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에는 탄소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사람이 이를 사용해 에너지를 뽑아 쓰고 나면 항상 이산화탄소가 남는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로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상기후의 주범이다. 예전에는 화석연료의 고갈을 걱정했다면 지금은 당장 코앞에 닥친 기후위기 때문에 사용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류의 활동에는 반드시 에너지 사용이 동반되므로, 향후 인류가 기후변화를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고 윤택한 삶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밀도
우리나라에서 오늘 우리가 '과학기술 R&D'라고 일컫는 활동을 주도적으로 시작한 지가 얼마나 됐을까? 정부에서 국가경제 발전에 필요한 산업기술의 확보를 위해 최초의 정부출연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를 설립해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 1966년이니, 55년이 지났다. 이후 발전한 대학과 정부연구소들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본격적인 대형 연구를 국가적으로 주도하기 시작한 게 1990년대 초 이후이니, 채 30년이 되지 않은 셈이다. 이 분야의 선진국들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수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며 우수
지난 한 해는 코로나가 삼켜버린 어두운 터널 속과 같았다. 전 세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 재택근무, 원격회의 등으로 어수선했다. 이제는 언택트 문화, 비대면 사회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살아가는 새로운 낯선 세상, 뉴노멀 시대라는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뭔지 모를 새로운 도전을 외치며 신축년 새해를 맞이했다. 이러한 언택트 문화, 비대면 사회에서는 굳이 제4차산업혁명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ICT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이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ICT는 새로운 세상을
요즘 시내를 운전하다 보면 계속 변하는 제한속도 때문에 여간 헛갈리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차량 속도가 시속 60㎞인 경우에 보행자가 중상을 입을 확률은 92.6%이지만 시속 30㎞일 때는 15.4%까지 낮아진다고 한다. 그러니 제한속도 하향은 보다 안전한 교통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타당한 조치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은 학부모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도록 그 제한속도를 현격히 낮췄다. 당초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를 사용하지만, 속도를 제한해 우리 모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불편은 감내해
코로나가 일상이 되기 전인 작년에 미국 보스턴에 있는 메사추세스 공과대학(MIT)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 당시 MIT에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연구자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슬론 경영대학원 건물을 지나가게 됐다. 슬론 경영대학원은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GM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전설적인 경영인인 알프레드 슬론이 1914년에 설립했다. 이곳은 수리와 계량적 접근을 중시하는 실사구시 학풍으로 혁신, 창업분석, 정보기술 등에서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원으로 꼽힌다.알프레드 슬론에게는 많은 일화가 있으나 그중 필자가 자주 소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적극적인 방역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확진자도 1000명을 넘어서며 심상치 않은 상황이 도래했다. 식당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생계가 어려워진 지 오래다. 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던 인기 식당마저 하나둘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경제 생태계가 급속히 바뀌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초기대응은 뛰어났지만 조그마한 방심이 사태를 키운 느낌이다.필자가 일하는 원자력 분야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촉발된 지 1년이 지나도록 세계가 고통 속에 신음하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저물어 가고 있다. 여러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및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새해에도 현재의 상황이 완전히 종식되리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우울하고 암담한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아 안타깝다. 본 기고에서는 천 년 동안 번성했던 로마제국의 표준어였던 라틴어의 문장들로부터 코로나19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삶의 지혜를 살펴보고자 한다.첫 번째 문장은 '혹 쿠오케
과학, 자연, 기술, 그리고 인간의 문화에서 수학이 하는 역할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수학회가 운영하는 '수학이 빛나는 순간들(Mathematical Moments)' 프로그램은 사회 여러 곳에서 갖가지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는 수학의 활약상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바다에서 배가 뒤집혀서 인명구조의 긴급한 상황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미분방정식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기존의 구조팀은 조류와 날씨 정보를 이용해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는데 실
최근 도전적 연구개발(R&D) 사업을 장려하고 새로운 지원 평가체계 도입의 근거를 담은 '과학기술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정량평가제 보완을 위해 연구의 파급 효과 중심으로 평가 시책을 마련하도록 함으로써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도전적 R&D를 촉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연구개발 협약 이후에도 지속적인 경쟁과 연구 의지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경쟁형, 포상금 후불형 등 창의적 방식의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도전성, 혁신성이 높은 국가 R&D
