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첫선을 보인 '0시 축제'가 올해는 더 큰 규모로 확장한다고 한다.첫 해의 '0시 축제'를 대전시에서는 성공적이라 평가하고, 일부는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처음이니 만큼 축제의 기본 기획과 콘텐츠 측면에서 아쉬움도 있을 것이고, 축제에 직접 참여한 예술가들 입장에서는 서운함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왕 시작한 축제이니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을 개선해 점차 멋진 축제로 키워나가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지원하는 '문화관광축제'에 오랫동안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다른 지역민들이 알아주는 지역 축제가 하나도 없는
우리 동네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넓은 길과 만난다. 길 건너엔 학교가 있고, 놀이터도 있고, 성당, 교회도 있고, 재래시장 가는 길이기도 하여 횡단보도에 신호등까지 설치되어 있는 어린이 보호구역이다. 그런데 이 횡단보도 앞에만 서면 시험에 들곤 한다.우리 부부는 새벽미사가 있는 날은 거의 빠지지 않고 성당엘 가는 편인데 사이좋게 가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가끔 의견이 충돌한다. 이쪽저쪽을 살피다 길을 건너려는 아내에게 주모경 한 번만 더 바치면 신호가 바뀐다고 꼬드기지만 그냥 건너기 일 수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것을 왜 그렇게 빨리
바야흐로 대한민국에 우주산업 시대가 열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 계기는 2021년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와 2022년 한·미 정상들의 우주개발 협력 합의 등이며 우주발사체, 인공위성,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위성정보 활용 등에 민간 기업들의 참여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시작전권 반환 노력과 연계해 육·해·공 각 군의 우주전력 확보 경쟁도 가열되면서 국방 우주의 수요와 요구가 거세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학계에서도 전통적으로 항공우주학회가 독보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국방우주학회, 우주안보학회가 설립돼 우주분야에서 활동 영역을 빠르게
필자가 2022년 10월에 예술감독으로 오게 된 후 처음했던 일이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의 운영형태와 그에 따른 관객 수를 조사하는 일이었다. 그때 놀랐던 점이 연정국악단과 연정국악원이 공연시즌제(레퍼토리 시즌제)를 실시하고 있는 단체였다는 것이다. 공연시즌제란 공연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연주회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을 설정해 구체적인 공연날짜와 공연의 대략적인 내용을 미리 기획·운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그에 따라 기획·홍보·계약 등이 미리 이루어지게 된다.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는 운영방법이지만 이를 시행하고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지역민이 사랑하는 연구시설이다. 포항 시민의 마음에 영웅으로 남아있는 고(故) 박태준 포스코 회장이 방사광가속기 사업 추진에 관여하기도 했고, 포항공과대학교가 세계적으로 이름난 연구 중심 대학이 되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포항시와 경상북도에서 수백억 원을 투자해 건물을 지어주고 연구비를 대주었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그 결과 포항은 좋은 인재를 보유하고 첨단 산업에 강점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었다.과학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연구시설이라 할 만하다. 1995년 가동을
치과 질환은 치아가 상해서 생기는 고통과 불편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다른 병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구강 내 염증이 퍼져 다른 전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구강질환자 증가로 치의학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치의학 연구와 기술 개발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치의학 연구개발은 그동안 대학과 기업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졌고, 치의학 발전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연구기관은 부재했으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부족했다.충남은 정부 주도 치의학 연구기관 설
봄은 기온이 상승하고 자연이 깨어나는 아름다운 시기이지만 겨울 동안 얼어붙은 땅이 녹으면서 낙석, 미끄러짐 등의 등산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행정안전부 재난연감에 따르면 2022년에 발생한 등산 사고는 9352건이며, 그중 해빙기에 1833건이 발생하였다. 봄철, 안전한 산행을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먼저, 본인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력은 올라갈 때 40%, 내려올 때 30%를 사용하고 나머지 30%는 비상시를 대비해 예비로 남겨두고 산행 전 날씨 정보를 미리 확인해 위험지역이나 정비 중
남부론에서 로제 와인만 생산하는 AOC로 유명한 따벨(Tavel)에 자리잡은 도멘 드 라 모르도레(Domaine de la Mordoree)는 1986년 프란시스 들롬(Francis Delorme)과 아들 크리스토프(Christophe) 부자(父子)에 의해 설립되어, 현재 크리스토프의 부인 마들렌(Madeleine)과 딸 앙브르(Ambre) 모녀(母女)가 운영하는 유기농 와이너리이다. 철새인 멧도요새의 시적 별칭인 모르도레(Mordoree)로 와이너리 이름을 정했고, 와인 등급도 멧도요새의 또다른 별칭들로 분류했다. 귀환(la Re
설 명절이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우리나라의 명절은 조상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소중한 문화 예절이자 풍습이기도 하지만 시간적, 정신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많은 부담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필자는 설을 전후한 시점에 재미난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다. 기혼 남성과 여성이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 정도를 점수화해 여성이 남성보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방법은 병원에 내원한 기혼 남녀 562명에게 사회재적응척도(스트레스를 점수화 한 척도)의 여러 문항 중 이혼(73점), 결혼(50점), 가까운 친구의 죽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메모리 부문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 기업 등 후발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메모리 부문에 편중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 개발과 파운드리 시장 확보를 위한 노력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반도체는 우리에게
