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디지털화가 많이 진전됐지만 그것으로 인한 인간생활에의 영향은 어느 한 측면만이 아닌 사회적 제도, 우리를 둘러싼 주변 등의 모든 상황이 동시에 변화해야 하며 그렇게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디지털 홈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생활양식을 예측해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의 생활양식은 크게 자연과 함께 하고 환경을 보존하면서 사는 친환경 생활, 가족이 함께 하는 가족생활과 오락문화생활, 생활수준의 향상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운동건강생활, 단순한 생명유지 이상을 위한 식생활, 인터
기후변화를 다룬 재난영화로 많은 영화가 있지만 얼마남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은 충격을 준 '투모로우'라는 영화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 바닷물의 기온이 내려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지구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재앙을 다룬 이야기다.지구에 새로운 빙하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현실감 있게 알려줬던 영화다. 온 세상이 눈과 얼음에 뒤덮혀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알 수 없던, 희뿌연 세상, 그 속에 위태롭게 서 있던 자유여신상과 자연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은 극한 사실감으로 우리를 영화
2022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SCE)가 막 끝났다. 스마트시티가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지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스마트시티'라는 용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게 됐다. 이처럼 언젠가부터 다양한 명사에 수식어처럼 붙이는 '스마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해지게 된 것은 이미 15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때는 아마도 스티브 잡스에 의해서 최초의 스마트 폰이라 불리는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 1월쯤일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스마트'라는 단어는 현재 그런 것처럼 많은 단어 앞에 붙게됐고, 우리의 건축과 도시에
우리 고장에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천년고찰이 여럿 있다. 그 중에서 서산의 개심사는 가는 길목부터 늘 특별하다. 오솔길과 개울의 시원한 물소리를 따라 걷는 솔밭과 나지막한 마루로 이어지는 돌계단은 무엇 하나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멋이 새어나온다. 그냥 편안하다.통나무를 반으로 자른 외나무다리가 걸쳐진 연못을 지나 나타나는 개심사는 그 아담함이 편안함을 더해준다. 이 편안함은 대웅전과 심검당 그리고 범종각의 기둥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고 인위적으로 다듬지 않고 생긴 그대로의 나무들로 기둥을 삼아 천년을 버텨온
가끔 집에 있다가 불현듯 "가자"하며 길을 나설 때가 있다. 늦은 아침 후 담양의 소쇄원을 보러 가자며 길을 재촉한다. 소쇄원(瀟灑園)은 양산보(梁山甫)가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되자 '세상의 뜻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담아 조성한 곳으로,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 중기 정원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다. 소쇄원의 자연스러움이 좋아서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다녀온 곳이기도 하다. 방문할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공간의 매력이기도 해서 자주 간다고 같은 것이 아니다.오랜만에 방문한 소쇄원은 풍성하던
독일의 지리학자 이발트 반스(Ewalt Banse)는 학문의 분류에서 "물리학, 화학, 지리학으로 갈수록 순수과학이고, 음악이나 문학으로 갈수록 순수예술이다. 또한 순수과학일수록 분석적이고 순수예술일수록 구성적이다. 따라서 건축이란 과학이나 예술의 중간형태이다"라고 했다.미국의 유명한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건축은 시대와 시대, 세대와 세대를 이어 내려오는 위대한 삶의 창조적인 정신이다"라고 했으며, 철학자인 괴테는 "건축은 얼어있는 음악과 같다"라고 했다.이것은 음악에 멜로디나 하모니 등이 듣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것
