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숲에는 유독 떡갈나무가 많은데, 누군가 의도적으로 많이 심은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떡갈나무는 어떻게 넓은 면적에서 자생하게 된 것일까? 떡갈나무의 전파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도토리를 주로 먹는 다람쥐인데, 이들은 도토리를 자신만의 비밀장소에 보관하고, 나중에 찾아 먹는다.여기서 중요한 것이 다람쥐의 지능 문제로 종종 그 비밀 장소를 찾지 못해 상당량의 도토리들은 땅속에서 발아해 또 다른 떡갈나무로 성장하거나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된다고 한다. 다람쥐의 지능이 조금 더 높았다면 지구상의 떡갈나무는 지금보다
'붉은 깃발법'은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1826년 영국에서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자동차가 등장한 이후, 꾸준한 상용화 과정을 거치며 점점 보급됐다. 하지만, 당시 기득권이었던 마차를 모는 마부들의 민원으로 증기자동차 운행이 제한됐고, 영국의 자동차 산업이 뒤떨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법의 내용을 요약하면, 증기자동차는 교외에서는 시속 6㎞를 넘지 말고, 시내에서는 3㎞를 초과할 수 없다. 1대의 증기자동차에는 운전수, 기관원과 기수가 필요하고, 그중 기수는 붉은 깃발이나 붉은 등을 갖고 자동차의 55m 앞에서
가상현실(VR)의 매력은 현실에서 하기 힘든 경험을 가상의 몰입환경에서 실감 나게 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 게임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교육훈련,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현실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가상현실은 HMD(Head Mounted Display)를 통해 사용자가 시청각적으로 가상 공간에 몰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나, 가상 공간상 사용자 신체에 대한 제어는 부족한 현실이다.VR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 사용자의 시야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주변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2차세계대전 중 미국의 핵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 원자폭탄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최근 영화 '오펜하이머'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원자폭탄의 개발과 활용으로 2차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인 전쟁은 종식됐지만, 세상의 파괴자로 자책하던 오펜하이머는 더 이상의 전쟁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거부하고, 미국 정부가 추진하던 수소폭탄 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우리는 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수소폭탄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일컫는 수소에너지는 수소폭탄에 사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노벨 물리학상을 시작으로 10월 4일 저녁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매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스웨덴의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에서 물리, 화학, 생리·의학 등 과학분야와 문학, 평화상 등을 시상하고 있다. 오늘은 노벨 화학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유산의 94%(약 440만 달러)를 기부해 1895년 설립된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1901년 물리학, 화학, 문학, 생리·의학, 평화 등의 5개 분야의 첫 시상을 시작했으며, 노벨의 유언과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병이 있다. 우리 몸은 우리 몸에 해를 끼치는 것들로부터 건강을 지켜주는 면역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면역체가 림프구다. 림프구는 처음 감염원을 접하게 되면 감염원을 제거할 뿐 아니라 다시 공격해 올 것에 대비해 기억장치(수용체)를 만들어 둔다. 그래서 같은 물질이 다시 침입하게 되면 더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수용체 정보가 잘못돼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는 질병이 자가면역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건선 등이 있다.범위를 좀 더 넓히면 아토피도 해당한다. 아
지난 수십 년간 인공지능 기술의 지속적 발전으로 우리 삶은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음악, 미술, 문학, 영화와 같은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으며, 기술이 대중화된 창작의 도구로 자리매김하면서 그간 전문가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콘텐츠 제작을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생성형 인공지능은 이용자가 원하는 바를 자연어로 입력하면 이를 인식해 그에 따른 결과를 제시한다. 이미지나 영상, 음악을 생성하기도 하고, 시나 시나리오와 같은 형태로도 제공해 준다.필자는 지난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가 있다. '오펜하이머'. 유태인계 미국인 핵물리학자로서 세계 최초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하탄 프로젝트'의 연구개발 총괄을 맡아, 불과 3년의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태평양 전쟁을 끝낼 수 있게 한 천재의 삶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로버트 오펜하이머는 1904년 뉴욕의 의류업에 종사하는 독일 출신의 유대계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어릴 적 부모의 엄청난 교육열 아래서 자랐는데, 사회성이 결여되어 적응을 잘 못했지만, 빠르고 탁월한 학습 능력과 훌륭한 교육환경 덕분에 1922년 하버드대학 화학과에
필자는 지금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공항에서 바퀴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낯선 경험을 하게 된다. 귀는 먹먹해지며, 몸이 떠오르는 느낌과 함께 나도 모르게 긴장한다. 비행기가 일정 고도에 다다르면 대개 기체의 흔들림은 줄어들지만, 내 몸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한다. 눈과 코는 건조해지고, 쌀쌀함에 담요를 찾는다. 뒷자리의 어린아이가 부모의 토닥거림에도 우는 것을 보면 필자만 이상하게 느끼는 건 아닌 게 분명하다.이 유쾌하지 않은 현상은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기 밀도가 낮아지고 기온이 떨어져 발생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2021년 여름 도쿄올림픽이 한창이던 때 가족과 함께 떠난 휴가지에서 마침 중계 중이던 양궁 경기를 보게 됐다.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세계 최강 양궁팀답게 우리 대표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에 응원하느라 여행은 뒷전이고 숙소에 틀어박혀 양궁 경기만 계속 봤던 기억이 있다. 압도적이었던 단체전뿐 아니라 마지막 슛오프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거머쥔 안산 선수의 여자 개인전 결승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올림픽 양궁은 많은 메달이 기대되는 효자종목이기도 하지만 특히 지난 양궁 경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올해 여름은 유례없는 무더위와 태풍 같은 자연재해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들끓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한국 과학자들의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이라는 과학 보고서 발표로 과학적 검증과 재현을 위한 전 세계 과학자들의 열기까지 더해져 유난히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지금까지의 상온상압초전도체 LK99의 과학적 검증과 재현의 결과는 그리 낙관적이나 희망적이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과학자들이 열성적으로 LK99의 상온초전도 현상을 증명하려 노력할까? 아마도 그것은 초전도체가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응용성에 있을 것이다.인류는 선