뜨개 화풍으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으로 뜨개질의 유래를 찾아보았다. 그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대바늘 뜨개질의 역사는 북유럽이 유명하다. 특히 영국 스코틀랜드 북동쪽 북해에 위치한 셰틀랜드 제도라고 전해진다. 이곳에서는 웨딩 링(wedding ring) 숄을 처녀들이 집에서 기르는 양의 털을 잘라 실을 짜서 몇 년에 걸쳐 뜨개질한 작품으로 결혼식의 신부 베일로 사용하고 자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준다고 한다. 이 웨딩 링 숄은 아주 가는 실로 떠서 결혼반지가 가볍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얇고 정교해야 한다고 한다. 이
신생아특례대출 신청이 시작된 지난달 29일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주택도시기금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뉴스를 접했다. 시중금리보다 특히 저렴한 1%대의 특례대출은 누구나 귀가 솔깃한 것은 사실이다. 매매, 전세 잔금 대출뿐 아니라 대환대출도 가능하니 접속자가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특례대출 혜택을 받으려면 "늦둥이라도 낳아야 하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신청일 기준으로 2년 내에 출산한 무주택가구 이거나 1주택 가구 일지라도 대환대출은 가능하다. 2023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가구가 대상자다. 9억 원 이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성이 특징이다. 적대와 대립의 이분법적인 '흑백사회'가 아닌 관용의 아름다움이 살아 움직이는 컬러사회를 만들어야 한다.흑백을 컬러로 수용하지 못하고 흑백이라고 치부하는 흑백사회, 흑백 역시 흑색의 컬러인 것처럼 컬러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거나' '그르다'로 접근하는 방식을 경계해야 한다.지금 우리 사회는 지역, 세대, 성별 간의 대립이 심각하다. 이는 흑과 백으로만 구분 짓는 흑백논리와 같이 중립적인 상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부터 시작된다.우리 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흑백논리로는
오리온그룹이 대전지역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합병했다는 소식이다. 10여 년의 짧은 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위탁개발생산업체(CDMO)로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지켜보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에서 나온 신호탄이다. 이에 발맞춰 대전, 인천 등 많은 지자체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앵커기업 및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80년대부터 시작된 대전지역의 바이오신약개발 역사는 KAIST와 LG생명과학출신들을 주축으로 벤쳐붐을 일으켜 자생력을 갖
사진 한 장이 카톡, 날아든다. 풋풋하고 청순하기까지 하다. 중년인 우리. 친구 사진이라니. 젊었을 때 모습이겠거니 한다. 알고 보니 AI사진을 만들어주는 앱에서 재미삼아 해본 거라고 한다.얼마 전 인공지능 활용 연수가 생각난다. 어떤 기능을 활용해서 그림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상황을 글로 입력하면 그 분위기에 맞게 그림을 그려 주었다. 엄마와 함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했던 기억을 떠올려 글을 썼고 모네 풍으로 그려달라고 주문했다. 정말이지 그럴싸한 그림이 탄생되어 놀랍고 신기했다.재미에 불과한 단순한 기능들이다. 나는 아날
단일 질환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질환이 바로 뇌줄중이다. 뇌졸중은 발병하면 팔다리마비, 언어장애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예방과 재활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뇌의 영양분과 피가 뇌에 통하지 않는 상태인 뇌경색과, 뇌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분류된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뇌졸중의 발생 빈도가 높아져 주의가 필요한데, 이중 뇌경색은 다시 뇌혈전증, 뇌색전증(부정맥, 심장판막질환), 일과성 뇌허혈 발작으로 분류할 수 있다.특히 일과
사는 게 답답하고 제 운명이 마치 갑옷을 두른 것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가족 부양의 의무를 짊어진 가장이라는 짐을 싣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낙타 같다는 상상을 하면서 어디론가 숨고 싶은 유혹에 빠졌다. 나모 도르게 한숨을 내쉬곤 했다. 낯선 고장을 여행하고 돌아오면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고 울렁이던 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마음의 공허는 메꿔지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뒤, 나는 뒤늦게 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었음을 깨닫는다.전직 '뉴요커' 기자이던 패트릭 브링리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심장을 두
최근 한 모임에서 연애예능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몰랐을 터인데, 의식하고 보니 TV 채널과 OTT 플랫폼 등에 연예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꽤나 많다. 타인의 연애가 예능프로그램이 되다니, 트루먼쇼인가 허탈한 웃음도 나오지만 '나는 솔로' '하트 시그널'을 포함해 넷플릭스의 '솔로지옥', 티빙의 '환승연애' 등 다양한 연애프로그램이 MZ세대뿐 아니라 청소년들과 중년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처음에는 결혼적령기의 젊은 청춘남녀 위주였던 일반인 출연자의 범위도 다양해졌다. 헤어진 과거의 연인이 나오기도 하
지난 1월 10일 정부는 재건축과 관련한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는데, 이는 작년에 시행한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정책이 가계대출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자 시행을 종료하고 새로운 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정책의 주요 내용으로는 도심의 주택공급확대와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확대, 신도시 등 공공주택의 공급, 건설경기의 활력 회복의 4가지 측면이다.이번 정책은 주택공급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시장 침체의 문제를 공급확대를 통해 시장 활력을 꾀하고 실수요자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올 해부터 결혼 및 출산부부에 대한 증여세가 대폭 감면된다. 결혼을 장려하고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세법상 혜택이다.그동안 부모 등 직계 존속으로부터 금전 및 재산을 수증하게 되면 10년간 5000만 원까지는 증여세가 면제되고 그 이상은 증여세를 내야 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증여가액이 현재 가치로는 너무 적어 증여 효과가 감소된 상태였다.정부는 이를 바꿔 직계 존속으로부터 5000만 원을 포함해 1억 5000만 원까지는 증여세 과제가액에서 공제키로 했다. 증여세를 면제한다는 의미다.부부가 혼인신고를 한다면 1인당 1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