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소비자 피해 예방과 기초 경제교육에 노력을 기울이던 중 할머니 두 분을 만났다.할머니들은 시내 종합복지관 인근의 지하 행사장을 찾게 됐는데 이곳에서는 노인들에게 물품을 무료로 나눠주면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게다가 노인들에게 무료로 물품을 나눠준 뒤 노인들이 건네는 사례비조차 정중히 거절해 환심을 샀다.그러나 본색이 드러난 것은 사흘 만이었다.주력 판매 상품인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하지만 노인들은 그 역시 종전 상품들처럼 무료로 생각하며 앞다퉈 물건을 구매했다
‘사이코패스’란 말이 연쇄살인범의 동의어처럼 쓰이고 있다. 유영철과 강호순 같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들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의 남은 영향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 흉악범들은 범죄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그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처럼 양복도 입었고 좋은 차도 몰고 매력 있는 미소로 주위의 환심도 사는 그냥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었을 뿐이다. 어쩌면 그들에겐 자신의 공격적 성향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본능적 위장술이 발달했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에 대해 무감각함을 눈물로 위장한다거나
최근에 대학교육의 경쟁력 강화에 관한 논의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최근 ‘대학 경쟁력 기반 조성 전략’이라는 주제하에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1990년대 이후 세계화의 바람이 불면서 교육의 질이나 교육의 수월성이라는 개념 대신에 교육의 경쟁력이라는 개념이 대두하고 있다. 정보화에 의해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 하나의 시장으로 되고, 그 속에서 무한 경쟁을 하게 되면서 ‘교육의 경쟁력’이 새로운 화두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경쟁력은 지식에서 나와야 하고 그 지식은 교육에서 산출
한때 대전시민의 생활 중심이던 ‘시내’. 지금은 구도심으로 사회 공동화의 심화로 상권 붕괴와 신도심보다 낙후된 지역으로 외면되는 ‘동네’로 전락하고 있다. 물론 그 역사와 명예를 되찾고자 재개발, 정비, 활성화 사업 등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지만 효과는 탐탁하지 않다. 또한, 충청남도청사의 이전은 앞서 지역 관공서 이전과 침체의 경험에서, 그 우려는 배가(倍加)될 것이다. 이미 광역화된 도심을 재집중시킬 수는 없기에 지역 상권이 아닌 국제관광산업으로 재도약을 꾀하는 것이 그 대안일 것 같다. 이미 사회 각층에서 도청사 이전을 대비한
내 고향 금산 사람들은 금수강산을 줄여 금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근거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금산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에서 나온 말임에 틀림없다. 서대산, 대둔산, 진악산 등의 명산과 금강의 상류가 굽이쳐 흐르는 금산이야말로 금수강산의 대표로 손색이 없다. 거기에 인류의 영약인 생명의 뿌리 인삼의 종주지로서 세계 최대 인삼 유통 시장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금산은 미래의 건강까지 약속하는 땅이다.태어나고 성장하여 첫 발령, 그리고 20여 년 넘는 교직생활을 금산에서 하고 있는 나는 이 시대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몇 안 되는 행운
지난 6월 23일, 우리나라에서 공적으로 처음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 일어났다. Y대학교 S병원이 지난 5월 대법원 판결에 근거해 식물인간 상태에 있던 김 모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임종 환자의 존엄성 문제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논란이 사회문제가 됐다. 가톨릭교회는 이번 사태를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으로 판단하며, 윤리적으로 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회는 이를 ‘존엄사’ 혹은 ‘소극적 안락사’로의 확대해석이나 성급한 법제화 추진에 대해서는 경계한다.지난 2월 김 추기경께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실물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세계경제가 이제 위기상황에서 벗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주가와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지난해 9월 리만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에 근접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면서 경기의 바닥 탈출에 대한 논란이 지면을 장식하는 것을 볼 수 있다.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공황상태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은 전례없는 통화·재정 확장정책을 펼쳤다. 발등의 불을 끄는 절박한 심정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끌어내리고 재정지출을
후텁지근한 장마철에 산뜻한 얘기가 훨씬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의 화두는 후텁지근한 장마철보다 더 찜통 같은 ‘죽음’이 아닐까 한다.얼마 전 한 신인 여자 탤런트의 자살, 그 이전 잘나가던 최고 탤런트의 자살. 조용한가 했더니 또 한 번 세상을 경악하게 했던 전 대통령의 자살, 그런가 했더니 존엄사에 대한 법적(法的)·의학적·윤리적 정의, 사회의 반응, 가족의 반응 특히 언론의 보도 태도, 또 이렇게 지나는가 했더니 세계 최고의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의 미스터리한 사망! 2009년 상반기에 각종 매스컴에 줄줄이 이어졌고
지역마다의 이미지가 있다. ‘수원 ○○○’, ‘경상도 ○○○’ 하는 식이다. 혹자는 편견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누적되어 온 이미지는 그리 쉽게 바뀌지도 않으며, 때로는 어떠한 계기로 바뀌고, 그 후에는 점차 굳어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역의 소중한 역사자원이 될 수도 있다.이 대목에서 살펴볼 부분이 있다. 최근 ‘안동 양반’이라는 유명세이다.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양반’ 하면 ‘충청도’였는데, 어느 때인가부터 안동이 유교문화의 본산으로 자리매김되었다. 하회와 양동 마을 등을 찾
최근의 경제 진행 추이를 거시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실물경기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 흐름의 탄력적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하반기 주식시장의 흐름은 올해 3월 이후 반등이 하반기에도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7월 이후 지수 하락이 예상되며, 내년 초부터 시장이 점진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개인투자자의 경우 주식의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 및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중국펀드 중심의 투자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3분기 이후 주식시장 하락에 대비한 일정부문 현금
인류의 문명은 물질과 사회가 맞물려 돌아온 세월 동안 구축된 구성원의 생활양식이며 터전을 말한다. 그 속에서 습득한 사회구성원의 공동적인 것을 총칭하는 것이 문화이다. 그래서 민족, 국가, 도시는 각각의 문화에 따라 특성과 차이를 가지고 있다. 즉, 통신의 발달과 정보의 공유로 ‘지구촌’이라 할지라도 문화산업을 지향하고 있는 현대사회와 도시, 그 모두의 신념과 꿈은 같을 수가 없다.나는 그러한 인간의 꿈을 오래전 원시인들이 생존에 중요한 ‘불’(火)에서 찾아본다. ‘불’은 어둡고 습한 동굴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뿐만 아니라, ‘빛
