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 때였던가. 관중석의 붉은 악마 응원단이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글귀를 관중석 가득 새겼었다. 당시 나는 사법시험 공부 중이었던 고된 수험생의 입장이어서인지 별다른 감흥이 없었고 그 '꿈'의 의미도 내가 이루고자 하는 시험 합격이 전부였다.고백하건대 나는 최근에서야 원하는 직업을 갖는 것과 '꿈'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꿈'의 사전적 의미는 '실현시키고자 하는 희망이나 이상'이라고 한다. 원하는 직업을 갖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직업 또는 경제적 상태와 '꿈'이 별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국가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브랜드의 기원은 여러 설이 있지만 고대 노르웨이에서 목동들이 소의 소유를 구별하기 위하여 자신만의 표시를 만들어 인두로 지졌다는 유래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 가축이나 제품에 통용되던 브랜드가 현대에 들어와서 국가에 적용된 것이 바로 국가브랜드다. 국가브랜드는 한 나라의 자연환경, 역사, 전통,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가치를 포괄적으로 내포하는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국가브랜드는 과거에는 스스로 만든 브랜드라기보다는 외국인이 먼저 사용한 '조용한 아침(Morn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와 많은 제도와 정책이 유사한 미국의 현실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인들의 의료비 일례를 들어보자. 척추가 회전하여 발생하는 척추측만증 환자들이 변형이 아주 심할때 시행하는 척추교정술은 3000만-4000만 원 정도의 비용부담이 발생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수술비는 건강보험을 적용받기 때문에 실제로 환자가 내야하는 본인부담금은 수백만원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의료수가가 미국과 비교해 상당히 낮게 책정된 점도 있지만 미국의 진료비가 비싼 것도 사실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제시한 메디케어 정책도
생식이라는 측면에서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남자는 한 번 사정할 때 수억 마리의 정자를 배출한다. 70세까지 건강하게 정자를 배출한다고 가정하면 평생 1조 개가 넘는다. 하지만 여자는 4주에 고작 하나의 난자만 만들어낸다. 1년으로 치면 13개, 가임 기간을 넉넉하게 40년으로 잡아도 평생 500개 정도에 불과하다.양적 차이도 크지만 질적 차이는 더욱 근본적이다. 새로운 생명을 만들기 위해 남자는 정자를 배출하기만 하면 되지만 여자는 임신, 출산, 양육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남자는 100일 동안 100명의 여자에게서 10
중독이라는 말은 무엇인가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몰입돼 벗어나지 못하는 병적인 상태를 말한다. 니코틴 중독, 알콜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등등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를 담는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중독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생존의 기초인 의식주에 있어서도 탄수화물 중독, 쇼핑 중독, 운동 중독, 섹스 중독까지 있으니 말이다. 또 사오십대 가장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일 중독도 있다. 이렇듯 사람의 의식에 작용해 중독이라는 상태까지 만들어 내는 대상은 무궁무진하고 제한이 없는 듯하다. 필자도 여러 가지에 중독돼 살고 있다. 니코틴, 알
최근 우리 문화계의 블랙리스트 파문을 지켜보면서 문화의 기본적인 개념과 문화가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유네스코에 의하면 최근 문화산업은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중동지역이 17.6%로 신장세가 가장 두드러지고 이어서 아프리카 13.9%, 남미 11.9%, 아시아 9.7% 순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적은 자본투자로 사업추진이 가능하며 진입장벽이 낮고 여성을 포함한 사회취약계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40대 중반의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진료실로 들어온다. 얼굴만 봐서는 엄마가 환자인 것처럼 걱정스러운 모습이다. "얼마 전에 아이와 같이 목욕하면서 등을 보니 한쪽 등이 튀어나와 보여요. 동네 병원에 갔더니 척추측만증이라며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하라고 해요." 아이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었다. 우선 등 검사를 해보니 엄마 말대로 한쪽 등이 튀어나와 보이고 검사를 진행하니 척추 뼈가 회전하여 한쪽 갈비뼈가 등 뒤로 튀어나와 보이는 현상인 늑골고가 확인되었다. 측만증은 허리가 옆으로 휘는 것이 아니라 척추 뼈 자체가 회전하여 발생하
대전대학교에는 공과대학이나 사회과학대학처럼 우리에게 낯익은 단과대학뿐만 아니라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약칭 H-LAC)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단과대학이 있다. 이는 미국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리버럴아츠칼리지 시스템을 모델로, 대전대의 특성과 현실에 맞도록 변형한 형태의 '대학 속의 대학'으로서 2015년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설립되었다.현재 미국에는 약 200개의 리버럴아츠칼리지가 있다.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가 1년 동안 다니다 중퇴한 곳으로 유명한 리드칼리지도 명문 리버럴아츠칼리지 가운데 하나이다. 각자 개성 있는 프로그램
영화를 보다보면 어떤 장면에서 또는 어떤 스토리 전개에서 마음이 불편해질 때가 있다. 뉴스를 볼 때도 그렇고 종종 운전할 때도 그렇다. 무언가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거나 부당한 경우, 사람들은 각자가 가진 도덕적, 법적 기준에 거스르는 현상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 이렇듯 '마음이 불편해 지는' 이유에는 앞서 말한 각자가 가진 도덕적, 법적 기준 외에도 종교적 신념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세대의 차이, 지식의 차이, 빈부의 차이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원인들이 있을 것이다. '생각이나 입장이 모든 면에서 똑같은 사람은 없을
김영란법과 같이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하자는 숭고한 취지의 법률과 소위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지원하여 사회공헌에 기여하는 문화메세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사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문화예술계가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거라는 예상을 했지만, 설상가상으로 최순실 사건이 터지면서 기업의 문화메세나를 통한 협찬이나 후원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문화단체와 공연예술업계의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가 골프계를 호령할 때 나는 지인들에게 " 타이거우즈는 잭니클라우스나 아놀드파머처럼 오랜 기간 세계 1위 지키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 이유는 잭과 파머에 비해 우즈의 골프 자세는 너무나 과도한 허리회전과 강한 무릎관절의 이동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견뎌낼 수 있는 한계 이상의 힘이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면 젊은 나이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 예견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예상은 적중하여 되풀이 하여 발생하는 타이거우즈의 허리부상은 선수 자신 뿐 아니라 그를 좋아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고
