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집거나 식사를 할 때, 혹은 집에서 쉬고 있거나 TV를 볼 때 손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상을 손떨림증이라고 한다. 손떨림증은 우리 몸이나 팔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대표적인 질환인 '본태성 떨림증'은 유병률이 일반 인구 가운데 0.008~22%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많게는 일반인 5명 중 1명이 병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손떨림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에는 특별히 병원에 가지 않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지만 때때로 파킨슨병 등 더 심각한 질환을 시사할 수 있어
스마트폰 때문에 예전보다 책을 안 읽는다고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책을 읽는 사람보다 일 년에 책을 한권도 안 읽는 사람이 더 많았다. 예전부터 책은 읽는 사람만 읽어왔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은 '작가'라고 한다. 많이 읽으니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쓰다 보니 더 읽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책에 전착하게 된다고 한다.지역을 불문하고 책을 읽고 같이 나누는 책모임은 많다. 얼핏 보면 책모임은 비슷한 거 같지만 직접 참여해 보면 그 안에서 진행되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모임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배우의 가면에서 유래한다. 알다시피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는 가면을 쓰고 연기했다. 영어 '개인'(person)도 여기서 유래한다. 페르소나는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융의 분석심리학, 여기서 페르소나는 한 개인이 사회와 관계를 맺고 적응하는 자아의 기능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페르소나는 사회적 관계에서 인간이 자신을 그 무엇으로 보이도록 기능하는 장치다. 우리는 사회생활에서 어떤 상황이나 위치에 따라 그에 적합한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처
"백신, 맞아도 될까요?" 요즘 주위로부터 흔히 받는 질문이다. 여기서 '백신'은 물론 코로나19 백신이다. 각종 부작용 관련 보도를 접하면서 이런 우려가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질병관리청에서는 접종 관련 이상반응을 분석해 매주 1회 업데이트해 공개한다. 지난 18일 등록된 24주차 보고서에 의하면 총 3097만 4836건의 접종에서 14만 345건의 누적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되었다. 관련 증상으로는 근육통(27.6%), 두통(26.3%), 어지러움(17.5%) 등이 가장 흔하고, 과민성 쇼크, 중환자실 입원 등 중대 이
혈변은 소장이나 대장 등 하부 위장관 출혈 시 발생하며 출혈 부위가 항문에 가까울수록 선홍색을 띤다.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는 치핵, 치열, 치루와 같은 항문 질환이나 대장암 등이 있다. 또 최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염증성장질환도 혈변을 일으킬 수 있다. 염증성장질환에는 소화관에 생기는 원인 불명의 만성적인 염증 질환으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아직 염증성장질환의 명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고 효과가 입증된 예방법도 없다. 다만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및 스트레스나 약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련 있
아침이나 해질녘에 본인이 사는 마을을 걷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공통점들은 혼자가 아닌 부부끼리 또는 친구끼리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혼자 다니는 것보다는 부부라면 가정이야기 자녀이야기, 부모이야기 건강이야기 같은 평상시에는 서로 바빠서 못했던 말들을 할 수도 있어서 서로의 우정을 더 깊게 할 수 있다. 또 친구라면 세상이야기, 본인 이야기, 가끔씩은 본인하고 같이 사는 가족 흉도 볼 수 있어 약간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그렇지만 둘이 걷는 것 보다는 혼자 걷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태어나
구약 출애굽 이야기와 관련해 기억할 만한 영화는 '십계', '이집트 왕자',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영광의 탈출' 등이다. 앞의 세 작품은 히브리인들이 이집트 파라오의 압제에서 벗어나 약속의 땅 가나안 지역으로 탈출한 고대의 엑소더스를 다룬다. 물론 주인공은 모세다. 반면 트럼펫의 웅장하고 장엄한 선율로 시작하는 OST가 MBC 주말의 명화 시그널 뮤직으로 사용해 더 유명한 '영광의 탈출'은 2차 세계대전 후의 현대판 엑소더스를 다룬다.출애굽 주역 모세 이야기에 근간을 두고 변주되는 이들 영화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모세가
