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그랑프리 연속 7연패를 달성했다. 전에는 갑천에서 김연아를 떠올리곤 했는데 이제는 김연아를 보면서 갑천을 생각한다. 겨울이 되어 갑천에 가보면 많은 겨울철새들이 생활하고 있다. 발그레한 새색시 볼 같은 흰뺨검둥오리, 금속성 녹색 빛이 빛나는 꽁지머리의 청머리오리, 적갈색 머리에 크림색 이마를 가진 홍머리오리, 사람의 접근을 가장 싫어하는 멋진 군청색 연미복의 비오리, 작은 몸으로 물속 깊이 잠수하여 커다란 물고기 입에 물고 나타나는 논병아리, 청둥오리, 알락오리…. 그리고 둥둥 떠 있는 것만으로도 갑천의 풍광을 한층 더 업
올해 초 한국관광공사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 직접 식사를 해결해 가며 1시간 넘게 출퇴근하느라 힘들었지만 팀장님을 비롯하여 팀원들이 잘해 준 덕분에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2010년 한국방문의 해를 주도하는 ‘한국방문의 해 지원단팀’에 배치되어 자부심도 있었다.두어 달 정도 근무했을 때 부모님께서 영어회화전문강사를 선발한다고 하니 준비해 보면 어떻겠냐고 조언을 하셔서 9월 1일부터 모교인 남선중학교에서 근무하게 됐다.이제 교단에 선 지 2개월 보름이 좀 지났다. 김종욱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박정희 교감 선생님,
‘칠지도’(七支刀)는 현행 국사교과서에 백제의 뛰어난 제철 및 상감기술은 물론 백제와 왜의 관계를 알려주는 유물로 소개되어 있으며, 우리 박물관의 전시내용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 칼 한 자루에 고대 한일관계는 물론 한일 간의 굴곡진 근대사가 담겨 있음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칠지도는 일곱 개의 가지가 있는 칼이란 뜻으로 칼 앞면에 새겨진 ‘七支刀’란 글자가 그대로 유물 이름이 되었다. 칼에 새겨진 내용의 골자는 태□ 4년, 백제 왕세자가 왜왕을 위해 만들었으며, 신비한 영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칠
정영태얼마 전, 전주에서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기위해 참석한 중소기업인 등 40여 명의 기업인들과 소통마당을 가진 적이 있다. 참석한 사장님들은 처음엔 과연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수 있는지 반신반의한 상태에서 참석을 한 것 같다. 그런 한 분 한 분의 애로사항과 건의에 대하여 일부는 그 자리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았고, 타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회신해 드리겠다고 약속하는 등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이에 점점 참석자들은 우리에게 신뢰를 보이기 시작했고, 자리는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바뀌었다.지난해
국세청에서는 세무행정을 효율적·체계적으로 집행해 나가기 위해 각 세무서별로 관할구역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이에 따라 각 지역별 사업자들에 대한 제반 세무관리는 그 지역을 관할하는 세무서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각종 신고서의 제출 등 구태여 관할세무서가 아니더라도 처리가 가능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전국 어느 관서에서나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납세자 편의를 고려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특히 지난달 말부터는 사업자등록 신청·정정·휴폐업 및 사업재개 신고 등 사업자등록과 관련된 일체의 민원업무를 전국 어느 세무서에
하나의 사물이나 유기적 조직을 본질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나 역사·문화적 배경 그리고 정체성(Identity)을 이해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파악이 어렵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대표적인 구기종목인 야구와 축구도 깊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일단 야구와 축구가 동시에 인기 있는 나라는 드물다. 아니 거의 없다. 미국과 일본을 축으로 하는 야구문화권은 야구가 주류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유럽을 거점으로 성장해 온 축구문화와 시스템은 유럽의 세계관을 등에 업고 전 세계로 파생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곁에 있을 때 지키지 못한 회한으로 남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미술품이 겪은 수난도 예외는 아니다.2년 전에 필자는 미국 시카고에 다녀온 일이 있다. 그때 시카고 미술관에서 좋은 작품을 만나면서 전시실의 동선을 따라 아시아실로 들어설 때, 혹시나 좋은 우리 미술품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둘러보았다. 