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수험생들이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 왔다. 언제부터인가 지방 수험생들은 서울로 대학 진학을 했는지 여부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자의건 타의건 메겨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된다. '인(In) 서울'을 못하면 소위 말해 '루저(Loser)'로 취급받는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없어지지 않는 한 그 어떤 교육정책을 내놓는 다 해도 입시제도로 인해 파생되는 작금의 여러 정치적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지방에도 훌륭한 대학과 교수님들이 많은데 네임벨류(Na
6월은 주말마다 예식장 다니기 바쁜 달이다. 날씨도 미세먼지와 습기 없이 상쾌해서 결혼식을 치르기에 좋은 계절이 된 것 같다. 요즘 예식장의풍경은 필자가 결혼했던 20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이름부터가 다르다. ㅇㅇㅇ예식장이 ㅇㅇㅇ컨벤션, ㅇㅇㅇ웨딩홀, ㅇㅇㅇ센터 등으로 바뀌었고, 건물도 신전, 성, 예배당 등을 닮은 화려한 외관과 휘황찬란한 인테리어를 자랑했던 것에서 단순하고 세련된 형태의 내·외부 외관과 크고 높은 다목적 홀의 모습으로 변화 되었다. 전통혼례에서 서양식의 신식 혼례로 바뀌기 시작한시기가 1800년대 말이고 19
해마다 대전건축사협회에서는 해외 건축답사를 통해 회원들에게 동시대 또는 역사적으로 훌륭한 건축물을 직접 체험케 하고 있다. 건축적 지식은 직접 경험함으로써 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정상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고 비용 투자도 많이 해야 하지만 시간과 비용대비 효과는 아주 좋다. 여행지와 답사대상 건축물을 고르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올라있는 무수히 많은 자료와 가지고 있는 식견을 통해 심도 있게 고민을 한다. 요즘은 대상 국가나 건물을 꼼꼼히 답사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사이트들이 많아서 사전에 정확하고 실수 없는 계획을
건축설계 의뢰가 들어오면 기본설계를 하기 전 대지를 방문해 분석한다. 필자의 경우는 제일 먼저 향을 본다. 두 번째로는 대지의 높낮이를 확인하고, 세 번째로는 주변을 향한 조망을 확인한다. 이 외에 소음도 체크 하고 전신주, 가로등의 위치, 주변 건물이 있을 경우는 서로 간의 간섭여부도 확인을 한다. 대지분석이 끝나면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계를 진행한다. 단독주택의 경우 먼저 향이 잘 드는 남쪽으로 마당을 두고 창을 크게 내어 빛을 최대한 끌어들일 수 있도록 계획을 하고 북쪽으로는 화장실이나 창고 등 서비스시설을 배치해 북쪽의
최근 대한민국 건축계는 총괄건축가제도가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다. 서울에 이어 각 시도들이 제도를 앞 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 제도는 건축기본법에 근거한 민간전문가의 공공행정참여 제도로서 지자체의 각 부서가 통일성과 전문성 없이 추진하던 업무를 민간 건축전문가에게 맡겨 일관성 있는 방향제시와 컨트롤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좋은 사례로는 총괄건축가제도와는 조금 다르지만 경북 영주시를 예로 들 수 있다. 지방 중소도시 최초로 10년 전부터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하여 '도시건축관리단'을 만들어 공공
며칠 전 대전이 한국 건축계에서 시선 집중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2009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 우는 프리츠커상 수상으로 세계건축계를 놀라게 하며 등장한 스위스의 건축가 페터 춤토르가 대전시립미술관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한국건축계 특히 대전지역 건축사들에겐 대사건 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전예약이 시작되기도 전 미술관 예약서버가 다운됐을 정도였다. 건축사로서 며칠 동안 뿌듯하고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대전이 건축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적은 '93엑스포' 이후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대전은 대한민국 건축계에서 변방에 속해 있
