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최고 교육기관의 맥을 잇고 있는 성균관의 '성균관 의례정립 위원회'가 지난 5일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명절마다 모이게 되는 가족들의 의례에 한 획을 긋는 발표였다.추석을 맞이하며 차례상을 준비하던 대다수 가정들은 작은 충격을 받았을 듯하다. 지금까지 맹신했던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등의 근거가 희박했다는 사실이다.명절 때마다 음식 장만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족 간의 소소한 갈등이 뉴스에 오르내리던 것에 비춰보면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차례상을 준비하고 손님맞이를
필자는 음악봉사를 진행할 때 양로원과 교도소, 아동센터는 꼭 계획에 넣어 추진하는 습관이 있다. 미국에서의 합주공연 3부는 첫 번째 봉사활동지로 플러튼양로병원에서의 일곱번째 공연으로 라하브라시 칠드런 뮤지엄에서 열린 청소년축제 초청공연이다.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플러튼 양로병원은 미 정부에서 운영하며 한인 어르신들만 100여명이 생활하는 양로병원이다. 한인교포 1세대 어르신들의 이민사회의 힘든 생활을 이겨내고 마지막 삶을 어르신들이 내 집처럼 마음 놓고 머무르실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마지막 생활을 보내는 곳이라
무성한 숲(林) 따사로운 볕(陽) 졸졸 흐르는 물가(洙)에서 내 작업의 진면목(眞面目)을 찾는다. 공감하는 물체들을 형형색색으로 형상화시켜 생명감을 불어 넣는다. 다양한 표현기법과 질감을 통해 내 마음을 새겨넣는다. 때론 기존의 관념을 떠나 구상 비구상을 넘나들며 주제를 향한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작업 노트를 연다.'뭐 이래' 캔버스를 걷어찼다, 모두가 사라졌다, 나를 찾으려 해도 나는 없다, 긁히는 나이프 소리에 가슴 조인다, 남은 것은 공허뿐, 다시 챙긴다, 나만의 광장에서 서럽게 흘러내린 흔적을 보며, 색감을 입혀 화면을
가을비라고 하기에는 이르고, 장마나 태풍으로 보기엔 늦여름의 이상 기후에 가까운 요즘의 비는 뭇사람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그 동안 짧지않은 기간을 코로나19 비상 상태로 마음 졸이며 제대로 된 사회 활동이 이루어지기 힘들었기에 더욱 그러한 기분이 드는 듯하다.천안에 살고 계신 지인의 안부 문자에 답하며 오랜 시간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거리두기와 격리라는 무시무시한 상황을 핑계로 적지 않은 이들과 연락을 끊고 지낸 듯하다. 종사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분들과의 만남과 커뮤니티는 꾸준했음을 생각해 볼 때,
"방충망 갈아 끼우세요!""방충망 갈아 끼우세요!"연속적으로 들리는 소리에 은근슬쩍 화가 치민다.모처럼 조용히 사색에 잠기려 하는데 멀리서 '맴맴맴' 매미소리 요란하고 그 소리에 보태서 이동수리 트럭이 지나가며 같은 톤으로 떠들어대니 자연히 예민해지는 나를 주체할 수 없었다.매년 이맘때면 들리는 소리다. 꼭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들리는 소리는 계절을 확인시켜 준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져 물지 못하고 찬바람이 분다고 하는데 왜 방충망을 고치라고 하는지 이상하다. 한 여름 폭음에 문을 열어 놓을 때도 지나고 가을채비
광복절 노래는 1949년 정인보 작사 윤용하 작곡이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은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첫 소절부터 감동적이다. 우리 땅, 우리 조국의 땅을 '만져보자'고 했다.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이들을 자식으로 둔 부모, '벗님'은 해방을 함께 맞이한 동시대의 사람들을 뜻한다.8월은 8·15 광복절이 있기 때문에 광복절 달이라고 한다. 77주년 광복절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
서대전공원 광장에는 '역사는 애국심의 원천'이라는 그의 명언과 함께 대전의 인물,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의 동상이 공원을 향해 지켜보고 서 있다.'노인 하나가 죽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라는 말은 대전의 사학자인 춘강(春岡) 김영한(金英漢,1920-2018) 선생을 두고 한 말인듯 싶다. 지난 2017년에 대전의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향토사학계의 거목인 '김영한 특별전'이 있었다. 구 도청사, 대전 근현대전시장 입구에는 허름한 제복에 '소년 나팔수 김영한'의 모형 사진이 관객을 맞이한다.'
