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회 호서기술경영대학원 교수
김동회 호서기술경영대학원 교수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이를 중국 한나라의 한비자는 '수적석천(水滴石穿)'이라 했고,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는 '낙숫물이 돌을 뚫는다'라는 보편적 언어로 표현했다. 이것의 현실적 접근이 바로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이처럼 약하지만 지속되는 에너지의 막강한 위력은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연과 인간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지속된다는 것은 일정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관된 과녁을 겨냥한다는 의미다. 사실 인간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매우 공정하다. 그러나 그 시간이 어떤 이에게는 기회가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갈 뿐이다. 유한하지만 공정하게 주어진 시간을 집중과 목표에 매달릴 때, 그것은 에너지로 축적되어 변화와 성장을 이끈다. 반면 의미 없이 흘러간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공허할 뿐이다. 하나의 목표를 향한 꾸준한 노력에는 대단한 인내와 고통, 그리고 희생이 따른다. 이러한 기회비용을 감수하고 얻은 결실은 진실되고 감동적이기에 모든 사람에게 큰 교훈을 준다.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은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매일 수천 번의 슛 연습과 체력 훈련을 쌓고 또 쌓았다. 그 에너지는 경기 순간마다 불꽃처럼 타올라 전 세계가 인정하는 슛의 전설이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마찬가지다. 아인슈타인의 갑작스러운 깨달음이 아닌 끊임없는 실험과 계산, 기존 연구의 검증이 수년간 이어지며 축적된 결과였다. 음악계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베토벤은 연주가이자 작곡가였지만, 30대 중반부터 청력을 잃기 시작했다. 음악인이 듣지 못한다는 것은 절망을 넘어 삶의 부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매일 악보를 쓰고 피아노를 연습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수십 년간 쌓인 음악적 경험과 감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음악과 예술혼은 지금도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늘날 세계적 한류 문화를 이끄는 아이돌 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몰입과 혹독한 반복 훈련의 결과다. 대표적 아이돌 그룹 BTS는 3~10년에 걸쳐 매일 수시간씩 춤, 보컬, 체력, 언어를 연습하며 성장했다. 팬들의 함성 뒤에는 축적된 시간, 지옥 같은 훈련, 그리고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이는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 전문가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하루 3시간, 10여 년에 걸친 1만 시간의 몰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결국 일정한 목표에 집중된 1만 시간은 에너지로 응축되어 임계점을 넘어설 때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 단순히 재능 이전에 부단한 자기 노력과 훈련, 몰입과 집중이 필수임을 입증한다. 이러한 쌓임의 이야기는 이름 있는 사람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목표를 정하고 소정의 시간을 투입하며 결심을 실천할 때, 그 축적은 곧 삶을 변화시킨다. 현재와 같은 인공지능 및 장수 사회의 필수 요건은 평생학습과 건강저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대학원의 재학생 대부분은 50대 초반의 재직자로, 주말과 야간에 학습한다. 그들은 흘러가는 시간을 '축적의 시간'으로 전환해 미래에 유용하게 쓸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나 역시 '건강저축'을 위해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며 매일 한 시간 이상 등산으로 땀을 흘린 지 20년이 넘었다. 함께하는 회원 박창일은 체중이 100㎏이 넘는 건장한 체구다. 그는 올해 말까지 90㎏ 유지를 목표로 식단 조절과 매일 등산을 병행하며, 이미 5㎏ 감량에 성공했다. 이런 기세라면 머지않아 85㎏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과녁을 향한 시간의 쌓임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다. 질적 변화를 일으켜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의도한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강렬한 힘이 된다. 이것은 꿈을 현실로 바꾸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확고한 믿음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임을 나는 경험칙으로 확신한다. 김동회 호서기술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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