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다농엘마트
지난해 매출 696억원으로 성장 꾸준
올해로 35주년 '알짜배기' 유통업체
할인몰 없고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청주의 향토기업 다농엘마트(이하 다농)가 올해로 35주년을 맞이했다. 다농의 매출 규모는 지난 2023년 652억 원에서 지난해 696억 원으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다농은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유통단계를 축소해 제때 필요한 농산품을 직접 가져다 파는 구조로, '종합 할인마트의 원조'라고 불릴 만큼 늘 1등만을 추구하는 '알짜배기' 유통업체이다. 지난 15일 청주 흥덕구 엘지로에 위치한 이행종 다농엘마트 회장을 만나 향토기업의 역사와 철학을 들었다.
◇흥덕구 엘지로 종합대형마트로 성장
1984년 다농산업으로 시작한 다농엘마트는 1990년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에서 문을 열었다. 이후 2020년 청주 흥덕구 엘지로 테크노폴리스 유통시설용지에 지하 2층-지상 3층 약 2만 4792㎥(7500평) 규모의 대형마트로 새 단장했다.
지하 1층과 2층엔 300대 이상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과 창고시설이, 1층과 2층엔 매장이, 3층엔 사무실과 직원전용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1층에는 과일, 야채, 건어물, 반찬, 수산물, 정육 등 각종 식품류와 식자재를 판매하고 있으며, 2층에는 애완용품 코너를 비롯 리퍼브 가전, 일상용품, 패션잡화, 주방용품, 청소용품 등이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또 지하에는 영하 10도부터 25도까지 보관이 가능한 대형 냉동창고를, 1층 주차장에는 고추창고, 소금창고, 밤 저장창고 등의 넓은 저장고를 설치해 다농의 가격 경쟁력을 견인하는 데 중요한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객만족 서비스 실천하는 다농
다농은 청주를 비롯해 전주 지역의 대표적인 종합 할인마트로 도매유통 및 소비자 대상의 생활필수용품과 주방용품, 먹을 거리·농산물 등을 유통·판매하고 있다.
값싸고 품질 좋은 고춧가루와 계절 농수산물 등 100여 개 제품을 자체 상품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는데 신선한 콩나물과 두부는 농약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방식으로 직접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
이런 탓에 다농은 대형마트 대비 품목별로 30%에서 200-300%까지 저렴하게 제품과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고추의 경우는 충청권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며 "1년 상품을 미리 사야 할 걸 구입해 저온 저장을 하는 등 보관과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상품은 최적의 매입시기가 있고 이를 과학적으로 복원하고 나름대로의 보관 방법을 갖고 해당 상품별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단계 축소 할인마트…363일 연중무휴 운영
다농은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한 획기적인 경영방식으로 10-20%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는 할인마트의 개념을 청주에 첫 도입한 곳이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의 유통단계는 생산자-판매자-대리점-도매상-슈퍼마켓-소비자에 이르기까지 6번을 거쳐야 한다"며 "생산자와 다농 소비자로 유통 단계를 대폭 축소화시켜 고객에게 마진을 돌려주는 곳이 바로 다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생산자하고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간 유통단계 구조로 가격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회장은 "다농을 거래하는 사람은 딴 곳으로 못 가간다"며 "가격이나 품질이 월등해 아무리 장사가 힘들어도 주 고객층이 탄탄해 현상 유지를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35년째인 다농은 고객만족 서비스를 실천하고자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아산 출신인 이 회장이 제2의 고향인 청주에서 뿌리내린 지 35년째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올해 초와 지난 4월에 감사세일 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른 대형마트가 일요일이나 수요일 휴무를 생각할 때 다농은 추석, 설 명절을 빼고는 363일 연중 무휴로 운영을 하고 있다. 이는 지역 고용창출에도 보탬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다농을 이용하는 고객한테 어떻게 하면 편리한 혜택을 줄까 하는 연구를 꾸준하게 한 덕분에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할인몰·배달 안하고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다농은 전주에도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데 무리한 확장보다 내실을 기하는 알짜배기 유통업체이다.
특이한 점은 밀려드는 유통업계에 대응하기 위한 다농 할인몰을 운영하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마트라는 점이다.
할인몰 운영을 해 보려고도 했지만 홈페이지 구축, 배달 등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다 보니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또 다농은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나 새벽에 집까지 배송하는 배달사업도 하고 있지 않지만 착한 가격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무엇보다 중시했다.
직접 보고 눈으로 확인해야지 그 걸 믿고 인정하는 부분이라 타 지역에서 할인몰 운영 관련 방문도 이어졌지만 알뜰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을 원하고 적극적인 사업은 하지 않았다는 게 다농의 설명이다.
이런 고집 탓에 다농은 35년 동안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장수기업의 비결이다.
이 회장은 "가격에 반해 한 번 와본 고객께서는 꼭 다시 올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행종 회장 인터뷰
"언제까지요? 죽을 때까지 할 거에요".
이행종(82·사진) 다농엘마트 회장은 "어떻게 하면 좋은 상품을 소비자한테 싸게 파느냐 연구를 계속하고 실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농엘마트의 다농은 많을 다(多)와 농사 농(農)자에서, 엘마트는 이행종 회장의 성에서 따온 알파벳 첫자 L자를 합쳐 지어졌다.
이 회장은 25살부터 현재까지 소비자를 위해 1등만을 추구하며 할인몰 대신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는 장사의 산증인으로, 좋은 상품을 싸게 팔고 친절한 매장 운영 방침으로 "업계에서는 우리를 따라올 사람은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청주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랑의 쌀 기증 등 다양한 나눔 봉사활동으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사업 운영 이익금의 일부를 매년 지역에 환원하는 후원활동을 20년 넘게 꾸준하게 해오고 있다.
경영난 속에도 올해 초 청주시 전통시장 상인들이 추진하는 행사에서 기부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회장 사무실 한 켠에는 역대 시장들로부터 받은 감사패나 표창장이 많았는데, 청주에서 도매시장을 운영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상들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 안정이 돼 여건이 된다면 소외 이웃이나 지역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나눔 봉사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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