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대검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이 모두 여성이 발탁됐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검찰의 중간 간부 인사에서 여성 검사들이 약진했다는 것이다. 남성 지배적인 구조를 보여 온 법무부에서 이런 변화가 있었다니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1980년대 필자가 대학을 졸업한 후 요리사가 되겠다고 중국음식점 주방을 자원해서 들어갔다. 조리사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환영해주기를 바라지는 않았어도 들어가서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주방에 들어가는 첫날부터 그들은 텃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주방보조
"치킨 시켜라 쿠폰 모아라 이젠 치킨 타임. 벨이 울린다 치킨이 왔다 다린 내꺼다 목은 니꺼란다."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를 패러디한 '판타스틱 치킨송'이라는 노래다.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출, 모임이 어렵다 보니 음식 포장, 배달이 급격히 늘어났다. 요즈음 어지간한 음식은 다 배달 가능하지만 그중 가장 많은 것은 치킨이 아닐까 한다.치킨, 찜닭, 삼계탕, 닭개장, 닭갈비, 통닭, 닭볶음탕, 닭튀김, 닭발, 닭똥집… 닭이 없었다면 우린 뭘 먹고 살았으며 맥주는 뭐랑 마셨을까 싶을 정도로 닭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절대 식품'이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예상대로 이준석이 대표로 당선되면서 2030정치가 현실화 되고 있다. 그와 함께 어렴풋하던 2030정치의 모습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30대 야당 대표 선출에 대해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새로운 정치상황에 적응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과 부사시장 재보궐 선거에 이어 국민의힘 대표 경선까지 휩쓴 쓰나미라고 표현되는 2030정치의 실체는 무엇인가? 실제 2030세대의 유권자 수는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가 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 민주화세대가 2030세대였을 때는 20
앙리 루소의 '잠든 집시'(1897)란 그림을 좋아한다. 화면 오른쪽 상단 푸르스름한 밤의 창공에 하얀 달이 떠 있다. 지평선 아래 갈색의 대지에는 집시가 악기를 옆에 둔 채로 곤하게 잠들어 있다. 잠든 집시에게 숫사자가 다가온다. 이 기이한 환각 같은 집시의 꿈을 묘사한 단순한 구도의 그림에 내 무의식은 자극을 받는다. "비가 개인 날,/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내려와서/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녹음이 종이가 되어/금붕어가 시를 쓴다."(김광섭, '비 개인 여름 아침') 이 맑고 깨끗한 여름 아침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꿈이 아닐까?
중년의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 '중년''노년'을 내세운 단체에서 간혹 강연 의뢰가 들어온다. 이번에는 '노인학대 예방의 날'에 기념 강연을 해달라고 한다. 내가 노인 전문가도 아니고 노인에 관해 연구한 적이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내 어머님이 70이 되셨을 때부터 90으로 작고 하셨을 때까지 어머님을 모시고 목욕탕에 다니면서 어머님이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봤고 마지막 1년간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늙어감을 직
아픔을 줄여주는 약은 인류가 오래 전부터 간절히 원했다. 옛사람들은 버드나무 껍질을 빻거나 즙을 내어 사용하면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기원전 1500년쯤 기록된 이집트 파피루스 문서에 그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출산 고통을 줄이기 위해 버드나무 잎 차를 산모에게 마시게 했다고 하며, 히포크라테스도 버드나무 잎의 진통 효과를 알고 환자들에게 사용했다고 한다.하지만 버드나무 껍질은 맛이 쓰고 위장장애가 심하며 많이 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서 약 성분만 추출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끝난 지 한달이 조금 지났지만 집권여당을 집어삼킨 민심의 쓰나미가 야당마저 집어 삼킬 분위기다.지난 서울?부산시장 선거 결과에 대해 대체적인 평가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달리 말해 야당이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선거 직후에는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다', '민심을 무겁게 느낀다', '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기에 국민 중 일부는 이번 서울·부산선거를 계기로 국민의힘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 변화는 국민의힘이 여의도 국회 기득권을 벗어나
