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대전 지역 금거래소마다 주문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고 주요 기관의 공급 중단이 겹치면서 실물 귀금속 '품귀 현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15일 대전 중구의 한 금거래소. 이날 매장에서는 귀금속과 골드바, 실버바 등 가격을 문의하기 위해 찾아온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금값과 은값이 덩달아 뛰면서 지역 내 투자 수요도 부쩍 늘고 있는 분위기다.대전 중구의 한 금거래소 관계자는 "요즘은 '오늘이 제일 싸다'며 미리 사두려는 손님이 하루 종일 몰린다"며 "보
"사장님, 이거 조금만 더 담아주세요. 명절이라 많이 필요해요."추석을 나흘 앞둔 1일 오전, 대전 중앙시장은 일찌감치 명절 장보기에 나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 입구에서는 전을 부치며 피어오르는 고소한 냄새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고, 건어물 가게 앞에는 멸치와 북어를 고르는 손님들이 길게 늘어섰다. 사과·배 상자가 높이 쌓인 과일 가게에서는 가격을 흥정하는 대화가 오갔고 생선 가게는 은빛 생선을 고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시민 양모(57) 씨는 "이번 추석은 길어서 아들, 며느리, 손주들까지 대가족이 오랜만에 모인다"
30일 오전 11시 30분 대전둔산여고 급식실. 평소 같으면 조리원들의 발길로 분주할 시간이지만, 이날 주방에는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 교직원들이 서 있었다. 위생모와 마스크를 쓴 채 피자를 자르고 반찬을 나르는 모습이 사뭇 낯선 모습을 자아냈다.둔산여고는 이날부터 조리원 9명 중 7명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남은 인력은 조리장 1명과 기간제 조리원 1명뿐. 중식을 배식하기 위해 수업과 업무를 마친 교직원들이 급식실에 속속 모여들었다.둔산여고의 급식 파행은 이미 1학기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 3월
"멀리 있는 친척에게 명절 선물을 보내려 했지만 온라인 접수가 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직접 우체국을 찾았습니다. 주소를 종이에 적는 것도 오랜만이라 시간이 꽤 걸렸네요."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로 나흘째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행정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29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우체국.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면으로 우편을 붙히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일부 우편 서비스는 재개됐지만, 착불소포, 신선식품, 미국행 EMS(비서류) 등은 여전히 접수가 불가했기 때문이다. 우체국 구내에 설치된 무인우편접수기에
"내부 온도가 장시간 동안 고온으로 지속됐기 때문에 이 내부는 거의 대부분이 소실됐다고 추정이 됩니다."27일 오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그을린 건물 외벽과 간밤의 화재로 깨진 유리창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었다.현장에선 쇠가 타는 냄새가 공기 중에 진하게 섞여 있었다.리튬이온 배터리와 건물 내부가 불에 타면서 뿜어낸 냄새가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가득했다. 건물 현관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으며, 그 주변으로는 소방관들이 사용한 옷가지와 산소통 등이 간밤의 사투를 짐작케 했다.불에 탄 리튬이온 배
제주의 푸름은 바다보다 '농촌'에서 더욱 빛났다.뭍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바람·화산토를 이겨내기 위해 쌓아 올린 돌담이 품은 농촌마을은 과거 제주민의 삶을 증언했다. 그러면서도 지난날에 얽매이지 않았다. 외양간은 카페 명소로, 시골마을은 워케이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소멸의 위기를 재생으로 이겨낸 것. 제주의 진화된 농심(農心)은 충청을 비롯한 대한민국 농촌에 '재생은 과거를 빛내는 힘'의 교훈을 안겼다.지난 3일 제주도 한림읍의 '미스터밀크'. 제주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를 기반으로 한 유가공 공장이다.
