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 시 1-2시간 마다 체조·스트레칭 해야
칼로리 높은 음식, 음식 종류 줄이고 섭취량 제한
음식 준비 시 사고·가을철 열성질환·벌쏘임 등 주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즐거움과 풍성한 먹거리가 있는 시간인 동시에, 일상과는 다른 환경·활동으로 건강을 해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명절 특유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무리하기 쉽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경계심도 느슨해진다. 무리한 장거리운전, 과도한 음식 섭취, 가사노동으로 인한 피로가 겹치면 예상치 못한 질환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평소 규칙적으로 관리해 오던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명절 동안 생활 리듬이 무너지고 식습관이 달라지면 혈압이나 혈당이 급격히 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명절 스트레스와 과로가 겹치면 면역력이 저하돼 감염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충분한 휴식과 자기 관리가 반드시 요구된다.
◇장거리 운전 주의사항=추석 연휴에 느끼는 피로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장거리 이동이다. 새벽에 출발하거나 밤샘 이동을 하면 생체 리듬이 깨져 낮에 충분히 쉬더라도 몸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창문을 닫은 채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산소가 부족해 체내에 이산화탄소가 쌓이면서 졸음이 오고 근육 피로도 심해진다. 오랫동안 앉아 있게 되면 다리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다리가 붓고, 심한 경우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1-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가볍게 체조·심호흡·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를 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를 더 가중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운전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귀향길 중간마다 휴식할 장소를 미리 정해두고 잠시 내려 가족과 함께 경치를 즐기며 호흡을 가다듬고 가벼운 운동을 한다면 훨씬 상쾌한 여정이 될 것이다.
귀경길이 장시간 이어질 경우,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약을 반드시 챙겨 불상사를 예방해야 한다. 또 응급 상황에 대비해 미리 주치의와 상담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감기에 걸린 운전자의 경우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 감기약은 운전이 끝날 때까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과음·과식 금물=풍성한 명절 음식은 즐거움의 상징이지만, 건강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이들은 명절마다 음식의 유혹 앞에서 곤란을 겪는다. 예를 들어 깨를 넣은 송편 5개는 밥 한 공기와 같은 칼로리이며, 식혜 한 컵에도 약 200칼로리가 들어 있다. 전·부침·튀김류에는 기름이 많이 들어가므로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맛보다 보면 어느새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
그렇다고 음식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은 오히려 명절 분위기를 망치고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음식 종류를 줄이고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개인 접시에 평소 식사량을 가늠해 담아 먹고, 나물·야채를 충분히 먹어 미리 포만감을 느끼면 과식을 줄일 수 있다.
연휴 기간 과식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자극적이거나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피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조금씩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좋다. 눕기보다는 앉거나 가볍게 걷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 연휴에는 약국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으므로 간단한 소화제는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전사고 주의=추석 음식 준비 과정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날카로운 조리 도구에 베이면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고 압박 지혈을 한 뒤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찬물로 충분히 식혀 통증이 줄어들 때까지 냉각한 후 물집이 생기면 터뜨리지 말고 거즈로 감싸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 밖에도 응급환자가 생기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무리하게 환자를 이송하다 보면 오히려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묘길 유의사항=성묘를 갈 때는 가을철 열성질환에 대비해 풀밭에 눕거나 맨발로 다니지 않아야 한다. 성묘 후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두통·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감기와 혼동하기 쉬우므로 증상이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밭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장화를 착용하고, 산에 갈 때에도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안전하다. 대전·충남 지역은 쯔쯔가무시병 발생률이 높은 지역으로, 열과 발진, 벌레에 물린 자국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벌에 쏘이는 사고 역시 자주 발생한다. 벌에 쏘이면 통증 후 붓고 시린 느낌이 생기는데, 먼저 독침을 집게로 제거하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연고를 바른다. 만약 알레르기 쇼크로 혈압이 떨어지고 목이 부어 호흡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면, 환자를 앉힌 뒤 호흡을 도와주고 즉시 119에 응급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잘 익은 감이나 밤을 따려고 무리하게 나무에 올라가다 추락하는 사고도 잦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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