한 소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부른 노래를 감탄하면서 들었다. 어쩜 저렇게 노래를 잘 하나!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랫말에 홀린 듯 몰입해 들었다. 나이야 가라, 나이야 가라. 오늘 이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다, 라는 가사로 유추하자면, 이 노래는 '안티 에이징'을 대놓고 주창한다. 나이의 제약은 걷어치우고 오늘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을 누리자! 나이가 아무것도 아니라지만, 우리는 나이에 따라 인생은 다른 시기로 옮겨가고, 나이를 먹으며 필연적으로 다른 형태의 삶을 겪는다. 나이와 생물학적 신체, 나이와 삶의 형태와의
내일 강원도 정선으로 스무 번째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다. 천명을 저절로 알게 된다는 오십이 되자 신체적으로 여기저기 조금씩 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이 그날이 그날인 채로 지내고 있었다. 쉰일곱이라는 나이에 훅 들이닥친 갱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몸 온도를 높였다.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나의 열증을 식혀줄 수가 없었다. 유일한 해결책은 걷거나 자전거라도 타야 했다. 고심 끝에 작은 오토바이를 타기로 했다. 그러나 작은 오토바이는 강한 바람에는 휘청이는 등 불안한 면이 있으니 좀 더 큰 오토바이에 도전하기로 했다. 첫
대중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빈센트 반 고흐 작품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이 최근 경매에서 약 175억 원에 낙찰되었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고흐 작품치고는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에게 치료비 대신 그려준 그림 '가셰 박사의 초상'은 1990년에 약 880억 원에 팔렸다. 평생 900여 점가량 그림을 남겼으니 고흐 그림 자산 가치는 천문학적이다.하지만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고흐는 평생 그림을 한 점도 팔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도 그 재능을 알아주지 않은 탓이다.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의 인
이번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가장 큰 특징은 2030세대의 등장이다. 과거 선거에서 스윙보터로 중도층의 영향은 많이 봐왔지만, 2030세대의 영향은 조금 낯설다. 과거에도 2030세대의 정치적 영향력이 컸던 시기가 있었다. 바로 1980년대와 90년대 2030세대인 386세대와 X세대다. 당시는 2030세대가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고, 유권자 구성 비율에서 50% 이상을 차지한 반면 40대는 20%가 넘지 않았다.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2030세대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줄어든다. 가장 큰 이유는 유권자 구성 비중이 줄어서다. 2
최근 한 야당 국회의원이 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당직자의 멱살을 잡고 정강이를 걷어차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갑질은 한국 사회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 중 하나다. 이른바 대한항공 086편 회항 사건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갑질 사례일 것이다. 2014년 12월 5일, 미국의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나는 여객기에서 대한항공 총수 가족이자 부사장인 조현아 씨가 객실승무원의 서비스를 트집 잡아 항공기 회항을 지시하고 이륙을 지연시켰다. 이 갑질 사태로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기업의 인사구조
요리를 만들고 함께 나누어 먹는 일이 직업이다 보니 다양한 연령대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내가 요리를 직업으로 택한 이후 가장 재미있는 주제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중 한 방송국에서 어린이와 미식회를 진행하여 동영상 채널에 올리고 싶다는 것이다. 어린이와의 미식회도 매우 흥미로웠지만 어린이들의 연령이 궁금했다. 어린이들은 24개월, 6세, 7세, 9세의 남, 여아라고 한다. 어린이를 가까이서 본 적이 업는 나로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다. 그동안 우리는 세대에 대한 많은 담론이 있어왔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신세