대청호의 녹조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해마다 8월 초쯤 시작되던 녹조가, 올해 처음으로 7월 넷째 주(31일)에 남조류 경보가 발령됐다.조류경보 기준은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 세포 수에 따라 관심, 경계, 대발생으로 구분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31일 문의 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5일 오전 옥천군 군북면 수생식물학습원 인근 녹조 상황을 점검한 결과, 대청호 상류 지역의 녹조 상황은 심각했다. 온통 녹색 물결에다가 둥둥 떠다니는 조류 세포로 악취까지 나고 있었다.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2곳 상황도 비슷했다
"오늘이 제가 신청하는 날이 맞나요?"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인 21일 오전, 대전 동구 판암2동행정복지센터에는 이른 시간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9시 접수 시작과 동시에 신청을 위해 몰린 이들로 창구 주변은 금세 북새통을 이뤘다.전담 창구 앞에는 본인 순서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섰다. 대부분 온라인 신청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이었다.전담 창구에서는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있으세요?", "출생연도 확인 도와드릴게요" 같은 직원들의 설명이 끊이지 않았다.행정복지센터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없거나, 기초수급자 등
"농사일 3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에요. 처음엔 '내가 악몽을 꾸나' 했죠."21일 오전 찾은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일대. 수확을 앞두고 탐스럽게 익어가야 할 여름 밭은 흙탕물에 파묻혀 있었다. 비닐하우스 수십 동이 무너졌고, 안에 심어져 있던 메론과 수박은 썩어 문드러진 채 악취를 뿜었다. 며칠 전 내린 괴물 폭우가 수확을 앞둔 제철 과일을 삼켰다. 하우스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진흙탕 물을 뒤집어 쓴 메론과 수박은 그렇게 고약한 냄새를 내뿜으며 썩어가고 있었다.이날 복구에 나선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은 현장에 모여
"물이 성인 허리춤까지 차 있었어요. 장판도 다 뜯어냈고, 문짝도 다 불어서 못 쓰겠네요."17일 오전 찾은 충남 당진시장 일대는 '물폭탄'이 휩쓸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시장 입구에는 토사와 오수가 뒤엉켜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고, 상인들은 고무장갑을 낀 채 장판을 뜯어내고 매장 안으로 들어온 물을 걸레로 쓸어냈다. 점심시간임에도 전기가 끊겨 조명을 손에 들고, 허리를 굽힌 채 복구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30년 넘게 목재건자재 매장을 운영해 온 인덕식(65) 씨는 멍하니 젖은 문짝을 바라봤다. 지난해에도 피해가
한화이글스와 KIA타이거즈의 전반적 마지막 시리즈를 앞둔 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구장 직원들과 팬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쏠렸다. 주인공은 이날 정식 개장한 '인피니티 풀'이다.인피니티 풀은 3루 측 4층에 위치한 가로 15m, 세로 5m, 깊이 1.2m 규모의 국내 최초 야외 수영장 좌석으로, 최대 40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국내 첫 시도로, 여름철 관람 불편을 날려줄 신구장의 명물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이날 낮 기온이 36도에 이르는 등 무더워진 탓에 인피니티 풀을 향한 기대도 한층 높아진 분위기였다.구단 측은 경기
"얼마전에 해체 결정을 취소하지 않았나요. 다시 허문다고요?"지난 13일 충남 부여군 백제보 인근의 한 시설하우스 농가. 갑작스런 비에 농작물을 점검하러 나온 농민 김모씨는 "정권 입맛 따라 보의 존폐가 오락가락 하면 국민들은 과연 누굴 믿어야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정부가 바뀌면서 4대강 보를 다시 없앨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제발 이번에는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결과를 내놨으면 좋겠다"고 성토했다.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추진된 전국 16개 보의 운명이 하루아침에 논쟁거리가 된 현실을 개탄하고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째 날인 29일 오전 7시. 대전시청에 마련된 둔산1동 사전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투표에 나선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투표장 입구에는 관내 선거인과 관외 선거인을 구분하는 초록색과 보라색 화살표가 각각 표시돼 있고, 사전투표 사무원들은 유권자들에게 지역구를 물어본 뒤 동선을 안내했다.대부분 큰 대기시간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 사전투표가 이뤄졌다.