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는 하얗게 생긴 말랑한 과자다. 우리나라 어른들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캠핑가서 모닥불에 구워 먹기도 하는 아주 흔한 과자다. 마시멜로를 처음 먹어보면 강렬한 단맛과 쫀득한 식감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초콜릿을 능가하는 단맛은 한번 맛을 보면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마시멜로를 한 번 먹어본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보면 바로 손이 갈 수밖에 없다.유명한 심리 실험이 있다. 어린아이를 앉혀두고 마시멜로 한 개를 책상 위에 둔 뒤 15분 동안만 먹지 않고 참으면 한 개를 더 준다고 했다. 아이를 방에 혼자 두고 나갔다
6월 1일 지방선거가 끝났다. 3월 9일 대통령 선거 결과와 함께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영향으로 세워진 중앙·지방 정부는 국민들의 재평가를 받았다. 약 2년 뒤 국민들은 입법부에 대한 평가를 행사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영향력은 막강하지만 선거로 선출 받지 않은 언론과 방송에 대한 관심도 놓칠 수 없다.현대 사회에서 언론과 방송 미디어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래서 입법, 사법, 행정에 이어 '제4부'라는 말도 있다. 특히 방송은 국민의 눈과 귀 그리고 사고체계까지 지배하기 때문에 권력자들은 늘 이를 장악하려 시도했
필자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 번호판 위에는 항바이러스 코팅 비닐이 덧씌워져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초 설치된 것이다. 교체 없이 쓰다 보니 일부 버튼 위 비닐은 닳아서 너덜너덜해졌다. 그중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역시 닫힘 버튼이다. 가장 많이 눌러졌기에 생긴 결과다.엘리베이터에 탑승해 가려는 층 번호를 누르면 닫힘 버튼을 굳이 누르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스르르 문이 닫히기 시작한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지루한 시간이기도 하다. 소요되는 시간이 궁금해서 재 보니 층 버튼을 누르고 5초가 지나
회사원은 휴대전화를 팔아 돈을 번다. 공무원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통신비를 지원하기 위해 돈을 쓴다. 휴대전화를 통해 어떤 사람은 돈을 벌고 어떤 사람은 돈을 쓴다. 돈을 버는 것을 기준으로 부자냐 아니냐를 따지면 일반적으로 공무원은 회사원을 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부자의 기준을 돈을 쓰는 것으로 바꾸면 얘기는 달라진다.지난번 대일논단에서 '존경받는 부자는 좋은 일 하는데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였다. 이 정의에 따르면 공무원은 존경받는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무원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지난 4월 한 달 동안 김정은 집권 10년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군중대회와 4.25 열병식은 북한 각 지역의 주민, 학생, 군인들을 평양에 불러들였고, 그들의 수고스러운 성과는 그들을 다시 평양으로 불러들여 최고지도자와의 기념사진 촬영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가 가동됐다.그러나,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 덕분에, 평양시를 중심으로 북한 전 지역으로 발열환자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북한 당국은 5월 12일 새벽 정치국 회의를 긴급히 개최해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을 발표했고,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 김 위
걸출한 싱어송라이터 한영애의 '말도 안돼'라는 노래를 들어보면 '플라스틱 세상 풍선만 불어대네'라는 노래구절이 나온다. '플라스틱'은 '인스턴트'와 함께 세상의 참을 수 없는 가치의 가벼움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하지만 플라스틱의 출발은 꽤 친환경적인 목적으로 출발하였다. 지금은 당구가 대중화되었지만 19세기 당구는 신사 스포츠로서 미국 상류사회에서 매우 유행하였다. 당시 당구공은 코끼리의 상아로 만들어졌는데 당구의 인기가 올라갈수록 코끼리가 남획되어 그 수가 줄었다.코끼리수의 급감으로 당구공을 만들 상아가 비싸지자 당구공 제조업
