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과거의 역사 속에서 예술가들이 보여준 저항의 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특히 클래식 음악가들은 정치적 억압과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그들의 음악을 통해 인류애와 저항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오늘은 역사 속에서 클래식 음악가들이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인물들에 대해 고찰해 본다.
일제강점기의 한국, 그 암울한 시대 속에서 이상범은 음악을 통한 민족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음악은 단순한 멜로디에 그치지 않고, 한국 민속 음악의 뿌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하며 민족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기여했다. 당시로서는 독창적인 시도였던 '아리랑'과 같은 기존의 한국 음악을 서양 음악인 오선지에 담아 합창곡으로 풀어내는 과정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민족의 저항 의식을 고양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이상범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잊지 않게 하고, 민족 단합과 저항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그는 합창곡과 기악곡을 통한 대중화 작업으로 일반 대중이 스스로의 민족 정체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처럼 음악과 예술은 국경과 시대를 넘어 억압에 맞선 저항의 언어가 되어왔다.
독일의 베르톨트 브레히트도 1930년대 나치 독일의 억압 속에서도 예술로 저항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나치 정부에 의해 자유를 빼앗긴 브레히트는 예술을 통해 사회적 불의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유도하고자 했으며, '노래의 힘'이라는 작품을 통해 관객의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그의 창작물은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는 그의 교훈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불의를 고발하는 지속적인 메시지를 형성하게 된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상범과 브레히트는 서로 다른 국가와 환경 속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인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들에 저항하며 음악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렇듯,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의 고통과 희망을 표현해왔다. 이상범과 브레히트, 두 인물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간 존재의 고뇌와 저항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점에서 주목받아야 한다. 그들의 업적은 단순한 예술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변화와 민족적 저항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오늘날에도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저항의 상징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외세에 저항하고, 음악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주고자 했다. 홍난파는 '고향의 봄'과 '봉선화'를 작곡함으로써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운 반면, 현제명의 '희망의 나라로'는 후에 일본 경찰 훈련곡으로 사용될 만큼 강한 힘을 지니게 되었다.
이처럼 음악이 가진 힘을 잊지 않고, 우리 각자가 이러한 저항의 정신을 일상 속에서도 반영해 나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저항의 노래는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임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광복절을 맞아 이러한 저항의 정신을 되새기며, 우리는 앞으로도 그들의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광석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전임지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