설 연휴가 끝났다. 고속도로 정체도 풀리고 모두들 일상으로 되돌아갔다. 오가는 길은 힘겨웠지만 친척들이 함께 모인 시간이 나쁘지 않다. 조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기도 하고 어머니의 늙어가는 모습을 접하며 콧날이 시큰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론 이렇게 되묻는다. 왜 우리는 명절만 되면 힘들게 친척들이 함께 모이려고 애를 쓸까?개인주의적 전통이 강한 서구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처럼 온 국민들이 명절마다 동시에 움직이면서까지 친척들을 함께 만나려고 하는 것은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행태이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
올 겨울 보기 힘들었던 흰 눈이 산천을 하얗게 덮었다. 사락사락 눈 내리는 밤엔 화로는 아니더라도 이동식 버너나 가스렌지에 고구마나 가래떡을 구워 가족들과 나누어 먹는 소소함이 행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뉴스는 꺼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난 삼개월여 지위고하를 막론한 선수들의 거짓말 대회를 거의 생중계처럼 접했다. 저녁 무렵 하루의 거짓말 대회를 정리하는 뉴스가 나오고, 자고 일어나면 또 새로운 사실들이 거짓말을 했던 어떤 이의 뻔뻔함을 드러냈다. 국민들은 뉴스를 보면서 욕지거리를 내뱉는 나날의 연속
최근 우리가 처한 정치·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한류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사드문제로 중국과 문화예술교류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한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류가 좌초하고 말 것이라는 비관론조차 고개를 들고 있다. 1980년대 초부터 우리 문화예술의 해외홍보와 국제교류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가졌던 의문은 '지금 하고 있는 문화예술 활동이 우리의 국익을 위해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 던진 질문에 매우 구체적이며 생생한 해답을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다. 올 한해는 세상을 힘들게 하는 기사보다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간혹 나태해질 때 깨닫게 해주는 밝은 언론 보도가 많았으면 한다. 글 제목은 얼마전 80세 생일을 맞이하신 교황의 얘기이다.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특히 우리 고향인 대전을 방문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방송에 비추어졌던 모습만으로도 종교를 떠나 많은 분들의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다. 교황은 항상 검소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으며, 사회적 소수자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관용을 촉구하며, 여러 가지 다양한 배경과 신념
세계적 명문대학인 하버드 대학교에는 이 학교 최초의 재정 지원자였던 존 하버드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동상이 하나 있다. 이 동상은 남자 어른 키 정도 높이의 돌로 만든 네모난 기둥 위에 설치되어 있는데 왼쪽 구두 끝이 살짝 돌기둥 밖으로 삐져나와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하버드 동상의 왼쪽 구두를 만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왼쪽 구두를 만지면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는 속설까지 만들어졌다. 인터넷에는 하버드 동상의 왼쪽 구두를 만지는 수많은 기념사진들이 게시되어 있다. 이 때문에 왼쪽 구두는 동상의 다른 부분들과 다른
연말이다. 월 말도 아니고 한 해를 보내는 막바지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 어찌 개인에 국한될 것인가.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사회, 국가적으로도 다사다난했다. 모든 현상에 명암이 있듯이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우리 국민들은 어려움과 희망을 함께 하고 있다.정치적인 어려움이야 지금까지 보여줬던 우리 국민들의 저력으로 곧 정상화 되리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제 문제는 경제다. 자본주의 경제는 개인적이든 국가적이든 곧장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는 속성이 있고, 무한 경쟁과 도태는 국경을 불문하고 세계적으로 벌어진다. 지구촌에 미국이라는
연말이다. 이즈음이 되면 우리는 늘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고 성화를 부린다. 시간이라는 연속된 물리적 흐름을 굳이 일정 단위로 구분하여 의미를 두는 일은 인간만이 가진 문화적 유산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일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한계의 소치일지도 모른다. 종교학자 엘리아데는 변화와 성장의 고통을 편안하게 수용하고 발전적으로 승화하기 위한 인간은 문화적 산물로 '통과의례'라는 개념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한 해 대전도시재생센터장으로 역할하면서 느낀 소회는 한 마디로 반성과 동시에 희망의 발견이었다.
외식업계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으로 통하는 법률의 시행 이후 서울은 물론 지방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안 그래도 어려운 경기에 먹고 살기 힘든데 부정청탁 근절을 하기도 전에 경기침체의 원흉이 될 것이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고가의 음식을 파는 식당들은 물론이거니와 중저가 식당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음식점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여기에 더해 최근 한국사회는 본격적인 소비절벽시대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작금의 국정농단사태로 인한 대통령 탄핵, 경기불
12월 25일 성탄절은 종교를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축제의 날로 즐긴다. 기독교에서는 메시아 출현에 대한 예언의 말씀이 이뤄진 예수의 탄생을 커다란 기적으로 믿는다.6.25전쟁 중 우리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일컫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사건을 두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P. 라루선장은 "신의 은총을 받은 기적의 배(Ship of Miracles), 생명의 항해(Sailing for Life)"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많은 인기를 끌었던 '국제시장'이란 영화 초반부에 도입된 흥남철수작전에서 일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