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연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탄소 중립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일상에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고 왜 우리에게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탄소 중립은 우리가 발생시키는 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배출한 만큼 제거해 지구의 탄소 균형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탄소 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술로서 에너지 전환, 저탄소화,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이 소개되지만 우리의 일상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개인용 텀블러 및 다회용기를 사용하여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통해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 폐기물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재활용을 통해 메탄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자연에서 필요한 자원을 얻게 되는데, 재활용함으로써 자연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냉장고, TV,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은 매일 또는 자주 사용하는 만큼 전력 소비로 인한 환경적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효율 등급을 고려해 사용하면, 소비되는 전기 에너지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가전제품은 사용자의 습관을 학습하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스스로 조절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고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대중교통 이용하기, 냉난방 온도 조절하기,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 이용하기 등 우리는 일상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통계에 따르면 승용차 대신 주 1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나무 71.1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출발 전 주행경로와 시간을 파악하는 것으로는 59.3 그루, 단열재로 열 손실을 방지하고 보일러 난방온도를 2℃ 낮추면 21.6 그루, 분리수거를 통해 13.3 그루, 에너지효율이 높은 조명을 사용하면 11.3 그루의 심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이렇듯 개개인의 소소한 노력들이 모여 환경을 보호하고 탄소 중립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이러한 노력 외에도 산업과 연구부문에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산업에서는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 부문에서는 관련 연구 및 기술개발과 함께 교육과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

산업부문, 연구부문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주체 중 하나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관련 제도 및 규제를 강화하고, 탄소 중립을 위한 연구 및 기술개발을 장려해야 한다. 또한 기업이 적극적으로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도록 세제 혜택이나 재정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일반 소비자, 산업 및 연구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교육 및 홍보를 통해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탄소 중립은 우리 모두의 숙제이며, 개인, 산업, 연구, 정부 등 각 부문에서 역할을 이해하고 실천함으로써 이러한 노력들이 상호 연결되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더 건강한 내일을 위해 오늘도 일상에서 소소하게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연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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