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장 선호하는 뉴스 채널의 설문이 발표됐다. 대부분 정치적 성향에 특정 채널이 연령대별로 몰리기 마련인 이 조사는 20%대 비율로 1위를 차지한 응답이 '없다'였다. 특징적인 건 10대의 경우엔 이 비율이 40%다.10대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더 흥미로운 설문이 있었다. 지상파 방송사와 IPTV 채널 등 여러 소스를 기준으로 놓은 조사에서 압도적 1위인 50%의 대답이 '없다'였다.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하지 않던 시절, '유행어'는 시대를 관통하는 언어의 울림이었고, 잘 만든 예
2022년 두 번째 작품 제작은 근현대의 대전에 펼쳐졌던 3.8 민주 의거 역사의 서사와 작가적 상상으로 댄스 컬 적인 스윙 댄스를 메소드로 활용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한국 춤의 내면적 움직임을 접목한 '因然- 가족사진'의 창작 무용극을 제작했다.1960년 그날 현장에 있었던 생존 인물을 모티브로 삼고자 예술적 맨토이신 박헌오 시인 추천으로 考 신건이 사진작가님을 만났다. 대본(임오섭)작가와 인터뷰,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시놉시스를 만들고 연출, 작곡, 무대 디자이너 등 제작진을 선정하고 대본을 완성, 작품에 돌입했다.단원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영화를 실제 연주와 같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필름콘서트는 영화와 음악이 함께하는 연주회를 뜻한다. 영상 없이 영화의 OST만을 연주하거나 영상을 틀면서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보통 12월쯤 되면 규모가 있는 서양 오케스트라 악단에서 많이 연주하는데, 유명한 필름콘서트로는 뉴욕필하모닉의 필름콘서트나 해리포터 필름콘서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여지휘자 진솔이 운영하는 게임음악 콘서트도 비슷한 결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사실 이런 콘서트는 꽤 역사가 오래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악오케스트라는 선두
평소 클래식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니지 않는 사람이 우연히 얻은 초대권으로 공연장을 찾게 되면, 상당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할지, 연주자에게 줄 꽃다발을 준비해야 할지, 고요한 공연장에서는 객석에 앉아서도 모두가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맘에 둔 이성의 제안으로 큰맘 먹고 나선 갤러리 데이트에서도 입구에서부터 보통 불편한 게 아니다. 어떤 순서로 작품을 봐야 하는가. 한 그림 앞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내가 보기엔 그냥 꽃과 사람을 그린 그림인데 남들은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는 보편이 됐다. 글로벌 OTT 서비스의 순위권에 늘 한국 콘텐츠가 있는 것이 이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작년에 개봉된 한국 웹툰 작가의 생활 속 슈퍼히어로를 다룬 시리즈물이 글로벌 OTT 사이트에서 1위를 하더니 이내 연말 OTT 시상식을 휩쓸었다. 작가가 밝힌 글로벌 1위가 아닌 3위 업체와 계약한 이유는, 다른 OTT 서비스에 있는 '빨리감기' 기능이 없어서 작가가 생각하는 온전한 호흡으로 작품을 즐기게 하고 싶었단다.요즘은 극장에 잘 가지 않는다. 누구나 모바일 기기로 손 안에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2021년 서사 무용극 '천몽(天夢)-단재의 꿈' 솔루션의 기억이다. 무용 작품을 창작하는 작업은 두려움 속 설레임이고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작품 안무는 끊임없는 솔루션을 찾아 고뇌하지만, 그 순간의 희열을 사랑한다.작품 제작은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한 책임을 지는 예술 감독으로 작품 안무를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십 년 전부터 준비되기도 한다. 제작 실행에 있어서 늘 예술성과 대중성 고민으로 운영계획과 공연기획안(추진 배경과 목적, 작품 개요, 기획 의도, 작품 내용 및 구성, 추진 전략, 기대
지난해 1월 '미디어아트와 함께하는 신년음악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3월 달 공연을 앞두게 됐다. 신년음악회 당일 관객과 시민들에게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의 연간기획 홍보물을 배부하고 본격적으로 첫 시즌을 시작하며 3월의 공연을 기획했다. 1년의 큰 틀은 설정했고 문제는 디테일이었다. 계속 컨셉이 다른 공연을 만들어야 시민들에게 공연 구매 욕구를 일으킬 수 있는데,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지가 큰 관건이었다.만물이 소생하는 3월. 본격적으로 1년이 시작되는, 그래서 더욱 나른해지기 쉬운 계절에 새싹같이 상큼한 공연과 게스트를 선보이는 것을