축제는 문화·예술분야이다. 그러나 정작 축제를 논하는 이들은 관광, 행정과 지역경제를 말하는 이들이다. 축제에서 점점 문화·예술인의 역할이 줄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문화·예술인들은 원론을 말하기 때문이다.축제는 제사에서 시작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축제는 하늘신과 만물의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제가 끝난 후 신과 공동체의 즐거움을 위해 음주가무로 기리고, 행사 기간의 끝으로 갈수록 신에 대한 경건함 보다는 기존 질서에 대한 이탈에 따른 무질서를 관용적으로 대해 주는 식이다. 제를 놀이로 규정하고 이에 지역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폭염의 팔월도 지나고 있다. 여기저기 가로수부터 거리엔 배롱나무 꽃이 만발해 우리를 여유롭게 만든다.배롱나무는 흔히 보이는 버즘나무나 다른 나무 보다 유난히 가지가 매끄럽고 깔끔하다. 꼭 선비의 마음을 닮아있어 옛 선비들이 좋아하는 나무라 한다. 한 여름 폭염에 지친 선비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꽃을 피운다고 한다. 그래서 선비들은 아무리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봄철 매화를 좋아하고, 다음으로 한 여름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를 선호한단다. 우리의 사찰이나 서원 또는 고택 마당 한가운데 배롱나무가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것과 무관하지 않단
올해 8월 15일은 광복 77주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날이다. 필자는 '한·미 문화교류 8·15 경축 음악회' 8개 지역 3부로 나눠 기고하고자 한다.이번 아무르 오케스트라(Amour Orchestra) 순회공연은 미주지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중심으로 제1회 8·15 대한민국건국 경축 찬양제 및 참전용사를 위해 '기억과 감사'로 위로 음악회를 실시하고 미주지역 교민 위문은 물론 어려운 시설들을 방문했다. 또 '2022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개최를 널리 알리고 음악을 통한 국위선양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아무르 오케스트라은 201
대전은 모나지 않은 산들로 둘러쳐 있다. 인구 145만 여를 끌어안은 쾌적한 광역도시다. 지세는 남쪽이 높아 3대 하천이 북쪽으로 흘러서 금강으로 모여 서해로 나가니 천상으로 참한 젖줄이다. 1950년 발발한 한국 전쟁으로 타지방 피란민들이 임시수도였던 평온한 대전에 정착했다. 고유의 충청 정서에 그리스적 인도의 간다라 불교문화처럼 대전에 국립과학관의 과학자들을 끌어안은 형성은 우연이 아닌 듯 싶다. 필자는 대전의 산들을 돌아보며 화문(畵文)으로 작품을 남기고자 한다.닭의 발 모양처럼 솟아있는 대덕구의 계족산(鷄足山)을 시작으로 대
지금 우리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공학, 무인운송, 3D프린팅, 나노기술의 6대 기술과 빅데이터, 헬스케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의 응용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한가운데 서 있다. 따라서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와 초지능화(Superintelligence)를 지향하는 미래 사회로의 변혁이 이뤄지고 있다.4차 산업의 핵심은 기초과학 기술에 창의적인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있다. 이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문화·예술이 중심이 돼 가
문자가 왔다. '제헌절인데도 국회 원구성이 안되니 정치권에 실망이라며…' 그 문자를 받고 보니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날도 더운데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문자 폭탄처럼 다른 지인들에게서도 별별 사연이 문자로 보내오나 무관심인데 이상하게도 신경이 쓰이는 문자가 있어 돌아보며 마음도 아련해서 답변을 하게 된다.돌이켜보니 지난 삼일절엔 '1919년 17세 소녀 유관순이 독립을 외치고 그 다음 해 감옥에서 삶을 마감하면서 나라를 위해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원통하다' 이런 문자를 보내왔고 '말은 생각의 외출복이랍니다. 내가 한
