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고바야시 제약에서 제조된 '홍국(붉은 누룩)'이라는 건강기능식품 섭취 후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아직 그 원인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홍국의 제조과정에서 생성된 시트리닌(Citrinin)이라는 곰팡이 독소에 의해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듯 하다.홍국은 누룩곰팡이(monascus purpureus)로 발효시켜 만든 붉은색 쌀로,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진분홍색 물질인 '모나콜린 케이(monacolin-K)'가 콜레스테롤 분해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고지혈증 개선을 목적으로 활용하
지난 9일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진행됐다. 필자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미항공우주국(NASA)과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진들을 모아 미국 남부 텍사스주 람파사스 시로 원정 관측을 떠났다.아주 맑았던 2017년에 비해 이번에는 낮은 구름과 높은 구름이 교차해 흘러가는 매우 흐린 날씨였다.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광학 망원경 2대에 전파안테나 1기 등 이미 많은 장비를 가지고 왔기에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 다행히 2017년에 비해 비교적 긴 4분 20초의 개기일식 시간 덕분에
달의 황량한 표면 위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지구가 달의 지평선 너머로 솟아오르는 장관을 바라보며, 우리는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던 달이 아닌 푸른 지구를 바라보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달에서의 생활은 어떨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과학적 사실과 풍부한 상상력을 결합해 달에서의 생활 가능성을 탐험해보고자 한다.달에서 살기 위해서는 우선, 극단적인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주거지가 필요하다. 달의 낮 기온은 섭씨 127도에 이르고, 밤에는 영하 173도까지 떨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달 표면
1992년에 우리나라는 '우리별 1호'라는 한국형 지구관측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해 우주 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후 2021년에는 '누리호(KSLV-2)'를 통해 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 분야의 기술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어 2022년에는 제4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국가 R&D 투자를 현재의 0.7조에서 2030년까지 2조 원으로 확대하고, 2045년까지 전 세계 우주 관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그러나 항상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우주개발의 역사는 실패
공부나 야근으로 하루 정도 잠을 적게 자서, 다음날 생활이 불편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수면에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약 20%나 된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경험하고 있어서인지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 수에 비해 그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공부할 때는 누구나 그 정도 자야지. 더 자면 언제 공부해'라며 넘기는 식이다.하지만 최근 수면이 원인으로 작용하거나, 수면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들이 밝혀지면서 수면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치매이
2019년 4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으로 촬영한 M87 블랙홀의 사진이 전 세계 주요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된 것처럼, 블랙홀 주변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물질들이 내는 빛이 막대한 중력으로 인해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나오며 둥근 고리 모양으로 관측된 것이다.1919년 영국 천문학자 에딩턴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관측팀을 이끌고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아프리카 프린시페 섬으로 향했다. 개기 일식으로 하늘이 어두워지는 순간 태양 주변의 별들을 촬영했고, 평소 밤하늘에서 촬영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로부터 단지 38만 4400㎞ 떨어진 달은, 밤하늘을 밝히는 신비로운 존재로서 오랫동안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다. 그러나 최근 우주 탐사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달은 이제 '우리 집 근처'의 새로운 이웃이자, 우주 모험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으로 변모하고 있다.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번에는 달의 남극에 착륙해 여성과 유색인종 남성을 포함하는 다양한 탐사대를 달 표면에 내릴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미션의 핵심 목표는 인류를 달에 착륙시키고, 달 표면에서
지난 2023년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50년 동안 대전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을 비롯한 다수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다양한 산업체의 연구소들이 자리를 잡았고, 국가 과학발전과 기술력 강화에 매진해 왔다. 반 세기 동안 대한민국이 달성해 낸 눈부신 경제 성장에는 이 같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역할이 밑거름이 됐다.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 위치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첨단 기술과 혁신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국가의 산업 구조를 현대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보탬이 되어
2월에서 3월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특히 감기에 걸리기 쉽다. 불현듯 환절기엔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광고 문구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요새 몸살 기운이 있어 몇 주 동안 고생하면서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했는지 고문헌과 서적을 찾아보며 고민하는 가운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현대 의약은 간편하고, 신속하게 환자를 치료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환절기면 내과를 방문해서 주사도 맞고 항생제나 신약 처방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그것을 환절기마다 계속하다 보면 약물 내성 및 저항성이 생겨서 더 강한 약을 사용하게 될 수 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주요 뉴스 그 첫 번째 소식 전해드립니다. 우주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전국에서 다양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전 9시 태양대기에서 초강력 플레어(solar flare)가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대량의 에너지가 X선·자외선 파장 대역을 포함한 빛(전자기파)의 형태로 방출됐고, 플레어 발생 약 8분 후에 한반도 상공 고층대기(고도 50-1000㎞)의 전자밀도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오전 9시 10분쯤부터 약 20여 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TV/라디오, 무선통신,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위성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메모리 부문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 기업 등 후발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메모리 부문에 편중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 개발과 파운드리 시장 확보를 위한 노력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반도체는 우리에게
