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초전도체에서 터널효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이바르 예베르(Ivar Giaever)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의 기조강연에서 다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첫 번째는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비행기로 25m 정도 하늘을 난 이후에, 같은 사람들이 원점에서 다시 새 비행기를 반복해서 만들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란 질문이다. 답은 기껏해야 수km를 나는 비행기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각 분야의 첨단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상승적으로 결합되지 않았다면 오늘날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는 에어버스 380이나 우주왕복선은 아직
필자는 플라즈마 물성 데이터 연구자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핵융합연구소 정책부장을 병행하면서 이전에는 깊은 관심을 두지 못했던 과학기술 정책 분야에 대해 여러 생각을 갖게 됐다. 앞으로 대덕포럼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독자들과 과학기술 및 정책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첫 번째 이야기로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박근혜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출범 이후 창조경제의 핵심이 창업, 중소기업 등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거의 매일같이 출연연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의학이나 산업 분야에서 '3D 프린터'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3D 프린터는 레이저로 물체의 단면을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얇은 층으로 쌓아가면서 형상을 그대로 복제하여 원래의 3차원 형체를 만들어낸다. 이 새로운 개념의 프린터는 인공장기 제작을 위해 인간의 장기 형태를 그대로 본뜨기도 하고, 기계 부품의 대량생산에 앞서 설계한 부품의 형태를 단시간에 3차원 물체로 만들어낸다. 정교한 목걸이 디자인을 입력하고 인쇄 버튼을 누르면 금으로 된 목걸이가 만들어지고, 3D 프린터로 인쇄한 모형 비행기가 하늘을 난다. 이처럼 3D
요즘 창조경제가 국민과 전문가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말씀이니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경제나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의미가 모호하다고 하고 그 누구도 정확히 그 뜻을 모른다고도 한다. 전문가들이 밤낮으로 그 정의와 해법을 찾고 있으니 조만간 정확한 의미와 멋들어진 실현 방안들이 쏟아질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어렴풋이 세상에 없는 것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만드는 것 정도로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정도의 이해 수준이면 국민들이 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 데 충분하지 않을까?우리나라는 60년대 마차와 가
새 정부와 함께 등장한 창조경제는 많은 논란 끝에 개념과 방향을 점점 잡아가는 듯하다. 창조경제를 주관하며 미래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는 ICT와 타 분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 창출을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여기에 두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있다. 첫째는 ICT 기반의 융합이며, 둘째는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 창출이다. 융합과 관련해 ICT는 타 분야의 발전을 위한 '창조비타민'이다. 비타민이 인체 내 모든 장기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필수요소인 것처럼 ICT가 모든 산업의 발전과
공공기관은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인 직장으로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적인 운영의 상징으로 개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부는 감사와 경영평가 등을 통해 과도한 특권과 특혜를 축소하고 경영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공기관의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공공기관의 기능과 역할은 매우 다양하고 법적 성격과 추구하는 가치도 복잡하지만 정부와 민간의 중간영역에서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따라서 공공기관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공공기관의 설
정부출연 연구원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산업발전의 근간이 되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출연연 존재감도 예전 같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이와 같은 이유는 PBS(Performance Budgeting System·성과주의예산제도) 등 연구환경의 왜곡으로 지나친 경쟁이 발생해 협력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단기적, 양적 성과에만 매달리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연구개발 안목을 갖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형
우리 사회는 정신적 질병 상태에 대해 적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스스로부터 정신건강 관리를 개인의 인내와 극기에 맡기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일으킨 사건들을 살펴보면 정신적 질병은 그 어느 질병보다 외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해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현대인의 모든 질병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우리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경미한 정신적 질병을 갖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경미한 정신적 질병을 한의학적으로는 정신적 '미병' 상태라고 볼
최근 특허분쟁 중 유명한 사례는 아마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분쟁일 것이다.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의 경쟁자인 안드로이드 진영을 압박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시작한 소송은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연합, 일본 등 9개국으로 확대되었고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특허소송이 심화되고 있다.지난달 22일 존 보크노빅 세계지식재산보호협회(AIPPI) 회장은 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 산업보안 콘퍼런스에서 "지난 2009년 이래 전 세계 특허출원의 80%가량을 차지하는 IP5에서 특허분쟁은 갈수록 증가할
