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956년 무역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가 예상된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10월에는 그 폭이 67억달러에 달했다. 10월까지 누적으로 보면 356억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8억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623억달러 악화됐고 연간 기준 최대 무역적자인 1996년의 206억달러를 이미 초과했다.이러한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들 수 있다.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이로 인해
지난 9월 22일 MBC는 12시 뉴스를 통해 3개국 순방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현주 기자의 리포트 화면에는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붙였다. 같은 날 밤 '뉴스데스크'에서도 같은 자막이 방송되었다. 카메라와의 거리, 각도 그리고 음가의 차이에 따라 단어를 구별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화면을 조금만 느리게 재생하면 '승인 안 해주면'이 아니라 '승인 안 해주고'임은 확연히 드러난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둘러싼 수도권의 반발이 거세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가까이 있어서 어차피 이전해야 할 기관이라면 충청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에 다른 광역지자체로부터도 경계의 대상이다.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방위사업청 대전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방사청의 단계별 이전으로 예산 낭비와 효율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이유다. 동시에 국방위는 예산소위 심의에서 방사청 이전 예산을 210억 원에서 90억 원 삭감한 120억 원으로 최종 의결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삭감을 철회시켜 210억 예산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우리는 21세기의 인간과 사회상을 묘사할 때면 으레껏 '지식노동자'나 '지식기반사회'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그런데 이 개념을 최초로 고안한 사람이 현대 경영학의 구루로 평가되는 피터 드러커(1909-2005)라는 사실은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드러커는 당대 유럽의 문화수도였던 오스트리아 빈의 명문가 출신으로, 본래 법학을 전공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유대인 조상을 둔 까닭에 가중되던 나치의 박해를 피해 30년대 초반 영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그는 당시 대립하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자기모순과
지난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1년이 다가오는 지금 과연 우리의 산업현장은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안타깝게도 얼마 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 후, SPC 계열사 SPL 평택공장에서 기계에 끼어 20대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연이어서 계속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요즘 변호사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중대재해처벌법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대형 로펌들은 발 빠르게 중대재해처벌법 전담 대응팀을 만들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인한 기업들의 무한책임이 커진 이 시점
필자의 아버지는 광부였다. 광부는 땅속, 깊게는 지하 천 미터에서 석탄을 캔다. 채굴된 석탄은 연탄이 돼 우리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다. 아버지는 일터에서 차갑게 식은 석탄 묻은 검은 밥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랬고, 한겨울에도 40도가 넘는 찜통더위에 온몸이 땀범벅이 되도록 일하셨다. 그러나 당신만을 바라보는 가족들을 위해 매일 새카만 석탄을 캐러 그 어두운 땅속으로 들어가 힘겨운 노동을 이어갔다. 그렇게 한 가정을, 한 국가를 일으켜 세우며 막장에서 10년을 넘게 일하는 명품 노동을 하였고, 결국 산업재해로 돌아가셨다.국어사전
'호두까기 인형'은 19세기 발레의 중심지였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1892년에 초연된 이래로 꾸준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발레 명작이다.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공연된다. 독일 낭만주의 작가 호프만(E.T.A. Hoffman)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쥐의 임금'을 원작으로, 이야기의 배경이 크리스마스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선율, 환상적인 무대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때문일 것이다.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 상트
나흘 전 북경에서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막되었다. 시진핑의 3연임 확정이 목전이다. 지난달 중순 약 1000일 만에 중국 밖으로 나온 시진핑은 우즈베키스탄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당대회를 앞둔 지도자로서의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현지에서 가진 푸틴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는데, 길어진 전쟁이 초래할 자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 하겠다. 미국 국무부는 푸틴이 공개적으로 이를 알린 것이 놀라운 일이라 했다.더욱 놀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유례없는 보건위기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지만,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시기이기도 하다. 주민등록인구 통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인구가 50.1%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지방소멸 위기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충청지역에서 두드러져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연평균인구증감률, 고령화비율, 청년순이동률 등 8개의 인구감소지표를 토
뉴미디어 시대에 유튜브(YouTube)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통로이며 어엿한 여론형성의 수단이 되었다.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유튜버들은 영문도 모르고 수익창출 제한 통보를 받거나 심지어 잘 운영 중인 채널이 폐쇄(폭파)되는 사태를 겪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한 채널을 자주 볼 수 있다. 많은 유튜버들은 구글(Google)이 유해한 콘텐츠를 차단하고 저작권을 감시하기 위해 개발한 소위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이 세상에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이에 20세기를 대표하는 법철학자 드워킨(R. Dworkin, 1931-2013)은 법이란 우리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녀야 하는 "칼이자 방패"이며, 인간은 예외 없이 "법의 제국의 신하"라고 갈파한 바 있다. 그렇지만 법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마치 법만 있으면 세상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행동해도 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 그런가? 약 2500년 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활동했던 철학자들을 소환해서 음미해 보자.역사 속의 독재자들이 주장했던 바와 달리, 소
다가오는 10월 9일은 576돌 한글날이다. 1926년 처음 열린 한글날 첫 기념식의 이름은 '가갸날'이었다. 그러다 1928년부터 '한글날'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글 역시 처음부터 '한글'이 아니었다.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듯이 '훈민정음'이었다. '훈민정음'은 책 이름과 문자 이름으로 쓰였으며, 그 이후 '언문(諺文)', '국문(國文)' 등으로 불리다 1912년 주시경의 『소리갈』에서 '한글'이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한글'은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문자로 널리 알려져 있고, '한글'과 '한국어' 배우기 열풍도 불고
나는 얼마 전 은행 설립 관련 세미나에서 "대전이 아니라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은행은 필요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민국에 새롭게 필요한 은행은 미국 실리콘밸리 안의 실리콘밸리은행그룹 같은 은행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실리콘밸리는 미국 첨단 벤처기업의 요람이다. 많은 국가가 실리콘밸리를 탐하고 많은 도시가 제2의 실리콘밸리를 꿈꾼다. 실리콘밸리의 성공배경엔 세 가지가 있다. 우수한 기술이 첫째다. 1939년 휴렛패커드 창업 이래 수많은 벤처들이 세계의 신기술을 끌어가고 있다. 둘째는 스탠퍼드대학교 등 우수한 인재들의 역할이 컸다.
