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야를 가리지 않는 고물가 상황 속에 이른바 '문화물가'까지 치솟고 있다. 가장 보편적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영화 관람료는 지난해 4월부터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 시대를 열었다. 다른 문화물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연극 관람료도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1월 하순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층석 가격을 11만 원으로 책정했다. 통상 5만-6만 원 수준이었지만, 10만 원 이상은 연극계 최초다.뮤지컬 공연은 2018년을 기점으로 VIP석 15만 원, A석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센터'는 우리 국민의 정치적 갈등에 대한 체감수준이 19개 주요 민주주의 국가 중 1위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내의 매체를 통해서도 알려진 이 사실은 언뜻 우리 민주정치의 퇴락 내지 후진성을 가리키는 듯하지만, 달리 보면 우리 민주정치의 강화될 가능성을 함께 가리킨다는 점에서 나쁘지만은 않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갈등의 긍정성 때문이다.정치적 갈등은 이성적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단은 부정적이다. 이 경우 우리는 우선, 자신의 무모한 견해에 대한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88서울올림픽 열기가 아직 남아 있던 어느 청명한 가을날 탈옥수 네 명이 가정집에 침입해 일가족을 볼모로 잡고 인질극을 벌인 일이 있었다. 그들이 벌인 탈주극의 요체 대부분은 잊혀졌지만 범인 둘은 서로를 권총으로 쏘아 자살했고, 주범격인 한 명은 끝내 사살되는 비극으로 종말을 맞았던 데다가 그들이 외쳤다는 저 말 때문에 회자되는 사건이다. 나중에 영화 소재가 되기도 했다.다른 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일을 하면서 가끔 되뇌어 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로서는 수긍할 수 없는 말이다. 법
교토삼굴(狡兎三窟)은 '지혜로운 토끼는 위험에 대비해 굴 세 개를 판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2023년 계묘년 토끼해 상황은 플랜A만이 아닌 플랜B 플랜C까지도 고려해야 할 만큼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이다. 다만 한 가지 희망은 있다. 지난해 6월 새로운 윤석열 정부와 동행할 지방정부가 성공적인 민선 8기 전환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어려운 상황을 헤쳐가는 데에 정부와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2023년부터 차분하게 이행해갈 원팀(One Team)의 하모니가 대전&·충청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계속되는 인구감소 추세와 맞물려 지역쇠퇴와 소멸 예상 등 지역의 위기는 심각하다. 이를 인식하고 지역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한 학문적·정책적 전략의 구심점으로서 지역학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문화원을 중심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만의 도시브랜드를 구축하고,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며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지역학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연구원, 제주연구원 등 지방자치단체 출연연구기관의 지역학센터에서는 2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비하면 대전과 세종의
조직은 생물과 같다고 말한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떤 위기에 속수무책인 경우도 있다.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조직이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사라지는 조직도 많다.조직에 있어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게 있지만 리더의 역할은 어느 시기보다 더욱 더 중요하다. 특히 위기에 있어서 리더의 역량은 그 조직을 성패를 가늠하게 된다.그러면 어떤 리더가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리더에 대해 유능하거나 방대한 지식을 소유하거나 주어진 재원을 잘 활용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또한 리더의 상당수는 모름을 인정하
새해를 맞이하면서 대학은 신입생을 선발하고, 4년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사회로 내보낼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총장으로서 새해에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사회로 첫 발을 내딛게 될 졸업생들에게 진심이 담긴 졸업식사를 준비하는 일이다.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드루 길핀 파우스트(Drew Gilpin Faust) 전 하버드대 총장은 이러한 변화를 예감하고 자신의 임기 마지막 졸업식에서 다음과 같이 마음을 담은 졸업식사를 했다. '여러분들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그
매년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는 표현을 관례적으로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올해는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은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았다. 일년내내 위기 상황이 지속된 이유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리더도 리더십도 사실상 부재했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국민 모두 좀 더 안전한 상황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며, 향후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공공리더십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첫 번째, 리더는 '공공성'의 의미와 가치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즉 리더라면 우선 공공 가치에 대한 리더의 인식과 실천이
