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온천의 역사는 조선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394년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도읍지로 거론되던 신도안으로 가던 중 여기서 목욕을 했고, 그의 아들 이방원도 여기를 들렀다고 한다. 조선 초기 권신 한명회가 공주의 온정(溫井)으로 목욕을 하러 갔다는 기록도 있다.유성에 근대적인 온천시설이 등장한 것은 일제 때이다. 온천을 유달리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이곳 온천수에 라듐 성분이 있다는 점을 알고 휴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라듐은 항암과 피부질환, 신경통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1907년 일본인이 지은 봉명관을 필두로 만년장, 승리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한다"SF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이다.영화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노예처럼 부리기도 하고 심지어 인간의 목숨까지 앗아가기도 한다.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웃어 넘겼던 AI세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그것도 초스피드는 물론 모든 산업 분야에 속속 침투하고 있다.현대적 의미의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건 1955년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의 존 매카시 교수에 의해서였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AI는 공상과학영화나 만화 등 스쳐지나가는 문화 콘텐츠에 국한돼 대중에게 소
우리나라에서 벌을 길러 꿀을 채취하는 양봉(養蜂)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고구려 동명성왕 때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꿀벌을 들여왔고, 643년 백제의 왕자 부여풍이 일본에 벌통 4개를 가져가 양봉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전한다. 풍은 의자왕의 아들이다.고려 때는 쌀가루나 밀가루 반죽을 말린 뒤 기름에 튀겨 꿀을 발라 먹는 유밀과가 성행했다. 명종 때는 유밀과로 인한 꿀 소비가 너무 많아지자 왕실을 제외한 귀족이나 서민들에게 유밀과를 만들어 먹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근대적 양봉은 베네딕토회 퀴겔겐(한국명 구걸근) 신부에서 시작된다. 독일
블라디미르 푸틴을 키운 사람은 보리스 옐친이다. 1997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었던 옐친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일했던 푸틴을 행정실 1차장으로 발탁한다. 푸틴은 대통령 자산관리실 산하 통제위원장, 연방정보국 국장으로 승진했다. 99년에는 연방 총리가 됐고, 옐친이 사임하자 대통령 대행에 올랐으며, 이듬해 선거에서 제2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그 뒤로 푸틴은 교묘하고 과감하게 정치기반을 다졌다. 2-3대 대통령을 지내고 대통령 연임금지 조항을 피하려, 자신의 심복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앉힌 뒤 2인자인 총리를 맡았다. 201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정보는 책과 신문을 보고 취득했다.당시 어른들은 "단 한 권의 책밖에는 읽은 적이 없는 사람을 경계하라" 또는 "신문을 보려면 서로 반대 되는 성향의 두 매체를 봐야 편향된 사고에 빠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소셜 미디어가 대세가 되어 버린 지금은 책이나 신문, 방송을 보지 않고도 쉽게 세상을 판단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한 가지 사건에 대한 서로 상반된 주장이 생산되고 필터 버블 즉 알고리즘화된 편집에 의해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는 좋아할만한 것들만 골라서 보게 된다.거꾸로 관심을 갖지 않는
올해 한화이글스는 어떨까? 프로야구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이글스 팬들이 던져온 질문이다. 매년 이글스 팬들은 처음에는 잔뜩 기대를 걸었다가 경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숱한 패배에 실망하고 절망하는 일을 반복해왔다.돌아보면 이글스는 꽤 좋은 시절도 있었다. 1999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으며, 89년과 92년에는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준플레이오프 8회, 플레이오프 7회, 한국시리즈에도 6회나 진출했다.잘 알다시피 이런 성적은 대부분 1990년대 이전의 것들이다. 근래 최고 성적은 2018년 준플레이오프에 나간 게 전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부터 전국을 순회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있어 정치권이 시끄럽다.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며 지난 1월 경기 용인에서 시작된 토론회는 11일 강원도까지 19차례나 이어졌다.지역과 주제도 다양하다. 용인 1차 토론회에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공매도 금지 정책을 들고 나왔고, 이후 수도권서만 10차례 토론회가 열렸다. 11차에선 부산을 시작으로 지방을 순회하기 시작했다. 대전에선 미래 과학과 R&D예산 지원을 강조했다. 충남 서산에선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국가산단 복합 클러스터 개발을 언급했다. 충남 지역 굵직한 현안
한국문화에 아주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학이다. 인품이 고상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을 학에 비유했다. 재야에 묻혀 한가롭게 유유자적하는 선비를 일컫기도 했다. 군계일학이나 운중백학이 이런 인물을 가리키는 사자성어이다.단학흉배라고 하여 문관이 입는 옷의 가슴과 등에 학을 수놓은 헝겊 조각을 붙였다. 500원짜리 동전에 있는 새가 바로 학이다. 우리 민족 누구나 좋아하고 상서롭게 여기는 동물을 동전에 새긴 것이다.두루미라는 이름은 우는 소리가 "뚜루~ 뚜루~ "처럼 들려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몸의 길이가 1.4m,
중국이 지난 2021년 놀랄만한 사교육 금지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학원에서 학교 교과 과목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영리 행위도 하지 못하게 했다.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도 막고 상장기업들의 사교육 분야 투자도 차단했다.중국정부가 사교육을 전면 금지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학생들의 공부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저출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중에서도 '저출산'이 사교육 금지의 핵심적 이유로 작용했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엄청난 사교육비 때문에 출산을 기피한다고 판단한 것이다.대한민국은 여
