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문화산업의 시대이다. 또한 21세기는 지방 분권화의 시대이기도 하다. 일견 별 관이 없어 보이는 이 두 가지의 명제는 사실, 매우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문화의 시대에 국민 개개인이 직접 체험하고 창조하는 문화의 모습은 지역문화라는 개념을 통해서 집약되기 때문이다. 지역은 개개인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역사와 전통을 비롯한 공동체 체험이 녹아 있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해당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문화 활동은 넓은 테두리에서 지역문화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하겠다. 우리에게 있어 지역문화의 중요성은 지방
지난해 2월 필자는 정부의 제주특별자치도지원특위 위원 몇 분과 포르투갈의 마데이라(Madeira)를 방문했다. 비행기 탑승시간만 줄잡아 열대여섯 시간 걸리는 대서양의 외딴 섬 마데이라를 찾아간 이유는 분명했다. 마데이라는 1970년대 중반까지 포도와 사탕수수 등 1차 산업 이외에 변변한 소득기반이 없어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이 유럽의 25%, 포르투갈의 40%에 불과했지만, 1970년대 후반 특별한 자치권(自治權)을 부여받은 후 약 30년이 지난 현재 1인당 GRDP가 유럽연합(EU)의 85%, 포르투갈의 120%를 뛰어넘어
명예롭지 못하게 ‘보궐 대통령’만으로 끝난 대표적 인물 중 에이브러햄 링컨(1861-1865)의 암살로 대통령에 승계된 17대 앤드루 존슨(1865-1869)을 들 수 있다. 그는 보궐 대통령이라는 기록 말고도 몇 가지 특기할 일들이 있다. 첫째는 학교라고는 문전에도 가보지 못한 유일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복장이였던 존슨(Johnson)은 18세때, 16세인 구두 수선공의 딸 엘라이저 매카들(Elizer Macardel)과 결혼했고 이후 부인에게 쓰기와 간단한 산수를 배우면서 독학으로 대통령직에까지 이르렀다. 하원
황우석 교수의 사건으로 생경하기 짝이 없던 과학용어들이 일반인들에게도 자주 쓰이며 유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필자의 관심을 끄는 말은 오히려 누가 들어도 쉽게 이해되는 ‘원천기술’이라는 단어다. 말 그대로라면 근원이 되는 기술을 말하는 것이지만 이 말이 이번 사건에서 왜 중요한가를 꼼꼼히 따져 보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다. 그저 원천기술이나마 존재하여 잃어버린 국가적 자존심이나마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 뿐 이다. 바로 결과 만에 연연하고 원인과 이유 그리고 과정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사고구조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
“Small is beautiful(작은 것이 아름답다).”영국의 경제사상가 슈마허의 유명한 저서 제목이 최근 첨단과학 분야 슬로건 중에 하나가 됐다. 바로, ‘10억분의 1’ 크기라는 ‘나노’ 때문이다. 미국은 나노기술(NT)이야말로 21세기 자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기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현재 세계 30여 개국에서 정부차원의 강력한 NT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NT를 18세기 산업혁명에 견주어 ‘新산업혁명’으로까지 말하는 과학기술자들도 적지 않다.그렇다면, 나노에 전 세계가 이토록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노의 무
신문을 보다 시위 사진 한 장에 눈이 머물렀다. 요즘은 크고 작은 일로 시위를 벌이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그래서 시내에서 시위행렬을 만나도 무엇을 위한 시위인지 기웃거리지도 않을 만큼 둔감해졌다. 그런데 이 사진은 너무나 신선했다. ‘폭력 시위 물러가라!’, ‘내 아들 인권은 어디로 갔나!’라는 피켓을 지나 ‘우리 아들 때리지 마세요’란 피켓에 눈이 머무니, 고개를 주억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7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폭력시위 근절을 위한 집회를 하는 전·의경 부모들이었다. 사정이야 어떻든지, “우리 아들 때리지 마세요
1990년대 이후 여성 인적자원의 효율적 양성과 그 활용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여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공계 기피현상과 맞물려 과학기술 분야의 여성인력 활용은 향후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양성된 과학기술계 여성 인력은 상대적으로 타 분야에 비해 매우 적으며, 배출된 인력의 활용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성 ‘최초’ 유치과학자, 여성 ‘최초’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등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대중의 관심이 집중
해마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머서(Mercer)사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들의 점수를 발표한다. 지난해 스위스 주네브는 취리히와 함께 2004년에 이어 세계 215개 주요 도시들 중 삶의 질이 가장 높은 도시로 선정되었다. 레만호를 둘러싼 정원도시 주네브는 세계 최고의 삶의 질을 자랑하는 도시답게 출퇴근 시간이 가장 짧은 도시로 유명하다. 주네브 시민의 절반 가량(48%)이 직주(職住)거리 15분 이내에 살고 있고, 직주거리 30분 이내에 사는 시민은 93%에 달한다. 31분에서 60분 이내는 7%, 1시간 이상은 0.5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새해맞이는 가슴 속에 오롯한 소망을 품어보는 것으로 시작되고, 나도 그렇게 새해를 맞는다. 늘 그러했던 것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진정스런 마음으로 나 스스로를 비롯해서 가족과 이웃, 그리고 우리나라의 안녕을 빌어본다.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학생들이 새해에는 더욱 크게 기를 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새해의 소망들과 함께 지나간 한 해를 돌이켜 보게도 된다. 지난해 일어난 일들 중 10대 뉴스라는 것을 뽑아 낸 일간지 기사를 보면서 우리가 참으로 허겁지겁 살아온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