건축물에서 기능, 미적인 측면에서 창호가 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자연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벽을 세우고 지붕을 얹는 순간 바로 고민되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외부와 내부를 연결시키는 개구부를 만드는 것 이었을 것이다. 환기와 빛을 들이기 위해 창을 뚫어야 했을 것이고, 안팎을 드나들기 위해 문을 설치해야 했을 것이다. 창호는 '창(窓)'과 '호(戶)'의 복합어인데, 명확히 구분은 되지 않지만 여기서 호는 어떤 실에 드나드는 구조물 이고 문(門)은 밖에서 집에 드나드는 구조물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건축물은 어떤 외장재로 마감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붙이는 방식에 따라 물을 사용하는 습식과 사용하지 않는 건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습식 재료는 다시 돌, 벽돌, 블록 따위를 쌓아올려서 만드는 조적식 과 시멘트 몰탈 등을 물과 섞어 바르는 미장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조적식의 대표적인 재료로는 벽돌을 들 수 있다. 과거의 붉은 벽돌 일색 이었던 것이 지금은 다양한 색감과 크기를 가진 벽돌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500-600년 전 중국 청나라 때 쓰였던 벽돌이 고재로 한국에 수입이 되면서 그 고풍스런 색감과 질감 때
건축설계관련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상이 있다.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프리츠커상이다. 건축예술을 통해 인류와 환경에 공헌한, 현존하는 건축가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1979년 하얏트호텔 체인의 회장인 프리츠커 부부가 제정했다. 초기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건축가들에게 수여 되는 게 일반적 이었다. 그런 흐름은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바뀌기 시작 한다. 소위 유명 스타건축가가 아닌 사람이 상을 수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들이 속한 나라와 지역에서 그 색을 드러내고 지역과 환경문제에 대응하고 소외된 계층을 위한
최근 서울의 모 중형빌딩이 건축물의 구조적인 안전이 문제가 돼 세상을 다시 들썩이게 했다. 건축물의 유지 관리 및 안전에 대한 이슈가 끊임없이 나오는 가운데, 원인규명과 대책에 대한 요구로 구조안전에 대한 법과 제도적 장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최근의 관련 제도가 급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건축물은 그 탄생에서부터 소멸까지의 생애가 공적 관리로 이루어지고 있다. 건축물의 설계·시공·사용승인·사용 후 유지관리·철거 및 멸실에 이르기 까지 법적 규제와 제도적 관리체계가 분명하다. 건축법에 의거 건축물의 유지관리는 그 규모와 용도에
겨울이 성큼 다가온 이즈음 이면 대한민국 사람은 대부분 피해갈 수 없는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김장 담그는 일이다. 아직도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선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품목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이 아파트 생활을 하는 만큼 김장 담그는 풍경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필자가 어렸을 적 풍경을 떠올려 보면 먼저 밭에서 뽑아온 배추를 우물가에서 씻고 다듬고 절인 후 물기를 빼고 마루에서 양념을 바른 후 마당에 묻은 김장독에 차곡차곡 쌓아 넣는 것 이었다. 지금의 풍경은 어떤가 자녀들이 김치냉장고 김치통을 들고 어머니 댁에 모여
한 남성이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호텔에서 직장 동료 여성과 식사한 죄로 체포됐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남성보호자 없이 공공장소에서 다른 남성과 동석하는 것을 엄격이 금지하는 남성후견인제도를 위반했다는 어느 일간지의 보도였다. 우리 일상과 거리가 있어 놀랍기도 했지만, 다양한 사회적 구조에서 아직도 발생하고 있는 여성의 성적차별과 불평등 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우게 하는 대목이다.건축의 공간에서 남녀의 신체적. 성적 특성에 의해 특정하거나 구분해 구성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 보다는 큰 개념, 즉 사적영역과 공적영역
어느 해 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왔다. 한해의 끝을 향해 시간은 바삐 흐르고 있다. 1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순식간(瞬息間)의 '순'은 눈 한 번 깜빡거리는 데 걸리는 시간, '식'은 숨을 한 번 내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며, 24찰나에 해당한다고 한다. '찰나(刹那)'는 산스크리트어 '크샤나(ksana)'를 음역한 말로 지극히 짧은 시간을 말하며 75분의 1초(0.013초)에 해당한다고 한다. 순식간을 잡아내는 예술이 있다. 바로 사진이다. 잘 알려진 세계적 사진작
한가위를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한해의 결실을 함께하며 성묘와 벌초를 하거나, 그리운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누는 음식과 이야기는 대보름 가을 달빛의 환한 미소만큼 정겹다. 삼삼오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세상 돌아 가는 일을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러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논쟁하기도 하며 시대에 대한 새로운 화두와 여론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런 추석민심에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각종 정책의 추진과 비판의 반응을 기대어 눈치를 보기도하고, 귀기울기도 하는 등 국민여론이 오프라인으로
