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자진사퇴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청문회 개최에 이어 고발과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사퇴할 때까지 망신을 주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누란의 위기에 처한 조 대법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전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법원장 탄핵 청원 5만 명 넘어서
민주당은 국회 법사위를 중심으로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조 대법원장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고, 법사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3일 게재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 관한 청원'의 동의자수는 26일 자로 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여권의 사퇴 압박에도 '사법 독립'을 강조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청문회 출석 압박에도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서 각종 행사를 통해 기회 있을 때마다 사법부 독립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2일 법원의 날 기념사, 22일 세종 국제컨퍼런스, 25일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연이어 사법권 독립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지난 24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통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말한 것까지 모두 4차례나 됩니다. 법관 임명식에서는 '사법 독립'을 5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이 정도면 조 대법원장이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어 보입니다. 대법원장의 임기는 6년이지만 조 대법원장의 경우 '정년 70세' 적용을 받아 오는 2027년 6월까지 3년 6개월 간 재직하게 됩니다. 아직 임기가 1년 9개월 남았지만 민주당은 조기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조희대. "우리 헌법은 재판 독립 천명"
조 대법원장의 발언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권의 사퇴압박에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제기하고 있는 '조희대-한덕수 비밀회동설'도 일축하고 있습니다.
①9월 25일 신임 법관 임명식-"우리 헌법은 재판의 독립을 천명하고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직 독립된 재판을 통해서만 사법부에 주어진 헌법적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고…."
②9월 22일 세종 국제컨퍼런스-"세종대왕께서는 법을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 수단이 아니라 백성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규범적 토대로 삼으셨습니다."
③9월 17일 대선 개입 의혹 입장문-"(이 대통령) 형사사건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
④9월 12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사-"사법부가 그 헌신적인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합니다. 법관 여러분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오직 헌법을 믿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재판에 임해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일련의 발언은 정치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판결과 관련해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권분립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4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삼권분립을 통해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사법부의 독립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 지지율 취임 후 최저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고 적었습니다. 조 대법원장도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탄핵할 수도 있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노골적인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헌정사 초유의 일입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여론에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도층의 이탈 등 역풍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지난 26일 자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했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무선 전화면접)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물은 결과 긍정평가 55%, 부정평가 34%, '의견유보' 11%로 나타났습니다. 긍정평가는 전 주에 비해 5%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p 상승했습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입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8%, 국민의힘 24%,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각각 3%, 진보당 1%, 무당층 30%였습니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에 비해 3%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4주 연속 24%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진실 공방, 내란재판부 변경 등 여당 주도 사안들이 대통령 평가에도 반영된 듯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