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부부.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암컷과 수컷 병아리를 분리하는 작업이다. 암컷으로 확인된 병아리는 계속 길러진다. 하지만 수컷 병아리의 운명은 달랐다. 알도 낳지 못하고 고기도 맛이 없는 수컷은 분리된 후 바로 소각된다. 쓸모없는 존재는 가차 없이 버려지는 세상이다. 감별소의 굴뚝에서 새어나오는 검은색 연기는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준다. 아빠는 아들에게 말한다. 쓸모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미국의 시골 중에서도 시골인
지난해 1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9년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3.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약 44세라는 통계와 비교해보면 대략 2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이제 정말 100세 시대라는 말이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오래만 산다고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최근 보건의료 정책에서는 단순 수명보다 '건강수명'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 건강수명이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유병 기간을 뺀 수치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
보톨리눔 톡신은 클로스트리움 보툴리눔이란 균에서 유래한 독소로, 신경말단에서 분비근육 수축을 위한 전달 인자의 작용을 방해해 근육 마비를 유도한다. 인체에 치명적이어서 현재까지 알려진 독극물 가운데 가장 독성이 높다. 치사량 기준으로 복어 독보다 수백만 배, 청산가리 화합물보다는 수천만 배나 독성이 강하다. 이 까다로운 물질을 의학적 사용이 가능하도록 세계 최초로 정제한 기업이 앨러간이며, FDA 허가를 받아 상용화한 제품명이 바로 보톡스다. 보톡스가 성형외과에서 주름살 제거 시술에 사용되면서 빅히트를 치게 됐고, 보툴리눔 톡신을
민중가요의 뿌리는 살인발라드(Murder Ballad)이다. 발라드는 본래 영국과 프랑스 지역에서 기원한 서유럽의 전통민요이다. 그런데 영국의 발라드는 매우 특이하다. 이유는 아직 정확히 분석되지 않았으나 살인발라드 곡들이 엄청난 수를 차지하고 있다.민중가요의 뿌리인 살인발라드는 무엇인가? 살인발라드는 임의적 용어가 아니다. 영국에서 수 세기 동안 사용해 온 고유명사이다. 이런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가사가 민중들의 핍박받고 억울하며 슬픈 죽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살인발라드는 당시 배움이 부족하고 힘 약한 민중들에게 노래의 차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벌써 1년이 넘었다. 이놈의 코로나19는 도대체 끝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엔 남의 나라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덜컥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다. 하지만 안심했다. 대전은 안전지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전은 홍수도 안 나고, 지진으로부터도 안전한 곳이 아닌가. 대전은 심심해서 코로나도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농담을 들으면서, 대전이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대전에서 살기로 한 내 결정이 얼마나 탁월했던 것인지 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환경 전환으로 사회 곳곳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 사회기반시설인 병원에서도 기술 기업과 협업으로 업무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의료기술의 디지털화도 추진되고 있는데 이른바 '스마트병원'이다.'베러파이드 마켓 리서치(Verif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스마트병원 시장 규모는 254억 8000만 달러(약 30조6397억 원)다. 연평균 24.03%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1288억 9000만 달러(약 154조9902억 원)에 이를
많은 사람들이 소통(疎通)을 이야기한다. 정치, 종교, 경제,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이들이 다양한 목소리로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특히 조직 내 리더와 구성원 사이 생각의 공유라든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조직 간 합의를 끌어내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소통의 필요성이 강조되곤 한다. 실제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위안 삼지만, 사회 지도층의 탈을 쓴 모리배(謀利輩,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사람이나 무리)들은 제반 상황이나 여론, 또는 내부 구성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기술선진국이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선박, 우주항공, 바이오, 화학, 철강 등 못 만들고 못 하는 것이 없다. 그 수준 또한 외국 기업들과의 초격차를 벌일 정도로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포함하여, 두루두루 가히 세계적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제조업 대국이다. 대한민국의 뒤에는 인도(6위), 이태리(7위), 프랑스(8위), 영국(9위), 멕시코(10위) 등이 있으며, 앞에는 독일(4위), 일본(3위), 미국(2위), 중국(1위)이 있다.대한민국의 현대사를
행운이 깃든 자리. 명당. 경기도 용인시엔 유명한 명당자리가 하나 있다고 한다. 로또명당. 1등 19번, 2등 68번 당첨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로또 판매점이 바로 그곳이다.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전설속의 성지나 마찬가지다."로또명당에 가서 나도 행운의 기운을 받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명당이 유명세를 떨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언젠가 이 판매점에서 배출하게 될 20번째 1등 당첨자의 영광을 누리고 싶은 전국의 로또 전사들이 이곳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요일 오후
최근 흔히 접하는 뉴스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것이다. 보도되는 '임상 1상', '임상 3상' 등은 과연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우선 임상시험(Clinical trial/study)이란 의약품의 개발, 시판에 앞서 그 물질의 안전성과 치료 효용성을 증명할 목적으로 해당 약물의 체내 분포, 대사·배설, 약리 효과와 임상적 효과를 확인하고 부작용 등을 알아보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 또는 연구를 말한다. 그 의의는 임상시험을 거쳐 약물이 시판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암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 있는 뒷길 길거리에 노점이 늘어선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오후 느지막이 판을 벌리기 시작해서 밤늦게 장사를 끝내고 짐을 거둬 간다. 하지만 때로는 그 자리에 있는 장사 물품을 다 거두지 않고 일부를 그냥 두고 가기도 한다. 혹시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서 푸른색 방수천으로 덮어서 노끈으로 묶거나 돌로 눌러 놓은 모습을 종종 보곤 한다. 우선은 무거운 짐을 들고 오가는 수고를 덜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거리의 목 좋은 장사 자리를 미리 맡아 두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물론 위험 요소도 있다. 본인이 없는 사이 누군가
