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국민의힘이 여권을 향해 파상공세를 펴고 있지만 당 지지율이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 17일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히려 민주당은 오름세를 유지한 반면, 국민의힘은 미세하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2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한 데다 텃밭인 영남권과 보수층에서도 지지율이 빠지는 현상을 보였다. 당 지도부가 차원에서 항소 포기 이슈에 매달리다시피 했음에도, 여론 지지를 업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묻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여론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48%였고 적절하다는 반응은 29%에 그쳤다. 여당 입장에서 대형 악재였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주당을 몰아붙일 수 있는 '호재'였다. 이 연장선에서 국민의힘은 당력을 총집중해 가며 법무부는 물론, 대통령실을 상대로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연일 장외 규탄대회를 통한 여론전도 병행하는 강수도 뒀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기대와는 달리 얻은 게 없어 보인다. 시큰둥한 여론 지형에 변화를 주기는커녕, 기대 심리와 달리 '약세장'을 연출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뭔가 꼬여도 단단히 꼬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거대 여당을 상대로 싸우기가 버거운 줄 모르지 않는다. 다만 의석수에서 밀려도 지지율 문제는 국민의힘 하기 나름이다. 항소 포기 사태만 해도 충분히 여론에 소구되는 이슈가 분명한데도 국민의힘이 이 국면에서조차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가볍게 치부할 계제가 아니다. 요컨대 대여 투쟁의 소재인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확실한 득점 포인트를 땄다고 볼만한 게 없다. 당 지도부의 말 폭탄이 무색하게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데까지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런 나머지, '당게(당원 게시판) 논란'을 빚었던 장외 인사의 범여권 인사들을 특정한 SNS 활동이 더 돋보인다는 평가가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을 채워주는 효과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전환점이 필요한 국민의힘이다. 강공책도 좋지만 상대 의표를 찌를 정도가 돼야 하며, 동시에 비교우위 정책으로 맞서야 대안 정당으로서 효능감을 주게 된다. 안 그러면 정쟁의 딜레마에 더불어 매몰될 뿐이다. 결국 손해나는 쪽은 국민의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