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가 식량, 건강, 환경 측면에서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고구마는 전분작물 가운데 단위면적당 부양 능력이 가장 높고 최고의 건강식품일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와 농약을 적게 요구한다. 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간이 4개월 이상이면 어떤 지역에서도 최소한의 수량을 보장한다. 오히려 위도가 높을수록 수량이 많다. 도시농업에도 적합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세계 인구의 약 10%인 8억 2000만 명이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2050년이면 인구는 97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고 지금 추세대로 식량과 에너지를 소비하면 식량은 지금의 1.7배 이상, 에너지는 3-5배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고구마는 자연재해에 강하고 단위 면적당 생산이 높고 영양이 풍부하여 세계 식량, 영양 문제 해결에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공익과학단체(CSPI)는 2007년 식이섬유, 항산화물질, 미량원소가 풍부한 고구마를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2008년 미국 농무부(USDA)는 전분작물 가운데 척박한 땅에 가장 적합한 산업용 작물(바이오에탄올 생산)로 평가했다. 고구마가 척박한 토양에 잘 자라고 최고의 건강식품인 이유는 다양한 항산화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산화물질은 각종 스트레스 상태에서 발생하는 활성(유해)산소를 제거하는 물질로서 비타민C, 비타민E, 폴리페놀, 베타카로틴(황색), 안토시아닌(자색)이 대표적이다. 활성산소를 제 때에 제거하지 못하면 노화와 질병을 촉진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인체 질병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로 인한 활성산소가 원인이다. 일본 동경대 의과학연구소는 82종 과채류 가운데 고구마가 발암 억제력이 가장 높았다고 보고했다. 필자는 21세기는 식량과 환경이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라 생각하고, 글로벌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고 기능을 크게 높이기 위한 고구마 항산화물질 생명공학 연구를 30년간 수행하였다.
영화 '마션' 감독이 고구마를 알았더라면 화성 기지에서 감자가 아닌 고구마를 심었을 것이다. 고구마는 전분작물 가운데 물을 적게 요구하고 생으로 껍질 채 먹을 수 있다.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잎과 줄기도 건강 채소로 이용할 수 있어 버릴 것이 없다. 특히 스트레스에 노출된 우주 공간에서 노화와 질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 고구마는 풍부한 식이섬유 덕분으로 변비 예방뿐만 아니라 체내에서 전분을 당으로 분해하는 속도(당화지수)가 느려 당뇨환자와 비만인에게 권장하는 식품이다. 현미와 고구마는 당화지수가 55로 매우 낮은 식품군이고 흰쌀밥과 감자는 90으로 매우 높은 식품이다. 이런 고구마의 특징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 기내 식품으로 이미 채택하였고 우주인이 우주에 장기체류할 때 직접 심어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최적의 작물로 활용될 것이다.
서리가 120일 내리지 않는 우리나라와 고위도 지역에서는 고구마 재배에서 병충해가 거의 없어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더욱이 고구마는 전분작물 가운데 화학 질소비료를 가장 적게 요구하기 때문에 친환경작물로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 고구마는 도시의 텃밭이나 공터, 실내와 건물 옥상에 심을 수 있는 최적의 작물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구황작물로 여겨왔던 고구마가 인류의 당면한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구원투수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구마는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식량, 영양, 환경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구마 대량재배에 가장 큰 걸림돌이 심는 방법과 저장이다. 그러나 고구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우수한 생명공학품종도 개발되고 고구마 심는 방법도 기계화될 수 있고 저장법도 해결될 것이다. 곽상수 (사)과학기술연우연합회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