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영화를 좋아하셨다. 내가 초등 고학년이던 90년대 초 아버지는 대여 마감일인 3일을 꼬박꼬박 지켜가며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서 영화를 빌려 오셨다. 누나와 나는 새로운 영화가 도착하는 날에는 평소와 달리 영화가 끝나는 늦은 밤까지 TV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등 뒤에 슬며시 앉아 부모님 어깨너머로 본 영화에는 당시 유행했던 영화도 있었지만, 대부분 '벤허', '십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왕과 나', '콰이강의 다리' 등 아버지가 어린 시절 보셨던 오래된 영화였다. 이 경험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깨너머 영화 보기가
"미술이란 자연을 가장 아름답게,완벽하게 모방하는 것이며미술작품의 목적은눈을 즐겁게 해 줄 뿐만 아니라영혼 속에 파고들어 현실에서 얻어지는 인상을마음 속에 새겨 주는 것에 있다"자크 루이 다비드Jaques Luies David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에 나와 있는 얀 브뤼헐의 (1608)은 생생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담은 그림이지만 어딘지 생경스럽다. 함께 있을 수 없는 사계절의 꽃들이 한 화병에 담아 있는가 하면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 무당벌레, 메뚜기, 파리
최근 헬스케어 산업의 트렌드는 질병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 환자들은 의료 공급자로부터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료와 개인맞춤형 치료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병원 내 진료 기록, 의료영상 데이터, 유전체 데이터, 그리고 환자의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라이프 로그 데이터, 의학 문헌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연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의사의 노력과 인지 및 판단 능력으로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환자를 위한 최선의 결론을 찾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의사를 보조
우리나라는 10-20년의 차이를 두고 일본의 경제성장과 비슷한 길을 따라 왔다. 그런데 일본이 1990년대 부동산과 주식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버블 붕괴 후 30여 년 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마저도 일본을 따라 가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일본이 1990년대 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산업구조나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불황의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부동산을 대표로 하는 버블의 붕괴라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서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을 일컫는 질환이다. 골다공증은 연령의 증가에 비례하여 발병률이 상승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국가에서는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성 골절의 발생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골다공증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고관절 골절은 발생 시 사망률이 2.8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의 적절한 진단 및 치료로 골절을 예방하는 것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현실이다.약해진 뼈는 골강도의 감소로 볼 수
아름다운 뿔, 사람의 얼굴과 사슴의 몸을 가진 반인반수의 몸에 여러 개의 화살이 박혀 있다. 화살이 꽂힌 곳에는 선혈이 낭자하다. 네 다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사슴은 정면을 응시한 채 서 있다. 너무도 당당한 그 모습은 차라리 처연하다 못해 충격으로 다가온다.프리다 칼로 (1907-1954, 막달레나 카르멘 프리다 칼로)의 이다. 짙은 눈썹과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두 눈, 누군가가 쏜 화살들에 맞아 온 몸은 선혈이 낭자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는 단호함이 그녀의 얼굴과 두 눈에서 읽힌다. 네 다리로 꼿꼿하게
인공지능(AI)이 지속적으로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영역에서 AI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다양한 IoT(Internet of Things)를 통해 데이터를 생성한다. 둘째, 그래픽 프로세서, 마이크로프로세서 또는 기타 고성능 프로세서를 사용하여 AI 알고리즘의 학습(Training)을 지원한다. 셋째, AI의 실제 활용에 있어서 추론(Inference)을 지원한다. AI를 지원하는 이러한 반도체의 등장에는 우선적으로 AI 도입·활용을 촉진한 반
우리가 그렇게도 칭찬하고 부러워했던 일본의 장인정신이 이제는 일본 사회 전반에 흐르는 경쟁회피 성향과 더불어 후계자를 찾지 못해 대가 끊기게 되고 이것이 일본 경제를 후퇴시키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은 조사기관에 따라 3만여 개에서 5만여 개로 전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1000년을 넘은 기업도 7개나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쇼토쿠 태자가 초대해 일본으로 건너간 유중광, 일본명 곤고 시게미쓰가 창설한 곤고구미(金剛組, 창업 578년)라는 기업은 전 세계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위암은 전체 암 발생의 11.8%를 차지했다. 성별에 따라 남자는 14.7%로 폐암에 이어 2위, 여자는 8.1%로 유방암-갑상선암-대장암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최근 10년간 발생률이 감소한 암은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으로 국가암검진사업의 대상 질환이다.(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또한 이들 암 중 위암, 폐암, 간암은 생존율의 증가도 확인되었다. 2015-2019년에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2001-2005년과 비교하였을 때 5년
"내가 말로 말할 수 있다면, 그림을 그릴 이유가 없다."-에드워드 호퍼삶의 모든 순간을 담아낸 화가의 마지막 그림, 죽음을 맞이하면서 보내는 화가의 마지막 그림에서 우리가 감동을 받는 것은 그들이 보냈던 그 시간들을 작품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에 임박해서 그들은 무엇을 보았을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초록 숲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무대 위에 광대 복장을 한 두 희극배우가 등장한다. 이들은 두 손을 맞잡고 관객들에게 고별인사를 한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한바탕 잘 놀다가 퇴장하는 자신들을 지켜봐 준 이들