지난 12월 19일은 윤봉길 의사 서거 90주년이 되는 날이다. 윤의사를 생각하면 맨 처음 떠오르는 말이 있다.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사내대장부가 뜻을 세워 집을 나가면 그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1930년 3월 6일 윤봉길 의사가 독립운동이라는 큰 뜻을 세우고 고향을 떠나며 남긴 유명한 말이다.필자가 이 글귀를 처음 접한 건 2012년 11월 상해정법대학 연수 시절이다. 그 당시 남의 눈 상관없이 남녀노소 각양각색 취미생활을 즐기는 중국 공원문화에 신기해하며 주말마다 가족들과 상해 곳곳에 있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하면서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주었지만, 메시는 현존 최고의 축구 선수답게 골든볼을 품으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한민국 대표팀도 9%의 확률을 뚫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였다. 대표 선수들은 안면 보호대를 쓰거나, 헤더로 머리에서 피가 나도, 휴식도 못 하는 강행군을 한 뒤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했다. 비록 16강에서 도전은 멈췄지만 국민들은 선수들에게 실망보다는 위안을, 질책보다는 박수를 보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 1685-1750)는 바로크 음악의 최고 절정에 있었던 위대한 음악 거장이다. 바흐의 음악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과 가족이었다. 자식들의 음악교육을 위해 스스로 인벤션을 작곡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신앙심은 무한한 음악적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이다. 종교음악을 작곡할 때면 시작 부분에는 '예수여 도움을 주소서(Jesu Juva ) J. J. 끝부분에는 '신께 영광을(Soli Deo Gloria)' S.D.G를 적어 넣었다. 그는 "음악의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올랐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진력하고 선전하여 '1%의 가능성'이 절대 작지 않음을 보여줬다. 기뻐할 일이다. 그리고 이제 그 기쁨 속에 묻힌 슬픔을 되돌아볼 때다. 붉은 악마도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기억하면서 대한민국을 외치겠다"라고 하지 않았나!슬픔은 이태원에만 있지 않다. 카타르 축구 경기장을 세우다 페르시아만의 뜨거운 태양 아래 쓰러진 수많은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있다. 그들의 고향은 네팔,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22년을 돌아보면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로 기억된다.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준 사건들만 살펴봐도 올해 상반기의 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 전세계적인 물가상승세 확대 및 이에 대응한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상 등 셀 수가 없다.이러한 사건들의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발발 초기 예상과 달리 아직까지 진행 중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은 아직 그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가운
'나폴레옹'은 영국 언론인 조지 오웰의 소설 에 등장하는 혁명가 돼지다. 영국 어느 농장에 사육되던 수퇘지 '메이저'는 혁명의 계시를 받고 "영국의 모든 들판을 동물들에게!"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죽는다. 그의 후계자 '나폴레옹', '스노볼', '스퀼러' 세 마리 돼지들은 메이저의 사상을 받들어 소위 '동물주의'라는 이념을 만들고 농장 안에 사육되던 동물들을 선동해 인간 농부 '존즈'를 내쫓고 '동물혁명'을 일으킨다. 사람을 쫓아내자 혁명 지도계급인 돼지들 사이에서 권력투쟁이 생기게 되고 나폴레옹은 이상만 추구하
원숭이가 있다. 원숭이는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와 함께 인간과 가깝다고 배웠다.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남방의 인간 원숭이라는 뜻이다. 인간 원숭이는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로의 진화 과정을 거쳤다고 학교에서 배워왔다. 그런데 우리는 어릴 적, 이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원숭이 X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이를 흥얼거렸다.이렇게 원숭이는 우리에게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이기도, 백두산이기도 했다. 그런
단재 신채호(1880-1936)는 한반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자주적이고 독창적인 사상가이며, 21세기에도 세상이 기억하고 평가해야 할 '지식인 리더십'의 사표(師表)이다. 그런데 단재가 바로 대전에 뿌리를 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는 구한말에 충남 회덕군 산내면 어남리 도림(桃林)마을(현재 대전시 중구 어남동 233번지)에서 출생했으며, 집안 사정으로 인해 충북 청원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한 인물의 인격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소년기를 이 지역에서 보내며 성장한 것이다.소년 시절부터 신동으로 칭송
최근 주변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가족 간에 협의가 되지 않아 소송을 통해 상속 분쟁을 해결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자식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남겨주고픈 마음에 평생 안 먹고, 안 입고 모은 재산이 오히려 자식들 간에 불행의 씨앗이 돼 다시는 안 보고 사는 경우가 주변에 비일비재하다.어렵게 모은 재산이 남은 가족들에게 살아갈 발판이 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전에 상속받을 가족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과 배분을 먼저 생각해서 미리 정해 놓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아침마다 세수하고, 머리를 감는다. 거울 앞에서 단장하고 옷매무시를 가다듬으며 나갈 채비를 한다. 왜 그럴까? 다른 사람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이거나 제 모습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 그럴 것이다. 필자는 나갈 채비를 하기 전 꼭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살핀다. 필자는 외모 중 얼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외모지상주의를 논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얼굴'은 '나의 삶의 이력서'이기 때문에 그렇다.얼굴은 '얼(정신)'과 '꼴(형태)'의 결합이고, 이력서(履歷書)를 한자로 풀이하면 '신발을 신고 지나온 길'이라는 뜻이
며칠 전 콘퍼런스 행사에서 혜화합창단이 공연을 했다. 단복을 입은 멋진 대학생들의 모습과 합창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다.혜화합창단은 대전대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비전문가 합창단으로 음악을 통한 사회봉사 활동을 진행한다. 또한 음악은 만남의 공간을 제공하므로 처음 만난 학생들도 함께 앉아 서로의 연주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과 영혼이 달라지고 그런 변화가 무대에서 일어난다.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는 함께 연주하려면 상대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더 나은 시민이 되고 더 나은 공동체가 형성된다.이렇게 음악에 대한 다른 접근
10월 중국에서 제20차 당대회가 열리고 사흘 후,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는 3연임을 앞둔 시진핑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 10년간 그가 중국을 통치한 것이 미국에는 기대치 않았던 커다란 축복이라는 내용이다. 시진핑의 대내외 정치와 정책들이 자유 세계가 비자유 세계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 스티븐스는 이제 중국은 고대 자기 자리를 되찾을 희망이 무너져내린, '무섭기만 하지 강하지 않은' 나라라고 단언했다.중국은 미국을 무서워하는 것 같다. 당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