한때 아메리카 대륙에서 채굴된 은의 1/3이 중국에 모인 적이 있다. 16세기 말부터 약 2백 년 동안이다. 잉카와 아즈텍을 정복한 스페인은 이 기간 현지 원주민들을 가혹하게 동원해 매년 수만 톤의 은을 캐냈고 그들의 식민지 필리핀을 통해 중국으로 흘려보냈다. 당시 스스로 풍족하다고 믿었던 명과 청이 유일하게 아쉬워한 것이 화폐를 만들 은이었기 때문이다.오늘날 중국에는 '하얀 황금'으로 불리는 광물이 쌓이고 있다. 리튬이다. 리튬은 전기동력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하얀 석유'라고도 한다. 중국은 세계 3위 리튬 생산국임
얼마 전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던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사건이 DNA를 이용한 과학수사의 발전으로 인해 21년 만에 범인을 잡았다. 당시 범행에 사용된 차량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손수건에서 소량의 DNA를 검출하는데 성공해 이 유전자와 충북 소재 불법 게임장에 남겨진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범인들을 검거했다. 물론 이러한 쾌거는 범인을 끝까지 잡고야 말겠다는 수사기관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다.미국드라마에서나 보던 유전자 분석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활용된 건 1991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분석실이 신설되면
갈택이어(竭澤而漁) 연못물 모두 퍼내 고기 잡는다는 뜻, 즉 눈앞의 이익만 추구해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고사성어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온다. 정기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법,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방송교육공사법 개정안)'이 바로 갈택이어(竭澤而漁) 정치의 전형이다.이 법안은 공영방송(KBS, MBC, EBS) 이사회를 '운영위원회' 체제로 바꾸고 운영위원은 25명으로 현재 이사회보다 늘린다는 것이다. '정치 후견주의'로 임명한 이사들
한국 과학기술 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KAIST의 이광형 총장은 수년 전 취임식에서, 학생들이 "전공 공부할 시간을 10% 줄이고, 그 시간에 인성과 리더십을 배울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우수한 예비 과학자들에게 내면을 응시할 수 있는 눈도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시력도 모두 충분하지 않다는 진단일 것이다. 이 총장은 교수 시절부터 괴짜로 소문났을뿐더러 과학교육의 역할에 관해 심층적으로 고민해온 학자이기에 그의 목소리는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린다.왜 과학자들에게 훌륭한 인성과 리더십이 필요한가? 오늘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
주말 TV 방송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중에 플라시도 도밍고와 김호중의 공연이 소개됐다.김호중은 성악가이자, 트로트 가수이다. 즉 크로스오버 가수이다.도밍고 역시 세계적인 성악가로 1981년 가수 존 덴버와 'Perhaps Love'로 대중적 활동을 시작해 성공을 거뒀다.서정적인 도밍고 소리 뒤에 순수하게 다가오는 존 덴버의 소리의 어울림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듯 더 큰 감동을 준다. 도밍고 역시 크로스오버 가수이다.크로스오버는 독립된 장르가 서로 뒤섞이는 현상을 말한다.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과 현대 음악의 장르들의 조
올해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은 삼국사기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삼국사기에 "백중(음력 7월 15일)부터 추석(음력 8월 15일)까지 가무(歌舞)와 백희가 벌어졌으니 이를 '가배(嘉俳)'라고 한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추석을 '한가위'라고 부르는데, '가위'는 8월의 한 가운데, 가을의 가운데(中秋之月)를 의미한다. 여기에 '크다'의 '한'과 결합하여 한가위라고 부르고 있다.한가위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란 속담이 있다. 8월은 추수가 끝나는 때여서 봄 농사철보다 힘을 들
2020년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세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6월과 7월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6%를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8월 중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와 예년보다 빠른 추석으로 인해 채소나 과일 같은 신선식품 중심의 물가오름세가 더욱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추석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작년보다 늘어날 예상인데 아쉽게도 고물가로 넉넉한 명절을 보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초기에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