한여름이면 열대야와 더불어 숙면을 방해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모기이다. 모기 특유의 '앵~'하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젓곤 한다. 소중한 피를 빨리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경험일 수 없다. 자연 상태에서 대부분의 모기는 식물 수액을 주식으로 하지만 산란기 암컷 모기만이 알의 생육에 필요한 영양소를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흡혈을 한다.모기의 단순 흡혈은 약간의 가려움증 외에는 건강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려움증은 모기 타액에 포함된 항응고물질인 히루딘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 물질이 항원항체 반응을 유도하여
우리 조상들은 나뭇가지 끝에 남아있는 가장 좋은 과일은 따지 않고 씨과실로 다시 땅에 심었다고 한다. 땅에 심어서 새싹을 틔우고 나무로, 숲으로 가꾸면서 더 많은, 더 좋은 열매가 맺어지기를 기원하며 희망을 심었다고 한다. 심장, 폐, 간, 신장, 췌장, 소장, 혈관, 피부 등 신체의 많은 장기나 조직들은 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같이하는 동반자로 살아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500여 명에 달하는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이뤄지고 있다. 한 명의 뇌사자는 평균 3개의 장기를 기증하고 숭고한 삶을 마무리하며 1500-1600명에게
현대사회에서 사람에게 두 다리는 몸을 움직이는 운송수단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운동을 시켜야 하는 하나의 기관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마음 놓고 서너 시간을 걸어 본 적이 언제인가? 가까운 곳이라도 덥고 춥다는 이유로 아니면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을 핑계 삼아 더 편한 방법으로 이동하고 있지 않은가?언젠가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를 켜고 무심코 듣는데 어떤 의사가 하는 말이 '사람의 심장은 열심히 일한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면 심장에서 나오는 피가 사람의 발끝까지는 전달이 안 될 수 있다. 그것을 보완하려면 허벅지나 장딴지
공군 부사관 여군이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여러 차례 신고했다. 그러나 모두 묵살됐고, 2차 가해에 시달리다 끝내 자살을 선택했다. 동료를 비롯한 부대 관계자와 가해자는 사건을 무마 은폐하기 위해 온갖 회유와 협박은 물론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런 행태는 국선 변호사는 물론 군 검경과 지휘관들도 마찬가지로 군대답게 일치단결했다. 공군참모총장이 사퇴하고 대통령까지 나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지시했지만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거라는 예상은 역시나 들어맞았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적중한다. 국민적 공분에도 오물에 찌든 책임 있
필자는 지난 2019년 교육부의 지역혁신 관련 연구용역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독일과 핀란드 출장을 다녀왔다. 독일은 현재 유럽 최대 강국으로 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 EU의 강력한 수장국가이다. 독일과 EU의 나머지 26개국과의 관계는 "유럽 26개국이 논의하면 최종결정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다"라는 문장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독일 출장의 일정은 도르트문트 대학과 아헨 공대를 방문하는 것으로 꽉 채워져 있었다. 이 두 대학은 모두 독일의 중심 산업지대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Land Nordrhein-Westfalen)
어렸을 때 배탈이 나면 어머니가 배를 살살 문질러 주시면서 주문처럼 반복하셨던 말씀이 있다. "엄마 손은 약손." 특유의 박자와 음의 고저가 있는 이 주문을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셨을 것이다. 놀라운 것은, 가벼운 증상의 경우에, 엄마 손은 실제로 약손인 것처럼 아픈 배를 깔끔하게 치료하는 효과를 발휘하곤 했다는 것이다.실제로는 병을 치료하는 데 전혀 효과가 없는 물질이나 행위일지라도 우리가 효과가 있다고 믿으면 통증을 경감시키고 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위약 효과 또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사망률 1위 질병은 암이다. 암을 장기별로 나누면 비율은 달라지겠지만 여전히 암은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과 함께 한국인의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다. 