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을 보면 인간의 욕구는 가장 하위 단계부터 만족하고 나면 윗 단계로 옮겨진다고 한다. 가장 하위 단계는 생리적 욕구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초적인 것, 즉 의식주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안전의 욕구이다. 외부의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 다음이 애정 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이다.이 중에서 먹고 사는 문제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장 기초적이고 중차대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식량은 국민의 생명을
2022년 7월, 대한민국 첫 번째 달 궤도선 다누리를 발사하기 약 10일 전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 내에서 다누리를 달로 보내줄 발사체(Falcon 9)의 탑재체 체결부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흰색 가운을 입은 두 명의 SpaceX 직원이 노트북과 전동 드릴을 들고 작업장으로 들어와 상부, 하부 어댑터 간의 볼트 체결 작업을 시작했다.노트북에는 어댑터들을 체결할 접속 형상과 함께 120개의 볼트 위치가 표시돼 있었다. 작업자는 표시된 초록색의 볼트 위치를 확인 후 전동 드릴을 해당 위치에서 작동시켰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발표하는 제6차 평가 보고서에서는 인류의 활동이 명백히 지구온난화를 유발했으며 산업화 이전 대비 2011-2020년 지표면의 온도가 1.1℃ 상승했음을 공표했다. 또한 2030년 상반기에 기후변화의 임계점인 1.5℃까지 상승할 것이며, 따라서 향후 10년간의 강력한 탄소중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했다.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왔던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 태양, 풍력에너지와
2023년 노벨 화학상은 퀀텀닷, 우리말로는 양자점을 연구한 세 명의 과학자가 수상했다. MIT의 모운지 바웬디, 컬럼비아대의 루이스 브루스, 그리고 미국 뉴욕주에 있는 나노크리스탈스 테크놀로지사의 알렉세이 예키모프가 그들이다.TV 디스플레이 광고문구로 익숙해진 퀀텀닷은 간단히 말하자면 인공적으로 만든 수 나노미터 크기의 극히 작은 결정이다. 크기가 서로 다른 퀀텀닷은 여러 색상의 빛을 낼 수 있어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데, 반대로 빛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기도 해서 태양전지에도 쓸 수 있다.노벨상 발표 당시 전 세계의 언론이 떠들썩했다
필자가 소속된 연구진은 제조, 로봇, 소재, 농축산, 해양수산, 에너지 그리고 환경 분야에서 차세대 혁신기술과 생태계 산업주도 견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연구개발의 모토는 '산업과 에너지에 '생각'을 담자'이다. 산업의 '사물들을', 네트워킹해 초연결하고 측정한다. 이후 분석·평가·예측·최적화해 '판단'하고 시스템·플랫폼·서비스 정책 등 '작용' 제품을 만들어 가는 미션이다.산업에 '생각'을 담는데 기반이 되는 것은 산업 분야의 연결성 확보와 인공지능이 결합되는 인공지능사물인터넷(AIoT) 기술이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의
태양은 지구 생명체의 원천으로 태양의 수소 핵융합으로 방출된 엄청난 양의 에너지는 지구의 기온을 유지하고 식물 광합성 등 지구 생태계를 유지한다. 연간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에너지는 385만 엑사줄(10의 18승 J)로, 이 중 단 77분 동안 흡수되는 양만으로도 전 세계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565엑사줄)와 맞먹는다. 이처럼 방대한 에너지를 앞으로도 50억 년간 활용할 수 있다. 태양을 실질적인 무한 에너지원으로 여기는 이유다.태양광발전에 관한 공식적인 연구는 1839년 프랑스 물리학자인 에드먼드 베크렐이 광전효과를 발견하
과거, 1950년대 '피의 안개' 현상이라 불릴 만한 런던의 심각한 대기오염 현상은 경제 활동과 환경 문제 사이의 충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오늘날에는 탄소 배출과 기후 변화라는 현대적 맥락에서 다시 한번 조명되고 있다. 탄소 배출량과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로 여겨져 왔고, 지난 200년간 인류의 눈부신 발전은 석탄과 석유로 대표되는 탄소 소비위에 이루어진 세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구 온난화 시대'가 종료되고, 상황은 더 악화되어 '지구가 끓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UN에서 선언할 정도로 인류의 번영과 맞바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세계 5대 제조 강국으로 꼽히던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대만, 프랑스에 이어 7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분석한 세계제조업경쟁력지수(CIP)에서 2002년 11위에서 2020년 3위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전환 비중이 낮고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와 탈탄소화 추세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는 것이다.제조업 혁신 경쟁력 약화는 결국 국가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기에 우려가 크다 할 수 있다
정부는 '2045년 우주경제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이정표로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2022년 12월에 발표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우주항공청 설립과 더불어 우주위원장을 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특히 전 세계 우주산업 시장에서 현재 약 1%에 머물고 있는 국내 점유율을 2045년 10%까지 높이며 우주산업을 반도체 산업처럼 국가 10대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1970년대 처음 사업에 참여한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전 세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엑스에 게시해 화제가 된 한반도의 야간 인공위성 사진은 한밤중에도 불빛으로 밝은 남한과 어둠에 잠긴 북한이 대조를 이룬 모습이다. 남한과 북한의 에너지 소비량 차이는 남북한 경제력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이며, 실제 에너지 소비량 혹은 탄소 배출량이 높은 미국, 중국와 같은 나라들이 대체로 경제 규모가 크다.탄소배출이 곧 경제성장이라는 전통적인 등식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이고 손쉬운 방법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예로,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사용하고 일회용 컵과 같은 플라스틱 사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지역민이 사랑하는 연구시설이다. 포항 시민의 마음에 영웅으로 남아있는 고(故) 박태준 포스코 회장이 방사광가속기 사업 추진에 관여하기도 했고, 포항공과대학교가 세계적으로 이름난 연구 중심 대학이 되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포항시와 경상북도에서 수백억 원을 투자해 건물을 지어주고 연구비를 대주었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그 결과 포항은 좋은 인재를 보유하고 첨단 산업에 강점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었다.과학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연구시설이라 할 만하다. 1995년 가동을