스위스 출신의 심리학자 피아제(1896-1980)는 심리학 분야에서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동의 정신이 일련의 정해진 단계를 거쳐 성숙하고 성장한다는 이른바 '유전인식론'이다. 피아제는 감각운동기(Sensory-motor stage), 전조작기(Preoperational stage), 구체적 조작기(Concrete operational stage), 형식적 조작기(Formal operational stage)의 4단계를 제시하고 각 단계를 지날 때마다 아이는 독자적으로 개념들을 통합하고 상위 수준의 개념으로 조직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텅 비어 있는 중환자실 앞 대기실은 원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하지만 수십 명이 모여 있어도 별로 시끄럽지는 않다. 누구 하나 편하게 앉아 큰 소리로 떠들거나 웃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조용히 뭔가를 생각하는 사람, 눈을 감고 기도하는 사람, 서로를 위로하는 사람 아니면 그저 멍하니 닫힌 병실 문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대기실 맨 앞자리 구석의 노란 소파에 앉아본다. 가죽이 헤지고, 스프링이 꺼진 소파에 앉아보니 이 자리에 수많은 사연이 스며들어 있는 듯하다. 오래전에 이 자리를 매일같이 지키
조선 말 고부 군수 조병갑(趙秉甲)은 태인 현감을 지낸 부친 조규순의 공적비를 세우기 위해 일천 냥을 백성들로부터 뜯어갔다. 조병갑의 만행은 '농학농민운동'이 일어난 원인 중 하나였다. 백성들의 고혈을 짜던 가렴주구(苛斂誅求) 수령들이 떠날 때 뻔뻔스레 셀프 송덕비를 세우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문재인 대통령 임기는 2022년 5월 9일로 끝났다. 하지만 87년 직선제 개헌 후 퇴임하면서 이렇게 공격적인 자기홍보를 한 대통령은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대통령들은 "임기 중 공과(功過)는 후대 역사가들이 내릴 것"같은 애매하고 고급스런
지인의 부탁으로 지방 한 중견기업에 임원 한 명을 입사시켰다. 그는 불과 한 달 만에 오너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다. 그런데 도무지 '견적'이 잡히지 않았을까? 3개월만에 홀연히 회사를 떠났다. 회사 창립이래 그런 인재를 만나본 적이 없던 그 오너는 여전히 집 나간 그 임원에게 러브콜을 보내지만 재결합은 불가능할 것 같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지방 기업은 더 심각하다. 시장에 일자리는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방기업의 경영자들은 도무지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고 연신 볼멘소리를 해댄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일
지난 월요일부터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폐지됐다. 무려 566일 만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폐지보다는 조정인데, 과태료 부과에 해당하는 실외 범위가 축소된 것이다.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남은 실외 특수 상황은 50명 이상 모이는 집회나 야외 공연, 스포츠 경기이고 이 외의 경우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이제 강제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 된 것이다. 단, 미접종자, 고령층,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이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타인과 최소 1m 거리를 15분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거나 함성·합창 등
한국행정연구원이 2019년에 실시한 『행정에 관한 국민과 공무원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공무원의 자질에 관해 묻는 15개 질문 모두에서 국민과 공무원의 인식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가장 극명한 인식의 격차는 청렴성, 책임성, 성실성, 무사안일 등 '공직가치'와 관련된 분야에서 확연히 나타난다.공무원이 청렴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17%에 불과하지만, 공무원의 68%는 자신들이 청렴하다고 생각한다. 책임성과 관련하여 국민의 23%만이 공무원의 책임성이 높다고 인식하지만, 공무원의 65%는 자신들이 책임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이 성실하다
4월 25일 조선혁명군 창설 90주년의 열병식은 그동안 김정은 집권 10년의 업적과 성과를 숨가쁘게 선전하며 축하해 온 마지막 무대의 하이라이트였다. 조명이 달린 옷을 입은 항공육전병들의 스카이다이빙부터 에어쇼, 매스게임, 불꽃놀이용 부교 등에 이르기까지 화려하고 이색적인 야간 열병식으로 북한 당국은 광명성절 80주년, 태양절 110주년, 김정은 집권 10년의 연이은 경축 분위기의 절정을 이끌어냈다. 더욱이 화려한 빛으로 만들어진 광장에서 펼쳐진 주체무기들과 신형 전략·전술 무기들의 군사퍼레이드는 김정은 집권 10년의 성과를 압축적
