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비대면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이 탄생했고, 비대면 공간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비대면 사회에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 메타버스다. 이미 학교 입학식, 조직의 행사 등 다양한 활동에 메타버스 공간은 빠질 수 없는 곳이 됐다. 민간사업 영역에서도 제페토(ZEPETO), 로블록스(Roblox)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하려 하고 있다.그렇다면 메타버스 공간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우리 생활에 지배적 영향을 주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을 뛰
"순진한 시골 처녀 같은/ 대전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을 보기만 해도 아이가 선다." 이는 정의홍(1944-1996) 시인의 '하루만 허락받은 시인'(새미, 1996)이라는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대전직할시'라는 시의 일부이다. 그 일부분만 인용할 경우, 시 전체의 맥락이나 행간 속에 함의된 시인의 의도나 말하고자 하는 바를 놓치기 쉽다. 그래서 시의 일부분만 끌어와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이나 두렵고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핑계를 대며 그 일부를 이렇게 인용해
주말에 만난 지인분이 조만간 할아버지가 된다며 싱글벙글하셔서, 벌써 자녀가 장성하여 손주도 보시게 되니 얼마나 뿌듯하시냐 축하를 드렸다. 그랬더니 옆에서 다른 이가 손주가 아니라 손자라고 말을 거들었다. 어찌 아느냐 물었더니, 요새는 진단영상장치의 화질이 너무나 좋아서 의사가 말하지 않아도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화질이 좋은 것도 있지만,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덕분이 크다.바야흐로 빅데이터의 시대이다. 내가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할 때엔 데이터를 입력하는 데도 '경제성'을 고려해야 했다.
기업들은 "대학에서 대체 무엇을 가르쳤는지 신입사원이 아는 게 없다"라고 대학에 불만을 토로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최근 대학에서도 비슷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이다. 대학에 재직 중인 일부 교수들은 요즘 신입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대학에서 학습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초 교과조차 배우지 않고 진학하는 경우도 많아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호소한다.2017학년도에서 2020학년도 사이 입학한 서울대 신입생의 기초과목 수강 비율을 살펴보면, 수학 영역의 경우 2019년 14.37%에서 2020년 15.02%로,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저서 에서 인류의 조상인 사피엔스 종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로 '허구를 믿는 능력'을 제시했다. 보이지 않는 존재를 상징적으로 믿음으로써 협력을 이룰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신체적 능력을 극복해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능력으로 생겨난 것이 종교, 돈, 브랜드 등이라고 했고, 이를 통해 인류는 진화해왔다고 주장한다.2022년을 정리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는 경기 침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주식시장, 암호화폐 시장은 폭락했다. 그러나 허구를 믿는
얼마 전 어느 인터넷 신문 기사에서 "공군 성폭력 피해자 故 이예람 중사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전00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8명을 기소하는 것으로 100일 동안 이어온 수사를 마무리했다."는 내용을 보았다.필자는 이 소식을 접하고,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교경전인 주역(周易)의 64괘 중 첫 번째인 건괘(乾卦)에 등장하는 육룡(六龍) 중에 『잠룡(潛龍), 현룡(見龍), 비룡(飛龍), 항룡(亢龍)의 비유』가 떠올랐다.◇ 잠룡(潛龍) - "너 누구니?"주역 건괘(乾卦)에서 첫 번째 용으로, 아직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물속
우리는 VUCA, 즉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띠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요인들이 뒤얽혀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융합'에 대한 요구이다. 융합이란 서로 분리돼 있는 여러 학문 분야들의 연계와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융합이 가져오는 이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사회 곳곳에서 그 가치를 보이고 있다.이와 같은 시대의 흐름 아래 융합적 사고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
"젊었을 때는 바닥에 머리만 닿으면 잤는데…" 지금은 잠을 너무 못 잔다며 내원하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 처음에는 잠을 못 자게 되는 특정요인이 있었더라도 불면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만성화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에 노년기에 나타나는 수면패턴의 변화, 수면장애 그리고 수면과 관련된 몇 가지 오해에 대해 말하려 한다.첫 번째 노년기 수면패턴의 변화다. 나이가 들면서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점점 줄어들어 50세가 되면 신생아 때 분비량의 50%가 된다. 또 깊은 잠은 줄어들고, 얕은 잠이 늘어난다. 수면
2022년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여러 화두 중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수출 중소기업에 직접 와닿았던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수급난, 물류비 상승 등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중소기업들의 치열한 노력의 결과를 볼 수 있었던 지표가 하나 있다. 바로 온라인 수출 지표다.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총 수출액 4.5억 달러 중 중소기업이 78.4%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우리나라의 온라인 수출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 중소기업이며,
한나라 허신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오늘날 사용하는 '법'(法)은 본래 '법'(灋)이라는 글자의 원형에서 '뿔이 하나 달린 괴수'인 해치(廌)를 나타내는 '해치 치'(廌)가 생략되고 삼수변(氵)에 갈 거(去) 자만 남은 글자라고 한다.'법'(法)이란 글자에 '물 수'(氵)변이 들어간 이유에 대해 필자는 물(水)에 관한 메타포(metaphor)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노자의 (도덕경)을 접목시켜 본다.노자의 (도덕경) 제8장에 따르면, 물에 관한 비유로 「상선약수(上善若水)」가 나온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의미