지난주 막을 내린 ICT전시회인 CES 2024에는 전 세계 4000개사 이상의 기업 전시와 13만 명 이상이 참관했다고 한다. 올해 CES의 주요 키워드는 인공지능, 모빌리티, 푸드·애그테크, 헬스·웰니스테크, 지속가능성과 인간 안보로 정리된다. 전시회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생활·사회·경제 분야의 기술 융합과 혁신이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삶의 질 향상의 방향으로 확산될 것임을 보여줬다.특히, 지속가능성 및 스마트 에너지 부문은 CES 2024 혁신상 부문 중 가장 많은 제품이 출품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과
수십억 년을 진화해 온 지구의 주요 지형은 지표면의 약 71%를 차지하는 광대한 바다로 이뤄진 5개의 대양과 육지, 다양한 지형을 포함한 생명체의 주 생활 공간인 6개의 대륙으로 구분돼 왔다. 과거 남극은 사람이 거주하지 못하는 극한의 환경 조건과 제한적인 지리적 접근성 때문에 대륙으로 인식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의 남극은 과학적 발전과 지질학적 연구 진전으로 접근성의 제한이 사라졌으며, 지구의 기후 조절과 생태계 유지라는 중요한 역할의 평가로 인해 당당히 대륙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로써 기존의 '5대양 6대주'에서 '5대양 7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렸고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라는 내용에 합의했다. 당초 논의되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워딩보다 다소 완화된 표현으로 아쉬움이 있으나, 화석연료의 감축을 공식화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화석연료의 퇴출은 단순 산유국의 이해득실의 문제 외에도,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한 저비용의 친환경 대체재가 부족한 까닭에, 현재의 고비용 탄소중립 연·원료 사용에 부담이 크다는 문제도 있다. 즉,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적인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저물고, 2024년이 밝았다. 지난 한 해도 과학기술은 진보를 멈추지 않았고, 많은 뉴스가 쏟아졌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누리호가 상용 발사에 성공해 온 국민을 기쁘게 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아쉬운 결론이 났다. 알게 모르게 과학기술이 대한민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음을 느낀다.작년에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끈 것도 그런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영화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지휘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불과 1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어린이의 미래 희망 직업 조사에서 과학자는 비교적 높은 순위의 희망 직업에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순위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직업이 됐다. 과학자라는 직업이 1970-1980년대만 해도 어린이 장래 희망 순위에서 늘 3위 안에 들었지만 요즘 어느 어린이들에게는 연예인, 운동선수, 크리에이터가 1순위의 희망 직업이고 그나마 과학과 관련된 직업으로는 돈 잘 버는 의사가 되겠다는 정도이다.전 세계 모든 민족의 과학 기술을 돌이켜 볼 때 중국이나 아랍을 제외하고는 우리 민족만큼 과학 기술의 수
지난 12월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 우리나라의 R&D 투자 규모'를 발표했다. 정부와 민간을 포함해 전년 대비 10조 원 증가한 총 112조 원의 연구비로, GDP 대비 5.21%의 규모이며 이스라엘(5.56%)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하지만, 총액 기준으로는 미국의 9분의 1, 중국의 5분의 1, 일본의 절반 수준으로 투자 확대의 여지는 남아있다. 재원별 비중은 정부 26조 원, 민간 86조 원이며, 주체별로는 대학과 공공연에 20.6%, 기업에 79.4%가 투자됐다. 상위 10개 사의 연구비가 45조 원 이상으로
하나의 화살은 쉽게 부러져도 여러 개의 화살은 부러뜨리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랜 투병 끝에 죽음을 앞두고 있던 한 아버지가 평소 사이가 나빴던 세 아들에게 서로 뭉쳐야 가족을 지킬 수 있음을 가르치기 위해 화살을 직접 부러뜨리며 훈계했다고 한다.옛이야기이지만 현대 사회의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사이 나쁜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갈등은 서로를 멀게 만들고 갈라놓는다. 과거에는 지역 간 이념과 갈등이 나라를 분열시켰고, 요즘은 남녀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같은 지역 사람들끼리 뭉치고 다른 지역 사람은 배척해야 산다는 영호남
2019년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기로 발표하면서 상대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원천기술이 부족했던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큰 경제위기로 인식됐다.이에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아 소재·부품·장비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그중의 하나가 소재·부품 산업 현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구축 건설이 될 것이다. 일본은 가속기를 이용해 반도체 소재인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 품
미국의 영화제작자 크리스 밀크(Chris Milk)는 가상현실을 '궁극적인 공감기계(Ultimate Empathy Machine)'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찍이 가상현실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잠재력을 탐구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 VR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해 몰입형 콘텐츠 제작에 주력해왔다. 2015년 TED 컨퍼런스에서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흔히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가상현실은 컴퓨터와 디스플레이와 같은 IT 기술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기계가 인간에게 보여주는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