1920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은 금주령 시행으로 술 마시는 사람이 줄었다. 하지만 범죄 조직이 주류업을 장악해 전국 각지에서 범죄율이 껑충 뛰었다. 영국 정부는 유해 동물 방제 운동의 하나로 죽은 코브라를 가져오면 포상금을 주는 정책을 인도 델리에 도입했다. 사람들은 죽은 코브라를 찾는 대신 코브라를 길러 손쉽게 포상금을 획득했다. 영국 정부는 뒤늦게 포상금을 없앴다. 사람들은 쓸모 없어진 코브라를 방치했다. 결과는 코브라의 창궐. 1940·50년대 캐나다 퀘벡 주정부는 고아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종교 단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河口)는 생태계의 보고이고 화수분이다. 온갖 다양한 식생이 태어나 자라고 퍼져나간다. 하구는 바다와 육지를 잇는 요지로 대개 항만과 도시가 발달해 있다. 하구를 중심으로 뭍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이 만나 교환되고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특히 하구는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육지에서 흘러온 민물과 바다의 짠물이 만나는 곳으로 염분의 농도도 0.5%-30%까지 폭이 넓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매우 다양하고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강물과 함께 내려온 모래와 진흙
청룡(靑龍)의 해가 솟아오른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행동으로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이, 누군가는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잊혀간다.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대한민국해병대 제1사단 해룡(海龍)부대 청년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꽃다운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다.이렇다 할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차디 찬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도 수색을 지시한 사단장을 비롯해 지휘관들은 반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그
공천은 말 그대로 정당에서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 정당이 공천제를 택하고 있다. 정당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정부의 수장(시도지사) 선거에 나갈 후보자를 골라, 내놓는 것이다. 후보자가 반드시 정당공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수 있도록 길도 있다.공천은 하향식 혹은 상향식 절차를 거친다. 하향식은 현재의 우리나라 정당이 운영하는 방식이다. 중앙당에서 공천기구를 만들어 후보자를 결정하게 된다. 상향식은 미국의 정당이 운영하는 제도이다. 당원들만 참여하는 전당대회(ca
집단행동은 대개 목적과 수단 방법이 일치할 때 이뤄진다.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똑같은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대개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행동을 하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자연발생적으로 우발적인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집단행동은 양면성이 있다. 긍정적이고 좋은 취지에 그 과정도 합리적 이성적이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비난과 고립을 초래한다. 특히 사회적 강자나 기득권층의 집단행동은 자칫하면 횡포나 오만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벌어
이승만 전 대통령과 '건국 1세대'의 희생과 투쟁을 담은 영화 '건국전쟁'이 누적 관객 수 70만 명을 돌파했다. 장르가 다큐멘터리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흥행이다.지난 주말, 지인들의 추천에 이끌려 화제의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유력 정치인들의 관람 후기와 여러 논쟁들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인물에 대한 평가나 이념 논쟁 등 소모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이 영화에서 가장 놀랐던 대목을 꼽자면 이승만 전 대통령이 건국과 동시에 1948년 즉각적으로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했다는 점이다.프랑스(1946년), 이탈
카리브해 쿠바의 역사는 매우 비극적이다. 수천년 전부터 원주민이 농사를 짓고 사냥을 하며 살아왔고, 1492년 콜럼버스가 이 섬을 발견한다. 이후 스페인의 식민지가 됐고, 원주민들은 혹독한 착취와 서양인이 갖고 들어온 질병에 의해 멸종됐다. 스페인은 금 채취와 사탕수수, 커피, 담배를 생산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수입하여 식민체제를 유지했다.쿠바는 1511년부터 1898년까지 약 400년간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이 기간 동안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벌였다. 미국은 턱 밑에 있는 쿠바를 손에 넣으려 기회를 노렸고, 1898년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보기 드문 단일민족국가로 여긴다. 주변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언어와 민족, 문화를 가진 나라라는 것이다. 한 갈래의 민족이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단일민족국가는 대한민국 외에도 덴마크, 폴란드, 일본,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아르메니아 등이 있다.우리는 여지껏 대한민국을 백의민족 단일민족의 나라라고 가르쳐왔다. 단군 이래 이 땅에서 오로지 한(韓) 민족만의 순수한 혈통을 지키며 살아온 것처럼 여겨온 것이다. 과연 그럴까? 사실 세계 어느 나라도 수백-수천년 순수하게 단일한 혈통을 유지해온 경우는 거의
최근 피싱 범죄가 부고장을 가장한 미끼 문자, 악성 앱을 통한 전화 가로채기 등 수법이 교묘해지는 등 신종 수법의 등장으로 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피싱이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는다(Fishing)의 합성어로 피해자를 기망 또는 협박해 개인정보나 금융거래 정보를 요구하거나 피해자의 금전을 이체하도록 하는 수법이다.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472억원이다. 이렇듯 피싱 사기는 직업과 성별, 연령, 학력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당할 수 있다. 더욱이 서민들의 피땀 어린 재산을 가로채고 피해자에게
하루 종일 대화를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온라인으로 먹거리와 생수, 화장지 따위를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집앞에 놓인다. 핸드폰으로 치킨이나 자장면, 피자, 떡볶이 등의 음식도 시켜먹을 수 있다. 음식점에 가서도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로 주문하면 로봇이 식탁까지 날라다 준다. 찌개는 무인점포에서 밀키트를 사다 끓여 먹으면 된다.무인화(無人化)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조선, 건설업계에 단순노동은 많은 부분이 로봇으로 교체됐다. 인간이 꺼려하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3D업은 물론 난이도가 제법 높은 일까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특히 설 차례상의 단골인 사과와 배, 감 등 과일이 '금값'이 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22.7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8%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8%)의 3배에 가깝다.무엇보다 과일물가 상승률은 28.1%로 전체 평균의 10배가 넘었다. 사과가 56.8%, 배 41.2%, 귤 39.7% 등으로 치솟았다. 과일 가격 급등은 지난해 이상기후로 작황이 나빴던 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