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범 건양대병원 홍보실장
정인범 건양대병원 홍보실장

사회, 경제, 문화, 의료, 정치 등 전 세계 모든 영역에 큰 변화를 초래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넘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중국 우한에서 유행하는 신종 폐렴 정도로 여겼다. 감염병 전문가들에게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주요 관심사항이었지만,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관심도 적었다. 중국 내에서 사태가 악화돼도 보통 시민들은 과거의 사스나 에볼라 같이 강 건너 불구경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는 달랐다.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더니, 곧이어 폭발적인 세계적 유행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순식간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확진자가 늘어나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하지만 메르스를 이겨낸 국민답게 특유의 민첩함과 단결력으로 우리는 초기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였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큰 피해 없이 몇 개월 내 종식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하게 되었다. 유럽의 선진국들이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사회가 봉쇄되고,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뛰어난 국민성에 자부심과 스스로의 책임감을 느끼며 방역의 방벽을 더욱 튼튼히 하였다. 그 결과 일상은 나름대로 유지되었고, 확진자도 안정적으로 제어되었으며, 병원은 선별진료 등의 방어선이 생겨 다소 이용이 불편해졌지만 대부분 정상적으로 기능했다. 간접적인 사회적 비용은 엄청났지만, 전 국민이 인내하며 이렇게 2년을 버텨왔다. 새해가 되고, 국민 상당수가 백신을 접종 받고, 치료제도 등장하자, 위드코로나의 희망을 가지며 일상회복을 눈앞에 둔 것처럼 여기게 되었다. K방역은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K방역도 오미크론의 등장에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홍역을 능가하는 오미크론의 감염력에 이제 대한민국도 홍역을 치르기 시작한 것이다. 한결같이 방역당국이 외쳐오던 구호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로 격상되었지만, 그간의 피로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개인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처럼 호소력을 잃었다. 오히려 `치명률이 낮다`는 신지식에 긴장의 끈이 느슨해졌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튼튼히 유지했던 방어벽을 가볍게 넘어버리는 높은 쓰나미이자, 의료시스템의 방어선을 공기처럼 통과해버리는 보이지 않는 위협이다. 오미크론의 인해전술과 같은 역습이 3년 전 극심했던 황사처럼 전국을 뒤덮고 있다. 앞으로 수개월간은 전례 없는 어렵고 힘든 시기를 우리는 보내야 한다.

코로나 각자도생(제각기 살아갈 방법(方法)을 도모(圖謀)함)의 시기가 되었다. 의료시스템은 이미 과부하가 걸렸다. 의료붕괴의 조짐도 있다. 의료붕괴는 반드시 막아야 하는 사회적 재앙이다. 방역시스템을 통한 통제나 정책으로는 코로나를 제어할 수준을 넘어섰기에 각자도생이란 말이 나오게 되었다. 스스로 개인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개인 건강관리와 방역 준수이다. 평소 건강했던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청소년과 젊은이도 긴장해야 한다. 노약자와 기저질환자의 건강은 더욱 잘 챙겨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과로와 과식, 과음 등 조금이라도 신체에 무리가 갈 수 있는 것은 삼가야 한다. 평소 복용하던 약도 빠뜨리지 말고 잘 복용하도록 한다. 또한 식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위생관리를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외출 전후 손 씻기, 세수하기, 밀집장소 출입 후 마스크 교체하기 등은 여전히 중요하다. 동거 가족 외에 만남을 자제하고, 개방된 곳에서는 절대 마스크를 내려서는 안 된다. 이 외에도 개인과 가정의 상황에 맞는 생활방역을 해야 한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건강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실천하지 않으면 효과는 없기 때문이다. 건강생활과 생활방역을 실천하는 개인은 스스로와 가족을 보호하고, 나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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