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판문점 선언에 기초하여 남북 정상간 합의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곧 출범할 예정이다. 필자는 몇 년전 독일 통일 전문가들과 동서독 상주대표부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가졌다. 독일은 통일에 앞서 동서독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두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바 있다. 하나는 동서독 기본조약이고 다른 하나는 상주대표부 설치에 관한 의정서이다. 1972년 체결된 동서독 기본조약은 동독에 대한 서독 정부의 정책적 전환의 산물이다. 서독은 기본조약 체결을 통해 할슈타인 원칙을 폐기하고 동독을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작가'도 뭘 쓰느냐에 따라 과일 종류만큼 세분된다. 드라마작가, 웹툰작가, 게임작가, 동화작가, 시나리오작가, 소설가, 시인, 영화평론가, 저널리스트, 수필가……. 어떤 식으로든 등단 혹은 데뷔를 한, 권위를 얻은 제도권 작가들이다.지명도로 따져도 다양한 작가가 존재한다. 텔레비전에 자주 혹은 이따금 나오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뜨기도 하는, 페이스북 팔로워가 몇 명인, 무슨 상을 받은,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물론 '듣도 보도 못한' 작가들이 훨씬 많다.우리나라에서 인세(책이 1권 팔릴 때 그 책값의 10%가 작가의
대학이 위기이다. 위기의 원인은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구분된다. 먼저 외적 요인으로는 '인구 절벽'이라는 환경 변화에 따른 문제이다. 대학을 구성하는 핵심인 학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대학은 존립 자체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향후 국내 상당수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문을 닫는 현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청년실업 문제도 대학 위기의 외적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대학이 더 이상 자신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내적 요인으로는 대학 내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는 몇 가지 '인식적 오류'에 직면해 있다. 첫째, 방향((목표)이 옳으면 방법(수단)이 다소 거칠고 투박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현 정부의 핵심 경제 기조는 소득주도 성장론이다.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나고, 소비가 늘어나면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가 성장한다는 논리다. 이런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 수단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한다. 그런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정책 효과가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저소득층 일자리는 줄어들고, 물가는 상승하면서
1953년 7월 27일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총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을 체결했다. 오늘이 정전협정 체결 65년을 맞는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한 4·27 판문점선언 3조 ③항에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를 명시하고 있다. 도널드
러시아월드컵 결승 진출팀이 확정되었다. 일찌감치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프랑스와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을 펼친 크로아티아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은 16강 탈락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세계 1위 독일을 이겨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월드컵의 특징은 월드컵 사상 최연소 골을 기록했고 프랑스를 결승으로 이끌어 전 세계 스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음바페 선수를 보더라도 '세대 교체'가 두드러진다.그렇다면 많은 스포츠 중에서 축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스포츠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전례없는 압승을 거두었다. 2016년 총선(여소야대)과 2017년 대선(정권교체)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써 어떤 형태로든 한국 정치 지형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미국의 정치학자 키(V. O. Key)는 정당의 지지 기반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면서 정당들간의 힘의 균형이 크게 바뀌는 선거를 '중대 선거'라고 규정했다. 미국 정치사를 들여다보면 수차례의 중대 선거가 있었다. 대공황시절 민주당 루즈벨트 후보가 '큰 정부론'과 '뉴딜 정책'을 내걸고 승리했던 1932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에 합의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6·12 센토사섬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핵 없는 한반도 또는 완전한 비핵화는 한반도에서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함을 의미한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을 판문점선언에 명시했다. 북미 양국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지난 주 한 학기 강의를 마치고 몇 몇 학생들과 상담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상담시간을 의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수년간 학생들과 상담을 진행해왔지만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의 틈새가 너무 커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 자신을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요즘 학생들은 교수가 강의하듯 상담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필자는 짜장면이나 간식 등을 먹으며 상담하는 방법을 좋아한다. 학생들이 즐기는 음식을 나누면서 서로의 생각을 허물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연스러
지방 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 평가나 정치공학의 문제가 다른 사람의 몫이라면, 유권자로서 개인은 각자의 삶을 이어가야 한다. 2018년 7월 1일 새롭게 출발하는 이들은 4년이라는 시간표를 짜겠지만, 시민들은 자신의 생활을 지속하는 수밖에 없다. 분명한 사실은 선거가 끝났고 새로운 지방정부가 시작한다고 해서 당장 삶에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그렇다면 지방선거와 우리의 삶의 관계에서 어떤 것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층위의 구분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광역시장
