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대전예술의전당이 개관 20주년을 맞는 해다. 지난 2020년부터 `개관 20주년`에 대한 상징성과 기대감으로 내년 기획공연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예기치 못한 세계적 팬데믹 상황으로 내부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2020년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상반기는 실시간 온라인 공연을, 하반기는 국내 우수공연 등을 급하게 마련해 공백을 메우려 했으나, 이마저도 7월의 대유행으로 또다시 취소 또는 연기돼, 지역 예술인 중심의 대체 공연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이듬해
1.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불려지는 이름에 의해 존재의 본질과 의미가 인식된다는 김춘수의 시, `꽃`에서도 볼 수 있듯 이름은 세상만물에 중요한 요소다.2.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은 기업의 제품과 그 자체, 또는 기업의 대표 인물을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익숙하게 하는 것으로 매출 상승과 기업의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아주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다.3. 우리나라에서 도시의 최소 단위는 통상
4월이 되면 회자되는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장시 `황무지`의 첫 구절이 생각난다.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 라일락을 피우며, 추억과 / 욕망을 섞으며, 봄비로 /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 이 시를 보면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고목이나 싹이 틀 것 같지 않은 나무에서도 꽃이 피고 메말랐던 텃밭에서도 파릇한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느껴진다.돌아보면 사월엔 우리의 역사도 만만치 않았다. 제주 4·3사건과 4·19혁명 그리고 세월호 사건 등등 유독 사월이 되면 뭉클하다. 하지만 꽃을 피우고 새싹을 틔우는 것을 보면 오
필자는 `우주 강국`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노래로 만들었다. 이번에도 발사에 실패하면 어쩌나 가슴을 조이며 지켜봤는데 성공이었다. 2013년 1월 30일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우주를 향한 장면을 지켜본 필자는 제1탄 `나로호 찬가`에 이어 제2탄 `나로호 행진곡`을 작곡해 나로우주센터에 헌정하게 된다.필자는 나로호가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때, 나로호 행진곡을 들으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2010년, 국민적 관심이 쏠린 나로호 2차 발사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연이은 실패로 주변에서 나로호 발사를 포기하자는 이야기
매년 봄이 되면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스프링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이 페스티벌은 지역 예술 활성화와 시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 충족, 대전 대표 축제로의 성장을 목표로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는 대전예술의전당 중심 프로그램 중 하나다.2004년부터 시작된 페스티벌은 2008년까지 지역의 전문예술단체 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였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연극, 무용 중심의 공연예술축제로, 대전문화재단이 출범한 이후로는 공모사업을 문화재단이 맡게 되어, 2012년부터는 공모사업이 아닌 대전의 공연예술과 국내외 우수작품 초청공연으로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영양소 `지방`이 아니다. 쏠림이 없는 진정한 지방자치시대 구현을 위해서는 `지방`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지방`은 `중앙`의 대척어에 해당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지방`을 `①어느 방면의 땅`, `②중앙의 지도를 받는 아래 단위의 기구나 조직을 중앙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 정의 하고 있으며, 우리말샘에서는 추가로 `③서울 이외의 지역`으로도 정의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앙을 제외한 지역을 말한다.행정용어로서 지방은 헌법상 중앙집권국가인 대한민국의 DNA에 잘 들어맞는다.