필자는 3년 전 대전의 한 학교에 겸임교수로 출강을 하게 되며 대전과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작년 9월 대전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되어 유성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비록 집은 작지만 집 앞을 나서면 정원 같은 유림 공원이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생태 하천을 걷는 것이 퇴근 후 낙이었다. 지난 겨울 기승을 부린 코로나로 평소 사우나를 즐겼지만 정작 집 앞의 유성온천에 가 볼 수 없음에 안타까워하던 차에 우연히 유성 족욕 체험장을 발견하게 되어 겨우내 나름의 소확행도 즐겼다.도로, 철도, 터미널 등 교통과 학교, 병원, 쇼핑센터
필자는 정신건강의학과(이하 정신과) 전문의로서 마음이 힘든 분들을 진료실에서 만나게 된다. 불면, 우울, 불안 등 저마다의 고통을 안고 정신과에 내원해 도움을 청하게 된다. 정신과 치료는 대략적으로 정신치료와 생물학적 치료로 구성돼 있다. 정신치료는 정신분석에서부터 인지행동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환자의 증상과 특성, 그리고 자원 등을 고려해 적절한 정신치료법을 선택한다. 약물치료는 대표적 생물학적 치료로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등 효과적이고 안전한 정신과 약물들이 개발됐고 전문가의 임상적 판단 하에 약물치료를
소아과의원에서 진료를 하는 고교 동창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숨이 차서 진료를 받고 싶다며 대학병원에 왔다는 것이다. 그 친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레 진료실로 들어왔다.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형식적인 인사를 간단히 주고받곤 곧바로 자신의 증상을 쏟아 냈다.두 달 전부터 조금씩 숨이 찼고, 감기약 정도만 먹고 기다려 봤는데 오히려 점점 심해졌다고 했다. 평소에 자주 속이 쓰렸지만 그 부분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외에 특이 사항은 없었다. 마침 금식 상태로 왔기에 CT 검사 등 몇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중앙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와 간담회를 거부했다. 최근 중앙선관위는 3·9 대선 사전투표 부실 관리 사태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사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에서 헌법기관 선관위 안팎에서 벌어진 `전례 없는` 사건들을 살펴보자.2019년 1월 문 대통령은 자기 선거캠프 특보 출신 조해주 씨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장관급)으로 앉혔다. 헌정사상 최초로 특정 캠프 출신의 인사가 상임위원에 임명된 것이다. 당시 야당 `자유한국당`은 임시국회를 보이콧하고
지방 대학들이 총체적 위기라고 한다. 복합적 원인이 있겠지만, 학령 인구의 절대적 감소에 비해 대학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많고 방만하게 관리되어 왔다는 것이다. 강력한 구조조정과 지방대학의 통폐합 등은 고려할 만한 개선의 근본적 틀일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들을 한층 전략적으로 받아들이고 육성하는 정책을 고심할 때가 됐다. 즉, 이들을 확보, 육성 및 정착과 재수출이라는 총체적인 시각에서 이전과는 분명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의 연착륙에서 출구전략까지의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먼저, 실질적인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
불교에서는 수행자에게 두 가지 부끄러움에 대해 설파한다. 안으로 향하는 부끄러움과 밖으로 향하는 부끄러움이다. 안으로 향하는 부끄러움은 스스로가 자신을 평가하면서 느끼는 감정이며, 밖으로 향하는 부끄러움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누군가로부터의 비난을 우려하며 느끼는 감정이다.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본인의 편의나 이익을 위해 자의적으로 사회 법규 또는 공중도덕을 위반했을 때, 누군가의 눈에 띄었음을 뒤늦게 알고 수치심을 느꼈다면 이것은 밖으로 향해 있는 부끄러움을 경험한 것이다. 그 감정의 밑바닥에는 본인의 평판 저하에 대한 두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 공무원들은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헌법 제7조 ①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돼 있다. 정권의 봉사자가 아니므로 바뀐 정부에서도 신분을 유지하며 계속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 교체기마다 `영혼 없는 공무원`, `철밥통`이라는 말로 국민과 공무원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정의의 추상성 탓에 공무원과 국민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이다.필자에게 공무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