우리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생활에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가족들과 직장동료들과 고객들 그리고 다양한 모임과 만남을 통해 자신과 상대의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때로는 상호 양보를 통해 무언가를 결정하게 되는 과정들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대화와 소통 그리고 타협보다는 자기의 생각과 주장을 강요하고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단절과 불통은 결국 우리 사회를 대립과 갈등으로 이끌어 가고 이는 또 다른 단절과 불통을 확대하면서 막대한 사회적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경제가 화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ICT(정보통신기술)와 과학기술을 융합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창조경제와 관련된 콘퍼런스, 세미나가 열리고,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방안과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처음에는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정리가 안 됐지만 이젠 그 단계는 넘어선 듯하다.필자가 몸담고 있는 정부출연 연구기관도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바로 최근 25개의 과학기술 출연연이 참여해 내놓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출연연 발전전략'이 그것이다.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듦'이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창조의 뜻이고 또 다른 창조의 의미로 '새로운 성과나 업적, 가치 따위를 이룩함'이 있다. 박근혜정부 시작부터 뜨거운 관심 키워드로 알려진 창조경제의 의미는 위의 두 의미 중 어느 것일까? 누구나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창조를 꿈꾸지만 전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신의 영역이라고 본다면 우리에게 창조경제는 전에 있었던 것을 토대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을 뜻하지 않을까?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도 이미 존재하는 실을 가지고 씨줄과 날줄을 엮어내어 만들어
빅브라더는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독재자 빅브라더를 따서 만든 용어이다. 긍정적인 의미로는 선의의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를 뜻하지만, 부정적인 의미로는 정보 독점을 통해 권력자들이 행하는 사회 통제 수단을 말한다. 과거 빅브라더의 실체는 매우 비현실적이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국방부의 규모와 맞먹는 국토안보부가 설치되고 이들의 감시행동을 법적으로 보호해 줄 애국법이 통과된 상태이다.일반적으로 SNS, 웹로그, 센서 등 빅브라더와 밀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가끔은 사무실이나 집에서 창문을 통해 밖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생각에 잠기곤 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나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나만의 프레임에 갇혀서 바라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일상 속에서 어떠한 사안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대처하면서 나만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면 누군가와 진정으로 맘을 열고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경험이나 학습 등을 통해 자신만의 사고의 프레임을 갖게 되고 그 프레임 속에서 세상과 교류하고 있다. 그러
창조경제시대에 융합과학기술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과학기술분야 간은 말할 것도 없고, 과학기술과 인문학, 예술, 사회과학 등 서로 다른 학문분야 간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소통이다.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상대방과 서로 공유하는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물론 언어다. 따지고 보면 어린이의 조기영어교육, 대학생과 일반인의 제2 외국어 열풍도 지구촌이 하나로 묶인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통도구를 얻기 위해서다.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그렇듯 필자도 초등학교에서는 우리말을, 중학교에서는 시보레 자동차의 이름을 '체브
선임연구본부장으로 업무를 시작한 지 벌써 3개월이 훌쩍 지나 겨우 나름대로 정의한 수습을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짧지만 결코 짧지만은 않았던 3개월 동안의 소회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하게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박사학위를 받고 시작한 사회 경험이 22년, 나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을 해왔음에도 지천명을 훌쩍 지난 지금 또 새로운 일로 고민하고, 새로운 사람과의 교류에 능숙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내가 쌓아 놓은 편견과 아집 안에서 나 스스로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 이 사람은 대화가
우리는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기억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스티브 잡스만큼 창의력과 통찰력의 부산물인 혁신을 칭송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연상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기도 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인물이 등장하면 흔히들 제2의 스티브 잡스가 등장했다고 이야기한다.창의력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창의력이 단순히 남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의미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실현할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대덕에서 연구와 교육 및 경영 등에서 두루 경험과 비전을 갖고 있는 최문기 KAIST 교수가 발탁되면서 대덕이 새롭게 재도약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40년의 세월 동안 대덕은 국가 산업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고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 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국정기조가 정부 변천을 거치며 흔들리고 대덕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갈등이 이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다행히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융합과 혁신을 통해 국민이 행복한 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행정이 너무 경직돼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수가 없어' 또는 '전례가 없어 안 된다'는 말일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면서 도대체 어디서 전례를 찾는단 말인가. 우리가 아직도 하드파워가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하드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갖는 영향력을 의미하는 용어로 산업시대에 어울리는 힘이다. 반면 소프트파워는 이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문화, 예술, 정보과학 등이 갖는 힘으로 정보시대에 어울리는 말이다. 다가올 미래는 말할 것도 없이 창의력과 상상력의 융합이 새로
중국 전국시대 전설적인 명의 편작에게 두 형이 있었는데 모두 의사로 전해진다. 이 유명한 의사 3형제에 대해 편작 스스로 말하길 자신의 큰형이 최고의 명의고, 둘째 형이 그 다음이며 자신은 세 번째라고 했다. 이유는 큰형의 경우 사람이 병의 증상을 느끼기도 전에 얼굴 빛만 보고 장차 병에 걸릴 것을 알아내 미리 예방함으로써 사람들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며, 둘째 형은 사람의 병세가 미미할 때 병을 알아채고 치료해 주었는데, 자신은 병세가 깊어 고통을 느낄 때 비로소 병을 알아보고 치료를 해 주니 명의로 소문만 났을 뿐이라는 고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