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시인 
박주용 시인 

문학적 장치 중에 복선과 암시가 있다. 이는 문학에서 사건이나 주제를 미리 예고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이러한 문학적 장치는 독자에게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인생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장치는 예측 가능한 사회의 시스템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대 사회의 구성원은 데이터의 바닷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매일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새로운 통찰을 얻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는 단순한 정보의 집합체를 넘어, 우리의 삶을 더욱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비가 내리는 양이나 기온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행동 양식까지 데이터로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예측 가능한 사회는 그 자체로 세련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마치 훌륭한 소설의 플롯처럼, 모든 사건은 암시와 복선을 통해 필연성을 띠며, 독자들은 다음 전개를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개인의 선택이나 행동이 예측 가능하고, 그에 따라 사회의 전반적인 안정성도 높아진다. 예를 들어,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업 예측은 농부들에게 안정적인 수확을 가능하게 하고, 기업들은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여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렇듯 예측 가능성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정세는 예측할 수 없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불안이 팽배한 상황이다. 국내 정치에서도 비상계엄 문제와 같은 중대한 상황은 사회적 긴장을 유발한다. 정치적 불안정은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이는 사회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은 국가에 대한 신뢰를 잃고, 개인의 안전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사람들에게 무기력함과 두려움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아울러 중동 문제와 같은 복잡한 국제 정치 상황은 언제든지 새로운 갈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문제 또한 미국과 다른 국가 간의 무역 관계를 급변시키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와 같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게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인위적인 요인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불안감을 증대시킨다.

인위적인 요인 외에 자연 재해와 같은 우연적인 요인은 예측할 수 없는 사회적 불안의 또 다른 원인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며, 이는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생한 잦은 지진, 태풍, 홍수, 산불 등의 재난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러한 사건들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예측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히 데이터 분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감정, 문화적 맥락,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모두 아우르는 복합적 작업이다. 예측 가능한 사회의 구축을 위해서는 단순한 수치나 데이터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문학 작품 속의 인물처럼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사회를 향한 꿈은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기반으로 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좋은 문학 작품의 구성처럼 완벽한 시스템으로 예측 가능한 시대를 꿈꾸는 것은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데이터와 기술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대에, 우리는 예측 가능한 사회를 추구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인간성과 복잡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궁극적으로는 더 안정적이고 세련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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