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단 한번의 투약으로도 강한 중독성을 가진 '출구 없는 미로'다. 실제 마약 중독자들은 중독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빚었던 방송인 로버트 할리도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마약의 쾌락을 잊게 하는 약은 없다며 아예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약의 위험성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지난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불특정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마약음료 협박 사건이 발생했다.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은 우리 사회가 더 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일어났던 믿기 힘든 양적 성장은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불리며 모든 개발도상국의 성공사례처럼 얘기돼 왔다. 실제로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가 넘은 지 수년이 지났고, 2021년에는 일시적으로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의 나라로 도약한 적도 있다. 이제 숫자상으로는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삶은 왜 이렇게 어렵고 팍팍하기만 할까? 예전과 비교해서 좋아진 것이 무엇인가라
대전 유역의 일상생활과 문화는 금강의 흐름을 따라 형성되고 유통되었다. 전통적으로 배산임수라는 말이 그래서 만들어졌다. 집의 뒷터에서는 산을 바탕으로 한 물자를 길러내고, 앞터에서는 물을 대어 농사를 짓는데, 이를 받쳐줄 물자는 물길이 있어야 쉽게 유통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서남북으로 낸 육로의 역참(驛站)도 통신 교통을 위한 중요 기관이었지만, 대량의 물자를 나르는 능력으로는 아무래도 물길이 앞섰다. 대청댐 인근의 금강 유역에 유력 가문이 모여 살고, 그에 딸린 노동력이 움직인 것은 그 때문이었다.대전의 운명이 바뀐 것은 20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규탄한다. 일본 정부의 지극히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 나왔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많은 어업인, 주변국들의 꾸준한 반대 집회 등의 목소리가 수포로 돌아가기 직전이다.일본 정부가 방류를 결정한 후쿠시마 오염수는 안전성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이 주장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성능 논란도 여전하다. 보편적으로 안전한 처리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ALPS 같은 시설은 사고나 자연재해 같은 또 다른 예기치 못한 사건들에 취약해질 수 있다. 특히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해
이상 기후가 심상치 않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접어들었음을 알린다는 절후인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폭염경보가 그칠지 모르고 있다. 작년에는 기상 관측 사상 기록적인 폭우를 경험하기도 했다.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하와이에 이어 캐나다, 스페인 등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하며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수만 명이 대피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이상 기후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상 기후는 말 그대로 기온이나 강수량이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난 기후를 말한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물론 우리나라도 이상 기후를 기후 위기로 받아들
사람마다 타인과 구분되는 고유한 성격과 인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주변 상황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인격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이를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카를 구스타프 융은 '페르소나'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술에 취하면 폭언하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는 공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지만, 술만 먹으면 평소와는 다르게 폭력이란 가면을 쓰고 이전과 전혀 다른 페르소나를 보인다.반대로 술을 먹으면 얌전해지는 페르소나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 홍수,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올해 온 지구가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겨울 미국과 일본에서는 한파와 폭설이 있었던 반면 유럽에서는 유례없는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새롭게 명명된 '극한 호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심각하더니 곧바로 극심한 폭염으로 온 국민이 정상적인 일상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주요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여러 가지 대응 정책을 도입,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현재는 과거에 비해 개인의 개성이 더 존중되는 다가치사회(多價値社會)라고 할 수 있으나, 정치적 영역에서는 이분화돼 혐오와 투쟁만 남아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현재의 비판에 더 열성적이다. 주변 국가의 이기적인 행동 속에서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한 유연한 외교가 필요해 보이는 가운데, 분열이 만연해 무작정 싸우고 있는 모습만 보여 혼란스럽고 안타깝다. 인구급감으로 인한 지방소멸은 향후 청소년에게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고, 여기에 통제되지 않고 송출되는 유튜버와 SNS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청소년은 어떻게 가치를 정립하고 자신의 미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지난 5월 금요일 저녁, 시민들과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행사를 진행하던 중 문득 도심 한복판에 이 너른 터가 어떻게 생기게 됐는지 추억에 잠겼다.대전 시민들이 가족, 친구와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각종 행사, 이벤트, 공연 등을 즐기는 대전엑스포시민광장은 엑스포과학공원을 돌아 나와 엑스포다리를 건너는 곳에 닿아있다. 광장을 지나 둔산 쪽으로 나가면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대전시립미술관, 한밭수목원, 평송청소년수련원이 자리하고 있어 문화, 체육, 각종 체험·여가활동을 한 군데서 누릴 수 있다.이 일대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 모르는 일이 나에게 생겼을 때는 잘 아는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다. 목에 멍울이 만져진다며 진료실을 찾은 남성이 있다. 나에게 의견을 묻는 이유는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발생한 현상을 이해하고 싶고,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몇 가지 검사를 한다. 그리고 설명해 준다. 목에 멍울은 암세포가 전이된 림프절이라고 말해 준다. 대수롭지 않던 덩어리가 암이 되는 순간이다. 이런 경우 말고도 우리 주변에는 이해가 필요한 일이 많다. 원전오염수의 방류, 우크라이나 전쟁