건축 분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크다고 한다. 특히 대도시일수록 건축물 부문의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배출량은 압도적이다. 서울과 같은 도시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0-70%를 건축물 부문이 차지한다. 이러한 수치는 대부분의 건축물에서 소비되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건축물 내에서 우리가 활동을 하면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즉, 여기에는 건축물을 건설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포함된 것이 아니다.건축물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건자재들과 건설공정은 대부분 산업부문에 포함된다. 또한 폐기하는 과정은 폐기물
얼마 전 지인과 얘기 중에 요즘 일식집이나 고급 한정식집의 메뉴 중에 오마카세 코스가 무엇이냐 합니다. 오래전이지만 일본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필자라서 물어보나 보다하고,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의미이고 요리사가 전채부터 후식까지 모든 것을 제철의 재료를 사용하여 최선의 조리방법으로 손님에게 음식을 내는 거라 설명했습니다. 물론 보통의 요리 실력으로 가능하지 않겠지요. 건축에도 오마카세 코스와 유사한 건축 용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뮤제오그라피(Museography)입니다. 쉽게 말하면 건축가에게 건축물의 사용 목적에 맞는 건축물
우리나라에서 건축계획을 전공하고 건축사(建築士)를 직업으로 하려는 사람들에게 마음 속 스승으로 삼아 공부하는 두 분이 있는데, 김중업, 김수근 선생이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우리나라 건축계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간 분들이라 필자가 감히 이분들을 논하는 자체가 실례일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중 김수근 선생께서 설계한 건물이 부여에 있는 (구)부여박물관이다. 지금은 부소갤러리·책방 형태인 도서관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그 당시 내부와는 많이 다르지만 외부 형태는 그 당시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다.예나 지금이나 공공건축에
사람이 세상과 마주하며 본격적으로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 것은 유아기 때부터이다. 언어를 배우고, 사회능력을 한참 기르는 시기이기에 주변 환경에 좌지우지되는데, 이때의 경험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아를 발견하고 정체성을 모색하며, 민감하게 발달하게 한다. 그만큼 유아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오늘날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며, 유아기의 교육체계에 대한 연구와 아동교육에 대한 지적, 사회적 능력등의 학습이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생기며, 초기 아동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독일 교육학자인 프리드리히 프뢰벨에 의한 유치원설립은 현대유아시설의 모태로
지난 6월 1일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나 당선인들이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막 시작하고 있다. 지자체 장들은 시민들에게 위임받은 권한으로 지자체의 미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특히, 오늘 이야기할 도시·군기본계획이 그러하다. 도시·군기본계획은 국토종합계획과 같은 상위계획의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시와 군의 미래상·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정책계획이다. 이 기본계획은 건조환경·공간을 비롯한 환경,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주민 생활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고자 수립한다. 지표 등을 설정해 행정의 바탕
지난 토요일이 6.25 전쟁 72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6.25 전쟁은 3년간의 전쟁기간 동안 남북한 합쳐 약 300만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습니다. 재산상으로는 그 당시 국민총생산의 약 두 배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또 전쟁이 도시와 건축에 미친 물리적 피해는 인적·물적 피해를 통해서도 짐작이 가지만, 한강 인도교 폭파와 더불어 주택과 학교, 공공시설, 도로, 철도, 교량 등의 기반시설과 각종 산업시설, 그리고 대량의 문화재 파손으로 이어졌습니다. 남북한이 진격과 후퇴를 거듭하는 가운데 도시와 건축물은 철저히 유린당
천안의 지명에는 유달리 용이 많이 등장합니다. 쌍용동, 삼룡동, 구룡동과 같이 용이 등장하는 동 지명이 13곳, 읍면동 지역이 37곳이나 됩니다. 동 지명의 용 머릿수는 28두고, 읍면지역 용 머릿수 49두니 이만하면 도시의 규모에 비해 용 머릿수 77두는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닐 것입니다. 천안 지명에 용이 등장한 것은 고려 시조인 태조 왕건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930년 경 태조 왕건의 술사인 예방이 후백제 공략을 위한 군사 거점 도시를 설치하라고 진언합니다. 예방은 천안의 풍수적 형세가 다섯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두고 다투는
