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추위와 폭설로 우리를 힘들게 했던 겨울의 터널도 어느새 끝이 보인다. 마당의 동백나무도 성급하게 꽃을 한차례 피우더니 다시금 볼록한 꽃망울 속에 빨간 속살을 보이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선 벌써 유채꽃과 매화가 만발하여 봄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고 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야 누구나 같겠지만 힘들고 지루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간절할 것이다.필자는 서울의 모 병원에서 방사선치료를 받으며 지루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5년 전에 수술을 받은 후 지극히 건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진료 시마다 받은 혈
'9988'. 대한민국 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위상을 상징하는 숫자로, 국내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종사자의 88%가 중소기업에 재직한다는 의미다. 중소기업 기본통계 집계기준의 변화로 현재는 '9981'이 더 정확한 표현이지만, 대한민국 경제에 중소기업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중소기업 통계를 하나 더 살펴보겠다.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창업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중소기업 중 59.0%가 사업 개시 후 7년 이내의 창업기업이었다. 또한 창업기업의 종사자 수는 전체 중소기업
고대 헬라 철학자들은 수직의 한축은 하늘을 향하고 다른 한축은 지상을 향한다고 보았다. 하늘을 향한 수직의 마지막은 신의 영역이고, 땅을 향한 수직의 끝은 육의 세계이다. 수직의 상징인 하늘을 형이상학이라 말하고, 물질세계를 상징하는 땅을 형이하학을 말한다. 영적 세계인 하늘에 닿으려는 인류의 끝없는 욕구는 믿음으로 승화되었고, 절대자의 손길에 닿으려는 구도자의 학문적 노력은 신학을 낳았다.현대인들은 형이상학을 추구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절대자를 향한 수직의 세계를 포기한 인류가 물질의 세계에 함몰되어 가고 있음을 뜻한다. 하나님
"나 같아도 몇 억 해먹고 말겠다"라는 푸념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명 연예인 박모 씨의 형이 7억 원을 횡령했음에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0억 원대의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에게 징역 2-3년의 형이 선고됐던 사건과 유튜브 구독자들을 상대로 100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30대 유튜버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형이 선고된 사건을 비롯해 우리의 법 감정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되는 일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는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빠져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형법에서
연간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사회로 접어들면서 웰빙(Well-being) 뿐 아니라 웰엔딩(Well-ending)이 주요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 전반에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장례문화 영역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먼저 나와 우리 가족의 장례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치르고자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장례 방식을 자연장 또는 산분장으로 결정하거나 친환경 장례용품을 사용하는 것 등이다. 특히 화장한 골분을 허가된 산과 바다 등에 뿌리는 산분장은 국내에서 실현 가능한 가장 친환경적 장례 방
최근 정부는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라는 주제로 자본시장, 민생금융, 상생금융의 3가지 방향에서의 금융정책 방안을 대국민 보고했다.'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에 대하여 정부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자, 국민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자산형성의 사다리'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를 위해 시장규율 확립, 자본시장 역할 강화 등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 추진해 왔다고 한다.첫째, 국민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세제지원을 강화한다.2025년도 도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수많은 기업가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 살아왔다. 단순하게는 에디슨이 발명한 조명 아래에서 레이 크록이 만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며 말이다. 다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새삼스레 '기업가 시대'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플랫폼(Platform)이라는 강력한 새 땅의 등장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나 마크 주커버그(메타 창업자), 스티브 천·채드 헐리·자베드 카림(유튜브 창업자) 같은 기업가들이 공장이나 창고, 거대 유통망 하나 없이 플랫폼이라는 땅에 그들만의 유니버스(Universe)를 건설
이른 아침이다. 핸드폰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화장실이 급하다. 몸을 뒤척일 새도 없이 일어나서 생수 한 컵 들이키고 화장실로 향한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온몸이 쑤신다. 어젯밤 늦게까지 마신 술이 아직도 깨질 않은 모양이다. 샤워기 머리에 줄을 한 번 감아서 욕조 바닥에 놓는다.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으로 돌리고 물을 받는다. 아직 단잠을 자고 있을지 모르는 아랫집을 생각하면 물을 받고 내리는 데 늘 조심스럽다. 책상 뚜껑으로 욕조를 덮고 조간신문을 올려놓는다.뻐근한 몸을 스트레칭 하는 동안에 욕조에 물이 고였다. 손가락을 넣어
올해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33회 파리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이라는 종목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신규 채택됐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브레이크댄스를 일컫는 말로, 당시에는 비주류 길거리 문화로 취급받던 이것이 오늘날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반면 놀랍게도 야구는 유럽대륙에서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이번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퇴출됐다.미국 경제학자 레이먼드 버논에 의해 창시된 제품수명주기이론은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도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이렇게 4단계의 수명
하나의 건축물이 탄생해서 없어질 때까지 세월의 변화만큼이나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건축물의 주인이나 이용자가 바뀌기도 하고, 처음에 계획했던 용도 자체가 바뀌기도 하고, 층수와 규모가 바뀌기도 하며 벽돌집이 유리집으로 바뀌기도 한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 서울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혔던 성수동 일대의 구두 공방과 공장들이 최근에 카페나 갤러리, 공연장 등으로 바뀌면서 많은 이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한 모습은 놀랍다. 반대로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옛 조선총독부 청사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는 신세에 처한 기구한 일생을 가진
