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설립 건양대병원, 개원 25주년
위·대장·폐암 치료 적정성평가 1등급 실력 입증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인생 화룡점정" 소회
"환자 중심 의료·지역사회 복지 계속 노력할 것"

김희수 건양교육재단 설립자 겸 건양대 명예총장
대담=우세영 취재1팀장, 정리=정인선 기자

김희수 건양교육재단 설립자 겸 명예총장은 건양대병원 25주년을 맞아 "건양대학교병원이 중증질환 중심 진료와 환자 중심 시스템을 정교하게 갖춰간다면, 시민 누구나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며 "사람을 살리는 병원, 신뢰받는 병원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영태 기자

병 없이 하늘이 내려준 나이 '상수(上壽·100세)'. 인간의 수명 중 으뜸인 100세를 두 해 앞둔 김희수(98) 건양교육재단 설립자 겸 건양대 명예총장은 한 평생을 대학과 병원 육성 사업에 투자하며 지역에 헌신해 왔다. 건양대병원 상급종합병원 승급에 이어 건양대 글로컬대학 지정까지, 수십 년 발자취를 거름 삼아 만발하게 꽃 피운 건양교육재단은 김 명예총장의 자부심이자 인생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양 최대의 안과 병원(김안과병원)'이란 성공의 궤적을 따라, 그는 이제 25주년(5월 3일)을 맞은 건양대병원을 바라보며 "시민 누구나 믿고 찾을 수 있는 '신뢰받는 병원'으로 남길 바란다"는 염원을 밝혔다.

건양대병원이 '동양 최고 병원'으로 우뚝 솟길 바라는 소원 외에도, '환자들의 신뢰'를 더욱 강조한 그는 "이제는 지역 중심의 시대다. 의료 역시 중앙 집중에서 벗어나 지역 중심의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건양대병원이 중증질환 중심 진료와 환자 중심 시스템을 정교하게 갖춰간다면, 시민 누구나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양대병원이 '사람을 살리는 병원, 신뢰받는 병원'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하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평생 의료인으로 살아온 그는 자신의 경험과 비결을 교육에 접목해 2000년 대전에 건양대병원을 설립했다. 김 명예총장은 "1991년 논산에 건양대학교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육영사업에 뛰어들게 됐고, 자연스럽게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세워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며 "60년간 쌓아온 의료인으로서의 경험과 병원 운영 경험을 교육에 접목한다면, 그 어떤 의과대학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안과병원을 동양 최대의 안과병원으로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의과대학 설립 이후에는 세계적인 종합병원을 꿈꾸었다"며 "처음엔 고향인 논산에 병원을 세우려 했지만, 여러 조건을 고려해 대전 서남부 지역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수목이 울창하고 대전 시민들이 즐겨 찾던 만수원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며 "가장 현대적이고 좋은 시설의 병원을 만들기 위해 일본과 국내 병원을 두루 시찰했고, 여러 준비 끝에 1997년 6월 서구 가수원동 2만 2000여 평 부지에서 병원 기공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0년 문을 연 건양대병원은 개원 1년 만에 1일 외래환자 1000명, 입원환자 600명을 넘어서는 등 지역 유수의 병원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신화를 쓴 2002년엔 대전·충남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공식 지정병원으로 역할을 다하며 4강 진출에 크게 이바지했다.

김 명예총장은 "이탈리아전에서 코뼈가 부러진 김태영 선수가 건양대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며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병원이 함께했다는 사실이 지금도 큰 자부심"이라고 전했다.

건양대병원은 이후에도 발전을 거듭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엔 지상 10층, 지하 4층 규모의 제2 병원을 완공해 최첨단 의료시설도 갖췄다.

김 명예총장은 "감염관리 최적화를 핵심으로 설계했다"며 "환자 중심의 동선 분리와 클린존 구성, 음압·공조시설 설치 등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맞춘 설비를 갖췄다"고 자랑했다. 그는 "4인실 기준 병상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진료시스템으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며 "힐링 숲과 옥상정원, 대규모 주차 공간도 마련해 환자 편의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성장한 건양대병원은 제5기(2024-2026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며 지역 주민의 신뢰도 더욱 끌어안았다.

김 명예총장은 "건양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의료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느낌이었다"며 "의료인으로서, 교육자로서 살아온 제 인생의 화룡점정이라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 성과는 저 혼자의 힘이 아닌 전 구성원의 헌신 덕분"이라며 "중증 응급질환과 희귀질환 중심의 진료 체계를 강화하고, 위·대장·폐암 치료 적정성 평가 1등급, 관상동맥우회술도 1등급을 받으며 실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도 건양대병원이 동양에서 우수한 대학병원이자, 훌륭한 병원이 됐으면 하는 소원"이라며 "특히 환자들이 '건양대병원에 오길 잘했다'며 오래오래 신뢰하는 병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평생 의료 발전과 후학 양성에 쏟은 의사이자 교육자답게, 후배들을 향한 쓴소리도 전했다.

그는 "의정갈등 상황에서, 학생들이 제대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재단 설립자 입장에서 의대생들이 학교에 와서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25 전쟁 등 역사적으로 아픈 일을 많이 겪은 세대로서, 분열되고 연일 갈등을 겪는 요즘 사회의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며 "국민이 하나 되고, 안정된 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 김희수 건양교육재단 설립자 겸 명예총장은?

1928년 충남 논산시 양촌면 남산리 출생으로, 공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의대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수학했다. 이후 연세대학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 1962년 서울 영등포에 김안과병원을 개원하며 동양 최대의 안과병원으로 성장시켰다. 1980년과 1983년 고향에 건양중·고등학교를, 1991년엔 건양대학교를 설립했다. 2000년엔 건양대병원을 개원하며 의사와 교육자의 길을 함께 걸었다. 그는 이러한 공적으로 국민훈장 무궁화장, 자랑스런한국인대상, 캄보디아 훈센 총리 훈장, 2016년을 빛낸 도전 한국인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학교법인 건양교육재단 설립자 겸 건양대 명예총장, 의료법인 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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