"강하고 담대하라."이집트에서 노예생활 하던 유대인을 탈출시킨 지도자 모세가 죽은 후 유대 민족을 고향 가나안으로 인도할 책임에 힘겨워하던 후계자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이 당부하신 말이다.쓸개 담(膽) 클 대(大), '쓸개가 크다'는 뜻의 담대(膽大)는 겁 없고 용감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용감한 사람을 '담력(膽力)이 세다'고 한다. 반대로 용기나 줏대 없는 사람을 '쓸개 빠졌다'고 한다. 인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던 시절 용기는 쓸개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쓸개, 즉 담낭(膽囊)은 '쓰다'에서 나왔다. 오월동주(吳越同舟), 고대 중국
임기 5년 대통령의 레임덕 패턴을 보면 임기 초 정치사회 개혁으로 지지율을 유지한 후 중·후반에 경제로 떨어지다가 임기 말에 권력형 비리로 급격한 레임덕을 맞는다. 결국 경제가 나아지길 기다리던 국민에 대한 배신의 분노가 분출되는 과정이다.3월 들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이 예사롭지 않다. 19일 발표된 갤럽조사의 37%에 이어 22일 리얼미터 34.1%,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34.0%, 24일 데이터리서치 31.4%로 35%선이 무너졌다.레임덕은 경제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경제와 정치사회 개혁에 대한 국민과 대통령간의 허니
언제부터인가, 티브이 방송 편성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눈을 씻고 들여다봐도 코미디 프로그램은 찾아볼 길이 없다. 그 많던 코미디 프로그램이 티브이 지상파 방송 편성에서 왜 사라졌는지, 나는 그 사정을 알지 못한다.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유머 1번지', 가장 최근의 '개그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숱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유머와 위트를 뒤섞은 콩트로, 거짓과 위선의 가면을 쓴 쩨쩨한 정치에 대한 날선 풍자로 서민에게 웃음을 주며 번성기를 누렸다. 이제 코미디 프로그램은 명맥이 끊겼다. 팍팍한 나날의 삶에서 그나마 근심과 걱
해마다 3월은 봄이 왔다는 설렘에 앞서 일제강점기에서 독립한 날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더욱이 올해는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보궐선거를 치러야 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정치와 정치가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는 당마다 대표적인 주자를 정하고 선거운동에 한창이다. 누군가에게 한 표를 찍어야 하는데 누구를 찍을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였다. 누가 우리를 코로나 19 팬데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을까. 누구의 부동산 및 주거정책이 좀 더 명확하고 효율적인가.각 후보는
대학 시절 어느 교수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배가 난파되었는데 하나뿐인 구명보트에는 2명만 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배우자, 아들, 나 이렇게 네 명이 남았습니다. 누구를 구명보트에 태우겠습니까?" 많은 의견이 다양한 이유와 함께 나왔다. 심지어 "아무도 타지 말고 온 가족이 같이 죽자"라는 주장까지.10여 년 전 의료 수준과 장비가 극도로 열악한 나라에 국내 모 투석회사가 혈액투석기 2대와 관련 물품을 무상으로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혈액투석이 낯선 그 나라 의사들에게 의료 기술 전수를 위해 방문한 적이 있었다. 투석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 민심은 오늘날 주로 여론조사로 읽는다. 그리고 정치권이 민심을 얻었느냐 얻지 못하였느냐는 선거결과로 나타난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DJ 사례와 최근 보수 야권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먼저 DJ의 경우 1987년 치러진 13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주진영에서는 김영삼?김대중 양김 단일화의 요구가 컸다. 그러나 단일화 논쟁에서 수세에 있던 김대중은 단일화를 거부했는데 그 근거로 자신이 앞서있다는 여론조사를 내세웠다.문제의 여론조사는 친 김대중진영의 단체가
화요일은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날이다. 재활용할 종이, 박스, 비닐, 유리병,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을 분리해서 내놓는다. 여러 가구에서 나온 생활 쓰레기가 작은 동산을 이룬 것을 볼 때마다 가느다란 죄책감을 느낀다. 우리가 이용하던 신선식품 배송 업체는 식품을 제각기 다른 박스에 담아 배송한다. 박스를 줄여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을 했으나 시정되지 않아 배송업체를 바꾸었다. 새 배송업체는 주문 식품을 한 재활용 비닐박스에 넣어 배송하고 다음 배송 때 수거해간다. 따로 버릴 박스가 없으니 그만큼 분리수거의 필요를 덜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