"국회 가면 열심히 민생법안 챙기겠다”고 호언장담성 다짐을 하던 18대 총선 현장의 개인 연설 장면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여 지난 2009년 7월의 국회의원들은 70만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해고 위험 앞에 내모는 공범으로 전락했다.벌써부터 “법 따윈 우린 모른다, 맘 편히 일하게만 해 달라”는 다수 비정규직들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천둥소리 되어 들려오는 듯하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자동전환되는 기계장치같이 18대 국회 또한 국민의 실망 정도가 이전 국회를 능가하고 있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집단을 넘어 똑똑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기준은 단지 물질로만 측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돈은 없어도 마음이 풍족한 이가 있는가 하면 억만장자도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도연명은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천당지옥(天堂地獄)이 하처재(何處在)요, 반월중(半月中)에 삼봉(三峰)’이라 했다. 반달 가운데 봉우리 3개가 있으면, 마음 心(심)자가 된다. 즉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속의 생각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천당과 지옥은 물론 돈이 없어도 생각 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부자처럼 살 수도 있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無所有)가 진정 행복한 부자라고
며칠 전 고3인 진수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찾아왔다.이야기를 들어본즉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수능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 학원을 다니고 과외도 받았지만 성적은 오르지 않고 고민만 쌓여간다는 것이다. 대학은 가야겠는데 자신이 원하는 학과나 적성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져야 돈을 잘 버는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모든 것이 답답하고 두렵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상담해 주어야 할까. 기초가 부족한데도 무턱대고 고3이니까 수능이나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어떤 일을 추진하다 보면 때때로 실패를 겪는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실수에 의해서든 상황에 의해서든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실패의 고배를 마시곤 한다.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성공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갓난아이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할 때 수없이 넘어지며 홀로서기에 성공하듯 우리 인생에서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곤 한다. 일정한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패가 필요하다는 논어의 글처럼 성공을 위해선 실패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된다.그러나 막상 실패가 닥쳤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실패의 원인을 주위에서 찾
지난 정부는 세금을 폭탄으로 여기더니, 이번 정부는 사교육을 적군으로 몰아 전쟁의 대상으로 삼았다. 정책홍보 효과를 위해서 선정적 용어를 쓸 필요성이 있다거나 언론은 자극적으로 타이틀을 뽑는다는 행태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중요한 정책의 주제가 ‘폭탄’이라거나 ‘전쟁’으로 제기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6월 26일 발표된 여의도 연구소 주최로 열린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이길것인가’ 토론회에서는 그간 여권내부에서 논의되던 교육정책의 일단이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7대 긴급대책은 고교입학전형선진화, 대입전형선진화, 학원교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김 모 씨는 금요일 회식자리에서 주위 동료들의 술 강요를 꿋꿋이 이겨내고 소주 한 잔으로 선방(?)하며 자랑스럽게 집으로 향했다.자가용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음주 체크를 받게 된 김씨. 무사통과를 예상한 김씨는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음주측정기를 믿지 못하는 김씨는 재차 확인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같았다.무엇이 문제였을까? 김씨는 체질, 음주방법, 성별 등에 따라 측정수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한 잔만 마시면 음주단속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는, 그저 평균적인 수치에 불과한 자료만을
벌써 한 해의 중반을 넘어서며 여름방학과 휴가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휴가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느 곳으로 여행을 떠나든 여행지에서 느끼는 자유로운 쉼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사람들은 여행의 목적이 유명 관광지 등을 찾아가서 그곳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눈과 마음에 새기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하지만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고 싶다. 추가하고 싶은 여행의 큰 즐거움은 바로 길 위에 있다. 여행의 목적지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사람이나 풍경들, 또는 돌발적인 상
국제적 컨설팅 업체인 머서 휴먼 리서치 컨설팅(MHRC)이 세계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삶의 질 평가에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가 1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의 서울은 83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치·사회·경제·문화·의료·교육·자연환경 등 총 39개 요인을 분석해 순위를 매긴 이번 평가 결과를 볼 때 어느 한 분야만 뛰어나서는 결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지난 90년대 추진됐던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주된 개발 목적이 서울의 과밀 인구를 분산시키고 주거지역을 시급히 확보하는 데
초등학교 시절에 나는 선생님의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백일장에 나가곤 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대전에 사셨는데 직행버스를 타고 대평리까지 오셔서 우리 마을까지 다시 이십 리 비포장길을 자전거를 타고 고개를 넘어 오셨다. 교사가 되고 나서야 그때 선생님께서 먼 길을 얼마나 어렵게 다니셨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땐 지금처럼 폭력적으로 산을 깎아가며 도로를 직선으로 펴던 때가 아니니까 버스가 구불구불 모퉁이를 돌 때마다 멀미를 하셨을 수도 있다. 우리 시골 아이들은 일하고 놀기 바빠서 집에 돌아와서는 공부라는 걸 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