올해 통계청에선 '2022-2040년 내외국인 인구전망'을 발표하고 귀화, 이민자 2세, 외국인 등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이주배경인구가 2020년 218만 명(전체 인구의 4.2%)에서 2040년 323만 명(전체 인구의 6.4%)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OECD에서 이주배경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5%를 초과하면 그 나라를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제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의 문 앞에 다다랐음이 여실히 증명됐다.이와 같은 추세에 정부에서는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시작으로 다양한 다문화 정책을
노인정신건강클리닉에서 진료하고 있지만, 종종 50대 초중반의 환자들이 기억력이 떨어진다며 배우자 또는 자녀와 함께 오는 경우가 있다. 이 연령대에서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양성 건망증 정도지만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내원하거나 우울증이 심한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기분저하나 다른 신체적인 질환 없이 인지기능이 두드러지게 떨어져 치매로 진단되는 경우들이 있다.치매는 노인성 질환으로 70대 이상에서 발병한다고 여기기 쉬우나, 65세 미만 에서 나타나는 초로기 치매(조기발병 치매)도 적지 않다. 중앙치매센터가 발표한 '202
창업 페스티벌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하다. 그 중 핀란드 헬싱키에 2013년 대학생 창업팀이 시작한 '슬러시(Slush)'라는 스타트업 행사가 있다. 원래 대학생들이 매년 진행하던 조그마한 행사였는데 기존의 강연과 전시 등 행사방식을 토너먼트 형식으로 바꾸면서 많은 참여자의 흥미를 이끌어내 북미 최대의 창업 컨퍼런스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를 위협할 만큼 크게 성장한 사례로 유명해졌다. 심지어 최근에는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슬러시'에 참여하기 위해 매년 핀란드를
언론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데에는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엄청난 인원이 몰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전하고 있다.이태원 압사 참사는 일상적인 용어인 『사고(事故)』인가"사고(事故)" 일상적인 용어로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태원 압사 참사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므로 사고에 해당한다.그럼 법률상 용어인 『재난(災難)』인가① 이는 『재난 및
일반적으로 교권(敎權)은 한자 뜻 그대로 교사로서 지니는 권리를 의미한다. 교육계의 오래된 이슈 중 하나인 교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요즘, 우리가 흔히 교권침해라고 부르는 대부분은 교사의 인권 및 기본권과 관련돼 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교사 본연의 역할이자 권한인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가르칠 수 있는 권리이다. 교사가 오로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교권을 지키는 중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교권과 관련된 논의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고 있다.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그러니깐, 초기 치매라는 것인지요?' '나이 들면 그 정도는 다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진단을 설명할 때 가장 흔하게 받는 질문이다.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은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기능의 저하가 객관적인 인지기능 검사에서 동일 연령에 비해 뚜렷하게 감퇴된 상태이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돼 있어 아직은 치매가 아닌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치매는 아니지만 나이 들면 다 떨어지는 정도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 떨어져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우리나라 65세 이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말, 논산시의 한적한 마을로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뒤늦게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에 있는 백년가게를 검색하여 한 식당에 들어갔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점심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식당에 손님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얼핏 보니 현지인보다는 외지에서 여행 온 젊은이와 가족 단위가 많아 보였다. 이곳은 31년의 전통을 바탕으로 3대째 가업을 이어온 논산을 대표하는 한정식집으로서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손 맛을 살린 갈치조림과 간장게장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
아침 식사를 표현함에 있어 서양은 "Do you eat breakfast?"라고 물어보면, "I eat breakfast!"라고 대답하여 반드시 주어인 "You"와 "I"를 표현하는 언어구조라고 하고, 반면에 우리는 "아침 먹었니?"라고 물어보면, "아침 먹었어!" 라고 대답하여 대화 간에 특별히 주어가 필요치 않은 언어구조라고 한다. 그래서 어느 철학자는 서양은 『주어(主語)』 중심 언어구조이고, 우리는 『동사(動詞)』 중심 언어구조라고 파악했다. 즉 서양은 주어인 『주체』가 중요시 되는 반면, 우리는 『행위』를 중요시 한다는 것
아이들이 유치원생이던 시절, 오랜만에 가족들이 식탁에 앉아 함께 치킨을 먹을 때의 일이다.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아빠, 치킨은 어디에서 왔어요?'라고 묻는 아들의 질문에 무심코 '응, 치킨집에서 왔지.'라고 대답하였다. 한창 궁금한 것도, 호기심도 많은 나이의 또래들이 그러하듯 아들 녀석의 질문도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치킨의 집은 어디에요?', '양계장이 뭐에요?', '치킨도 아빠 엄마가 있어요?', '그럼 치킨은 어떻게 살아요?'. 진땀을 빼며 닭의 유통 과정과 양계(養鷄) 방법을 설명하는 나에게 아들은 눈물을 글썽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노인 우울증, 인지기능 저하 등으로 혼자서 또는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 자체로 인한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및 환자, 접촉자의 격리로 인해 불안,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노인층에게는 더욱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한국인의 인지 노화와 치매에 관한 전향적 연구(KLOSCAD)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전체 노년기 우울증의 발병 위험은 팬데믹 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