탐매꾼들이 매화를 탐하고 있는 계절이다.탐매놀이는 계절 중 가장 먼저 피는 매화를 즐기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심매문화` 활동이다. 원정매(600년), 정당매(300년이상), 남명매(450년)는 산청의 삼매로 영남 쪽 매화나무를 말하며 해남 땅끝마을과 순천매화는 호남매라 하여 300년에서 600년이 되는 매화나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선암사(600년) 흑매(홍매가 오래되어 검붉게 꽃이 핀다)는 산사의 고즈넉함과 함께 우리를 부른다. 고목에게서 희망을 찾는 탐매는 옛 선비들이 좋아하는 행위 중 `가장 으뜸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군(軍) 정년퇴직을 하고 사회환원 봉사를 하면서 인간으로서 물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질을 생각하면 머리가 맑지 못한 느낌을 가지고 있을 무렵, 나로호 발사가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 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결국 `나로호 찬가`를 작곡하기로 했다. 또 `나로호 성공발사 기원 연주회`를 추진하기로 하고 2010년 8월 15일 현지 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목적은 나로호 성공발사 기원 연주회는 국민적 염원을 담은 기원 연주회
`가톨릭문화회관`과 `대전시민회관`은 70~80년대 대전을 대표하는 공연장이었다. 1992년 `우송예술회관`개관을 시작으로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를 위한 `엑스포아트홀`과 대덕연구단지 내에`대덕과학문화센터`가 개관하면서 대전에도 꽤 많은 공연장이 들어서게 되었다. 2000년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센터`에 이어, 2003년 10월 `대전예술의전당` 개관을 계기로 `문화 불모지`라는 단어는 대전에서 점차 사라져 갔다.2015년 `대전예술가의집`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개관했지만, 아쉽게도 2003년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는 `대덕
`문화`의 반대어는 `자연`이다. 그러면 `문화도시`와 `자연친화도시` 또는 `생태친화도시`는 병립할 수 있을까? 답을 먼저 말하자면 `병립할 수 있다`다. 아니, `병립 해야 한다`에 가깝다. 지금 지구 환경에 대한 이슈는 과학적인 근거의 유무를 떠나 정책 결정 속도의 차이일 뿐, 어느 입장이든 범지구적인 인류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현재 세계 대도시의 절대다수는 자연 파괴를 근간으로 조성됐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대표되는 도시의 겉모습은 대동소이하다. 추위-더위와 자연재해 방지, 생활 환경 개선과 생활의 편의성 제공 등에서 이
북어대가리!대전부르스!양촌막걸리!연극이 끝난 후 함께한 술자리에서의 건배사였다.정말 오랜만에 지인들과 연극 보며 문화의 향유를 느낀 것이 얼마인가 우리는 흥분하며 그 여유를 나눴다. `북어대가리`는 대전지역 전문 예술 단체 `극단 새벽`의 공연작이다. 연출자와 배우들이 지인이기에 관람했다. 극단 새벽은 1990년에 창단해 창단 작품 `안나클라이버` (한선덕 연출) 등 지금까지 지역에서 수십 편의 작품을 연출해 왔다. 지난해에는 제12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에 참가했다고 한다. 2022년은 `방방곡곡 사업`에 선정된 `산책`(신채
2012년 겨울, 독일 뮌헨의 한 공연장에 갔었다. 중간 휴식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여성 관객 한 분이 거침없이 화장실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남성 관객들이나 그 여성 관객이 너무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습이 의아하기까지 했다. 물론 대·소변기 공간이 분리돼 있어 성별 관계없이 불편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였긴 했다.2019년 여름, 둘째 아들과 다른 도시의 공연장에 공연을 보러 갔었다. 역시 중간 휴식 시간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로비로 나왔는데, 남녀
대한민국 동시대 최고의 지성이셨던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많은 업적과 어록이 남아 있지만, 하실 일이 더 남아있었다는 생각에 고인에 대한 애도에 앞서 서운함이 있음을 숨길 수 없다. 선생님께서도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음을 아셨는지 세상과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의 죽음을 향한 과정을 관찰하고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시는 일을 멈추지 않으셨다고 한다. 역시 존경이 우러나는 분이시다.후세에 남겨주신 수많은 말씀 중 삶에 대한 내용이 있다. "내가 한 말은 다 잊어버려라. 내 말은 진리가 아니다. 너의 삶은 네가
