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 위탁생산기업 대만 TSMC가 지난 2월 일본 구마모토에 해외 생산공장(JASM)을 완공했다. 5년 걸릴 거라던 공사를 20개월여 만에 끝냈다고 한다. TSMC는 내친김에 일본 규슈에 제2, 제3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구마모토는 4년 전과 8년여 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그럼에도 경제파급력을 키워 기업입주·인구유입을 증대시키고 산업부흥 엑스포 개최를 꿈꾸고 있다.그 뒤엔 지방자치단체의 공격적인 투자 유치가 있었다. 구마모토현은 공업용수·도로정비 등 부지 조성과 정부보조금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일각에선 인재유출·
서이초 선생님 사망사건을 계기로 크게 개정된 교원지위법이 지난달 28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학교에서 담당하던 교권보호위원회의 운영이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어 학교폭력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이제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 사안의 법적 처분은 교육청이 담당하고, 학교는 학생의 생활지도에만 초점을 맞추어 교육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학교폭력 제도에서 경험한 것처럼 학교 밖 법적 징계 절차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 간 법률적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학교가 행정적·법적 절차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상황에서 벗
대한민국 출산율이 벼랑 끝에 몰렸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명 대로 추락, 올해는 0.6명 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러시아와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1.1명 대 보다도 낮다. 전시에나 나타날 법한 상황이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18년 전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강도 높게 경고했다. "저출산 문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한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최초 국가가 될 것" 이라고.정부가 지난 18년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은 예산이 380조 원을 넘는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직속기관 저출산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설렘과 걱정이 공존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요즘 학교 구성원들에게는 설렘보다는 걱정이 훨씬 더 큰 듯하다.지난해 교육계에는 참 많은 이슈가 있었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사건, 서이초 교사 사망으로 촉발된 교육활동 침해사건, 주호민 작가와 특수교사의 법적 분쟁에서 불거진 '몰래 녹음'과 아동학대 문제는 여전히 논란 속에 진행되고 있다.뉴스에 비친 학교의 모습은 혼돈 그 자체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고, 교사는 더 이상 부담을 감
올해는 지구촌 슈퍼 선거의 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선거 일정이 올해 몰려있다. 선거 결과는 향후 정부의 국정운영과 국민의 살림살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수 정책과 좋은 인재를 선별하기 위한 신중한 고찰이 필요할 때다.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76개국이 올해 대선·총선 등의 선거를 치른다. 지구촌 인구의 절반이 넘는 약 42억 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대만이 지난 1월에 새 총통을 뽑은 데 이어, 2월에 인도네시아,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4월 한국, 5월 인도, 6월 유럽연합(EU) 의회, 9월 일본 자민당, 10월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 다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들이야!"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에 나오는 한 대사다. 마약반 형사들이 닭튀김(프라이드 치킨) 가게로 위장해 잠복근무하면서 느끼게 된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토로하며 내뱉은 일갈이다.형사의 외침이 작금의 소상공인 심정 같다. 요즘 같은 예측 불가 고물가·저성장 시대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소상공인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어서다. 특히 소상공인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대전에서는 그 심각성이 더하다.프라이드 치킨은 우리나라 서민들의 대표 자영업종이자 대표 외식메뉴
2011년 대구중학생 자살 사건부터 지난해 정순신 변호사 자녀 사건까지 우리나라는 심각한 학교폭력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엄벌주의 방향을 강화하였다. 그러나 학교폭력을 둘러싼 민원과 법적 분쟁은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학생 간의 사소한 다툼이나 감정적 분쟁에 관하여도 심각한 학교폭력 사안과 동일하게 강력한 처벌 위주의 제도를 적용하면서 당사자들이 사안처리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빈번한 분쟁 속에서 학교는 학부모의 신뢰와 교육적 중재 역량을 잃었고, 학생들은 교우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기보다
고등학교 1학년 응원(가명)이는 스마트 패드에 집중하며 분주하게 손을 놀리고 있다. 지난주 동아리 시간에 작성했던 기획서를 참고하면서 캐릭터 이미지를 제작하는 중이다. 이미지 생성 AI(인공지능)를 사용하면서 프롬프트(AI를 작동하기 위해 입력하는 명령어)를 계속 수정해 가며 원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명령어를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활동을 반복했다. 옆자리 친구가 만든 캐릭터 이미지와 비교해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AI로 만들어 낸 이미지 중 가장 끌리는 캐릭터 하나를 선택하자 강사는 곧
2004년 7월 17일 부산 광안리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으로 뜨거웠다. 지역 최초로 열리는 이스포츠(eSport) 이벤트가 과연 서울만큼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할까란 우려와 달리 10만 명의 관객이 백사장에 끝도 없이 늘어선 좌석을 꽉 채웠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 '괴물테란' 최연성, '악마토스' 박용욱, '경락 마사지' 박경락 등 당대를 주름잡는 선수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플레이에 사람들은 열띤 응원과 환호를 보냈다.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광안리 개최는 아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대학에 합격하고 난 뒤, 운 좋게도 기숙사에 배정되었다. 첫 학기 내내 기숙사 신입생들이 나누는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바로 자기가 살던 지역에 대한 소개였다. 자기소개를 나누면 공식처럼 따라붙는 질문은 '너네는 시내가 어디냐?'였다. 이 질문을 받으면 모두 자신의 시내에 대해 정성 들여 설명했다. 그리고 혹시나 상대가 자신의 시내에 가 본 경험이 있다면, 바로 친구의 반열로 들이곤 했다. 한 도시의 토박이에게 '시내'는 도시에서 가장 큰 장소라는 장소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나와 나의 친구, 그리고 나와 함께한 고향 사람들의 삶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