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전 안전 대책 차원에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투입을 두차례 요청했으나 인력 부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서장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태원 핼러윈 축제 질서 유지를 위해 서울청에 기동대를 배치해야 한다는 요청을 했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두차례 요청한 적이 있다. 제가 주무부처에 핼러윈 축제 관련해서 가장 효율적인 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해당 직원이 서울청 주무부처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서울청이 당일 집회·시위가 많아서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왔었다. 서울청에서 기동대 지원에 대해 재차 검토했지만 집회·시위 때문에 지원이 힘들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핼러윈 축제뿐만 아니라 전 열렸던 지구촌 축제 때도 기동대를 요청했던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지휘부에 직접 기동대 배치를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당시 김 서울청장이 재차 검토했지만 집회·시위 대비 병력이 부족해 안 된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두 번의 검토 결과 기동대 배치가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제가 다시 직접 요청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서장은 또 "그날 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다.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오후 11시경"이라며 이태원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은 실제 벌어진 상황을 전혀 보고받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참사 현장과 불과 2㎞ 정도 거리에 위치한 식당에 있었으나 차로 이동하려다 1시간여가 흐른 오후 11시5분께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해 행적에 의문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무전녹취록과 통화기록도 있겠지만 오후 9시 57분경에 녹사평역에 도착해서 당시 현장 관리하던 112상황실장에게 상황을 물었다. 사람이 많고 차가 정체되고 있으나 특별한 상황은 없다고 보고를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 전 서장은 "고인 분들과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당시 용산경찰서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이고 무한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를 표하며 "당시 현장 경찰은 한 분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목이 터져라 소리치고 손이 덜덜 떨리도록 구조작업을 했다. 그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과 질책은 현장 지휘관인 제가 다 받겠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지난 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입건된 상태로 오는 21일에는 경찰 특별수사본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