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봉한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 `인턴`은, 2006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패션전문지의 얼치기 신입이었던 앤 해서웨이가 이번엔 어엿한 의류쇼핑몰 CEO로 나와 나이 지긋한 어르신 로버트 드 니로를 인턴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잘 나가는 의류 쇼핑몰의 젊은 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노인 인턴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중견 기업의 임원으로 정년퇴직한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는 아내와 사별 후 느슨해진 자신의 모습에 사회적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이 인턴 프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지만 가슴 속에는 모두 다른 마음. 각자 걸어가고 있는 거야 아무런 말 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1992년 발매된 故 신해철의 `도시인` 가사 중 일부다. 30여 년이 흘렀지만 가사 내용은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한 것만 같다.우리는 참 바쁘게, 힘들게, 팍팍하게 살아간다. `일상`이라는 단어가 기대감 가득하고 신비롭게 느껴지기보다 반복되고 지루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자전거 페달을 반복적으로 밟는 듯한 지루한
사회, 경제, 문화, 의료, 정치 등 전 세계 모든 영역에 큰 변화를 초래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넘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중국 우한에서 유행하는 신종 폐렴 정도로 여겼다. 감염병 전문가들에게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주요 관심사항이었지만,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관심도 적었다. 중국 내에서 사태가 악화돼도 보통 시민들은 과거의 사스나 에볼라 같이 강 건너 불구경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는 달랐다.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더니, 곧이어 폭발적인 세계적 유행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순식간에 분
지난 2월 21일 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측근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이 돌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정 전 실장은 민주당 경선 때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핵심이 보기에도 180석 국회권력과 비우호적 언론권력에 에워싸인 윤석열 정권은 언필칭 `식물`인 것 같다.0.73% 초박빙으로 간신히 이긴 현실은 잊은 채 당선인 주변에선 장래 차지할 감투 꿈이 부풀어 있을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허
인재 전쟁의 시대라는 말들을 자주 한다. 하지만 기업에게 이는 너무 업데이트가 덜 된 표현이다. 인재전쟁의 시즌 2, 시즌 3은 이미 개막이 되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기업은 필연적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인재들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시장의 변화 속도와 인재 수요의 폭에 비해 충분히 훈련된 인재의 공급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한 팩트 체크에 대해서 대다수의 경영자는 머리로는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몸은 지금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을까? 인재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한 작전은 세웠는가? 아니
편안한 수면은 최고의 휴식이다. 깊은 잠을 취하고 나면 그야말로 날아갈 듯이 상쾌한 기분이 된다. 최적 수면 시간은 개인차가 크지만 지속 가능한 활기찬 일상을 위해서는 수면 시간을 가능한 일정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물론 여기에는 각자의 생활패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일반적으로 사람은 일생동안 약 3분의 1 정도의 시간을 수면 상태에서 보낸다고 한다. 수면 시간은 대개 나이에 따라 감소하는데, 미국 국립수면재단 자료에 따르면 3개월 미만 신생아들의 경우 14-17시간, 10대 청소년의 경우 8-10시간, 청장년의 경우 7-9시간,
몇 년 전 중부전선에 있는 두 개의 사단을 같은 날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한 부대에서 특강을 마친 후 다른 부대로 이동해서 철책을 지키는 병사들을 위문하는 계획이었다. 특강 부대의 사단장이 지금 가실 부대는 아마 우리 부대와는 다를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기도 높고 병사들 눈빛도 살아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둘 다 훌륭한 부대인데 그리 큰 차이가 있겠느냐는 나에게 사단장은 `승리를 경험해 본 부대와 그렇지 못한 부대`와의 차이라고 말했다. 지금 방문할 사단은 한국전쟁 당시 백두산 부근까지 진격해서 수통에 압록강 물을 제일 먼저 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은 21세기 국제관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강대국이 자국 이기주의를 극단적으로 행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극과 국제 안전보장 체제의 취약성, 그리고 전쟁의 참화를 보여주고 있다.러시아의 일방적 침공은 동맹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전통적으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돼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그 이후에도 위기에서 자국을 도와줄 동맹을 확보하지 못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이미
권위에 맞서 저항하며 살던 우리 세대에게 어른이란 단어는 잘못된 기성세대를 의미하며 부정되어왔다. 이제 반백의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 또한 내 다음 세대에게 존경받지 못한 어른이 되었음을 고백한다.엊그제 시대의 지성이신 이어령 선생님의 청천벽력 같은 별세 소식을 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어령 선생님과 코로나 시대 이후 펼쳐질 생명문화운동에 대한 긴 통화를 하였다. `몸이 좀 추슬러지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이 박사에게 내가 못한 일들을 맡길 터이니 꼭 한번 찾아오라`던 말씀을 유언처럼 남기고 그렇게 허망하게 가셨다.이어령 교
통계청의 `2021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월평균 가구소득이 600만 원 이상인 고소득자 가운데 91.1%는 본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중` 이하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본인이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12.8%나 있었다고 한다. 이는 근로소득과 자산소득 간의 격차와 팍팍해진 실물경제 등을 이유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주관적으로 자각하는 것이 사실과 큰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우리는 저마다의 관점을 가지고 살아간다. 관점은 사실과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할 것인지에