선거사무원 A 씨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한 100명에서 200명 정도 온 것 같다"며 "오늘이 목요일이라 출근 때문에 그런지 회사원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 비슷비슷하잖아요."6·3 조기대선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둔 22일, 대전 대학가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대선을 앞두고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표심을 드러냈다. 정치적 무관심 때문은 아니었다. 후보 간 정책 차별성이 보이지 않고, '누구도 신뢰할 수 없다'는 냉소가 짙었다.충남대 사학과에 재학 중인 A씨(21)는 "이번 대선은 저번 계엄 사태 직후의 대선인 만큼, 흑백 논리가 크게 작용할 수 있는 대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청년 정책에 집중하고,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후보를 뽑고 싶지만, 계엄 사태와
[천안]천안은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18만7880표, 이재명 후보에게 18만7404표를 나눠줬다. 불과 400여 표 차이였다.대통령 탄핵으로 이르게 맞이한 21대 대선. 표심의 향배를 묻는 질문에 천안시민들의 답은 '계엄 심판'과 '이재명 불가'가 비등했다. 그러나 양비론의 끝은 모두 '경제 회복'으로 모아졌다. 각박한 민생에 더 많이 신경을 쓰는 후보에게 표를 내주겠단 속내다.16일 오전 오일장이 섰던 천안 병천면 병천시장. 이날 박용진 민주당 국민화합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유세가 잇따라 예정됐었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된 20일 오전 11시 30분쯤 대선 서구 둔산동 시청역 네거리 앞.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를 피해 나무 그늘 사이로 바쁘게 오가는 시민들에게 기호1번 이재명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손을 흔들고, 연신 허리를 숙였다. 지하철역 한켠에 주차된 선거운동차량에 오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의 지지호소 연설은 시민들의 귀에 꽂혔다. 이곳을 지나는 일부 운전자들은 지지의 의미로 경적을 길게 누르기도 했다.연설을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박 위원장 연설이 끝나자 화답하듯 손을 흔들었다. 악수와
"그래도 노무현이 만든 도시인데, 민주당이 조금 더 잘하지 않겠나요.""말만 행정수도 행정수도 했지 된 게 없잖아유, 이번에는 혼을 내줘야쥬."6·3조기대선을 보름여 앞둔 지난 18일. 세종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만난 시민(43)은 민주당을, 조치원읍 세종전통시장의 한 상인(68)은 국민의힘에게 투표할 거라고 했다.공무원의 도시 세종은 전통적인 진보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국가 주도로 신도시가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탓에 대전·청주는 물론 수도권에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민주당
[보령]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되는 조기대선이기에 지역민들은 현재의 시국을 안정화시키면서 파탄 난 국가 경제를 일으킬 후보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보령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평가되지만 대통령 후보들의 여러 가지 이슈로 혼란이 가중되면서 시민들은 아직까지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각 당 후보를 놓고 보면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보령시가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제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대천해수
"정치는 잘 모르는데 후보 중에 성에 차는 사람이 없어유."6·3 조기대선을 20여 일 앞둔 1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신탄진 전통시장에서 만난 이영자(61) 씨는 대선 이야기를 꺼내자 손사래부터 쳤다.이 씨는 "충청도 민심이 오리무중이라는 소리가 있지 않냐. 나도 내 맘을 모른다"며 애써 모른 척 했다.전국 단위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민심은 이번 대선에서도 속내를 쉽게 드러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거대 양당과 후보들을 향한 평가는 날카로웠다.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양모(70) 씨는 자신의 성향을 '중도'라고 밝히
[서산]내달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채 한달도 남기지 않은 6일 서산시 대표 재래시장인 동부시장. 연휴 등으로 가파르게 오른 수산물 가격에 상인과 손님 간 흥정이 많지 않을 만큼 체감경기에 온기가 덜하다. 경기가 안 좋아 먹고 살기도 어려운 마당에 몇 달째 옥신각신하는 정치권이 미더울 리 없다. 상인들은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당장 달라질 것이 없다면서도 생계와 직결된 경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특정 정당이나 인물에 대한 지지보다는 '경제 회복'이라는 실질적인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