문학이 항상 자신의 옆자리에 눈길을 두어야 하는 예술 장르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어버리곤 한다. 이 망각이 문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는데, 가령 예술이 비예술적인 것에 대해 보여주는 배타적 태도 같은 것이 그렇다. 도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혹은 공업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은 문학 논의를 경직시키거나 제한한다는 식의 주장이 그렇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모든 예술은 비예술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또 그 자신 비예술로 규정되기도 한다. 한때는 논어(論語)가 문학이었고 소설은 문학이 아니었다.논어와 문
대전은 최근 큰 변화가 연이어 시작되고 있다. 대전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는 등 지역 곳곳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료원 건립부터, 대전역세권 개발, 혁신도시와 도심융합특구 선정, 충청권 광역철도까지. 이것은 지난 수십 년간의 변화보다 더 큰 변화다. 특히 대전역 복합 2구역이나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추진은 대전 내 균형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하지만 최근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도시재생 경고등이 켜졌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고금리와 건설경기 하
작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지인으로부터 값진 선물을 받았다. 손수 만든 인형인데 그 인형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국민을 웃게 하는 정치'. 정치를 시작하는 나에게 국민을 웃게 하는 정치를 해달라는 부탁의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그러나 1년을 되돌아보면, 지금의 국회는 '국민을 웃게 하는 정치'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안타깝고 국민들께 죄송하다.정치에 대해 사람마다 그 의미를 달리 규정할 수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정치란 "자신의 소유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도움이 되는 영향력을 가장 광범위하게 발휘하는 것"으로
대전 시내버스는 1952년 도입 이후 도시의 팽창 속에서도 노선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필요에 따라 증가하고 폐쇄되는 악순환이 거듭될 뿐이었다. 대부분의 신규 노선은 민원이나 지역이기주의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노선 간 연계성이 떨어지고 굴곡이 심화되어갔다. 고비용 저효율 노선이 양산되고 수익성은 나빠져 시민들에게 외면받는 빌미가 됐다.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지만 누구도 해결하려 들지 않았다. 서민의 발이라 불리는 대중교통을 개편하는 일인 만큼 골치 아픈 일이고 시민들의 반발 또한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
우리 충남의 경제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인을 꼽는다면 무엇보다도 수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20여 년 전인 2000년에는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수출 비중이 58.2%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95.6%까지 상승하였다. 이는 2001년 이후 충남 수출이 연평균 10.4%씩 증가하고 최근 두 해 연속 수출금액이 1000억 달러를 초과한 데 따른 것이다.그러나 작년 7월 이후 충남 수출은 12개월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2021년 말 수출 정점을 지난 이후 하강 국면에 진입하여 올해에는 매월 30% 이상의 높은 감소율을
생명은 어떤 대우를 받아야 마땅한가. 생명을 잉태하는 것과 유지하는 것은 아직도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에 속한다.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가치이고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1년 전쯤에 '냉장고에서 발견된 아기'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기사는 제목만 보기에도 잔혹하고 끔찍한 뉴스여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난다. 역사 속에서 전쟁이나 궁핍함이 더해지는 시기에 약자에게 강요되는 희생은 처절했고 그중에 영아들은 양육할 수 없어서,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명예를 위해서,
올해 3월 도로교통공단에서 2021년 발생한 교통사고를 대상으로 인·물적 피해 비용과 사회기관 비용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사회적 비용이 약 27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4만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경찰청 연간 예산 약 13조 원의 2배를 뛰어넘을 정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통사고의 막대한 사회적 비용 감축과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경찰을 비롯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계속되어 2012년 5300여 명이었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에는 절반 수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다고 치자. 가장 흔하게 할 수 있는 말이 어떤 게 있을까? 좀 쉬지 그래요. 이런 정도일 것이다. 조금 더 심각하게 생각되면, 병원에 한 번 가보라고 권할 것이다. 아프면 쉬는 것이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 있는 경험률이다. 하지만 직장을 포함한 단체에서도 여전히 이런 상식이 통할 수 있을까? 선뜻 "예"라는 대답이 쉽게 나오지는 않는다.하지만 우리는 국가로부터 '아프면 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에 방역당국에서 정한 지침에서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정부로부
대전에 두 번째 문학관이 들어선다. 기존의 문학관이 지역문학을 수렴하는 일에도 넉넉지 못했는데, 이제 비로소 한국문학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셈이다.개인의 이름을 딴 문학관이야 전국에 차고 넘치지만 대도시의 이름을 내건 국공립 문학관은 흔하지 않다. 용전동에 대전문학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인천근대문학관이 반색을 했다. 지역 이름을 내건 공동체적 문학 전망에 대전의 문학이 동의하는 증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때 문학관은 문학이라는 언어의 성채를 지역 전체의 공동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줄 것이
280조 원. 지난 16년간 우리 정부가 저출생 대응에 쏟아부은 금액이다. 최근 한 해 예산의 1/3을 출산율 올리기에 사용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이었다.저출생 문제는 곧 지방소멸 위기로 이어진다. 물론 국가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에 정부도 마냥 손 놓고 있진 않다. '인구감소지역법'을 통해 인구소멸 우려가 있는 지방자치단체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인구감소 악순환을 막기 위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필자가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대전 동구는 인구감소 관심지역에 해당한다. 인구감소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