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참으로 귀한 존재이다. 그 각각은 서로가 서로에게 빛과 생명을 주는 구조 속에서 인드라망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자연을 훼손하고 그 생명을 빼앗아 자기만 편하다는 인간중심의 편의주의 속에서 살아왔다. 그 결과 생태계 파괴를 가져왔고, 지구는 전면적인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이로 말미암은 이상 징후들이 예견된 듯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남태평양 섬이 물에 잠기고, 유럽과 남미에서는 불볕더위와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호주에서는 산불이 수 개월간 지속되고,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이 순식간에 도시를 삼켜버렸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의 코앞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며, 심각성을 넘어 생태계를 위협하는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동해와 남해와 서해에서 잡히던 물고기가 사라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찍이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기후솔루션' 등의 단체뿐만 아니라 생태 환경에 관심을 가졌던 시인들은 산업화로 생태계가 얼마나 위험에 처해 있는가를 경고해 왔다. 냉철한 관찰자 시점으로 그려낸 최승호의 시 '공장지대'는 환경 오염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정현종의 '들판이 적막하다'는 먹이 사슬의 교란으로 말미암아 황금의 생명 고리가 끊어진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석연경, 배문석, 설현민 등 요즘의 젊은 시인 또한 생태와 미래에 대해 고민과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외의 다른 생태 시인들도 그들의 작품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계의 소중함을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관련 시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더욱이 그들은 시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예술적 접근은 사람들에게 자연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환경 보호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한다. 더욱이 이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문학적 표현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상생해야 함을 일깨우기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충청남도와 대전, 세종지역 또한 이러한 기후 위기의 상황을 피해갈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최근 그린벨트 해제와 대규모 개발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이 지역의 생태계는 더욱 심각한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그린벨트 지역은 본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간인데 이를 해제함으로써 인간을 위한 대규모 주택 단지나 산업 단지로 건설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목이 파괴되고, 생태계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파괴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한 중요 자원을 잃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발하고 지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지역의 환경단체는 물론 학술계와 예술계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들은 기후 변화와 생태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 사회와 협력해 생태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시민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강연과 심포지엄 및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자원 재활용, 에너지 절약, 지역 농산물 소비 등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더욱이 모두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정책 결정자들이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다.
결국, '그 많던 생태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회환(回還)의 표현이 아니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경고이며, 우리가 행동해야 할 이유를 일깨운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그 많은 명태와 멸치와 조기가 다시 돌아오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나를 또다시 잃지 않기 위해 지금은 행동해야 할 때이다. 박주용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