전국 지자체들이 무한 경쟁하고 있는 지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형성된 대덕연구단지와 대전엑스포가 대전의 발전 원동력으로서 힘을 점차 잃어가는 것 같다. 노은지구, 대덕테크노밸리, 도안지구 등 개발로 촉발된 대전 구도심과 신도심 간 중심권 경쟁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이제는 대전시와 세종시가 경쟁하는 시기인 듯하다. 세종시는 호수공원을 비롯한 테라스 하우스 단지 등 잘 꾸며지고 아름다운 주거 환경과 국회 이전 계획 등 강력해진 흡입력으로 젊은 세대의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풍광, 특허청, 산림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라고 영어로 번역되기도 함)는 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나 때는 말이야'를 희화화한 표현이다. 학교와 직장 등 사회에서 마주치는 '꼰대(위키백과에서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으나, 근래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변형된 속어'라고 설명하고 있음)'를 비꼬는 말로 온라인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
2020년 수학능력시험이 12월 3일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시험 당일 10시 30분에서 시작되는 2교시 수학문제를 100분 동안 풀어야 한다. 성적의 관건은 소위 킬러문제로 알려진 서너 개의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는 꾸준히 수학교육 내용의 축소로 출제 범위가 줄어들어 변별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개입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교육의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고교 입학생부터 적용된 10차 고교 수학 교과 개편안에는 '행렬' 단원이 완전히 빠졌다. 여기에 더해서 '벡터' 단원은 대부분의 학
연구원 동료들과 요즘 신세대는 보직자가 되는 승진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는 대화를 나누며, 그 이유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중 하나는 '승진을 해도 별 이득이 없어서가 아닐까'였다. 최근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직원의 51.5%가 승진에 욕심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신세대는 무엇을 원하는가? 다른 조사에 의하면, 근무하고 있는 조직이 가치 있는 일을 수행하며 이를 경험하면서 의미와 보람을 찾는 일에 더욱더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이는 세계적인 현상
예전에는 도시도 천천히 발전했다. 대규모 산업단지나 주거단지들이 천천히 변화를 이끌어낸 데 반해, 현재의 도시는 동시다발적으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한두 가지 요소가 아닌 다양한 분야를 고려해 균형을 유지시키며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버스부터 자가용 승용차까지 북적이는 도로 위 교통 상황은 더욱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필자가 처음 대전에 왔던 1987년에 비해 대덕연구단지와 대전시는 크게 발전했다. 은행동이 중심가였던 대전시는 1993년 대전 엑스포를 기점으로 시청과 교육청, 법원, 검찰청 등이 있는 둔산동을 중심으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는 사월이 시인 엘리엇에게는 잔인한 달이었다면,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국회의 정기 국정감사가 열리는 매년 시월은 과학기술계에는 잔인한 달이 아닐까? 막대한 국가 연구개발 예산(내년에는 27조 원 돌파 예상)이 투입되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경제적 논리에 따른 노벨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주는 압박감, 중차대한 국가 과학기술 이슈들은 실종되고 일반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문제들에 대해 반말과 고성이 섞인 당리당략적 정쟁의 장이 일상화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증 환자가 감소하자 봉쇄정책을 완화했던 국가에서 다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연합 31개국 중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인구 10만 명 당 확진자 수 20명 이상인 '코로나19 확산 경보' 기준치를 넘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추세는 국가별 봉쇄정책과 경제 활성화 대책에 반응하며 변동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8·15 집회를 전후로 급격하게 증가했던 확진자 수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등으로 두 자리 숫자로 감소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추석이 지났다.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지만, 가족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연휴였다. 추석은 가을 추수를 끝내기 전에 덜 익은 쌀로 만든 별미 송편과 햇과일로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다. 산과 들에 곡식과 과일이 풍성한 결실을 맺도록 도와주신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서 시작된 우리 고유의 기념일이다.산과 들에서 봄과 여름 햇볕 아래 땀 흘려 농사지은 결실이 쌀과 햇과일이라면, 연구자가 수년 동안 공들여 연구해온 연구개발의 결실은 무엇인가? 올해 새롭게 제정된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서는 연구개발
1987년 대전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필자는 대덕연구단지와 대전 엑스포가 대전의 발전을 크게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 중반 10여 개의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모여서 시작한 대덕연구단지는 대전 발전에 큰 원동력이 돼 왔다. 1987년 묘목 수준의 가느다란 나무에 불과했던 가로수들이 어느새 고가 크레인 차량을 이용해야만 가지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다. 1993년에 대전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새로이 도심이 된 둔산 신도시도 신도시라는 명칭이 어색해진 지 오래다. 그만큼 연구단지가 이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갑천이 유유히 흐르고
신과 종교 중심의 중세시대를 종식시키고 인간과 이성 중심의 근대의 초석을 다진 데카르트의 저서 '방법서설'에 적시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ego cogito ego sum)"라는 명제는 불완전한 명제다. 본 명제가 완전한 명제가 되기 위해서는 이후 출간된 저서인 '철학 원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나는 의심한다(ego dubito)"라는 문장이 앞서야 한다. IBM사의 왓슨(Watson-자연어 형식의 질문들에 답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켈리 3세는 "21세기에는 모든 답을 안다는 것이
'닥터앤서'는 진단정보와 의료영상, 유전체정보, 생활패턴 등 의료데이터를 연계 분석해 개인 특성에 맞춰 질병을 예측하고 진단 치료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2018년부터 3년간 정부예산 280억 원과 민간 예산 77억 원이 투입됐다. 현재는 유방암과 대장암, 전립선암,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뇌전증, 치매,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 등 8대 질환의 21개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다. 이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인공지능 기반 정밀 의료 솔루션 닥터앤서의 검증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