최근 들어 AI가 생산성이나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미국의 다국적 경영 컨설팅 기업인 Accenture사는 미국, 핀란드, 영국 등 12개 국가 데이터에 AI 효과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2035년까지 AI가 노동생산성을 약 40% 정도 증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세계 경제성장률을 2배로 증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특징적인 것은 이들은 AI가 총요소생산성(TFP)의 또 다른 원동력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생산 요소라고 가정해 AI 효과를 측정했다는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언론에 보도되자 국민들은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대규모 촛불시위를 벌였고, 이후 전국 곳곳에까지 번지면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적이 있었다. 탄핵 시위에 대해 일본 방송에서는 '한국인들은 감정적인 것 같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백성이 주인이 되는 한국식 민주주의가 잘 표출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는 최근의 단편적인 사례가 아니다. 한국 전쟁 이후 4.19 혁명이 그렇고 518 민주화 운동이 그렇다. 필자
매년 10월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의 시즌이다. 매년 겨울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감염의 발생률은 소아에서 가장 높으며 인플루엔자 합병증, 입원, 사망의 위험은 65세 이상 노인, 5세 미만 소아 및 만성 질환자에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 감염의 전형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 근육통, 두통 등 전신증상과 함께 인후통,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다. 이외에도 콧물, 코막힘, 흉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열은 대개 38℃ 이상으로 급격히 발생하며 심한 탈진을 동반하기도 한다.인플루엔자의 가장 흔한 합병증
나는 찾지 않는다.다만 발견할 뿐이다.-파블로 피카소-"당신과, 같은 와인을 마시며, 서로의 술잔을 채워줄 사람과 보낼 삶을 원해"영화 '어느 멋진 순간 A Good Year'에서 주인공 맥스 스키너(러셀 크로우 분)가 운명처럼 다가온 여인 페니 샤넬 (마리옹 꼬띠아르 분)에게 청혼을 하면서 했던 말이다.영화 '어느 멋진 순간'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6년 작품으로 감독과의 오랜 지인인 작가 피터 메일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작가 피터 메일은 프랑스 여행 중에 마주친 프로방스의 풍광에 반해 영국에서 프랑스로 이주해서 살았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는 앞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누구도 반론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완벽한가? 라는 질문은 필요하다.완벽하지 않다면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과가 오류인 경우도 있고, 때로는 편향성(Bias)을 지니는 사례도 존재한다. 인공지능의 편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민간업체가 개발해 미국 20여개 주 법원에서 사용하던 컴파스(COMPAS)를 꼽을 수 있다. 컴파스는 체포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면 PC방에 데려가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제로 예능프로그램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선 핀란드에서 온 세 명의 청소년이 한국 PC방을 체험해 보는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는데, 이들은 최신식 컴퓨터와 편안한 의자, 놀랄 만한 인터넷 속도에 감탄하며 게임을 즐겼고, 여기에 더해 라면까지 주문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한일 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각각 96%와 90%로 일본 역시 인터넷 인프라가 상당히 갖춰져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그렇게 큰 차이를
기침은 기도의 과도한 객담과 이물질의 제거를 위한 신체의 중요한 방어기전으로 대부분 기침은 생리적으로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과도한 기침은 환자들의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끼쳐 삶의 질을 저하하며, 다양한 호흡기계 질환의 1차 증상으로 나타난다. 최근 2년 동안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기침을 호소하는 환자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이며, 격리가 해제된 후에도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유지되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대부분 감염 후 기침으로 서서히 회복하지만 다른 원인 질환이 진단된 경우도 적
어릴적, 사랑채에는 늘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노래하는 사람, 그림 그리는 화가들 심지어는 관상이나 사주를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들을 극진히 대접을 했고, 그들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씩 그렇게 우리 집에 머물다 가고는 했다. 그네들이 가고 나면 할아버지는 나를 불러 그들이 남긴 그림과 글씨, 도자기들을 보여주며 그림 속 화가들의 이야기며, 도자기를 빚은 도공들의 마음들을 이야기하고 나의 느낌을 물어보시고는 하셨다. 그리고는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노래도, 그림도 돈을 주고 듣고 사야 한다. 돈을 주고 얻어야
학령 인구의 감소로 지방 대학의 위기는 현실이 되고 있다. 대학과 기업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로 이어 진다. 그로 인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절실함을 안고 있다.어려움에 처한 지역의 대학과 기업이 함께 상생의 길을 찾는 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기업 대학이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대학이 벌이는 사회실천 활동은 산업체의 수요와 발전을 위한 공동연구와 개발, 새로운 지식 및 기술의 창출 및 확산을 위한 공동 연구와 개발, 대학보유 기술의 이전과 사업화 및 기술자문, 대학이 가진 인력, 시
일본에는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거울, 칼, 그리고 곡옥을 가리키는 '3종 신기' 라는 말이 있다. 1960년대 일본이 고도 성장을 이루면서 대부분의 가정에 보급된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새로운 '3종 신기'로 불렀는데, 이제는 팩스, 도장, 그리고 종이가 '21세기 판 3종 신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 사회가 전반적인 디지털 문화로 빠르게 전환된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도 웬만한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이 세 가지가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레거시 문화를 버리지 못한 탓이다.첫째, '팩스'다. 팩스는 우리나라도 일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