학자 등의 순이었다. 우리는 직업을 통하여 경제활동을 하고,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하기도 하기 때문에 직업이 중요하지만 단편적인 잣대로 순위를 정하는 일은 참으로 의미 없는 일이다. 직업은 개인의 욕구와 목표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우리 동네 '오팔 수선'의 김 사장님은 60대 후반의 나이신데 필자가 부러워하는 분 중의 한 분이시다. 김 사장님은 대전 토박이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중퇴의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핸드폰이 없다. 머리가 하얘진다. 조금 전까지도 밝았던 마음이 졸지에 깜깜해진다. 봄비는 바람을 타고 거칠게 쏟아지고 있다. 내 시선은 나를 내려놓고 떠난 검은색 승용차의 뒷모습을 따라간다. 그래, 거기다 떨어트린 것이 분명해. 차 안에 없다면 장례식장으로 다시 가야한다. 문인의 모친상에 문상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는데 동석했던 시인이 함께 가자고 했다.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며 사양했다. 그러나 비도 내리고 하니 꼭 모셔다드리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그분의 인품을 잘 알고 있던 터라 고마운 마음으로 차를 탔다
이제 봄이다. 봄은 꽃의 계절이다. 꽃 축제가 시작되는 3월은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듯, 새로운 꿈도 꿔 볼 수 있는 시기이다. 새로운 계획도 많고 시작되는 일도 많다. 봄철 프로개편이 있고 갖가지 행사도 있다. 꽃이 피어 세상이 환해질 때 신의 선물을 받은 듯 더 환해진다. 사람들도 아름다워지는 계절이 아닐까 한다. 유희선 시인은 최근 꽃들의 기운을 받아 아름다움, 행복, 기쁨, 애환을 생각할 수 있는 의미가 담긴 '꽃의 온도'를 출간했다. 이 시집에 담긴 시 중에서 '시'는 이 모든 의미를 알 수 있게 한다."나는 매일 시를 생
언제부턴가 아파트 단지에 쥐가 출몰하기 시작했다. 대낮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를 활보하는가 하면, 보란 듯이 산책로를 가로질러 다녔다. 쥐가 출몰한 날이면 단톡방에는 쥐를 촬영한 동영상이 올라오고, 쥐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반려견이 많은 단지라 쥐덫이나 쥐약을 놓을 수는 없었다. 누군가 시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시청 직원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수천 년 전부터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쥐를 멸망시킬 방법이 인간에게는 없었다.지난 봄, 단지 화단에 꽃을 심던 이웃 언니가 꽃 사이를 좀 보라며 산책하던 필자를 불러
뜬금없이 케케묵은 초고(初稿) 공책이 생각나 책장을 뒤지다가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보물 '너랑 나랑'을 발견했다.'너랑 나랑'은 43년 전에 담임했던 아이들 61명이 보내준 글 묶음이다. 그해 필자는 대전의 G학교에서 6학년 4반을 담임했었다. 두어 달 후면 졸업인데 생뚱맞게 신설학교인 큰길 건너 B학교로 옮기게 되어 아이들과 생이별을 하였다. 도시계획에 따라 구획정리는 되어 있었지만 허허벌판에 3층 건물만 덩그러니 서있는 학교라서 희망하는 선생님이 없으셨다. 궁여지책으로 추첨을 해서 정했는데 필자도 당첨이 된 것이다.가을비가 부
며칠 전, 행사 초대장을 한 장 받았다. 보훈부장관이 보낸 제64주년 3·8민주의거 기념식장에 초대한다는 내용이다. 카드에 적힌 '정의의 들꽃으로 빛나리라'를 보는 순간 교복을 입은 대전의 고등학생들이 독재정권에 맞서 자유와 민주와 정의를 외치던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감개무량하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몇 년 전만 해도 지방행사에 불과했는데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거국적인 행사를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3·8민주의거는 1960년 3월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에서 자유당 독재정권에 맞서 일어난 학생시위로써 대구의 2·28
일요일이 되면 점심을 먹고 아파트 놀이터에 나와 성당교우들과 족구시합을 했다. 족구시합을 한창 하고 있는데 필자 발밑으로 개미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얼른 개미를 잡아들고 코트 밖 풀숲에 갖다 놓았다. 그 순간 족구공은 내가 서 있던 자리로 날아와 우리 팀이 1점을 지게 되어 동료들로부터 핀잔을 얻어먹었다.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아버지께서 배가 불러 곧 출산을 앞둔 소를 몰고 모내기를 하기 위해 쟁기질, 써레질을 시켰는데 며칠 후 송아지가 태어났다. 송아지는 젖을 빨지 않다가 그만 사흘 만에 죽었다. 동네 사람들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추위와 폭설로 우리를 힘들게 했던 겨울의 터널도 어느새 끝이 보인다. 마당의 동백나무도 성급하게 꽃을 한차례 피우더니 다시금 볼록한 꽃망울 속에 빨간 속살을 보이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선 벌써 유채꽃과 매화가 만발하여 봄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고 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야 누구나 같겠지만 힘들고 지루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간절할 것이다.필자는 서울의 모 병원에서 방사선치료를 받으며 지루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5년 전에 수술을 받은 후 지극히 건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진료 시마다 받은 혈
이른 아침이다. 핸드폰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화장실이 급하다. 몸을 뒤척일 새도 없이 일어나서 생수 한 컵 들이키고 화장실로 향한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온몸이 쑤신다. 어젯밤 늦게까지 마신 술이 아직도 깨질 않은 모양이다. 샤워기 머리에 줄을 한 번 감아서 욕조 바닥에 놓는다.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으로 돌리고 물을 받는다. 아직 단잠을 자고 있을지 모르는 아랫집을 생각하면 물을 받고 내리는 데 늘 조심스럽다. 책상 뚜껑으로 욕조를 덮고 조간신문을 올려놓는다.뻐근한 몸을 스트레칭 하는 동안에 욕조에 물이 고였다. 손가락을 넣어
요즘 들어 왜 그렇게 자주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 TV에서 즐겨보는 '인간극장'을 보았다. 6평짜리 집을 짓는 부부 이야기이다. 동양화가 전공인 여자가 결혼과 함께 생활전선에 끼어들어 붓을 놓은 지 16년이나 되었다. 이제 살림도 어느 정도 피었겠다, 남편은 아내가 다시 그림을 그리기를 원한다. 이제부터라도 자기의 삶을 살아 주기를. 그래서 아내에게 그림도구를 선물한다. 생각하지 못한 선물을 받은 아내는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맺히기도 전인데, 이미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며칠 전에는 유명가수와
삭막하기만 하던 겨울 유등천에 어느새 새로운 전운이 감돌고 있다. 내 가슴에는 유독 버들의 눈빛과 매혹의 랩소디가 나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가지고 있는 특별 함수로 요염한 버들 방정식을 한 번 풀어보고 싶다. 인간의 힘으론 쉽게 풀리지 않은 자연의 수식을 그들은 지혜롭게 잘도 풀어낸다. 그것은 그들만이 감지하고 있는 독특한 함수를 이미 몸 안에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들은 누가 뭐래도 내가 사는 유등 천변의 버들이 제격이라 느껴진다. 품위는 말할 것도 없고, 나부낌에서 느껴지는 나긋나긋한 맛은 내게 생동감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