영불해저터널은 현재 운영 중인 세계 유일의 국제 해저터널이다. 또한 실제 해저 운영구간만 놓고 볼 때 세계 최장의 초장대 해저터널이다. 일본의 세이칸 터널이 세계 최장 해저터널이라고 하나 그것은 해저와 육지 운행 부분 전체를 합쳤을 때 이야기이다. 그리고 세이칸 터널은 국제터널이 아닌 일본 국내용 터널이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영불해저터널은 현재 실제 운영 중인 세계 유일의 국제 해저터널"이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아일랜드와 웨일즈,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도 국제 해저터널 건설이 수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그리고 세레나 윌리엄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물론, 이들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설적인 기록을 세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다. 하지만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이들에게는 승리를 가져다주는 마스코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에게는 빨간색 티셔츠가 승리의 마스코트였다. 우즈는 중요한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면 자신에게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준다고 믿었던 빨간색 티셔츠를 꺼내 입었다. 퍼팅에 성공하고 주먹으로 어퍼컷을 날리며 환호하는 사진 속 우즈는 어김없이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있다. 마이클 조던에
낙상(落傷)사고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져서 다치는 현상, 혹은 그로 인한 상처를 말한다. 떨어지는 추락사고도 물론 경계해야 하는 사고이지만 오늘은 겨울철에 잘 발생하는 낙상사고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월이 다 지나가는 시점에서 겨울철 낙상사고가 웬말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하는 법이고 아직 겨울은 몇 번이나 넘어져도 충분할 만큼 남아있다. 치명적인 사망률과 연관된 엉덩방아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인재(人災)이니까.낙상사고는 사계절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 유독 겨울철에 많이 발생
'조센징'은 '조선인(朝鮮人)'의 일본식 한자어 발음이다. 문자 그대로 원래 의미하는 바는 '조선 사람'이다. 근대 이전에는 일본에 비해 한반도 문화 수준이 더 높았기에 조선인이라는 표현 속에 부정적 의미가 담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조센징'이라는 어휘는 일본인들이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표현이 되었다.특히 이 표현이 교묘한 것은 '조선(朝鮮)'이라는 고유명사에 사람 '인(人)'이라는 가치중립적인 보통 명사를 합쳐 놓았다는 점이다. 은연 중 '조선'이라는 고유명사에 부정적 이미지를 부여하여, 우리
2020년 12월 말경에 영국과 EU는 마침내 브렉시트 최종협상을 타결지었다. 영국이 유럽에서 다시 독립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리고 영국은 이번 최종 타결에서 영국-EU FTA 합의에 성공함으로써 그동안 EU 회원국으로서 누려왔던 무관세, 무쿼터 혜택을 브렉시트 이후에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 앞으로 영국이 EU 회원국들과 무역 통상 교류에 있어서 그동안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 갖고 있던 권리를 거의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물론 최종 타결 이후 런던 금융시장에 예치되었던 약 70억 달러의 EU 계열 투
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현재의 10대들은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사고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마도 평균적으로 90세까지는 살 것이 확실해 보인다. 심지어 의학과 생명공학의 발달 덕분에 평균수명이 120세가 되는 시대를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신체가 성장하는 기간의 6배 정도를 살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20세까지 신체적인 성장이 진행되는 인간은 그 6배에 해당하는 120세까지 살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평균 수명을 90세라고 가정했을 때, 야구로
기로(岐路)는 갈림의 의미를 지닌 '기(岐)'와 길이라는 의미를 가진 '로(路)'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모든 갈림길이 기로인 것은 아니고, "인생의 기로에 섰다"라는 표현처럼 그 선택에 의해 미래가 달라질 것이 예상되고 때로는 전체의 운명마저 좌우되는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사용된다.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대한민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지난 11월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며 1일 확진자는 이미 1000명을 넘었고, 집단 감염과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는 감염이 늘고 있다. 특히 두려운 것은 감염재생산지수가 상승
흔히 중풍이라고 알려진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며 병원에서 빨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뇌졸중은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원에 일찍 도착하면 치료 뿐 아니라 극복 가능한 질환이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듯이 뇌졸중 치료에 있어서 시간은 뇌라는 표현이 어울린다.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15분이란 시간은 어떤 시간일까?커피 한잔 마시거나 음악 몇 곡을 들을 수 있는 아주 여유로운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뇌졸중 환자는
서양에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정체(政體), 즉 정치 형태에 대한 논의는 무성했다. 그 유형의 구분은 권력 주체가 누구냐, 몇 사람이냐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1인의 군왕이나 황제가 권력을 전유해 통치하는 것이 군주정치(mono-archo)이고, 소수의 귀족 집단이 권력을 공유해 통치하는 것이 귀족정치(aristo-cratia)인 반면, 모든 국가 구성원이 주권자가 되는 것이 민주주의(demos-cratia)이다. 그런데 이 모든 정치 형태는 그 권력의 주체가 양식과 도덕성을 기초로 해 국가구성원 전체의 안녕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