지난 8월 중순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했다. 통상 유럽의 여름 날씨는 최고기온이 25도 내외이며, 서안해양성기후의 특성상 습도가 낮아 30도를 넘는 며칠만 그늘로 피하면 에어컨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2003년에는 유럽 내 폭염 사망자가 7만 명에 달했으며, 금년에는 보다 많은 사상자가 예상된다. 뮌헨의 상황도 다르지 않아 한낮 최고기온이 32-3도까지 올랐고, 상점·음식점·지하철·트램은 물론이고 호텔에도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바야흐로 양자 컴퓨터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2050년까지 연 8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분석한다. 이런 노다지를 가만둘 나라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양자법을 통해, 서구 선진국들은 조(兆) 단위 기술개발을 통해 양자 기술 연구 분야를 지원하고 있고, 구글·IBM 등 민간 기업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투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중국의 투자는 더욱 거세다.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양자굴기'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암호화, 무기 재료 등 군사적 이용까지 염두에 둔 양자 기술개발에 약 15
인류의 역사는 선사시대 불의 이용으로부터 시작해 이제는 미래 에너지원인 핵융합 발전과 우주 태양광 활용에까지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이차전지의 상용화는 전자기기의 사용, 휴대성 및 편리성으로 인해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과학기술의 업적이 됐다.전지란 물질들이 갖고 있는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적인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이다. 전지의 분류는 물질의 화학 반응을 이용한 화학전지와 빛, 열등을 이용한 물리전지로 분류하는데 우리의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전지는 화학전지이다.
십 수년 전, 연구원 숙제인 교육시간을 채우기 위해 온라인 강의를 뒤적이다 무료로 책 한 권을 보내준다고 하여 강의를 신청했던 기억이 있다. '소중한 것 먼저하기' 오늘은 이 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강좌 첫 시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세 가지 소원을 말 하시오'. 아니 왜 소원이 세 가지뿐인가? 적어도 열 가지, 스무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내 쉽지 않은 문제임을 알게 된다. 내 답은 다분히 추상적이고 막연한 소원들뿐이었다. 이를테면, 가족들 모두 건강하게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지금의 연구에
장바구니 물가가 심각하다. 대형할인점에 가서 몇 개 사지 않았는데도 10만 원이 훌쩍 넘어버려카트에서 물건을 덜어내기 일쑤다.특히 먹거리는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쌀값 관리에 집중하는 이유다. 쌀밥은 우리 밥상의 가장 기본적인 식품이다. 쌀값이 안정돼야 국민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공깃밥을 먹을 수 있다. 쌀은 가격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도 중요하다. 쌀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작은 문제에도 쌀 가격이 급등해 저소득층이 먼저 굶주림의 위기에 처한다. 2020년 국내 쌀 자급률이 92.8%까지 하락했을 때, 완전 자급에 가까
지난 몇 년간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에서의 비대면이 새로운 일상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되고 폐쇄되며 학교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기도 하면서 일상의 활동들이 온라인으로 점차 확대돼 갔다.처음 화상회의에 참여했을 때 카메라를 앞에 두고 상대와 대화하는 것이 '촬영'과 혼돈돼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생소함과 어색함이 가시면서 시간과 돈을 써가며 먼 길을 가지 않아도 되는 화상회의가 더없이 고마워졌다.특히, 최근 호주와 국제공동연구를 시작하면서 온라인 화상회의가 없었다면 어떻게 진행했을까? 싶을 정도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은 여러 분야에서 인류의 삶과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인류 문명은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을 가공해 사용해 왔던 발전의 역사다.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거쳐 오늘날의 첨단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와 제품들은 인류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하지만, 지금까지 누려온 문명의 역사가 우리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의 물질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면, 다가올 미래는 미시세계의 시대이다. 거시세계는 미시세계 물질들의 특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인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가
코로나 보드 자료에 의하면, 지난 6월 30일 기준 코로나19 관련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6억 8656만 명이며, 그중 689만 명이 사망하여 1%대의 치명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누적 확진자 3219만 명, 누적 사망자 3만 5000명 등, 0.11%대의 치명율로 타 국가 대비 매우 낮은 상황이다.이러한 결과는 적절한 정부 정책과 함께 높은 수준의 국민 의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대한 역할을 한 것 중 하나가 마스크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마스크 생산국으로서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국민 대다수가 손쉽게 마스크를
"진화의 역사는 모든 장벽을 헤치고 자유를 찾아 나가는 생명의 여정이다.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생명의 여정은 때로는 고통스럽고 심지어 위험하다. 그러나 결국 생명은 길을 찾아낸다."마이클 크라이튼이 쓴 과학소설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천재 수학자 아이언 말콤 박사는 쥬라기 공원이라는 완벽하게 닫힌 공룡 생태계의 필연적인 실패를 예언하면서 이렇게 말한다.현대 천문학의 대표적인 화두는 우주와 생명의 기원이다. 20세기의 마지막 10년 동안 우리는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며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과, 태양계 말고도 행성을 거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