지난 연말 '크레센도'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했다. 우리나라의 임윤찬이 우승한 반 클레이번 콩쿠르 60주년을 기념해 그 과정을 그린 다큐라는데, 흔히 볼 수 없는 클래식 경연을 상영한다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을 향했다. 다큐멘터리는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388명의 지원자 중 예선 라운드를 통과한 30명의 지원자에게 합격을 통보하는 전화로 시작된다.영화는 이미 훌륭한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누가 더 훌륭한가를 가리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 연주하는 주옥같은 명곡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콘서트 같았다. 지원자들의 인터뷰는 하
이번 달 말,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1885년 한성 전보총국이 서울-인천 간 전보(電報)를 처음 보낸 지 138년 만에 전보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된다.철통 보안으로 이름난 러시아의 메신저 서비스 이름이지만, 원래는 전보를 텔레그램(Telegram)이라 불렀다. 전기를 송전하는 '전봇대' 또한 본래 '전보를 전달하는 기둥'이란 뜻으로 쓰였다. 텔레그램과 전봇대 둘 다 전보에서 파생된 단어지만 현대에 쓰임새가 완전히 다르다.현대 문자메시지에 각종 이모지와 사진, 음악까지 전송할 수 있지만, 파발마로 소식을 전하던 19세기에 전선으
창작의 고통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안무가로서 창작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내는 새로운 예술의 가치 창출이며 세상 속 하나뿐인 결정체로 몸으로 그려내는 절규이고 환희이며 잉태되는 우주다!대전시립무용단의 올해 첫 기획 공연인 'New Wave in Daejeon'은 새로운 감각과 시도로 다채로운 감성을 빚어내는 참신하고 특별한 창작 무대이다. 음악에 있어 작사 작곡 노래를 겸하는 사람을 싱어송라이터라고 부르는 것처럼, 대본 안무 출연까지 일인이 만들어내는 창작 작업으로 85년 창단과 함께 창작에 목마른 단원들을 위한 프로
필자가 2022년 10월에 예술감독으로 오게 된 후 처음했던 일이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의 운영형태와 그에 따른 관객 수를 조사하는 일이었다. 그때 놀랐던 점이 연정국악단과 연정국악원이 공연시즌제(레퍼토리 시즌제)를 실시하고 있는 단체였다는 것이다. 공연시즌제란 공연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연주회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을 설정해 구체적인 공연날짜와 공연의 대략적인 내용을 미리 기획·운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그에 따라 기획·홍보·계약 등이 미리 이루어지게 된다.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는 운영방법이지만 이를 시행하고
작년 연말,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대전플루트콰이어' 창단연주회가 있었다. 플루트는 여러 악기 중 대중적인 편이라 인구도 많아서 어느 지역에나 플루트 합주 단체를 보기 쉬운데, 대전 플루티스트로서 이 지역에는 그런 단체가 없는 것이 늘 아쉬웠다. 제자이며 후배인 지역 음악인들과 함께 고심 끝에 의기투합하여 이 커다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처음엔 모든 게 막막했지만 일단 창단연주회 날짜를 정하고 나니 걱정과 달리 일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예상보다 많은 40명의 플루티스트가 모여, 모집이 잘 돼 기쁜 만큼 앞으로의 과정들에 대한 부담도 컸다
음악을 공부하다 보니 로마와 비엔나에만 8년을 있었다. 로마와 비엔나의 공통점은 이른바 '조상덕'을 본 도시라는 것이다. 고대 로마제국부터 베토벤 모차르트로 대표되는 클래식의 성지 비엔나까지 조상이 만든것으로 후세가 먹고 사는 기반이 만들어졌다.또 다른 공통점은 두 도시가 생산재보다는 문화 콘텐츠가 주력이라는 점이다. 생산기반 설비를 갖춘 공업 도시가 아닌 관광문화와 음악콘텐츠 소비가 주력사업이다. 현대에 들어와 특별한 것을 생산하지 않고 도시 자체가 지닌 문화의 힘으로 전 세계의 발길을 불러들인다.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예비후보들
2024년 대전예술의 전당과 시립예술단 그리고 무용단의 설레는 춤으로 초대한다.도시의 디자인은 엄청난 영원성과 역사성을 지닌다. 그리고 그 브랜드 가치는 도시가 존재하는 이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로마, 파리, 런던, 비엔나 등등등 모두 그렇다. 며칠 전 교향악단 신춘음악회의 지휘자는 분명 혼신의 춤을 추고 있었다. 어떤 무용수보다도 카리스마 넘쳤으며, 섬세한 피치로 춤을 추고 있는 듯했다. 또한 연주자들 음악의 바탕 위에 연주의 군무를 추고 있다고 느낀 감동의 순간이었다.얼마 전 대전 둔산 대공원 속 대전