봄을 알리는 것은 여인들의 스카프에서 온다고 흔히 말한다. 지난해까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입춘이 지나고 나니 우리 집 닭장 안에서 봄을 알린다."웬 닭장?" 하면서 의아해 하겠지만 사연인즉 이렇다. 손자 덕분에 서울서 애완으로 키우던 수탉 한 마리가 이사를 오게 되었고 졸지에 닭장 주인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닭을 닭장 안에 가두어 키운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알부터 120여 일을 키운 수탉은 사람 손에 닳고 닳아서 안달복달하며 난리가 났다. 고민 끝에 "닭은 닭답게 키우는 게 맞아!" 영감은 수
봉사라는 말은 우리 모두 잘 아는 낱말이다. 그럼에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봉사에는 순수함이 깃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11월 7일에 내 고향 전남 고흥 소록도를 찾아 `제10회 찾아가는 사랑의 연주회, 해설과 함께 하는 색소폰 앙상블 찬양 콘서트`를 가졌다. 소록도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에서 600미터 바닷길 건너, 손에 잡힐 듯한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이다. 평범한 섬처럼 보이나, 한센병 환자들의 수용소가 위치했던 섬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아픔이 묻어 있고, 한국의 근현대사의 아픈 부분을 많이
2020년 1월 19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벌써 2년여가 흘렀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을 앞두고 있는 시점, 위중증 환자의 비율이 낮아 다행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도 올해 계획된 공연들을 잘 치를 수 있을까 염려하는 하루하루다.지난 2020년 2월 5일, 대전시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관내 모든 공연장의 임시 폐쇄 조치가 내려졌으며, 이로 인해 약 4개월간 공연장 출입은 통제되었으며, 모든 기획 및 대관 공연이 취소된 바 있다. 이후 수없이 반복되는 기획공연의 취소와
요즘 주변에서 고양이와 개를 많이 키운다. 이들을 함께 키울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는 이종의 반려동물을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키우다 보니 서로 간의 스타일과 생태의 다름, 그리고 영역의 겹침에 따른 스트레스로인함 일 것이다. 흔히 견원지간(犬猿之間)의 사자성어에서 파생된 견묘지간(犬猫之間)이라는 말은 이런 갈등을 잘 표현해 준다. 개와 고양이의 다름은 서로 간의 기분을 나타내는 행동 표현에서 잘 나타나는데 정말 다른 의미가 있는가 보다. 그래서, 처음 만나거나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개와 고양이는 다툼이
집 앞 마을회관에서는 연일 방송을 해 댄다. "노인회 회원님들은 둥구나무 아래로 도장 지참하고 나오세요!", "오늘은 도시락을 준비해 원두막에서 나눠드립니다.", "다음 주엔 떡국하고 식용유를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나오실 땐 마스크를 꼭 쓰고 나오셔야 합니다."경로당에 모여 희희낙락 윷놀이하시며 시간 보내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꼼짝없이 방구석 신세가 된 지 벌써 2년이 되어가니 노인회장은 수시로 방송하며 서로의 안부를 은연중 전달한다. 며칠 전 그 방송소리를 뒤로 하며 시내 나가는 버스를 탔다."어머나! 어르신, 방송하고 있는데
계룡산은 충남 공주시(계룡면·반포면)와 계룡시(신도안면), 대전(유성구)에 걸쳐있는 약 800여m의 높은 산이다. 계룡산은 예부터 풍광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만물의 근원이 되는 기운 즉, 정기(正氣) 깊은 산이라 하여 신성시 하고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땅에 기도를 하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기(氣)가 있다 하여 조선 태조 이성계도 개경(개성)에서 계룡산으로 천도하려 했으니 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지금은 우리나라 3군 본부가 계룡에 있으니 태조 이성계의 천도가 반 정도는 이뤄진
가곡(歌曲)은 시(時)에 선율을 붙인, 문학과 노래가 공존하는 음악의 한 장르다. 모국어로 된 시어를 노랫말로 사용하는, 독일의 리트(Lied), 이탈리아의 칸초네(Canzone), 프랑스의 샹송(Chanson)과 비견할 만한 것이 바로, 우리만의 예술가곡인 한국가곡이다.90년대 초만 해도 `신년 가곡의 밤` 혹은 `신춘 가곡의 밤`등 `우리 가곡`을 주제로 한 공연들이 많이 열렸다. 한국을 대표하던 성악가들이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 `청산에 살리라`, `꽃구름 속에`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자주 불렸고, 가곡을 들으려 공연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