그 이유는 1983년(고종 30년), 국내 최초로 참가했던 ‘시카고 만국박람회’의 기록 때문이었다. 당시 가져간 참가물품은 모두 83상자나 되었으며 공예품과 미술품 등이 포함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가 35년 만에 철거되고 대신 자연 친화적인 명품 수변공간이 조성된다고 한다.이곳을 시민의 휴게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원도심 상권 활성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대전시의 발표다.중앙로 원도심은 대전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주변 소도시인 금산, 옥천, 논산 등지에서도 많은 이들이 쇼핑과 더불어 대도시의 문화를 접하러 오는 경우가 많은 곳이니만큼 목척교가 도시하천으로 서울의 청계천처럼 시민의 정서나 도시환경과 조화된다면 분명 대전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볼 것이 있다.목척교 복원 이후
대한민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나라다. 대한민국 국민은 우리 스스로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멋진 사람들이다. 20-30년 전 우리의 경제수준과 비슷했던 나라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발전상을 무척이나 부러워한다는 사실에 우리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그들이 우리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뭘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어느새인가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 낸 나라는 한국 말고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0년 전만 해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
쇼핑 중에 남편이 잠깐 손 씻으러 간 사이 나이 지긋한 부인이 말을 건넨다. “네 가지 덩어리를 아시지요?” “예?” “애물덩어리 남편을 집에 두고 나오자니 근심덩어리요, 같이 나오면 짐덩어리고 혼자 내보내면 걱정덩어리, 마주 앉아 있으면 웬수덩어리요.” 내가 깜짝 놀라 “우리 남편은 아니에요, 가방도 다 들어주고요. 쇼핑할 때도 잘 기다려주고요….” “그러면 그쪽은 복덩어리요.” 애물덩어리로 전락할 뻔한 순간에 복덩어리로 구제된 남편을 보면서 갑자기 파리가 떠올랐다. 파리야말로 골칫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그 골칫덩어리를 매력덩어
이곳 이원에 발령을 받고 첫인사를 하기 위해 차를 몰고 가는 길은 고개고개 구불구불 참 멀었다. 태안에서 나고 자랐지만 어릴 적부터 이원은 버스유리창에 붙어 있는 먼 곳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가보면서 이 고갯길을 눈이 올 땐 어떻게 다니나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매일 보는 출근길 논밭은 하루하루 다른 모습의 풍경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나를 유치원으로 안내해 준다. 그 흔한 학원도 학습지도 없는 벽지라는 것이 학부모님들에게 막연한 불안감과 동시에 어느 도시 못지않은 학구열을 만들어 내고
지난 11월 3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고고관에는 ‘고조선실’이 새로 마련되어 ‘삼국유사’ 등의 기록을 통해서만 전해지던 고조선의 문물을 직접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고조선은 기원전 2333년 단군 왕검이 건국하여 요령지방을 중심으로 점차 한반도 북부지역까지 그 세력을 넓혔으며, 기원전 108년 한 무제의 침공으로 멸망할 때까지 약 2000여 년간 이 지역을 통치했다. 한국고고학의 편년에 따르면, 고조선이 활동하던 시기는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에 걸쳐 있다. 고고학 자료에 의하면, 이 시기에는 농업생산력 증대,
WTO 체제 출범으로 고용과 자본, 제품,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업 활동의 국제화가 급진전하고 있다. 기업 환경의 국제화는 기업의 경영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업은 인재의 영입과 소비자의 구매 선택을 얻기 위해 높은 수준의 사회적 평판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상품의 수요자인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고객만족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필자가 몸담고 있는 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보다 편리하고 우수한 금융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국제화시대의 도시경영도 예외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오랑캐라 부르는 오늘의 청나라는 무엇이든지 중국의 이익이 될 만하고 그것으로써 오래 누릴 수 있는 일인 줄 알기만 하면 억지로 빼앗아 와서라도 이를 지켜 냈고, 만약 본래부터 있던 좋은 제도가 백성에게 이롭고 국가에 유용할 때는 비록 그 법이 오랑캐로부터 나왔다손 치더라도 주저 없이 이것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중국에는 많은 사범대학들이 있다. 그런데 이 사범대학들이 애초에는 교원양성을 위해서 출범하였지만 지금은 거의 다 종합대학들이 되었다. 따라서 중국의 사범대학을 우리나라의 사범대학