언제인가 백화점을 돌아보다 네스프레소 매장 앞에서 발길을 멈춘 적이 있다. 진한 에스프레소의 향 때문이기도 했지만 알록달록한 캡슐이 세련된 형태로 진열된 매장에 눈길이 갔기 때문이다. 커피 설명과 함께 시음을 해볼 수 있는 기회에 매장을 둘러보며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다.여성들의 '로망템'으로 떠오르며 국내 헤어드라이기와 청소기를 휩쓸었던 다이슨 역시 초창기 마케팅은 상당히 독특했다. 예쁜 병에 부스러기를 담아 매장에 비치시키고, 부스러기를 바닥에 뿌려 고객들에게 직접 청소기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했는데, 조명에 반짝이던 작은
오랜만에 야외에서 마스크 없이 외출할 수 있게 됐다. 2년 넘게 우리 삶을 지배하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비로소 안정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로 삶이 변화했던 기간만큼 우리 주변 상황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전 1300원 대였던 휘발유 값은 2000원 대를 넘어서고 있다. 건축계도 예외일 수가 없다. 건축 설계 민간분야는 위축돼 설계가 수적으로 줄어들고, 원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시공분야는 철근과 각종 자재값이 상승해 건축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시공비가 2020년보다 40% 이상 상
지난 원고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분야별 노력으로 LULUCF 분야를 소개한 바 있다. 사실상 자연기반 해법으로 탄소중립화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다. 이 분야는 다시 산림, 초지, 농지, 정주지, 기타토지 등 5가지로 구분되는데, 각 부문별로 산림청,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이며, 정주지 부문은 주무부처가 국토교통부다. 이 분야는 그동안 온실가스 흡수량 산정이 되지 못해서 계속 국제사회에 보고를 하지 못했었다.LULUCF 분야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개발사업과 산림 복원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특히 정주지 분야는
한국 최고의 야생화 천국이라 불리는 점봉산 곰배령, 16만 5290㎡의 평원이 형성돼 있으며 계절별로 각종 야생화가 군락을 이뤄 만발하는, 이름하여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이곳은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봄에는 얼러리꽃, 여름에는 동자꽃, 노루오줌꽃, 가을에는 쑥부랑이, 용암꽃, 투구꽃, 단풍 등이 자태를 뽐낸다고 하는 곰배령은 그 경사가 완만해 할머니들도 콩자루를 이고 장 보러 넘어 다니던 길로 소개되고 있다.가족단위 탐방코스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죽기전에 가봐야 할 아름다운 산
부여! 지금은 충남공주, 전북익산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백제역사유적지구에 속해 있어 더 유명해졌지만, 필자가 건축을 전공하고 답사를 다닐 때만 해도 인구 몇 만정도 되는 소읍이었다. 부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백제의 마지막 왕도로서 백제의 흥망성쇠가 담겨져 있는 곳이다. 흥은 성왕, 무왕때 문화가 활짝 피었고, 독자들도 아시다시피 의자왕때 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부여의 허망함을 말하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부여예찬을 말하는 이도 있다. 필자는 아무래도 예찬을 하는 쪽으로 부여를 바라보고자 한다
십여 년 전 미국서의 일이다. 옆집의 미국인 부부가 아침에 갑자기 'Happy mother's day'라고 인사를 한다. 살짝 당황한 나는 어색한 웃음으로 마무리를 하고 집 안으로 들어와 아내와 얘기를 나눴다. 지난 한 주 근처의 슈퍼마켓을 비롯해 대형 마트에서 그렇게도 떠들어 대고 하는 것이 모두 이날을 위한 것이었다고 아내가 귀띔을 한다. 미국에서 일 년 중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꽃과 선물이 판매되고 가족이 외식을 하는 날이 어머니의 날이라고 한다.매년의 대학입시 중에 면접이 신입생 선발의 중요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지난 원고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 정확한 탄소배출량 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여전히 아직 국가 차원에서도 완벽한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계산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LULUCF(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ry)라는 분야가 그렇다. 이 분야는 AFOLU(Agriculture, Forestry and Other Land Use)로 불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이 분야가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지 못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분야 중 유일하게 온실가스 흡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