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 컨트롤타워 없어 딱한 형국
조기대선 각당 대표 선수 뽑아 진검승부
누란지위 대한민국 이끌 리더 누구인가
"앞서 가는 촛불은 불빛이 크다"
이른 아침 존경하는 스님께서 보내온 카톡 메시지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 올바른 마음 가짐과 깨달음 등 큰 가르침을 주시기에 허투루 넘길 수가 없다. 스님은 이 메시지에서 리더의 덕목을 강조했다. 스님의 말을 빌리면 "무리를 리더하는 자는 앞장서야 하며, 책임과 의무를 한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라는 것.
대통령이 탄핵된 대한민국이기에 울림이 묵직하다. 12·3 계엄부터 탄핵, 그리고 6·3 조기대선까지 불과 6개월의 여정에 대한민국의 진이 빠질 정도다. 내우외환에 빠진 우리의 처지가 딱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촉발된 관세전쟁으로 세계 각 나라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컨트롤타워가 없는 우리의 현실은 그저 암울할 뿐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안덕근 산업부장관이 24일(현지 시간) '한미 2+2 통상협의'를 위해 미국길에 올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명분으로 세계 각국을 옥죄고 못살게 구는 터라 우리의 목소리를 관철시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힘으로 굴종시키듯 이미 세계 각 국을 '을'쯤으로 깔보는 트럼프 정부의 시각이라 우리는 처분만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주한미군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은 얼마나 요구할지 한숨만 나온다.
우울한 소식은 또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0%로 봤다. 1월 전망 때 제시했던 2.0%와 비교하면 1.0%포인트를 낮춰 잡았다. 주요국 중 가장 많이 하향 조정한 것이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따른 대외 통상 악화와 내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외 비중이 크고, 내수가 취약해 모든 국가가 관세 충격을 받는다고 해도 한국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은 최근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 수정과 관련 "관세 조치 영향뿐 아니라 지난해 말 이후 한국 정치 상황 변화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리더의 그릇된 판단이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 탄핵으로 '심리적 내전'을 겪은 국내는 6·3 조기대선에 직면해 있다. 각 당은 조기대선에 뛸 간판선수를 뽑고 있는데, 늦어도 내달 초면 대진표가 완성될 것 같다. 그리고 나면 진검승부다. 물론 설문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과반을 훌쩍 넘기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어쨌든 국민들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재명 후보가 유력하다. 이미 충청과 영남에서 평균 90%에 육박할 만큼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가 판을 뒤집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흠결은 유권자들에게도 부담이다.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2심 무죄를 받아 당장 사법리스크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이외에도 기다리는 재판이 너무도 많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를 공격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영이 안 서는 이 후보의 사법리크스다.
국민의힘은 8명 중 1차 컷오프를 거쳐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로 압축됐다. 공교롭게도 탄핵을 찬성한 후보 2명, 반대한 후보 2명이 남았다. 정치는 생물이기에 정치공학적으로 접근을 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까지 거론되는 판이다. 국민의힘 후보와 한 권한대행, 여기에 군소정당 후보까지 빅텐트를 치는 시나리오가 정치권에서 떠돌고 있다.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절박함이야 이해하겠지만 무리하게 심판을 빼내 선수로 뛰게 하는 게 맞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다시 한 번 스님의 메시지를 반추해 본다. "앞서 가는 촛불은 불빛이 크다." 그리고 질문해 본다. '누란지위'의 대한민국을 이끌 리더는 누구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