음악은 인간 생존에 필수불가결하거나 생산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사람이 위로받고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감정적인 시간예술이다. 음악은 각 나라와 문화권에서 서로 다른 형태로 발전해 왔다. 서양음악은 이원론과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특화되고, 감정에 충실한 음악으로 발전했다. 동양의 음악 특히 우리의 국악은 일원론과 이상주의를 바탕으로 자연의 소리를 구현, 감정보다는 철학을 중시하는 음악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20세기 전후로 전 세계가 제국주의의 광풍에 휩쓸릴 때 여러 열강의 문물도 흘러 들어와 거대한 두 물결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대전 공연과 전시를 안내하는 내용의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지역 연주자들의 개인독주회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나 또한 2012년 귀국 독주회를 가진 후로 거의 해마다 독주회를 하는 플루트 연주자로서, 2024년 새로이 가질 독주회들을 계획하며 지난 10여 년간의 독주회들을 정리해 본다.기악 연주자에게 독주회가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묵직하다. 내 이름 석 자가 곧 공연의 제목이고, 내 얼굴 사진이 곧 포스터가 돼 동네방네 한두 달간 붙어있는 유명인의 삶을 경험하게 된다. 공연장 대관 승인이 확정된 순간부터
'행복하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행복한 삶이 무엇일까? 과연 나는 행복할까?' 이런 생각을 자꾸 하는 순간, 왠지 나는 그렇게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면서, 스스로 불행의 급행열차 티켓을 끊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행복'이라는 것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정의할 수 있어야 하는데 행복은 그 정의 자체가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것이 다른 누군가에는 싫은 것일 수 있고,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달라서 행복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테스형! 예술이 왜 이래!문화예술계가 시끄럽다. 특히 시각예술과 공연예술계가 더 그렇다. 그들 일부는 자기중심의 모든 것이 인생 전부 인 것처럼 행동하곤 한다. 당사자들 뒤에서 이해득실에 따라 계산주의적으로 부채질을 일삼아 조용해질 날이 없다. 진정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조그마한 손해나 실수도 너그러이 인정하고 감싸주고 정으로 덮어주려 한다.반대로 예술을 장사꾼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여러곳에서 모사를 꾸미고 조종해 예술인들을 해치며 그들의 목적에 이용하기도 한다. 예술계의 심사부정 원조는 본인들이 해봐서 경험적으로 제자들에게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케이블 방송의 음악 전문 채널에서 한 래퍼의 등장으로 '부캐'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부차적, 부수적이라는 뜻의 접두사 부(副)와 캐릭터가 더해진 부캐릭터의 줄임말로 본래의 자신이 아니 또 다른 캐릭터를 의미한다. 일찍이 독립문화나 키치 트렌드에서는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가 공공연하게 등장했으나 국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부캐는 하나의 열풍이 돼 연예계는 물론 미술계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작가 임성희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애니메이션 '아케인'에서 빌려와 성(姓)인 '임'을 더해 아케
직장인으로 살아온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도 일종의 기본 아이템이 된 지금. 일상 탈출을 위해 중간중간 여행을 가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을 보기도 하지만 그런 기쁨도 찰나라는 것을 이제는 너무 잘 안다. 자기 전 1분 내로 끝나는 유튜브 쇼츠를 즐겨본 지가 꽤 됐다. 그러다 최근 알고리즘에 이끌려 마블 시리즈 요약본 같은 것을 접하게 됐다.아이언맨, 토르, 캡틴아메리카, 돌이켜보니 시리즈 대부분이 본 것이었다. 마블 시리즈는 어찌 보면 입구와 출구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영화들이다. 슈퍼히어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