지금 우리 시민들의 관심은 싱가포르의 미북정상회담에 쏠렸습니다. 그러나 그 회담에 관한 글은 쓰기도 어렵지만 시효가 나흘입니다. 그래서 미래를 전망하는 대신 과거를 돌아보는 글을 쓰렵니다.1919년의 3·1독립운동은 모두 놀랄 만큼 거족적이었고 오래 이어졌습니다. 조선총독부 관리들과 일본 사회도 놀랐지만, 시위에 참가한 조선 사람들 자신들도 놀랐습니다.조선 사람들로선 이처럼 거센 독립운동의 상황을 해외에 알리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특히 국제 정치의 중심인 미국에 알려서 미국 여론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것이 긴요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한반도문제는 남북한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남북대화를 기본으로 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남과 북은 4·27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분야별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6·12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3개 트랙의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두 차례 정상회담에 이어 고위급의 상호교환방문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31일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양국관계 발전 및 지역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일본은 G7회의 기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후 뜻밖의 '평양 냉면' 열풍이 불고 있다. 회담 만찬 메뉴에 평양 옥류관에서 직접 공수한 냉면이 올랐기 때문이다. 평양 냉면의 맛은 무엇보다도 육수가 중요하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평양의 황소를 이용한 육수는 단연코 최고라 일컫는다.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 전문점들은 모두 최고의 한우를 이용한 육수를 이용한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한우의 품질은 음식의 고유한 맛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예전의 문헌들을 살펴보면 평양에는 이른바 '평양 황소'라 불리우는 품종의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인기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나 스토리의 신선함을 넘어서는 무언가에 있다고 본다. 그 무언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잃어버린, 혹은 목말라 하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인정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회복되어야 할 것들이다. 아저씨 박동훈(이선균)은 이지안(아이유)의 관계는 평범한 직장 상사와 하급자의 관계가 아닌 전혀 다른 관계로 나타난다. 그 동안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계가 주는 낯설음과 신선함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힘이다. 권력을 가진 강자가 그렇지 못한 약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근자에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고 정부는 베트남을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 선전한다. 아직 기억이 생생한 월남전에서 서로 치열하게 싸웠던 사이에선 대단한 변화다.이런 변화는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 빠르게 가까워졌다는 사정에서 나왔다. 작년 한국은 베트남에 477억 달러의 물품을 수출했다. 이제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베트남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므로,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터이다.자연히, 우리 기업들이 점점 많이 베트남에 진출한다.
예전에 독일인들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필자는 통일을 이룬 독일인들에게 통일에 가장 기여했던 인물들을 열거한다면 누구이겠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독일인들의 대부분은 고르바쵸프와 콜 총리를 언급하였다. 그러면서도 꼭 함께 거론하는 인물이 있다. 그것은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샬플랜을 통해 서독을 경제강국으로 부상시켰다. 서독은 '나토'라는 안보 우산 속에서 이른바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어 냈다. 미국의 강력한 뒷받침을 통한 정치·경제적 자신감은 반세기 후 독일 통일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많은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선택에 있어 매우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반려동물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려견을 예로 들어 보면, 보호자들의 품종 선택사항은 첫 번째가 외모이고, 두 번째가 성격을 꼽는다. 그 중 외모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보호자들은 매스컴이나 유명 연예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명한 연예인의 반려견은 외모가 특이하거나 수려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보고 품종을 선택해 한 동안 동일 품종이 입양대상으로 급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반려견 번식업자들은 인기
"나는 제안한다. 한정된 것, 즉 유한한 범위에서 가만히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고. 무한히, 정보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파도에, 동조에, 그저 휩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지바 마사야의 '공부의 철학' 머리말에 나오는 말이다. 저자는 철학자 질 들뢰즈의 이론을 기반으로 이 시대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방향이나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인식론적 혹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강조하고 있는데, 나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빠르고 복잡하다. 타인의 아픔과 상처 역시 빠르게 지나간다. 누군가를 위로
전 정권과 전전 정권의 지도자들이 함께 감옥에 갇힌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짓누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심 공판에서 24년 징역과 180억원 벌금을 선고 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이 나라는 더 깊이 분열되고 침체될 것이다. "오늘 이 순간을 가장 간담 서늘하게 봐야 할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야당 대변인의 논평이 섬뜩하다.두 지도자들은 자신들만이 아니라 보수 세력 전체를 몰락으로 이끌었다. 이제 대한민국을 높이고 지키는 보수 세력은 힘을 잃었다. '어찌 하다, 이 지경이 되
일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북핵해법은 핵동결을 입구로 하고 핵폐기를 출구로 하는 2단계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북핵문제 하나만 놓고 보면 동결과 폐기의 2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강조하고 북한은 불가역적인 체제보장을 요구한다. 한국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역설한다. 비핵화·체제보장·평화정착 등 세 가지 문제를 하나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경우 포괄적·단계적 접근이 현실성을 지닌다.일부에서는 지난 3월 26일 북중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조치를 언급했다고 주장한다. 김위원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