아파트 상가마다 세탁소와 미용실, 그리고 작은 마트가 한 곳씩은 있기 마련이다. 업소의 주인과 소비자는 이웃으로, 서로 웃고 지내는 사이가 많다. 아파트 단지가 아닌 골목길의 작은 점포라도 소비자와는 이웃이라는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대부분이다.그런데 세탁소의 경우, 의류 훼손으로 좋은 관계가 무너져 얼굴 보기가 민망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세탁물 분쟁은 소비자 상담실의 단골 메뉴라고 할 만큼 자주 발생하는데, 중재를 하면서 안타까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고가의 의류가 세탁 중 훼손될 경우 배상문제로 갈등이 빚어
가을은 결실과 수확의 기쁨으로 인해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시듦과 조락(凋落)으로 인해 예비된 죽음을 상징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이런 계절 속에서 피어난 국화는 가을의 풍취를 더해준다.비가 갠 늦가을, 만개한 국화밭을 지나면서, 진하게 퍼져오는 국화향에 취해 옛 선인들이 즐겨하던 국화를 생각해 보았다.국화는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사계절을 상징하여 흔히 사군자라 불리기도 하지만 찬 서리가 내려도 고고함을 잃지 않는 품격으로 인해 그중의 으뜸으로 일컬어지는 꽃이다. 국(菊)과 화(花)의 합성어로 ‘은근자’
매년 국내 전력소비량을 돈으로 환산하면 30조 원에 이른다. 산불로 인한 피해액은 한 해 1200억 원에 달하며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자 수는 매년 6000여 명이며 피해액은 무려 2100억 원이나 된다. 에이즈에 의한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1200명에 달하며 1인당 경제적 비용이 4억 원으로 추정된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9조 원 가까이 된다. 이 엄청난 손실을 줄일 수는 없을까. 이러한 문제들의 공통점은 법적인 조치로는 한계가 있으며 개개인의 자각이나 참여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이러한 공익적 손실문제나
18개월째 출산율이 감소했다. 혹자는 말한다. “재앙 중에서 가장 큰 재앙은 인구의 감소이다”라고. 2005년 통계를 보면 0-4세 아기가 1년에 평균 47만6000명이 태어났는데, 35-39세 그룹은 1년에 평균 82만2000명이 태어났다. 절반만이 태어난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우리의 미래는 아주 심각하다. 2050년이 되었을 때 47만6000명의 젊은이들은 배가 넘는 수의 노인을 부양해야 된다. 그러면 이들은 무슨 일을 하여 이 큰 식구들이 잘 먹고 잘살게 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우
새 학기가 되면 학생들이나 선생님들 모두 새로운 기대와 설렘으로 3월 첫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6학년을 맡게 된 나는 엄습해오는 책임감으로 다소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그런 첫날, 수영이라는 학생이 내게 첫 미소를 짓게 했다. 이후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생글생글 웃으며 물을 떠다 날랐다. 때로는 휴대폰으로 ‘선생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또는 ‘선생님, 힘내세요’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나는 답장을 자주 보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고놈, 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과 후, 수영이가 울면서 교실에 들어왔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지난봄에 부여 현북리의 임강사지(충청남도기념물 제34호)를 발굴 조사하였다. 임강사지는 1964년 동국대학교박물관에 의해 열흘 동안 조사된 적이 있는데, 올해 재개된 임강사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45년 만의 일인 셈이다. 1964년 조사에서는 이곳을 백제시대의 절터로 추정하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백제시대의 건물터 확인 및 다량의 백제시대 유물이 출토됨으로써 백제시대 유적의 존재를 분명히 하였다는 것에 가장 중요한 의미를 둘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비록 작은 편에 불과하지만 처음으로 백제시대 사찰벽화편이 출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