평소 새벽 5시면 눈이 떠졌던 것과 달리, 아침 7시에도 눈뜨는 게 어려워진 겨울이 됐다. 지난해 '프론티어스 인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Neuroscience)'지에 발표된 '인간 수면의 계절성'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면, 여름보다 겨울에 평균 수면 시간이 1시간 더 길어진다고 한다.계절 외에도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적게 자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라거나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부지런하다'와 같은 사회·문화적 요인, 거주지 주변 빛의 세기, 운동 습관, 유전적 특성 등이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근 들어 주변에서 '아카이브'라는 용어가 종종 눈에 띈다. 옛날 TV 영상물부터 작가 회고전, 각종 기업 브랜드 기념전 및 각종 온오프라인 전시관에까지, 아카이브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기록물관리기관(이하 기록관)은 1999년에 제정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업무가 의무화됐음에도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반면 아카이브는 공공과 민간 영역을 넘나들며 그 의미가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공공 분야에서의 기록관은 기관의 업무 지속성을 고려해 기록물을 보존할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를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달은 우리에게 밤하늘을 밝히는 신비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우주 개척의 새 시대가 도래하면서 달은 더 이상 단순히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존재가 아닌 밝은 미래를 비추는 우주 탐사의 핵심 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그렇다면 달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무엇일까? 달에서 추출·채굴된 자원들은 우주산업, 에너지, 건설, 의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고, 지구에서 얻는 자원의 대체재로써 지구환경 보호에도 기여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또한 우주항공산업의 비약
우리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일상생활을 상상할 수 없다. 아침에 일어나 치약, 비누와 샴푸로 청결을 유지하고 화학비료와 농약의 도움을 받은 채소와 첨가물이 함유된 가공식품을 섭취한다.이처럼 화학물질의 폭 넓은 이용은 개인 위생을 개선하고 농업 생산량을 증가시켜 인류가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 기여했지만, 한편으로는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 즉 케모포비아(Chemophobia)가 커지는 원인이 됐다. 살충제가 함유된 계란 파동,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발암물질이 함유된 생리대 사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우리나라를 비롯한 각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전통에너지 시장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계속해서 이어지는 전쟁 상황으로 인해 급격한 에너지 가격 변동과 에너지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국가들의 석탄, 원유 및 가스 시장의 동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미국은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며 전기 자동차와 재생에너지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자본통제에도 불구하고 원유 생산량은 증가하고
2023년 가을에도 단풍은 변함없이 찾아왔다. 빨강과 노랑으로 물든 나무들을 보면 일상에서 접하는 다채로움에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눈으로 색을 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눈의 망막에는 색을 지각하는 신경상피세포인 광수용기가 있다. 광수용기는 총 세 종류로, 사람이 지각할 수 있는 빛의 파장 영역인 가시광선 대역에서 각각 장파장, 중파장, 단파장 대역의 빛에 반응한다. 흔히 빨강, 초록, 파랑을 나타내는 R, G, B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이렇게 광수용기를 통해 사람이 지각하는 밝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의학으로 동상을 치료한 사례라고 올라온 글을 읽었다. 몇 년 전에 게시됐으나, 최근 다시 회자된 글이었다. 댓글창이 제법 북적였다.요지는 다음과 같다. 히말라야 등반 중 동상에 걸려 대학병원에서 절단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 날짜를 기다리던 중 받았던 한의원에서 한방치료를 통해 심각한 동상으로 까맣게 변한 발가락이 말끔히 치료됐다는 내용이었다.치료 경과 사진이 함께 게시돼 있었으나, 일부 댓글은 치료 경과를 나타내는 사진을 보고도 "이 사진이 조작된 것이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의견들
영영 사라진 줄 알았던 빈대의 재창궐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빈대 발견 신고나 방역 조치 사례부터 예방·퇴치법을 비롯해 빈대에 물렸을 때 대처 요령 등 많은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요즘 빈대는 국민적 관심과 우려를 넘어 공포로 이어지는 '포비아' 현상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빈대로 몸살을 앓은 지가 15년이 넘었다. 빈대에 가장 효과적인 살충제인 DDT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잔류독성으로 퇴출된 이후, 빈대가 살충제에 강한 저항성을 갖추고 다시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게 된 것이다.이 같은 빈대포비아 현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탄소 중립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일상에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고 왜 우리에게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탄소 중립은 우리가 발생시키는 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배출한 만큼 제거해 지구의 탄소 균형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탄소 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술로서 에너지 전환, 저탄소화,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이 소개되지만 우리의 일상과는 거리가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