건축사들은 건축물을 설계해 주고 설계비를 받아 사무실을 운영한다. 그런데 이 설계비라는 것이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얼마를 받아야 적정한 것일까. 참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정량화해 기준 잡기도 어렵고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민간 건물의 설계비는 정부나 건축사협회에서 권장하는 산출 방식들은 있지만 자율 시장경제에서 지켜지긴 쉽지 않다. 건축사들이 능력껏 받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언젠가 설계비를 '종이 값' 이라고 표현하는 건축업자의 말을 듣고 허탈했던 적이 있다. 설계라는 행위를 종이 몇 장에 그림 그리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폭염의 기승이 끝을 알 수 없다. 하루 종일 땡볕에서 폭염과 싸우고 있는 건축현장 안전관리를 위해 정부는 여러 가지 안전 대책은 물론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개인의 건축현장에 대한 정부의 공적 관리와 감독에 대한 반감이나 거리낌은 없다. 오히려 적극적인 대책으로 건축의 안전을 확보하고 양질의 건축물을 확보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집단생활에서 불가피하며 필연적인 체제로 인식되는 공익적 제약과 공공성의 확보를 위한 요구는 많은 법과 제도와 통해 이루어지며,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전문적 직능과 더불어 성장
최저임금 문제 뉴스가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현실적인 시장 흐름의 조건에 맞는가에 대한 사업주 측과 근로자 측의 목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의 뜻을 따르지 않겠다는 단체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 사업주의 한사람인 필자도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진다. 요즘 건축사사무소는 직원 없이 건축사 혼자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직원 한명도 채용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건축사의 수는 건축사협회 회원 수 기준으로 400명 가까이 된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의 180여명에 비하면 두
"점차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네 / 우리들이 형제처럼, 서로 가까워질 것을 생각이 나 해보았는가 / 미래는 흘러오네 / 그리고 난 그걸 어디서든 느낄 수 있네 /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1990년 발표한 독일 락그룹 스콜피온스의 'Wind Of Change'라는 노래의 가사를 번역한 일부분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 독일이 통일이 되던 그 무렵 구소련에 불어오던 변화의 바람을 감지하고 만든 곡이다. 30년 가까이 세월이 지난 지금 한반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과 한국 그리고 미국이 이처럼
출근길 아파트 담장을 따라 핀 장미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꽃의 여왕답게 그 색깔과 자태가 무척이나 탐스럽다. 장미의 꽃말은 잘 알려져 있듯 열렬한 사랑과 순결을 뜻한다. 필자가 활동하는 동아리의 한 회원은 자신의 옥상에 핀 다양한 꽃의 이야기를 꽃의 이름과 꽃말을 풀어 소개하곤 하는데 많은 꽃의 종류만큼 그 이름과 의미도 다양하다. 붉은 찔레꽃은 '신중한 사랑'을, 작약은 '수줍음'을 뜻하며, 필자가 좋아하는 금낭화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이 있다고 한다. 꽃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며 꽃말을 이야기하는 그만의 옥상 세상은
사람의 첫 인상은 얼굴의 생김새에 좌우되기도 하지만 옷차림새나 말투 제스처 등 소위 그 사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을 찾을 때 도 맛이 중요하지만 그곳의 분위기는 중요한 장소선택의 기준이 된다. 건물을 설계할 때 어떤 분위기를 만드는가는 건축사 고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건축주가 원하는 분위기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같은 요구조건을 가지고도 설계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똑같은 재료를 조합해 설계 한다 해도 말이다. 건물의 외형과 내부공간의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를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