필자는 7월이면 생각나는 호주 시드니의 바다와 오페라 하우스의 아름다움과 함께 잊어서는 안될 추억이 있다. 아무르 합주단은 음악 봉사 같은 사회환원의 일원으로 2017년 7월 10일부터 17일까지 23명으로 구성해 호주 현지를 다녀왔다. 당시 제1부에서 호주 6·25 참전용사 위문공연을, 제2부에서는 호주 한인 교포를 위한 음악회 봉사활동을 벌였다.아무르 합주단은 호주의(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 1회, 호주 교민을 위한 음악회 3회) 4개 지역에서 공연을 했으며 참전용사들에게는 '기억과 감사'로 세계 평화를 위한 자랑스러운 한
새벽 산책은 밤새 고여진 마음을 생성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는 전국공원 심사에서 최우수로 인정받은 청정구역 '은구비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엔 선사박물관도 함께 있어 역사공원이라고도 불린다.필자는 22년 전 유성구 신도시 노은동 열매마을아파트로 입주했다. 공원 입구 네거리엔 치안센터도 들어섰다. 그전엔 파출소 현관 위에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아치식 글씨가 쓰여있었는데 그 밑으로 '칼빈'소총을 맨 순경 아저씨의 냉한 모습도 기억난다.세월이 흘러 새롭게 들어선 치안센터에는 밝고 세련된 글씨와 귀여운 포돌
미국 하버드대에서 행복을 강연하는 긍정 심리학자 탈 벤 샤하르 교수는 "왜 난 실패하는가?"라고 묻기 보다는 "누군가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하라고 한다. 이는 행복과 관련한 여러 현상과 이에 대한 반응, 대응을 설명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처럼 다른 이와의 잘못된 비교는 나를 불행하게 한다는 의미다.대전은 자칭타칭 '노잼 도시'로 불리우고 부르는 것을 진반농반 굳혀가고 있다. 다른 도시에 비해 재미와 흥미, 놀거리가 없음을 자조적으로 반복하다보니 대전이 초라해지는데다 대한민국에서 비슷비
일 년의 반이 지난 7월이다.새롭게 맞이하는 올 7월은 다른 해 7월보다 사뭇 다르다. 늘 반년이 지나면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지난 3년 코로나를 겪다 보니 '쉼'을 취하는 휴식의 종류가 다른 때보다 달라져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바캉스, 호캉스, 요즈음엔 스캉스가 유행이라는 것이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 호텔에서 즐기며 스파까지 하는 스캉스는 달라진 문화라는데 나는 적응이 잘 안 된다. 솔직히 유행에 둔해 무엇을 하든 뒤처지게 생활하는 것이 분명하다. 인정해야지 하면서도 유행을 바꾸거나 그냥 엇나가고 있다. 우습다는 생각에 유행을
'생활음악'의 개념은 음악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있다.생활음악을 통해 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생활음악 활성화를 통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 또 앙상블 음악을 통해 서로 어우러지는 사회문화 확산에 기여한다. 음악활동은 자존감 형성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활동이며, 앙상블 등 어우러짐 활동은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하고 가치있는 귀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필자는 해군군악대 생활 35년 동안 행진곡과 서곡, 째즈음악, 대중가요 등 다양한 세계 음악문화를 접해 왔다. 퇴직 후 생활음악과 사회환원을 어떻
일주기를 앞둔 백화(白樺) 한금산(1943-2021) 시인은 춘천 사범을 졸업한 후 초등교사 생활 중 중등 검정고시를 통해 1979년 대전 B중고 국어 교사로 부임하면서 필자와 문학의 연을 맺게 됐다. 충남대 교육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한국의 문학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시인이자 교육자다. 그는 강원도 인제 태생으로 6.25 피란 중 부모님 따라 동생인 한수산 소설가를 업고 강원도 횡성에서 서대전까지 걸어온 적이 있다. 1963년 강원일보에 첫 시 '날개에 부쳐'가 발표된 계기로 시문학에 몰입해 정겹고 순수한 시집 17권을 상재(上梓)했
예술에서 '작품(Work or Piece)'은 '예술 창작 활동으로 얻어지는 제작물'이라고 정의한다. 경제에서 '원료를 써서 물건을 만드는 행위 또는 그에 따른 결과물인 물품'을 일컫는 '제품(Product, Goods)'과 같다. 그렇다면 작품과 제품은 같은 것인가?원료의 사용, 즉 재화의 사용을 통해 물품 또는 용역을 만드는 과정은 유사하다. 이 유사성에서부터 예술에 대한 개념의 혼란이 발생한다. 제품은 가치의 고저는 있을지언정 가격을 매겨야 완성된다. 작품은 가격을 책정 또는 정의할 순 있으나, 돈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