정기적으로 10년째 이어오는 부부 동반 모임이 있다. 고향과 직업, 취미나 생활환경도 모두 다른 12명 인생이 참여하고 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은 다들 바쁘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매주 이어온 모임인데, 심심하고 한가롭다고 말 한 사람은 여태껏 한 명도 없었다.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의 평범한 우리는 집안일과 직장일, 개인 사정과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일에 쉴 틈이 없다. 금요일 저녁에 우리의 아지트 `다락방`에서 서로 반가운 얼굴로 인사하지만, 어깨 위엔 주중에 쌓인 피로가 소복하다. 예민한 이 주임, 걱정 많은 장 팀장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통령 선거가 3월 9일로 다가왔다. 선거를 보도하는 기사들을 보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여론조사`다. 필자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선거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출원까지 한 경험이 있어 선거기간 중 여론조사를 유심히 보고 있다.한 주간 많게 30개까지 쏟아져 나오는 대선 여론조사를 보면 문제점들도 눈에 띤다. 대부분 여론조사는 언론사가 의뢰해 진행된다. 언론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 의미를 기사화한다. 이 과정에서 기사를 돋보이기 위해 조사결과가 부풀러지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평판조회에 대한 들어보았는가? 레퍼런스 체크(reference check)라고도 한다. 쉽게 말해서 고용가능성이 높은 지원자의 공식적 입사 전에 그 사람의 업무역량, 성과, 리더십, 품성, 대인관계 등을 검증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통상 지원자와 함께 일한 이전 직장의 상사, 동료, 인사부, 팀원, 후배 등에게 의견을 듣는다. 거의 모든 기업에서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점검항목이나 범위, 깊이 등이 광범위해지고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다.오래 전 일임에도 생생히 기억나는 악몽같은 사건이 있다. 한 다국적기업의 인사총괄책임 임원으
유효 성분이 제외된 가짜약을 복용했음에도 믿음과 기대만으로 증상 개선 효과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 현상을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 한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효과는 대부분의 질환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신약 개발 시에는 플라시보 효과에 의한 영향을 배제할 수 있는 구조로 임상 시험을 계획해야 한다. 가장 신뢰가 높은 방법은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양, 성상이 동일하지만 유효 성분이 제외된 가짜약 투여 대조군과 신약 투여군에 무작위로 배정하고, 여기에 더해 연구자나 임상시험 참여자 모두 누가 어떤 군에 속하는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금년 상반기, 우리는 많은 공직 후보자들을 접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월 3일 기고에서 대통령 후보자를 판단할 때는 공약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10년, 20년 대한민국을 도약시킬 비전, 신념, 철학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열정, 주인의식, 약팽소선이라는 세 가지 주제어가 공직 후보자들을 판단해 보는 준거의 틀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다.영화 `인턴`은 은퇴한 70세의 노인 `벤`이 30대 젊은 사장 `줄스`의 인턴으로 일하는 이야기다. `벤`은 인턴사원 지원을 위해 만든 동영상에서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경색되고 있다. 극초음속미사일, 단거리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에 이어 북한은 미국령 괌을 겨냥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간 국제사회가 금지선으로 삼아왔던 대륙간 탄도미사일 뿐이다.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해 벼랑끝 전술을 전개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의 여파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기회를 적극 활용중이다.북한 미사일 발사의 나비효과인가. 국내엔 사드 논쟁이 번지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가 필요한 것인지에부터,
필자가 좋아하지 않는 말 중에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문장 그대로, 일부분만을 가지고 전체를 미루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삶을 살다보면 일면 이 말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필자는 하나를 알면 하나만 아는 것으로 끝내려 애써 노력한다. 굳이 `과잉 일반화(over-generalization)`라는 인지적 왜곡 개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일부분만으로 전체를 미루어 짐작하는 태도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그리고 사회를 황폐화시키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전통적인 미디어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
`우리에게 ①신문 없는 정부가 있어야 할지 아니면 정부가 없는 ①신문이 있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나에게 맡겨진다면 나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후자를 택할 것입니다` 라는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의 어록은 신문과 자유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명언 중 하나이다. 다행히 오늘날 대한민국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가능할 만큼 언론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어 있다.1787년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프랑스 공사로 있으면서 버지니아 출신의 미국 군인이자 정치가인 그의 친구 에드워드 캐링턴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느 독일인 이야기` 는 독일 언론인 제바스티안 하프너(Sebastian Haffner)가 나치 집권기를 회고록 형식으로 집필한 책이다. 그는 나치(Nazi)의 급격한 부상에 분노하며 영국으로 탈주한 자신의 청년기를 담담하게 기록했다. 이에 더해 독일인들이 어떻게 나치에 열광하거나 침묵하며 공멸의 길에 발을 들여놓았는지 치밀하게 기록했다.역사가들은 철학의 나라, 위대한 칸트, 헤겔, 니체를 배출한 독일이 왜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나치당(黨) 같은 미치광이 집단이 집권하도록 방치했는지 의아해한다. 놀랍게도 나치는
47세 남자. 본인이다. 평소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했는데, 그날도 용감하게 야식으로 라면에 밥까지 말아 먹고, 가슴이 쓰려 거실 소파에서 반쯤 앉은 자세로 잠을 자던 중, 등허리가 아파서 한밤중에 잠에서 깼다. 등 쪽으로 욱신욱신한 통증이 상당했다. 소파에서 잠을 자서 허리에 무리가 왔나? 허리를 두드려보고, 일어서서 몸을 움직여 보는데, 평소 허리 아프던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등에 불이 붙었나 착각이 들 정도이고, 신음이 절로 나오는데, 앓는 소리에 안방마님도 잠에서 깨어 무슨 일이냐 묻는다. 약간 추운 느낌도 들어 이마에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