암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하는 것보다 사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율을 제고함은 물론 경제적인 면에서도 효과적이다.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를 보면 1-2기에서 발견됐을 때는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원격전이가 있는 4기의 경우 30%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췌장암의 경우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 얼마 전부터 도로에 보이기 시작한 '안전속도 5030' 정책 홍보문이다. 주요 내용은 도시부 제한속도를 기본 50㎞/h, 보행 위주 도로 제한속도를 30㎞/h로 각각 조정하는 것이다. 실시 목적은 보행자 안전이다. 차량 속도를 10㎞/h 줄이면 제동거리가 25% 줄어 교통사고 발생을 낮추고 사망 가능성 또한 30% 정도 낮출 수 있다. 차량 속도가 줄어들수록 보행자 교통사고나 사고 시 사망이 감소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한없이 속도를 줄이기는 곤란하다. 각종 도로 환경이
전쟁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비극을 유발한다. 전쟁은 국가, 민족뿐만 아니라 한 개인, 한 가족처럼 작은 단위에도 수십 년 동안 커다란 시련과 고통을 안긴다. 국가적 차원의 전쟁 속에서 한 개인이나 가족은 너무도 쉽고 무참하게 그것에 짓밟히고 희생될 수 있다. 아래는 6.25 전쟁과 관련하여 필자가 경험했던 가족사이다. 필자는 친할머니의 얼굴을 한 번도 직접 뵌 적이 없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발발한 6.25 전쟁의 민간인 희생자이셨기 때문이다.그날 아침에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 바느질하고 계셨다. 그날따라 마당에서는
도널드 톰슨은 기억에 대해 연구하던 호주의 심리학자인데, 어느 날 강간범으로 지목됐다. 강간 피해 여성은 톰슨의 얼굴을 아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피해자가 유일한 목격자였던 상황에서 강간 피해자가 톰슨의 얼굴을 정확하게 기억해냈다는 것은 그가 강간범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하지만 톰슨에게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강간 사건이 발생한 시간에 텔레비전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었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는 사건 발생 시간에 텔레비전에 나와 목격자 증언과 관련해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인
노인이 전체 인구 중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 이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출산율 저하도 주원인일 수 있겠으나, 실제로도 고령 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많은 사람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듦에 따라 우리의 몸은 점점 노화가 진행되고 그와 관련된 각종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의 뇌 역시 이런 '퇴행성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런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에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이 있다. 이 두 질환의 공통
어느덧 외출할 때면 으레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됐다. 호흡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에 수반되는 불편이나 답답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런 상황에 지쳐갈 때면 작은 일탈을 시도해 본다. 인근 야산이나 근린공원 등에서 앞뒤 좌우를 살펴보고, 주위에 사람이 눈에 띄지 않을 경우 마스크를 벗고 깊은 심호흡과 함께 작은 해방감을 만끽한다. 여기에 자연의 향이 덧붙여지면 더욱 좋다. 수목원은 그런 의미에서 최적의 장소다.정부대전청사와 과학공원 사이에 위치한 한밭수목원은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인공수목원이다. 뛰어난 조경
천안이라는 도시의 이름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늘 아래 편안한 도시"라니 이 얼마나 멋지지 아니한가! 천안은 이름값을 하는 도시이다. 극심한 가뭄이나 풍수해 및 각종 자연재해가 거의 없다. 또한 70만 시민들의 고품질 삶을 위한 정주 여건이 매우 잘 조성된 도시로 유명하다.천안에는 과거에 화축관(華祝館)이라는 규모가 상당한 건물이 있었다. 이곳은 임진왜란 직후인 1602년에 건축된, 왕이 남쪽에 출타했을 때 머물던 조선의 별궁이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상당히 소실된 후 해방 이후에 완전히 소실되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인조가 이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