이번 달 말,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1885년 한성 전보총국이 서울-인천 간 전보(電報)를 처음 보낸 지 138년 만에 전보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된다.철통 보안으로 이름난 러시아의 메신저 서비스 이름이지만, 원래는 전보를 텔레그램(Telegram)이라 불렀다. 전기를 송전하는 '전봇대' 또한 본래 '전보를 전달하는 기둥'이란 뜻으로 쓰였다. 텔레그램과 전봇대 둘 다 전보에서 파생된 단어지만 현대에 쓰임새가 완전히 다르다.현대 문자메시지에 각종 이모지와 사진, 음악까지 전송할 수 있지만, 파발마로 소식을 전하던 19세기에 전선으
정부는 '2045년 우주경제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이정표로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2022년 12월에 발표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우주항공청 설립과 더불어 우주위원장을 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특히 전 세계 우주산업 시장에서 현재 약 1%에 머물고 있는 국내 점유율을 2045년 10%까지 높이며 우주산업을 반도체 산업처럼 국가 10대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1970년대 처음 사업에 참여한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전 세
현대의 경영환경이 점차 변동성(Volatile),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특징으로 하는 'VUCA 시대'로 진입하고, 환경위기의 심각성이 이를 더욱 견인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경쟁우위를 창출하려는 경영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VUCA는 1990년대 미국에서 소련의 붕괴와 함께 냉전의 위험요인이 사라지면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위험과 도전이 대두되는 환경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한동안 미국 군대에서 사용되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장이
산림청의 규제혁신이 거침없다. 최근 규제혁신에 대한 국무조정실의 정부업무 평가 결과 발표에서 산림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올 산림청에서 산지규제 합리화, 진입장벽 완화, 임업경영 여건 개선, 청년 일자리 지원 등 4대 중점분야를 중심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민생규제를 우선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는 2024년 산림분야 규제혁신 방향을 발표했다.산림청의 규제혁신은 현장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남성현 청장이 직접 '산림분야 규제혁신 TF'를 구성하고, 30여 차
근로 시간 개편이라는 공적 논의 과정에서 정부 고위책임자가 강조한 단어가 있다. 'MZ'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 뜻을 알 수가 없는데, 'M'과 'Z'란 세대를 통칭한다고 한다. 한때 한 미국 대학교수 내한 이벤트에서 관심을 끌었던 '공정'이란 개념의 잣대를 무엇으로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으나, '공정'한 보상을 당당히 요구하는 세대라 한다. 그러나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한 세월에 걸쳐 태어난 이들을 한 또래라는 데서 할 말을 잃게 된다. 백번 양보해서 'MZ 세대'가 존재한다손 치더라도, 기업은 특정한 세대의 이슈가 나타났다고 해서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이정재 씨가 수양대군으로 열연했던 관상이라는 영화에서 인상 깊은 대사 중 하나였다. 관상이라는 말의 사전적 뜻을 찾아보니 '수명이나 운명 따위와 관련이 있다고 믿는 사람의 생김새, 얼굴 모습. 또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의 운명, 성격, 수명 따위를 판단하는 일'이라 나와있는데, 쉽게 말하자면 얼굴을 분석해 과거 데이터에 근거해 미래를 판단하는 행위라 하겠다.사람들은 처음 만나게 되면 인상이 좋다 나쁘다는 말도 자주 하는데 인상은 '사람 얼굴의 생김새. 또는 그 얼굴의 근육이나 눈살 따위'라고 나와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주요 뉴스 그 첫 번째 소식 전해드립니다. 우주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전국에서 다양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전 9시 태양대기에서 초강력 플레어(solar flare)가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대량의 에너지가 X선·자외선 파장 대역을 포함한 빛(전자기파)의 형태로 방출됐고, 플레어 발생 약 8분 후에 한반도 상공 고층대기(고도 50-1000㎞)의 전자밀도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오전 9시 10분쯤부터 약 20여 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TV/라디오, 무선통신,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위성
최근 정부가 2035년까지 의사 1만 명을 증원하기 위해, 2025학년도부터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5058명으로 5년간 2000명씩 증원한다고 발표했다. 2000명은 서울대 이과계열 선발인원 전체와 비슷한 매우 큰 규모다. 증원 대상은 주로 비수도권 의대이며 지역인재전형 60%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무려 27년 만의 증원이고, 당장 내년부터 2000명씩이라는 숫자가 파격적이라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주로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이러한 방식의 증원이 적절한가가 논의의 핵심으로 다뤄지는 분위기다. 하지
급변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직면하는 리스크는 무수히 많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에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예견되는 리스크를 사전·사후적으로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해졌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현실은 내외부의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과 정보수집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받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최근 산업연구원의 발표를 보면 기업을 둘러싼 리스크를 굳이 경제적 리스크에 한정을 짓기 어렵다고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자국 이기주의와 지역분쟁, 글로벌 가치사슬의
"여보! 우리 이혼합시다!" 마부의 아내는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헤어질 결심을 통보했다. 마부는 갑작스런 부인의 이혼통보에 당황했다. 제(齊)나라 재상인 안영(晏?)의 마차를 모는 직업은 비록 신분이 낮은 일이기는 하나 제나라 강력한 실세 안영을 모시는 일이기에 사람들은 알아서 자신에게 잘 보이려 했다. 마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혼을 통보받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이혼 사유를 찾을 수 없었던 마부는 아내에게 왜 헤어지려 하는지 물었다. "당신은 재상을 모시는 마부입니다. 그런데 오늘 시장에서 본 당신의 모습은 참으로 암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