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정상이어도 배 나온 '내장비만'은 더 위험
수분·섬유소 많은 음식이 포만감·체중조절 도움
운동·약물·임상치료까지 단계별 관리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을 맞아 다이어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살을 빼서 외모를 가꾸는 것도 좋지만, 더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비만이 건강 악화에 직결된다는 점이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유발하며 뇌졸중, 심근경색증, 암, 그리고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정상 체중인데도 질병 발생 위험이 증가할 때도 있다. 복부비만인 경우다.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배가 나온 경우에는 비만과 마찬가지로 혈당이나 혈압이 높거나 고지혈증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대사증후군에 해당할 수도 있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로 평가한다.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을 구분해 복부비만을 진단할 수 있으며, 대사증후군은 주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내장비만과 관련이 많다.


◇건강한 다이어트=살을 빼기 위해 배고픔을 무조건 참는 것보다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음식을 선택해 섭취함으로써 공복감을 줄이고 섭취 칼로리도 낮출 수 있다. 에너지 밀도란 동일한 무게나 부피의 음식에 포함된 칼로리 양을 의미한다. 사람은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에너지 밀도와 관계없이 비슷한 양의 음식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밀도가 낮을수록 포만감이 크기 때문에 배고픔을 덜 느낄 수 있다. 음식의 에너지 밀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수분과 섬유소가 많고 지방이 적은 식품이 권장된다. 채소, 과일, 전곡류, 해조류, 저지방 유제품, 살코기, 생선, 콩류 등이 이에 해당된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음식은 지방을 많이 함유한 음식들이다. 음식에 지방이 많이 들어갈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맛은 좋아지지만 포만감은 낮아져 과식과 비만을 초래한다. 음식에 술을 곁들이면 평소보다 음식 섭취량이 증가하므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금주가 필요하다.

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한 빵, 과자, 떡, 면, 시리얼, 설탕, 흰쌀밥 등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지방 합성을 촉진해 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 대사증후군을 악화시킨다.

반면 단백질은 포만감을 가장 크게 증가시키므로 지방을 제거한 닭가슴살, 생선, 두부, 콩류 등을 매 끼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이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류, 해조류 등은 씹는 시간을 늘리고 위 팽창을 증가시키며 에너지 밀도를 낮춰 포만감을 높이는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다.

인스턴트 식품은 칼로리가 높고 식이섬유가 매우 적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 상용 식품 중 식이섬유 함량이 20% 이상인 것은 검정콩, 노란콩, 참깨, 고사리, 곶감, 김, 마른 미역, 다시마, 고춧가루, 청국장 분말 등이 있다.

수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포만감이 증가하고 식후 섭취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삶거나 끓이는 조리법을 통해 음식의 수분 함량을 높이고,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물을 제외한 음료수는 동일한 칼로리의 고형 음식에 비해 포만감을 유발하지 못해 과잉 칼로리 섭취 및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음료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 충분히 배고플 때만 식사하고, 식사 계획을 통해 적절한 식사량을 인지하여 정해진 양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은 필수=비만 치료에서 운동은 에너지 소모를 통해 체중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 유지를 돕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꾸준히 운동하면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복부지방이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호전돼 복부비만이 있는 대사증후군 환자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 운동은 주당 5일 이상 유산소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식사량을 줄이면 근육량이 감소하기 쉬운데 근육량이 줄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적게 먹어도 살이 쉽게 찌는 체질로 바뀌어 근력운동을 함께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저강도, 장시간 운동으로 구성해 칼로리 소비를 충분히 하면서 피로나 상해 없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함께 시행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지방분해 억제제, 식욕억제제 등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의사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의 임상치료=원인 요인을 제거하고 식사 및 운동을 시행해도 셀룰라이트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 주사치료와 특수 장비를 이용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주사치료로는 지방분해와 미세 순환을 돕는 약물과 저장성 용액을 이용해 지방세포 용해를 유발하는 HPL 주사나 메조테라피 등이 시행된다. 특수 장비를 이용한 치료에는 초음파 집중장치를 이용해 피하지방 세포를 파괴하는 초음파 체외충격기, 혈관 및 림프순환을 자극해 부종과 울혈을 개선하고 지방세포 대사를 촉진해 지방분해를 유도하는 감압치료기, 고주파 및 전기자극을 통해 체내 에너지 소모와 지방분해를 자극하는 전기자극기 등이 사용돼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도움말=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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