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대전대 공연예술콘텐츠학과 교수
김지연 대전대 공연예술콘텐츠학과 교수

주말 TV 방송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중에 플라시도 도밍고와 김호중의 공연이 소개됐다.

김호중은 성악가이자, 트로트 가수이다. 즉 크로스오버 가수이다.

도밍고 역시 세계적인 성악가로 1981년 가수 존 덴버와 'Perhaps Love'로 대중적 활동을 시작해 성공을 거뒀다.

서정적인 도밍고 소리 뒤에 순수하게 다가오는 존 덴버의 소리의 어울림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듯 더 큰 감동을 준다. 도밍고 역시 크로스오버 가수이다.

크로스오버는 독립된 장르가 서로 뒤섞이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과 현대 음악의 장르들의 조합을 말하는 음악적 의미로 보편화되었으나 점차 다른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뮤지컬·연극·무용 등을 혼합한 공연이나 TV·통신·컴퓨터 등 미디어의 통합 추진도 크로스오버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대중들은 크로스오버 음악에 훨씬 더 많은 감동을 느끼고 열광한다. 이질적인 장르가 교차, 융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로 창조되는 음악의 힘일 것이다.

이런 만남은 클래식을 가까이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 세계에 발을 딛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팝과 재즈 등의 아티스트에 대한 클래식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두 크로스오버 가수는 성악가로 가창력이 뛰어난 것과 대중적 활동으로 위치를 확고히 하는 점에서 닮아있다.

우리의 현실에도 또 하나의 현실 즉 VR(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생겨났다.

2019년 5G가 상용화되어 몰입감·사실감을 극대화한 VR·AR, 홀로그램 기반의 실감 콘텐츠는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클래식 분야에서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생전 모습처럼 무대에서 노래한다.

미국과 유럽을 순회한 마리아 칼라스 홀로그램 공연이 기술 발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연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대중음악 분야에서도 상용화가 시작됐다. 가수들과 함께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직접 체험하는 VR 노래방이 등장했는가 하면, 세계 최초로 VR 앨범도 출시됐다.

그룹 마마무의 공연이 바로 눈앞에서 공연장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는 360도 3D VR 공연 영상으로 출시된 것이다.

'VP:버추얼 플레이'(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음악과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바로 그것이다.

버추얼 플레이 앨범은 가수의 음원 하나하나를 가상의 콘서트처럼 즐길 수 있게 제공한다. 예전에는 소리만 나오던 음악 콘텐츠가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메타버스 콘텐츠로 발전한 것이다.

전 세계의 케이팝 팬덤이 커질수록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시·공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가상형 실감 음악 VP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로스오버 현상은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가상현실과 현실이 공존하는 크로스오버 현상은 메타버스 시대를 열었다.

콘텐츠 산업은 매체의 다양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뛰어넘고, 크로스오버 음악처럼 각 분야의 경계를 서로 오가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 K-콘텐츠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공연예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의 현장 공연은 물론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능력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게 됐다.

크리에이터 또는 크리에이티브 마인드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되어 크리 테인먼트'라는 새로운 형태를 창조한 것도 크로스오버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5G 시대가 개막하면서 실사 영상 VR은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다.

정부도 관련 산업 집중 육성에 나선 가운데, 실감 콘텐츠가 공연의 미래를 바꿀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대중들이 크로스오버 음악에 훨씬 더 많은 감동을 느끼고 열광하듯이 공연예술콘텐츠 분야에서도 크로스오버 현상이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창조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지연 대전대 공연예술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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